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시는 루 살로메(Lou Andreas-Salomé, 1861~1937)가 1880년에 써두었다가 1882년 8월 26일 독일 타우텐부르크(Tautenburg)를 떠날 때 니체에게 보여준 것인데, 이 시를 읽고 감명받은 니체는 1887년 이 시에 곡을 붙여 오케스트라합창곡 「삶을 위한 찬가Hymnus an das Leben」를 작곡했다.
삶을 위한 기도(Lebensgebet)
루 살로메 作
진정한 친구가 진심으로 친구를 사랑하듯
나는 그대를 사랑하렵니다. 오, 신비막측한 삶이여!
그대가 나를 기쁘게 해도 괴롭혀도
그대가 나를 흥겹게 웃겨도 서럽게 울려도
나는 그대의 모든 변덕을 사랑하렵니다.
그러나 그대의 운명이 나를 떠나보내야 한다면
진정한 친구가 슬픔을 삼키며 친구를 떠나야 하듯
나도 슬픔을 삼키며 그대를 떠나야 하겠지요.
그래도 나는 온힘을 다해 그대를 부둥켜안으리니
그대의 불꽃으로 나의 정신을 작렬시켜
그대의 포화난무(砲火亂舞)하는 전쟁에 나를 참전시켜
그대의 신비막측한 수수께끼를 풀게 해준다면
나는 수천 년간 명상하며 살아가렵니다.
그러나 그대가 전쟁에서 모든 것을 소진해버렸다면
나에게 안겨줄 행복마저 깡그리 소진해버렸다면
그랬다면! 이제 그대의 고통을 나에게 안겨주소서!
* 출처: 기오 브란데스, 『니체 귀족적 급진주의: 니체론/브란데스와 니체가 주고받은 편지들』(까만양, 2014), 1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