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2453134E547E7EE62E)
23. 라이프가드 자격증을 따보자! - ① 호기심으로 도전하다
Bronze Medallion. Bronze Cross
부제 : 힘들다
핼리팩스 일기를 보시고 라이프가드 자격증에 대해 질문을 정말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 참에 정보, 사진들을 정리할 겸 글을 써봤습니다.
글이 길어져 보기 쉽게 두 개로 나눠 작성하였습니다.
1탄은 라이프가드 자격증을 따보자! - ① 호기심으로 도전하다
Bronze Medallion. Bronze Cross
2탄은 라이프가드 자격증을 따보자! - ② 체력의 벽. 영어의 벽
Standard First Aid, National Lifeguard Service
시작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30BE47547E7F1C36)
캐나다에서 학원을 다니기보다는 살아있는 영어를 배우고 싶어 무료 강좌나 행사들을 많이 참여 하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 어눌하지만 손짓.발짓을 동원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경험들도 많이 했죠.
이렇게 생활하다보니 조금 더 깊숙히 들어가고 싶은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수영장에서 라이프가드 강좌를 보게 되었죠.
물론 정식 수업과는 수영강습이라 조금은 다르겠지만 '진짜 현지 수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 될까?'라는 호기심도 생겼고 한국에서는 따기 어려운 자격증이었기에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습니다.
핼리팩스에 있는 수영 강좌들을 찾아보니 대부분 라이프세이빙 소사이어티 협회 소속이더라고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43C9E4D547E7F0F02)
http://www.lifesavingsociety.com/ <라이프세이빙 소사이어티>
혹시 한국에도 있나 해서 찾아보니.
![](https://t1.daumcdn.net/cfile/cafe/270BEB4F547E7F3836)
라이프세이빙 소사이어티 코리아도 있고요. http://www.lskorea.org/
즉. 제가 캐나다에서 자격증을 따면 한국에서도 사용 가능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갱신도 가능했고요.
일단. 한국에서도 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니 동기부여가 확실하게 되더라고요.
약간의 무모함과 호기심으로 라이프 가드 강좌를 시작했습니다.
라이프가드 과정인 National life guard service 과정만 들을 수 있는 게 아니라
협회가 만든 커리큘럼을 따라야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3BCF4D547E7F5204)
그림처럼 <브론즈 스타 - 브론즈 메달리온 - 브론즈 크로스 - 스탠다드 퍼스트 에이디>
즉, 하나하나 수료해야 마지막 단계인 National life guard service를 들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밑에 있는 브로셔를 참고하세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351B835547E7F5E1B)
저는 단지 나이만 자격 조건인 브론즈 스타를 제외한 브론즈 메달리온부터 듣기 시작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323B34547E7F731B)
드디어 첫 수업날.
저는 설레는 마음으로 캐나다 게임센터로 향했습니다.
강의실이 어딘지 몰라 약간 헤매긴 했지만 그래도 잘 찾아갔습니다.
10살정도로 보이는 친구 5명이 먼저 앉아있더라고요
쇼크와 심장마비에 대한 이론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일반 회화영어도 벅찬대 전문용어가 나오니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이론까지 배울지는 꿈에도 생각도 못했는데..
쇼크상태에서는 어떻게 대처하고 심장마비의 증상은 어떠하니까 WARTS를 기억해라
(WARTS Warmth - ABC's(airway. breathing. circulation) - Rest - Treatment - Semiprone)
한 시간 정도 이론을 배운 것 같습니다.
간신히 그림으로 알음알음 알고 눈치로 수업을 듣고 있었는데 수영장으로 장소를 옮겼습니다.
차가울 줄 알았는데 한국과 다르게 물이 미지근하더라고요. 소독약 냄새도 나지 않고요.
일단 헤드업 수영을 시작했습니다.
익수자를 계속 주시해야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자유형이 아닌 잠수 하지 않고 고개를 세워야 하거든요.
쉽게 말해 개헤엄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편할 듯합니다. 머리를 넣지 않고 하는 수영...
진짜진짜 힘듭니다. 체력 소모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6바퀴 중 3바퀴 때부터 다리가 딱딱해지면서 쥐가 올 듯한 느낌이 왔습니다.
저만 힘든가 봅니다. 옆 10살짜리 친구들은 쌩쌩합니다.
창피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쥐가 날 것같아.."라는 말도 영어도 몰랐기에 긴급조치를 하며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습니다. (집에 와서 검색해봤습니다..쥐가 나다 have a cramp)
다음은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수업을 했습니다.
먼저 잡히지 않을 정도로 가까이 간다음 발로 키판을 주는 훈련, 그리고 기절해서 물에 가라 앉고 있는 사람을 잠수로 구하는 훈련등 정말 빡빡한 한 시간 실기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몸도 힘들고 알아듣느라 눈치보느라 힘들고 다시 생각해보니 이론이 훨씬 편했습니다.
정말 힘들더라고요.
집에 돌아오자마자 기절을 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67F53C547E7F820F)
이렇게 장장 9개월간의 라이프가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중간에 세달정도 텀이 있었습니다)
수영 수업을 하고 나면 영어를 잘 못 알아듣는 자괴감과 엄청난 체력 소모에 정말 기진맥진해서 서있을 힘 조차 없었습니다.
항상 집에 간신히 들어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생활에 적응이 되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일상에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일. 활력소도 얻고 신나는 일임에는 분명했습니다.
그렇게 18시간의 브론즈 메달리온 교육을 받았습니다.
마지막날의 시험. 그리고 통과.
시험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주소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http://blog.naver.com/mook4bar/50190139072>
다음 단계인 브론즈 크로스.
스케쥴상 다른 수영장으로 이용했습니다. 레벨이 올라가면서 배우는 내용이 많아지고 더 자세해졌습니다.
이 때 처음으로 고비가 왔었습니다. 계속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와인. 샌드위치 가게 일을 하면서 매주 한번씩 수영장을 나가야했기에 바삐 움직이여야 했는데 거기다가 수영까지 하니
항상 그 다음 날에는 목이 부면서 시름시름 앓더라고요.
푹 쉬지를 못하니 몸은 쉽게 좋아지지 않았고 나을려고 하면 또 수영을 가니 악순환이 계속 되더라고요.
그래도 포기하기는 싫었습니다.
한번 시작한 일. 끝까지 하고 싶었거든요. 어렵게 어렵게 27시간의 교육을 이수하고 시험날.
![](https://t1.daumcdn.net/cfile/cafe/2417CD40547E7FA112)
시험은 물론 실기시험이었지만 머릿 속으로 계속 상황을 떠올리며 차근차근 정리했습니다.
한 시간 동안의 이미지 트레이닝을 끝내고 20분 일찍 도착해서 마음을 가다듬고 있었습니다.
잠시 기다리니 두 명의 시험 감독관이 왔습니다.
30바퀴를 18분 안에 통과해야하는 체력 테스트가 시작되었습니다.
가득이나 점심으로 과일만 먹은 상태라 힘도 없었는데..
물 안경이 없어서 호흡조절이 그나마 용이한 배영으로 시작했습니다. 이를 악물고!
다른 애들은 왜 이렇게 잘 하는지.. 그래도 15분안으로 들어와 통과했습니다.
잠깐의 휴식시간 뒤 본격적인 시험에 들어갔습니다.
첫 번째는 깊은 물에서 Spinal victim 구조 상황이었습니다.
항상 얕은 물에서만 연습을 했었는데 깊은 물에서 상황이 주어졌습니다.
거기다가 Vomit 상황까지..
뉴욕 가느라 한 번 결석했을 때 배운 것인지..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습니다. 눈 앞이 깜깜했습니다.
도와주려는 감독관의 조언은 당황하자 더더욱 안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저 다음으로 했던 아이는 잘 하더라고요. 자존감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바보 같았습니다.
이렇게 시험을 보다가는 떨어지는 건 둘째치고 집에가서 잘 때 이불을 펑펑 걷어찰 것 같은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습니다.
떨어질 때는 떨어지더라고 아는 건 다 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정신 똑디 차리고 자신감을 가지고 두 번째 시험에 임했습니다.
이번에는 일반적인 구조 뒤 CPR이었습니다.
다가가지 않고 침착하게 보드를 발로 건네줬고 익수자를 건져내 인공호흡을 시작했습니다.
숨을 쉬는 상황으로 바뀌자 바로 WARTS를 시행했습니다.
세 번째는 Unconscious 지만 숨은 쉬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구조하기전 Bystander에게 911를 연락를 부탁했고 구조 뒤 WARTS를 시행하면서 그리고 계속 호흡을 확인했습니다.
네 번째는 팔을 다친 상황이었습니다.
일단 환자를 편히 자리에 앉힌 뒤 bystander에게 911과 first aid키트를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거즈로 상처부위를 압박 후 붕대로 감고 심장보다 높이 올리고 EMS를 기다렸습니다.
다섯번째는 두 명 놀고 있다가 한 명이 물에 빠지고 다른 한 명은 패닉에 빠진 상황이었습니다.
온 몸을 떠는 걸로 봐서 Hypothermia 저체온증 상황이었습니다.
일단 패닉인 사람을(물론 연기) 진정 시키면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저체온증이 온 Victim에게 젖은 옷을 벗기고(물론 말로 벗기는 시늉) WARTS시행을 했습니다.
첫 단계 메달리온과 마찬가지로 감독관은 옆에서 계속 체크를 했고 상황이 끝난 뒤에는
항상 저에게 더 추가할 사항이나 실수한 점들을 일일이 물어봤습니다.
저는 "대화를 더 했어야 했다. 더욱 빨리 911에 신고를 했어야 했다" 등 시험 중에 실수 했던 것들을 수정했습니다.
이렇게 시험이 끝났고 결과가 나왔습니다. 공개발표가 아닌 두 감독관이 있는 자리 앞에 앉아서 공지하는 개인발표였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감독관 앞으로 갔습니다.
감독관은 일단 제가 시험을 보면서 했던 행동들을 설명하며 틀린점. 잘한 점등 다시 한번 되짚어줬습니다.
그리고 아까 첫 상황에서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저는 다시 설명했습니다.
Spinal 상황에서 내가 결석해서 못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난 배운 적이 없어.
얕은 물에서만 배웠웠어.
그러자 감독관은
응 알아. 그건 니 잘못이 아니야. 선생님의 잘못이지
나머지는 정말 잘했어. 다만 안 배웠던 깊은 물에서 상황대처만 추후에 다시 배우면 넌 통과야!
라는 말을 듣자 순간 뭔가 훅 울컥했습니다.
아..그동안 힘들었던 것들이 스쳐갔습니다.
만약 시험을 한국에서 본다면 나는 더 잘 할 수 있을거야.
난 네이트브가 아니라서 특히 Victim과 커뮤니케이션하는게 힘들었어
나는 말이 아니라 문장을 생각하고 만들어서 말해야되거든. 꽤 어려웠어.
감독관에게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러자
아니야 너는 완벽하게 잘했어
다시 한번 칭찬을 해주더라고요. 정말로 눈물 날 뻔 했습니다.
하루종일 먹질 못했고 체력을 시험보는데 다 소진해서 그런지 다리가 후들후들거렸습니다.
그렇게 브론즈 메달리온에 이어 크로스도 합격을 했습니다.
며칠 뒤 집으로 날아 온 편지 하나.
그 속에는 자격증과 마크가 들어있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1A343D547E7FB924)
![](https://t1.daumcdn.net/cfile/cafe/261ACA3D547E7FB923)
겉보기에는 볼품 없는 마크와 종이. 거기다가 자격증이 아닌 단지 수업을 이수했다는 증명서에 불과했지만 저에게는 정말 뿌듯함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좋아하기에는 아직 일렀습니다.
정말 지금까지 배웠던 과정과는 차원이 다른 진짜 라이프가드 강좌. 마지막 관문인 National Lifeguard Service가 남았으니까요
2탄에서 계속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037841547E7FCB32)
첫댓글 와...정말 멋지네요ㅠㅠ
단지.. 궁금해서 시작한 것이 일이 커졌었죠 ㅎㅎ 감사합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시험 볼때 엄청 긴장하신게 글에서도 느껴지네요.
다음 글에서는 더더더더 긴장한 느낌을 받으실겁니다;;; 긴장의 연속이었어요..ㅜ
우와..진심 멋져요 박수 짝짝짝
감사합니다!! 짝짝짝
정말 멋있어요. 2편이 기다려집니다.
감사합니다!! 얼른 올릴게요~
2007년 ~ 2008년에 있었던 늙은 깻잎입니다. 정말 오랫만에 들어와 보는 카페에 글 몇 개 읽으러 들어왔다가 반가운 글을 봅니다. 옛 추억이 새록새록 기억나고, 오늘은 예전 체험기 읽으면서 회상하는 시간도 갖아봐야겠네요. ㅎㅎㅎ 저도 LSI, NLS, AEC/SFA, WSI 까지 다 취득했었습니다. 이 분야에서 궁금하신 것들 있으면 연락 주세요. 도와드리거나 알려드릴 부분이 있으면 도와드리겠습니다.
우와.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 뒷 과정까지 다 취득하셨다니..저는 단순히 호기심으로 딴 지라 아직까지는 궁금한게 없지만 나중에 생기면 여쭤보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