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편지 562 어느 목사 부부의 육아일기 새벽예배를 드리고 나오던 천안 흰돌성결교회 함성환(53) 목사는 교회 앞에 찢어진 수건으로 몸을 감싼 갓난아기가 쓰레기 봉지 안에 담겨 버려져 있는 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반팔 차림으로는 쌀쌀했던 1994년 4월20일 새벽이었다. 아기는 한기를 느낄 정도로 차가웠고 탯줄을 뗀 배꼽에서는 진물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함 목사와 김현숙(51) 사모는 앞뒤 가리지 않고 아기를 집으로 데려가 따뜻한 물로 목욕시키고 우유를 먹였습니다. 그것이 이들에게는 고난의 시작이었습니다. 아기를 입양해야 할 것인지를 놓고 3일간 금식기도를 한 함 목사는?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약 2:26)이란 말씀과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마 25:40)이라는 말씀을 응답으로 받아드렸습니다. 말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 예수를 묵상하면서 함 목사는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출생신고를 했습니다. ?1994년 4월20일생 함지우?. 당시 초교 5학년인 외동딸 지혜를 두고 있던 함 목사가 42세에 아들을 얻은 기쁨을 만끽한 것은 고작 3개월. 100일이 지나 지우가 목을 가누지 못하고 흐느적거렸고 대학병원에서 지우가 다운증후군 심실중격결손증 동맥관개존증 등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주위의 도움으로 심장수술은 무사히 마쳤지만 3년간 축 처진 지우를 업고 집안일 하랴, 심방 다니랴, 목회까지 거들던 김 사모가 병을 얻고 말았습니다. 심한 골다공증으로 고생한 김 사모는 뼈가 부서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며 쓰러져 지우를 돌보지 못한 채 5년간 요양을 해야 했습니다. 장애아인 지우를 돌보면서 목회를 해야 하는 함 목사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또 터졌습니다. 2001년 1월 백혈병이 지우를 엄습한 것입니다. 함 목사는?어린 지우가 백혈병 진단을 받기 전에 눈물 콧물 땀을 흘리며 기도를 했다?며 ?병마와 싸우기 위해 준비기도를 한 것 같다?고 회상했습니다. 항암치료를 3개월밖에 받지 않았지만 지우는 병마를 물리치고 일어섰습니다. 의료진은 지우의 경우를 기적이라고 부릅니다. 그래도 다운증후군으로 고생하는 지우에게는 함 목사의 손길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함 목사의 아픔에 동참하며 도와준 교인들도 많았지만 교회를 등진 교인들도 생겼습니다. 40대 황금기를 지우 양육으로 흘려보낸 함 목사는?지우는 우리 가족의 11년 눈물을 먹고 자랐다?면서 ?그래도 지우가 초교 1?2학년을 모두 개근했고 2년 연속 예절상을 받았다?고 자랑했습니다. 아직도 치료를 받고 있는 아내에게 정말 미안하다는 함 목사는?지우가 건강하게 자라나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역을 감당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국민일보 051007 참조]. 지우에게 닥친 환란 아니 함 목사에게 닥친 환란은 너무나 크고 치명적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가 감히 함 목사의 흉내라도 낼 수 있겠습니까! 11년을 함 목사 가족의 눈물을 먹고 자란 지우가 건강하게 자라가기를 바라고 함 목사 가족의 사랑이 지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이 세상에는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사랑이 너무 많습니다. 사랑의 짐 또한 나누어 져야 하며 그것이 그리스도의 사랑의 법을 성취하는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고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갈 6: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