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제주도 여행 후기 - 1일째

[비행사]

1일째 여행코스

제주항 -> 산지천 -> 삼성혈 -> 러브뮤지움 -> 유리네식당(점심)

-> 애월해안도로-> 금릉석물원 -> 오설록 박물관 -> 송악산 -> 천제연폭포 -> 숙소 

관람료와 만족도

삼성혈            \2,500       ***        러브뮤지움 \7,000    ***

애월해안도로  \ 0           ****       금능석물원 \1,000     ***    

오 설록박물관  \ 0          *****     송악산 \ 0                 ****

천재연폭포  \2,000         ***

고향에 지금껏 살고 있는 사람은 왜 고향이 그리운지 모른다.

더더군다나 풍경이 아름다운 곳을 고향으로 둔 사람이고

어쩔 수 없는 이유로 타지에 살고 있다면 그 그리움이란....

물 밖에 나온 물고기는 그때서야 물속에서 자신이 얼마나 행복했었는지를 깨닫는다.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제주도 여행

우선 날짜에 불만이 많던데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휴가계획을 잡는데....

왜 어중간한 날짜를 잡았는지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이에게 난 늘 이렇게 대답한다.

성수기를 피하고 싶었고, 더 더워지기 전에 다녀와야 했으며

느긋하게 여행을 즐기고 싶었다고

사람이 많은 곳엔 탈이 많은 법이라는 말도 빼먹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누가 믿어줄라나?

어쨌든 계획 잡은 날짜에 떠난다.

이번에 못 떠나면 영영 제주여행은 이루어질 것 같지 않았다.

15일(금요일) 저녁 7시

예약은 코지 아일랜드로 했는데 타게 된 배는 설봉호였다.

사실 코지 아일랜드를 예약하게 된 건 금요일 제주로 향하는 배가 그 뿐이어서 골랐을 뿐인데 편의 시설을 이야기 하자면 얼마나 열악한지....아직도 이런 배가 운항된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어서 같이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잔뜩 불만을 들을 준비를 해야 했다.

다행히 배는 금강산 유람선이었던 설봉호로 바뀌고 불만은 안도의 한숨으로 변하고 있었다. 코지아일랜드였다면 커다란 방에 10여명이 같이 이용해야 할 것 같았으나 이배에선 네 사람 만이 이용할 방으로 배정받았다.

에어콘 시설과 TV가 설치되어있었고 내부에 화장실도 있었다. 장급여관 만한 시설이다. 담요와 베개도 있었지만 약간 지저분하다는 것이 유일한 불만이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만족스러우면 약간의 불편함은 보이지 않는 법. 다른 애들도 그런대로 만족스러워 하는 눈치였다. 휴우~~

다행이었다.

저녁 7시가 넘어서도 배가 어떤 미동도 보이지 않자 의심이 되어 밖을 나가보니

배는 이미 방향을 틀고 부산항을 떠나고 있었다.....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만큼 성능 좋은 배였단 말이쥐.

배 안에는 뷔페를 비롯하여 맥주코너 나이트클럽 등등 여러 가지 위락시설이 갖춰줘 있었고

우리는 그 곳들을 다 둘러보고 그 중 가장 맘에 드는 곳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유령과 내가 찾아낸 곳은 온 국민이 즐길 수 있는 양손을 이용하는 레포츠 공연장.

동전만 넣으면 밤새껏 즐길 수 있는 곳이지만 전자오락이 동전 먹는 기계라는 사실을 알아내기까지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우리 방으로 들어오고 나서도

들뜬 마음에 잠은 오질 않았다.

밖으로 나가 보았다.

안개낀 바다

배는 처음과 같은 속도로 나아가고 있었다.

칠흑 같은  밤

배는 무엇을 믿고 이렇게 과감한 속력을 내는 것 일까?

굳은 신념은 성직자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에선

의지할 그 무엇이 필요하다.

확신.

정확히 6시가 되자 설봉호는 제주항에 도착하고

우리는 졸린 눈을 부비고 7월의 제주의 아침을 맞이한다.

정확히 7월 16일 아침 6시였다.

제주항은 전과 다르게 세련된 모습이다.

내가 좋아하는 도시의 모습으로 부활했다.

현대적으로 지어진 깨끗하고 쾌적한 새로운 건물.

공항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커다랗고 안락하다.

여기서 한방 찍고 오래도록 있고 싶은 항구를 아쉽게 떠난다.

도보로 근처 동문로를 향해 걸어가는데

새삼 느끼지만 내가 찾아올 때마다 성장하는 도시를 바라본다.

특히 항구 쪽에서부터 시내 중심가인 칠성로 까지

낡은 건물들이 모두 철거되고 새로운 문화거리가 조성되고 있었다.

여기도 변하고 저기도 변하고.....

흠..국제자유도시에 알맞은 변화라고 여긴다.

몇 분을 걸어가서 산지천에 도달했다.

예전에는 이곳을 복개해 건물들을 올렸었지만

지금은 웰빙 생활환경을 조성하자는 취지에서인지 건물을 헐고 시내를 개복했다.

안개에 싸인 산지천...

예전에 가뭄이 들 때 여기서 물을 떠다가 집까지 날랐던 기억이 가물거린다. 찰칵

집에 도착하자 어머니는 벌써 출근하셨나보다.

어제 통화에서 아침을 준비 안 해도 된다고 말 했는데

갈치국과 옥돔을 구워놓으셨다.

(어머니는 나를 합쳐 두 사람이 집에 오는 줄 알고 마련된 적은양의 아침을 준비하셨나보다.

전통 제주식 식사...어땠어?)

아침을 이것으로 때우고 잠을 청한다.

지난밤 배안에서 “윤도현의 러브레터” 보느라고 잠을 늦게 자서 몇 시간 못 잤다.

자리에 눕기 몇 분도 안 돼 잠에 곯아떨어진 유령은 금세 코골 이가 시작된다.

시간은 9시까지, 렌터카회사에서 전화가 오기로 되어있다.

9시 30분 렌트카를 타고 가까운 삼성혈로 간다.

민속박물관을 가려했으나 시간이 오래 걸리고

내 경우에는 몇 번을 갔으니 그리 신기할 것도 없어서

삼성혈에 다녀 오는 것이 좋을 듯싶었다.

삼성혈은 초등학교 1학년 때 가보곤  그 이후 방문한 기억이 없다는 것이 나를 이끌고 제주를 소개하는 누군가의 글에서 삼성혈의 우거진 숲이 좋았다는 말은 방문이 후회 없는 선택이 되리라 여기게 되었다.

커다란 나무숲...삼성혈은 제주의 시조인 고, 양, 부의 세 개의성씨의 씨족을 모시는 곳이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한다는 점. 그리고 그다지 인상 깊은 곳이 없었다는 점.등등 불만이 많지만 그중 가장 아쉬운 점은 그 세 개의 구멍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어렸을 적은 봤었는데 왜 안보이지?

누가 매꾼 거 아냐?

이제 우리의 숙소로 출발

신제주에서 숙소를 찾는데 헤매고 숙소 주변을 돌고 돌고 돌다가 어렵게

테니스장이 있는 숙소를 발견

생각보다 넓고 깨끗하고 편리한 숙소에 도착.

유령은 일반인도 빌릴 수 있는지 묻는다.

음하하하. 이런 콘도는 내같이 잘생긴 사람만이 빌릴 수 있지

(옥동자 버전. 비행아 넌 왜 이렇게 기특하니...^^)

모두다 내덕인줄 알아라.

짐만 풀고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러브 박물관으로 직행

러브박물관이라고 하니 근사해 보인다.

사실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보이고

프렌치키스처럼 알콩 달콩한 사랑이 보이며

로마의 휴일처럼 근사한 사랑이 보일 줄 알았다.

일단 가보시라....

웃겼다.

청소년에게는 건전한 성교육을

성인에게는 바람직한 성생활을 위한다는 취지....

정말 그말을 믿을 수 있을까?^^

점심은 제주에서 가장 유명한 제주 전통음식점(유리네 집)에서

성겟국과 제주토속해물 육개장과 또 하나는 생각 안 난다.^^

그것을 시켜먹었다. 다들 제주의 맛에 감탄하는 듯.

더더군다나 이곳을 방문했던 유명 인들의 사인만 구경하더라도

그곳의 매력은 충분했으리라.

이제부터는 서쪽으로 달린다.

오늘은 서쪽, 내일은 동쪽, 모래는 우도를 갈 것이다.

가는 도중 예전부터 아름다운 해안으로 감탄했던 애월읍 해안도로를 달린다.

용암이 흘러서 바다까지 다다랐다. 그리곤 갑자기 굳었다.

어떤 건....너무 빨리 바다로 흘러 구멍이 송송 나있고

어떤 건....바다근처에 도달하기 직전에 천천히 식어

구멍대신 커다란 파도가 그대로 멈춘 상태로 굳어버린 형상이 되 버렸다.

그리곤 우리는 용암이 굳어 버린 그 자리에서 1000년 전에 이루어진 예술품을 본다.

그걸 만끽하는 우리는 여기서도 찰칵

금릉석물원은 순전히 [처음처럼]을 위한 자리였다.

우리는 작년 한번 가본 곳이었기 때문에 그다지 궁금해 하지 않았다.

(처음 잘 들어둬 너를 위해서 갔단 말야^^)

너무 더웠고

후덥지근한 바깥공기보다 오히려 자동차 에어콘 바람이 더욱 시원하다고 느껴진 후라서

밖을 나서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입구의 동굴로 들어선 우리는

정말 시원한 자연 냉장고 속으로 들어왔음을 기뻐한다.

동굴 속 에는 불상이 모셔져있고 모금함이 놓여져있다.

독실한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돈을 넣어 소원을 빈다,

네 사람 모두 다 소원을 빌었다.

(친절한 사람은 무엇을 빌었는지 묻지 않는다.^^)

보성의 녹차밭이 좋다는 소리는 많이 들어봤지만

제주의 녹차밭에 대해선 들어본 기억이 거의 없다.

때론 제주에도 녹차밭이 있는지 의구심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확실한 건 드넓은 녹차밭 가운데 녹차박물관(오~설록 박물관)까지 있다는 것.

운치 있는 박물관은 푸른 녹차바다에 현대식 유람선을 옮겨 논 듯 하다.

언제나 추천하고 싶은 이 곳.

푸른 하늘을 보며 푸른 녹차 밭을 거닐면 내 몸에 상쾌한 파란피가 흐를 것 같다.

현대식 유람선에 올라 전망대에서 풍경을 바라보면

내 몸은 날개가 없어도 날것만 같았다.

푸른 녹차와 아름다운 박물관이 잘 어우러진 이곳.

안가본 사람들은 놓치지 마시라....^^

송악산은 올인으로 유명하지만

제주사람에게는 그보다 일제시대 격납고로 더 유명하다.

제주도 유일의 평야지대인 이곳은 패망하기 전 일본군이 비행장으로 격납고를 지었다.

그 비행기는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군과의 전투로 유명한 가미가제특공대들이 이용한 비행기라고 한다.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더욱 기대가 컸는데 지난달 정모 때 누군가가(제기발랄?)제주도여행에서 송악산 격납고가 인상 깊었다는 이야기에 이번여행에서는 꼭 가보리라 맘먹고 달렸다.

여행도중 지나는 거리 마다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묻고 물어 드디어 격납고로 가는 길을 발견.

시멘트로 포장되어있는 길가를 건너 띄엄띄엄 격납고가 보이기 시작할 때 쯤 난 속으로 환호를 불렀다. 이곳이 바로 말로만 듣던 일제시대 격납고가 있는 곳이구나 하고.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을까했는데 내가 속으로 내질렀던 환호는 같이 따라 나선 여행객들에게는 들리지 않았나보다.

나중에 친구에게 전화를 해보니 우리가 들어섰던 길가 저편으로 지나가면 50여개의 격납고가 보이고 실제로 들어가 볼 수 있는 격납고도 있다고 했지만 내 환호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므로 그냥 몇 개만 보고 지나치기로 했다. 참으로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 격납고들을 생각하면 프로펠러를 동력으로 하는 수십대의 소형 비행기들이 이착륙하는 모습이 그려지는데...관심은 때론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서 절제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송악산에는 2중 분화구로 되어있지만 저편 입산 근처는 군인들의 초소여서 들어가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그 입구만 하더라도 서귀포가 보이고  범 섬이 보인다. 그리고 두개의 바위섬이 마주 보고 있는 형제 섬까지. 한 폭의 그림 같다.^^

올인에서 보았던 아름다운 경치들이 펼쳐지고 주상절리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운치 있는 깎아지른 절벽이 보인다. 어느 목동이 풀어놓았는지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이채로운 풍경이다.

아름다운 산방산을 지나며 작년에 묵었던 펜션을 떠올린다. 작은방에 옹기종기 모여 밥해먹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려진다. 작은방을 정말 유용하게 썼었지...ㅋㅋㅋ. 기억은 어쩌면 끊임없이 미소를 만드는 발전소다.

산방산을 지나 해안 가까운 해안도로를 타고 서귀포로 나선다.

이번에는 어디선가 읽었던 천제연의 아름다움을 보러간다.

중문관광단지 내에 있는 안덕 계곡을 바로 지나면 바로 천제연이 있다.

3단폭포로....장마철이 되면 3단의 물길이 열려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다행히도 장마가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아 3단 폭포가 모두 다 보였다.

근데 왜 이리 무더운지......

아열대 원시림 같은 숲을 지나면 선녀다리로 올라설 수 있다.

선녀다리에 올라선 후부터는 절대 명심해야할 것이 있다.

절대로 난간 밑을 보지 말 것. 절대로.

밑을 보면 다리가 너무 후들거려 연인은 헤어지고

결혼한 신혼부부들은 아들을 가지지 못한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

너무 많이 걸었던 탓인지

다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산업도로를 거쳐 집으로 돌아온다.

다들 배고프다고 한소리 한다.

저녁 메기지도 않고 관광할거냐고 푸념들이다.

다들 먹이를 구해다 줄 엄마를 기다리는 어린 참새들 같다.

걱정 마시라

이마트에 들려 3일치 일용할 양식을 산다.

그중 가장 만족스러운 선택은

그날이후 우리들이 일용할 양식을 챙길 과자가방과

3일 동안을 먹고도 남을 커다란 수박을 샀다는 것.

저녁은 10시가 넘어 고기를 굽고 만두로 된 식사를 한다.

기분 좋은 포만감과 행복한 피곤함으로 졸린 하품을 남발하며

첫날밤은 그렇게 흘러간다. ^^

[비행사]

정말 너무늦게 써버렸군...근데 왜 이렇게 길지? ㅠㅠ 읽다가 도망가겠군

[뽀사시]

아뇨~ 넘 재밌게 읽었어요.. 나 제주도 갔을때 기억이 난다~ ㅋㅋ 나두 유리네 집 가서 성게 미역국 정말 맛나게 먹었었는데.. 여행후기 2탄을 기대합니다!!

[릴라]

제주도 3번 갔었는데...갈 때마다 새로운 제주도!!! 이번에도 코스 좋았네요! 잼있었겠당!!!

[뽀야공주]

언넝 업뎃 하세요!

[처음처럼~]

여행 당시 너무 피곤해서 애월해안도로 못 본 게 너무 아쉽네요. 다음엔 최상의 컨디션으로 다시 제주도 여행을 도전해야겠어요.

[포청천]

글 쓴다구 고생 했수다..

[심장약한유령]

이제 읽었다..빈말이지만 ^^ 수고했슈 ㅋㅋㅋ 다음에 또 한번 추진해봐~~~

[호박]

장문은 읽다가 지친다고 말했는데... 역쉬나 뱅 스탈대로 .....

[비행사]

짧게 어떻게 쓰나? 할 이야기도 많은데... 그리고 제주도에 사연이 있다면 긴글도 짧은디.....

[창공]

시간 내서 읽어야 되겠군.. 형아는 좋겠다 글도 길게 적을 줄 알고 ㅋㅋ 복 받으세요^^

[라도]

=33 휴~~~ 정말 장장장문이네염...대단하삼....역쉬 회장님이삼...감상문이라두 적어야 게써여...ㅋㅋ 글을 읽다 보니...역쉬 현지인(?)이라..아는것두 많구...가치 가서 설명들었음 조았을걸...아쉬움이 남네여...내년에 꼭 가구 말끄야..

[창공]

날 잡아 이제야 다 읽었다. 정말 잼나게 실감있게 읽었슴다. 감사합니다. 근데 . 과자 가방 궁금함 어떻게 생겼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