고혈압과 뇌혈관질환의 발생

[자연치유]

고혈압은 뇌졸중의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로 전체 환자의 약 60%에서 고혈압이 뇌졸중의 발병에 기여하고 고혈압 환자는 정상인에 비하여 뇌졸중 발생이 약 3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meta-analysis에 따르면 이완기 혈압이 높은 환자군 (평균 105 mmHg) 에서는 낮은 경우 (평균 76 mmHg) 보다 뇌졸중 발생률이 최고 10 내지 12배까지 증가한다 (MacMahon 등, 1990).

고혈압을 치료하면 합병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잘 알려져 있어 중등도 이상의 고혈압이 있는 경우 반드시 혈압을 조절하여야 한다고 인식되고 있다.  중등도 또는 경도의 고혈압 치료 효과에 대하여는 근래에 보고가 많은데 주로 이뇨제와 베타차단제의 효과를 보았던 14개의 임상시험 결과를 종합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혈압치료를 제대로 하여 이완기 혈압을 5 내지 6 mmHg 떨어뜨렸을 때 전체 뇌졸중의 발생이 평균 42% 감소하고 사망을 초래하는 치명적인 뇌졸중은 평균 45% 감소하였다 (Collins 등, 1990). 노인에서 고혈압 치료의 효과에 대한 보고로 Systolic Hypertension in the Elderly Program (SHEP) 연구(1991)는 5년간 뇌졸중 발생률이 치료군에서 100명당 5.2로서 대조군의 8.2에 비하여 유의하게 감소하였음을 밝혔다.

이완기 혈압은 정상이지만 수축기 혈압이 160 mm Hg 이상으로 높은 수축기단독 고혈압은 노인에서 많아 65세에서 74세 사이의 연령군의 약 30%에서 볼 수 있는데 이 경우도 뇌졸중으로 사망할 위험이 3배정도 증가한다. 이러한 위험은 혈압 조절로 줄어드는데 SHEP 연구에 따르면 수축기 혈압이 평균 11 mmHg 떨어졌을 때 뇌졸중의 위험은 약 36% 감소하였고(1991), 최근의 Syst-Eur 연구에서는 비슷한 정도의 혈압 강하로 뇌졸중의 발생이 42% 감소하였음을 보고하였다(Staessen 등, 1998).

더 고령인 경우에 혈압의 조절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은데 일부에서는 80세 이상에서는 고혈압의 치료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 바 있다(Amery 등, 1986). 최근에 발표된 메타분석(Gueyffier 등, 1999)에 의하면 80세 이상의 고령군에서 고혈압 치료 후 뇌졸중의 발생이 34% 감소하였지만 전체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률에는 호전이 없었다. 현재 고령군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Bulpitt 등, 1994)이 진행중이므로 조만간 이에 대한 답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데 아직까지는 나이만으로 치료법에 차이를 둘 이유가 없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뇌혈관질환 급성기에 동반되는 고혈압의 치료

  뇌졸중 초기에 이전의 고혈압 병력 유무에 관계없이 혈압이 올라가는 것을 흔히 관찰할 수 있는데 이 경우의 고혈압 치료에 대한 명확한 결론은 아직 없다. 다만 환자의 임상적 상황에 따라 치료 방침이 달라질 수 있는데 고혈압성 심부전이나 신부전, 고혈압성 뇌증(hypertensive encephalopathy) 및  대동맥 박리 등과 같이 고혈압에 의한 급성 장기 손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신속히 혈압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이밖에는 고혈압이 있더라도 급히 혈압을 낮추지 말도록 일반적으로 권해지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다음과 같은 이론적 근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첫째, 환자가 뇌졸중을 겪기 이전에 고혈압을 장기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에 뇌혈류의 자동조절능(autoregulation)에 변화가 와 있을 가능성이 크다. 뇌졸중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인 만성 고혈압이 있으면 뇌혈류의 자동조절능 곡선의 위치가 변하게 된다. 정상 상태에서는 평균 동맥압이 55 에서 125 mm Hg 사이일 때 뇌혈류는 뇌 100 g 당 1분에 55 - 60 mL를 유지하고 있는데 만성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는 자동조절능 곡선이 상향 이동하여 평균 동맥압이 125 mm Hg 이상에서 자동조절능이 시작될 수 있다. 이 경우에 이러한 임계점 이하로 혈압이 떨어지면 뇌혈류는 혈압에 비례하게 되므로 조금만 혈압을 낮추어 주더라도 뇌혈류가 상당량 감소하여 뇌허혈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둘째, 뇌졸중 자체로 뇌혈류의 자동조절능에 이상이 초래되므로 뇌혈류는 혈압 수준에 의하여 피동적으로 결정된다. 뇌경색이 발생하면 중심에 비가역적인 변화가 발생한 부위가 있고 그 주변에는 혈류가 감소하여 세포의 기능이 정지하였지만 구조적 변화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부위가 있어 이를 penumbra 영역이라고 하는데 이곳의 뇌혈류를 가능한 빨리 회복시켜 뇌경색의 크기를 최소화하는 것이 급성 뇌경색 치료의 관건이다. 만약 혈압을 낮추게 되면 이 penumbra 영역의 혈류가 더욱 감소하게 되어 허혈성 뇌손상을 더 조장할 수 있다.

셋째, 뇌압이 상승되어 있는 경우에는 뇌혈류를 유지하기 위하여 뇌관류압(cerebral perfusion pressure)이 올라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혈압이 정상보다 올라가게 된다. 만약 혈압을 인위적으로 낮추게 되면 뇌관류압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뇌혈류의 감소를 초래하게 된다.

넷째, 혈압을 낮춤으로써 분수계성 경색(watershed infarction)이 발생할 수 있다. 허혈성 뇌졸중이 있는 환자에서는 막힌 혈관 이외에도 뇌혈관의 이상이 여러 군데 존재할 수 있는데 협착이 심한 경우 혈압이 일정 수준이상으로 유지되어야 최소한의 뇌혈류가 유지되는데 혈압이 하강하면 뇌혈류가 감소하게 된다. 이 경우 뇌경색이 가장 잘 생길 수 있는 부위가 분수계이다.

다섯째, 혈관이 부분적으로 막혀 있거나 일단 폐쇄되었다 재관류가 시작되는 경우 혈압이 떨어지면 오히려 허혈 부위의 뇌혈류가 더욱 감소하여 허혈성 뇌손상을 조장할 수 있다.

하지만 급성 뇌졸중에서 혈압을 높게 유지시키면 생기는 문제도 고려하여야 한다. 우선 뇌경색이 발생하면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뇌혈류의 자동조절기능이 소실되는데 혈압이 너무 높으면 뇌졸중 후 동반되는 뇌부종을 더욱 조장할 수 있다. 또한 고혈압성 뇌증의 일부 환자에서는 뇌졸중처럼 뇌 기능의 국소적 장애가 나타나 감별이 어려울 수 있는데 이 경우에 혈압을 낮추어 주지 않으면 뇌부종이 심해지거나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이처럼 혈압을 조절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는데 이때도 혈압을 조심스럽게 낮추어야 한다고 권해지고 있다.

급성기 뇌졸중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약제를 사용하고 어떤 용법으로 혈압을 조절하여야 하는 가에 대하여는 아직도 견해가 일치되지 않은 상태이다. 아직 사람에서 뇌허혈이 있을 때 여러 가지 강압제가 뇌혈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비교한 제대로 된 연구는 없는 상태이다. 급성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SPECT(single photon emission computed tomography)를 이용한 연구에서 칼슘길항제를 사용하였을 때 뇌경색 주위 penumbra 영역의 혈류를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근거로 칼슘길항제를 사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도 있지만 소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기에 이를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기는 이른 상태이다(Lisk 등, 1993).

강압제는 경구용이나 근육주사보다는 반감기가 짧은 정맥 주사제가 선호되고 있는데 이는 지속적으로 주입이 가능하고 혈압이 필요 이상으로 떨어지면 즉시 약제의 투입을 중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맥주사제인 labetalol은 알파 및 베타수용체를 동시에 차단하는 강압제이므로 베타수용체 차단제로서의 효과 이외에 말초혈관저항을 떨어뜨려 혈압을 낮추게 된다. 또한 반감기가 짧고, 심장 보호 효과가 있으며, 완만한 강압을 일으키므로 급성 뇌졸중에서 혈압의 조절을 위하여 자주 사용하는 약제이다. 하지만 다른 베타차단제와 마찬가지로 울혈성 심부전, 천식 및 당뇨병 환자에서 사용할 때에는 주의를 요한다. Nitroprusside도 정맥주사를 통하여 혈압을 조절할 수 있어 급성 뇌졸중에서 사용할 수 있다.  Angiotensin-converting enzyme(ACE) 길항제는 반감기가 비교적 짧아 뇌졸중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 주사제를 구하기 어렵다. 시냅스전 아드레날린 알파 2 수용체 촉진제(presynaptic adrenergic alpha2 agonist)인 clonidine은 종종 혈압을 급격히 강하시키고 전반적인 대뇌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어서 추천되지 않는다(Phillips, 1994). 비교적 반감기가 긴 혈관확장제인 hydralazine을 근육주사 하거나 다량의 diazoxide를 bolus로 정맥 주입하는 것은 혈압이 급격히 하강할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피하여야 할 약물에 속한다. 이뇨제도 좋은 혈압강하제로 인정되고 있으나 급성 뇌졸중에서는 수분 및 전해질 평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탈수의 위험이 있는 이뇨제의 사용은 권장되지 않는다.

급성 허혈성 뇌졸중에서 혈압을 어느 정도 높이로 조절하여야 할지는 아직 잘 모른다. 또한 대부분의 환자에서 뇌졸중이 발생하기 전의 혈압 수준이 어떠하였는지 알 수 없으므로 혈압 조절의 기준을 결정하기 어렵다. 몇 가지 주장을 소개하면 Phillips(1994)는 이완기혈압이 120 - 130 mm Hg 이상인 경우에만 혈압을 조절하도록 하고 첫 24시간 동안에는 초기 혈압의 20% 이내로 강압이 이루어지도록 조절할 것을 권하고 있고, Blecic과 Bogousslavsky(1995)는 수축기 혈압이 230 mm Hg를 넘거나 이완기 혈압이 120 mm Hg 이상인 경우 또는 평균동맥압이 130 mm Hg보다 높은 경우에만 혈압을 소폭으로 조심스럽게 떨어뜨릴 것을 권하고 있다.

뇌내출혈에서 혈압을 높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해로운지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므로 이 경우 고혈압 조절에 대한 의견도 아직 일치되고 있지 않다. 혈압을 조절하지 않은 경우 뇌혈종의 크기가 점차 커진다는 주장(Chen 등, 1989)이 있는 반면 일부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고혈압이 급성 뇌내출혈에 동반되는 뇌부종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뇌경색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혈압을 강하시키는 것 역시 문제를 안고 있다. 만성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는 뇌혈류의 자동조절능이 상향 조정되어 있어 혈압을 떨어뜨리면 뇌혈류가 감소되어 허혈을 유발할 수 있다.
 
Table. Mangement of Hypertension in Acute Cerebrovascular Diseases

Cerebral Infarction

DBP > 140 mmHg
Sodium nitroprusside, 0.5-1.0 mg/kg/min IV

SBP > 220 or DBP 121-140,
or
MBP > 130 with DBP < 140
Labetalol, 10 mg IV over 1-2 min, repeat or double every 10-20 min, up to 300 mg.
Alternative: Enalapril, 1 mg over 5 min, then 1-5 mg every 6 hr

SBP 185-220 or DBP 105-120
No acute treatment, unless hemorrhagic transformation, myocardial infarction, renal failure from accelerated hypertension, or aortic dissection

SBP < 185 or DBP < 105
No acute treatment

Intracerebral Hemorrhage

DBP > 140
Sodium nitroprusside, 0.5-1.0 mg/kg/min IV

MBP > 130 or
SBP > 180 and DBP <140
Labetalol or enalapril IV as noted above

MBP < 130 and SBP <180
No active treatment
 
  따라서 뇌내출혈에서도 혈압이 아주 높은 경우만 치료하되 점진적으로 떨어뜨리고 25% 이내로 소폭의 조절이 안전하다는 주장이 있다(Wilterdink, 1994).

최근에 제시된 권장 지침을 아래 표와 같다 (Brown Jr, 1999).

SBP
  systolic blood pressure

DBP
  diastolic blood pressure

MBP
  mean blood pressure (Blood pressure levels in mmHg)

 
  지주막하출혈에서 재출혈을 막기 위하여 혈압을 떨어뜨리는 것이 좋은지는 아직 잘 모르는데 오히려 혈관경축(vasospasm)에 의하여 뇌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Schwab 등(1995)은 수술 전 지주막하출혈 환자에서 혈관경축 여부에 따라 혈압을 160/80 mm Hg나 그 이하로 유지하다가 수술로 뇌동맥류를 클리핑한 후 혈관경축이 있으면 고혈압-과혈량 요법 (hypertensive-hypervolemic therapy)을 시행하도록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