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팀 대구와 군팀 상무의 참가로 팀 수가 12개로 늘어나...7개팀이 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
김도훈·데니스·싸빅·이기형·윤정환을 영입, '한국판' 레알 마드리드의 위용을 갖추면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자리매김한 성남 일화.
K리그가 23일 오랜 겨울잠에서 깨어나 9개월간의 정규리그 대장정에 들어간다.
올해로 출범 20돌을 맞은 가운데 신생팀 대구와 군팀 상무의 참가로 팀 수가 12개로 늘어난 데다 7개팀이 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쓰게 돼 축구 보는 재미가 더할 전망이다.
오는 11월까지 축구팬들의 이목을 끌 정규리그의 관전포인트를 간추려본다.
◆ 성남 3연패 '노터치'(?)
국가대표 하나없는 조직력으로 지난해 정규리그 2연패 위업을 이룬 성남은 샤샤, 신태용, 김대의 등 기존 라인업에 김도훈, 데니스, 싸빅, 이기형, 윤정환을 영입, '한국판' 레알 마드리드의 위용을 갖추면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자리매김했다.
정규리그 뚜껑을 열기에 앞서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판도 역시 성남의 독주 속에 울산과 안양이 상위권을 이루고 상무와 대구가 중·하위권 부천과 대전 밑에서 꼴찌 다툼을 벌이는 그림이다.
그러나 모난 돌이 정을 맞는 법.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처럼 스타가 넘치는 팀이 항상 집중적인 타깃이 된다"며 안팎의 도전을 정신적, 체력적으로 극복해내느냐가 '고공행진'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점쳤다.
◆ 삼바풍, 판도 변수될까?
지난해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K리그에 세계화 바람이 불면서 외국인선수 기량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특히 통산 5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 출신 용병들이 대거 유입됨에 따라 이들이 K리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히 커졌다.
상무를 제외한 11개팀 외국인선수 46명 중 지난해 득점왕 에드밀손(전북)을 포함해 절반에 가까운 22명이 브라질 태생이다. 이들 중 마그노(전북)와 도도(울산)는 축구왕국 브라질에서도 알아주는 초특급 스트라이커.
마그노는 브라질 플루미넨세에서 주전 골게터로 뛴 공격수로 폭발적인 스피드와 현란한 개인기를 지녔고, 도도는 지난해 상파울루 주리그에서 득점왕에 오를 만큼 문전처리 능력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다.
이들이 샤샤, 데니스, 싸빅 등 유럽 출신의 기존 용병들과 벌일 자존심 싸움도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 신인 돌풍에 주목
드래프트 폐지와 함께 청소년대표팀의 주공격수 정조국(안양) 등 슈퍼루키들이 대거 K리그를 노크하면서 신인왕 대결도 볼 만해졌다.
지난해 10월 아시아청소년대회 일본과의 결승에서 연장 골든골을 잡아내며 '해결사'다운 면모를 과시한 정조국은 최근 잇단 평가전에서 쿠엘류 국가대표팀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는 동시에 선수층이 두텁고 감독 평가가 깐깐하기로 소문난 안양에서도 주전 자리를 확보한 상태.
날렵한 측면 돌파가 강점인 최성국 역시 이천수가 빠르면 올 봄 네덜란드로 떠나면서 생길 울산의 빈 자리를 예약한 가운데 자신을 제치고 '차세대 간판'으로 떠오른 정조국과의 제2라운드를 벼르고 있다.
또 2000년 16세이하 아시아청소년대회 브루나이전에서 9골을 뽑아낸 정윤성(수원)과 무릎 수술을 받은 최진철의 공백을 메울 김영삼(전북), 한재웅(부산)도 프로무대에서 신선한 바람을 몰고올 기대주로 꼽힌다.
◆ 신기록 '대박' 예고
팀 최다연승 타이기록(8연승)을 세우며 지난 시즌을 마감한 울산은 23일 광주 상무와의 개막 원정경기에서 이길 경우 시즌 신기록 1호의 주인공이 된다.
연승 행진과 맞물린 울산 김현석의 행보도 관심거리. 지난해 J리그에서 돌아온 뒤 수비수로 정착한 김현석은 개인최다출장(351경기) 및 최다득점(110골) 기록을 보유, 경기에 나설 때마다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김현석은 또 어시스트 부문에서 54개로 '60(골)-60(도움) 클럽' 첫 개설을 앞두고 있는데 신태용이 현재 85골, 57어시스트여서 진정한 승자는 '70-70'에 누가 먼저 도달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샤샤의 사정권에 든 김현석의 최다골 기록도 깨질 가능성도 있다. 샤샤는 현재까지 96골을 넣어 지난해와 같은 득점 추세라면 김현석을 추월한다.
이밖에 99년부터 4년간 전경기(151경기)에 무교체 출장한 전북 골키퍼 이용발이 '철인기록'을 언제까지 이어갈지도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