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렌즈에 다는 필터는 그 종류가 엄청 많습니다. 당연히 그 기능 또한 아주 다양하지요. 제가 필터를 말할 때 가장 강조하는 말이 "필터를 남용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초보자들이 처음 특수한 필터를 쓰면 거기에 반해서 아무 데나 쓰는 경우가 있는데, (물론 그러다가 대개는 그러지 않게 됩니다. ) 필터의 용도를 정확하게 알고 반드시 필요할 때만 쓴다는 마음을 가져야합니다. 필터는 다음과 같이 크게 흑백용과 컬러용으로 나눌 수가 있어요.
1. 흑백용
Y필터(Y1. Y2. Y3) : Yellow. 노란색 필터지요. 콘트라스트 강조용. 모든 필터는 뒤의 숫자가 클수록 효과가 강해집니다. 보통 Y2를 많이 썼어요.
O필터(O1,O2,O3) : Orange. 황색필터에요. Y필터보다 콘트라스트가 더 강해집니다. 보통 O2필터를 많이 썼는데, 이 필터를 사용해서 일출이나 일몰을 컬러로 촬영하면 아주 황홀해지지요. 그러나 한 번 이상은 안 씁니다. 왜냐하면 색깔이 부자연스러우니까요.
R필터(R1,R2, R3) : Red. 빨간색 필터지요. Y필터보다도 O필터보다도 더 강한 콘트라스트를 원할 때 씁니다. 이 빨간색 필터는 콘트라스트 강조에만 쓰는 게 아니라 적외선 필름을 촬영할 때도 쓰고, 또 빨간색 장미를 밝게 표현할 때도 씁니다. 즉 흑백으로 빨간색 장미를 찍으면 아주 어둡게 나와서 아주 실망을 하는데 이때 빨간색 필터를 쓰면 아주 밝게 나오지요.
이 외에도 흑백용 필터가 많이 있어요. 어느 경우건 색이 있는 필터는 같은 색의 피사체를 밝게 표현합니다. 가령 녹색필터로 나무를 찍으면 같은 색인 녹색은 아주 밝게 나오지요. 사람을 찍을 때 Y2필터를 쓰는 것도 비슷한 색인 얼굴을 밝게 나오게 하려는 것입니다.
2. 컬러용 필터
SL(Sky Light)필터 : 이 필터는 약한 핑크 빛을 띄는데 그렇다고 사진이 핑크색이 되는 건 아닙니다. 하늘이 새파란 날 그늘의 피사체를 찍으면 하늘 빛을 받아서 푸른색이 강해지는데(특히 설경에서) 이 푸른색을 감소시켜주는 필터입니다. 보통 렌즈 보호용으로 항상 끼워두는 사람이 많습니다.
UV(UltraViolet) : 자외선 차단용. 무색의 필터에요. 저는 렌즈 보호용으로 이 필터를 항상 끼워 둡니다.
PL(Polarizing) : 편광필터. 편광이 무슨 뜻인지 여기가 설명하긴 힘들지만, 이 필터는 모든 필터 중 유일하게 피사체의 채도를 증가시키는 기능이 있어요. 즉 녹색은 더 녹색으로 붉은 단풍은 더 붉게 만들지요. 그렇게 되는 이유는 이 필터를 쓰면 물체의 표면에서 반사되는 빛이 차단되기 때문이지요. 가령 나뭇잎에 닿은 햇빛이 하얗게 반사되는데 이 필터는 그 반사광을 차단해 주므로 나뭇잎의 녹색을 잘 표현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이 필터를 쓰면 쇼윈도나 자동차 안의 사람도 선명하게 볼 수가 있고 하늘의 구름을 찍으면 하늘이 어두워져서 반대로 구름이 아주 선명하게 표현됩니다. 그러나 이 필터를 그냥 렌즈 앞에 끼웠다고 그런 효과가 나타나는 건 아닙니다. 이 필터는 햇빛의 방향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고 거기에 따라 필터를 돌려주면서 그 효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 가면 촬영해야 합니다.(PL필터는 손으로 돌릴 수가 있게 되어 있어요) 저는 운전할 때 쓰는 선글라스도 이 편광필터로 된 걸 써요. 그러면 눈이 참 편해져요. 여러분도 한 번 써 보세요. 이 PL필터 때문에 저는 아주 예쁜 사람을 알게 된 적이 있어요. 그러니 예쁜 사람을 사귀고 싶은 사람은 하앙상 PL필터를 쓰세요~~~.
3. 기타 관광사진 찍는 사람들 중엔 무지개 필터를 비롯해서 별별 요란한 필터를 다 쓰는데 그렇게 찍은 사진이 결코 근사하지 않다는 걸 말해 두고 싶습니다. 제가 권한다면 UV와 PL 정도입니다. 그리고 필터는 좋은 걸 써야 합니다. 같은 필터라도 2만원 짜리도 있고 5천원짜리도 있고 멀티코팅 된 20만원짜리도 있거든요. 아무리 고급렌즈라도 그 앞에 싸구려 필터 한 장 끼워버리면 '헛빵'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