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은 전 세계 여러 곳에서 공적으로 여러 차례 발현하셨을 뿐만 아니라 사적으로 수없이 발현하셨다. 성모님이 발현하신 곳에서는 언제나 기적이 일어났고, 많은 병자들이 외적, 내적으로 치유되었다. 여러 가지 고통과 어려움으로 시달리던 사람들이 해방되어 하느님을 더욱 찬미하곤 했다. 성모님이 들려주시는 메시지는 언제나 “회개하라. 기도하라. 그리스도의 뜻에 따르라”는 내용이었다. 성모님은 누구보다도 따뜻한 어머니의 마음, 사랑의 마음을 간직하고 계시기 때문에 고통과 위험에 빠져 있는 이들을 버려두지 않으시고, 지나치지 않으신다. 성모님은 누구보다도 많이 발현하시어 그들을 사랑으로 감싸주시고 어려움과 아픔을 치유해주신다. 그리고 회개와 기도, 순명의 메시지를 전하심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무엇이든지 주님께서 시키시는 대로 하도록 이끌어주신다. 성모님은 그처럼 우리를 그리스도께로 인도하신다. 요한복음(2,1~11)을 보면 가나의 혼인잔치 이야기가 나온다. 성모님이 혼인잔치에 가셨을 때, 잔칫집에 포도주가 떨어져서 주인이 난감해 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 사정을 아신 성모님께서는 예수님께 그 집의 어려운 사정을 말씀드린다. 예수님께서 아직 당신의 때가 오지 않았다고 말씀하심에도 불구하고 성모님은 하인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 하고 말씀하신다. 하인들이 성모님의 말씀에 따라 예수님께서 시키시는 대로 하였더니 물이 포도주로 변하는 기적이 일어났고, 잔칫집은 흥겨움과 풍요로움이 더해졌다. 성모님은 우리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해결해주시되 우리로 하여금 예수님께서 시키시는 대로 함으로써 해결되도록 하신다. 이처럼 성모님은 우리를 그리스도께로 인도하신다. 성모님은 주님과 함께 계신 분이고, 누구보다도 주님을 잘 아시기 때문에 우리를 주님께로 인도하신다. 가브리엘 천사는 성모님께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루가 1,28) 하고 인사하였고, 엘리사벳은 “모든 여자들 가운데 가장 복되시며 태중의 아드님 또한 복되십니다”(루가 1,42) 하고 성모님을 찬양하였다. 성모님은 육신적으로 당신의 태 안에 주님을 9달 동안이나 고이 간직하셨을 뿐만 아니라, 영적으로도 주님에 관한 모든 일을 언제나 마음속 깊이 간직한 분이다(루가 2,19. 51). 성모님은 예수님과 언제나 함께 계셨다. 십자가의 길도 예수님과 함께 걸어가셨고, 주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죽으실 때에도 함께 계셨다. 이처럼 마음속에 주님을 담고 사신 분이기 때문에 우리를 주님께로 인도하신다. 성모님은 주님께서 부활하신 후에도 제자들과 함께 기도에 전념하셨고(사도 1,14) 신도들이 집집마다 돌아가며 주님의 성찬을 나눌 때도(사도 2,42. 46) 함께하심으로써 주님과 함께하셨다. 성모님은 주님과 함께, 주님을 마음속에 담고 사신 분이기 때문에 파티마에서 발현하셨을 때나(1917년), 가리반달에서 발현하셨을 때에도(1961년) 성체성사를 소중히 여기도록 말씀하시며, 우리를 거룩한 성체성사로 이끌어주셨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라고 우리를 주님께로 인도하시고 주님의 뜻을 따르도록 하시는 성모님의 말씀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며, 거룩한 성체 앞에 나아가자.? 경규봉.전주교구 시기동성당 주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