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무들과 땅에 머리를 맞댄 들꽃들도 제각각의 겨울나기를 준비하고 편안히 겨울잠을 청하는 계절입니다. 진정한 삶의 준비는 가장 혹독한 시련 속에서 한다는 진리를 문득 깨닫게 되는 이때, 전국야학협의회 경북지부 구미상록학교의 20주년 기념식을 뜻깊게 생각하며 진심어린 축하와 갈채를 보냅니다.
또한 자신이 직접 푸른 상록수가 되어 상록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어엿한 교장으로서 후배들에게 배움의 열정을 심어주고 계시는 정태하 전국야학협의회 경북지부장님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배움은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 때가 됐을 때 공부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경쟁력을 길러가야 비로소 제 몫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인간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러 가지 힘든 상황으로 그 때를 놓쳤더라도 스스로가 배움의 기회를 잡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배움의 자세입니다.
구미상록학교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배움의 때를 놓친 이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어 배움의 기회를 주고 새로운 길을 열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주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참교육과 참봉사의 실천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생은 스스로 가르친다”고 말한 빈민교육의 아버지이자 인류 최고의 교육자 페스탈로치는 ‘부유함이나 가난은 인간교육에 본질적 영향을 주는 요인이 아니며 진정으로 훌륭한 교육방법이란 신분이나 경제적 상황과 관계없이 인간 본성의 보편적 소질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구미상록학교야말로 이러한 페스탈로치의 교육관을 그대로 적용시킨 진정한 교육기관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쪼록 1천여명이 넘는 졸업생과 825명의 국가검정고시 합격자를 배출한 구미상록학교가 앞으로도 각종 어려움으로 희망을 등지려는 이들에게 즐거운 배움의 길로 인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과거 우리나라 계몽의 상징이었던 상록수에서 이제는 역경을 이겨낸 배움의 상징인 상록수로 자라나 영원히 푸른 희망을 온누리에 전해주시기를 기대하며 아울러 상록학교 교직원과 자원봉사, 학생 여러분의 새해가 희망으로 가득 차길 기원합니다.
2006. 12.
구미시장 남유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