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의미-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위의 사람들과 매우 복잡한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삶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매순간 상황들을 인지하고 또 그것에 반응하고 있는데,
그 반응들은 자신과 주위 사람들이 미리 예상할 수 있는 것도 많지만,
어떤 때에는 자신에게 조차 의외로 여겨질 만한 것도 적지 않다.
또한 그 반응은 상대방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하는데,
어떤 사람에게는 별다른 이유 없이 매우 냉정하게 대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같은 상황에서 극히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 양식은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매우 안정되어 있는 사람들에게서도 발견된다.
사람들의 이러한 반응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말이나 행동에 근거하여 인간을 정형화해 보려는
이제까지의 수많은 시도들을 의미 없게 만들었으며,
인간을 규명해 보려는 많은 학자들에게 큰 좌절감을 안겨 주었다.
인간의 본질을 알지 못하고 또 인생이란 미리 계획되어 전개되는 것임을 알지 못한 채
드러나는 모습만을 관찰해서 인간을 설명한다는 것은 결코 가능한 일이 아닌 것이다.
인간의 본질은 그 몸에 깃들어 있는 존재(영혼)라고 할 수 있지만,
의식의 측면에서 바라 본다면,
인간이란 인간의 몸을 지닌 채 매순간을 살아가고 있는 의식(체)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순간순간에 반응하는 그 의식이
몸에 깃들어 있는 존재 그 자체인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인간의 의식은 인간의 본질인 존재와는 구분되어야 한다.
인간의 의식은 몸에 깃들어 있는 존재들로부터 막대한 영향을 받고 있지만,
그 인간체의 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중요한 요인들도 있다.
즉 인간의 의식은 육체의 탄생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정보,
살아오면서 받아들이거나 형성되어 온 지식과 관념,
태어나기 전 미리 설계된 인생의 프로그램 등에 의해서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앞에 서 이야기한 바 있지만,
존재란 탄생시 근원의식으로부터 부여받은 기본적 속성에
이후의 체험들이 덧붙여져 형성된 의식체이다.
따라서 인간의 의식은 앞에서 언급한 세 가지 요소들과
근원의식으로부터 부여된 존재의 본래의 성향 및 지구에서의 전생들을 포함하여
존재로서 지나온 과거의 체험들이 복잡하고 묘하게 얽힌 채 형성된다.
그런데 제8장에서 언급하듯이, 존재들이 망각에 빠져든 이후
전형적인 인간의 몸에는 한 존재가 아닌 여러 존재들이 함께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한 인간의 의식은 실로 엄청나게 많은 요소들에 의해 구성된다.
하지만 인간의 의미는 인간 그 자체가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하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존재들이 인간이라는 몸을 빌어 체험을 하고 있다는 점에 있고
특정 인간의 몸에 어떤 존재가 깃드느냐에 따라 그 인간은 아주 다른 의식체로 변모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한 인간의 몸이라도 이제까지 지구상의 인간으로 환생하지 않고
주로 고래나 나무에 머물었던 순수한 에너지의 존재가 깃들게 되면,
그 사람은 나무를 사랑하고 고래와 바다를 그리워하며
인간사회의 모든 것에 대하여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그렇지만 사랑이 넘치는 인간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인간으로서의 다양한 전생들이 있는 존재가 그 몸에 들어오면,
그 존재가 구체적으로 어떤 전생들을 살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대체로 인간 사회에 잘 적응하고 자신의 이익과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으로 활동하게 된다.
또한 같은 존재가 남성의 몸에 들어가는 경우와, 여성의 몸에 들어가는 경우도
신체적 특성에 따른 차이를 만들어 내게 되는데,
대체로 여성의 몸에 들어가면 남성으로 태어나는 경우보다
좀 더 사람들을 잘 수용하고 보살피는 성향을 나타내게 된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신체란
체험을 위해 몸에 깃들어 있는 존재를 담고 있는 그릇 혹은 운반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신체를 ‘나’ 로 여겨 왔는데,
이는 본질을 알지 못한 채 그 본질을 담고 있는 운반체만을 인지해 온 것이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질화된 인간은 지구의 물질화와 더불어 존재하기 시작하였고,
그 이전에는 우주의 어느 곳에도 그와 같거나 비슷한 생명체 혹은 의식체는 없었다.
인간이란 지구에 오게 될 존재들을 위하여 근원이 특별히 고안한 물질화된 생명체이다.
다시 말해, 존재들이 필요한 체험을 가장 효과적이고 생생하게 할 수 있도록
특별히 디자인된 생명체가 바로 인간이다.
그동안 지구에 온 모든 존재들은
특정 생명체에 깃든 채 생생하게 느껴지는 수많은 체험들을 해 왔고,
또한 그 체험들은 확실한 기억으로 각 존재에게 하나하나 각인되어 왔다.
그렇게 각인된 기억들은 지구의 마지막 시기에 되살아 날 것이며,
각 존재들은 자신이 그동안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행위들을 해 왔는지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자신의 본질과 근원에 대한 완전한 자각 및 치유로 이어질 것이다.
지구상의 물질화된 모든 생명체가 다 그러하듯이, 지구의 마지막 시기가 끝나면
인간이라는 생명체 역시 사라질 것이고, 오직 존재들의 기억에만 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