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북정맥 14구간(매내미고개-숫돌고개-서삼능입구-39번국도-5.1탄약대대-광목장)
1.일시: 2011년 3월 5일 토요일
2.날씨: 약간 흐리면서 을씨년스럽다.
3.참가인원: 딱선생,그윽한미소,바람 그리고 나 남인은 불참함.
4.도상거리및 시간: 탄약대대 정문에서 후문으로 가는 우회로를 놓쳐 공양왕능으로 해서 무쟈게 헤매며 약 7시간 걸림.
출발
이번 구간을 빼면 한북정맥도 이제는 딱 한 구간만이 남았다. 자꾸 자꾸 아쉬워하는 이유는 왜일까? 능선의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도 우리들과 무관치 않게 눈길을 서로 주고 받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적어도 1년을 동고 동락한 동지적 애틋함이 있어서 일까?
정말로 자연은 살아있는 사람처럼 우리에게 애틋함도 주고, 아쉬움도 주고, 시원함도 주고, 좋은 풍광도 주고, 말없음의 교훈도 주며 우리에게 달라는 것 없이 끝없이 주기만 한다.
끝없이 주기만 하는 삶.
우리도 끝없이 주기만 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의 얼굴은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주기만 할 수 없으면 우리는 욕심을 덜어내자! 덜어내고 또 덜어내다 보면 어느 정점에서는 주는 삶으로 전환되지 않을까?
자연을 닮은 얼굴을 하고는......
오늘은 모처럼 5명이 한꺼번에 능선길을 우~하며 지나 가려고 했는데, '남인' 은 개인사정으로 불참하게 되어 부득이 4명만이 가게 되었다. 마침 360번 버스가 불광동 시외버스 터미널이 종점이라 그곳에서 8시에 만나기로 했다.
하루 일교차가 매우 큰 요즈음이라 아침 날씨는 제법 쓸쓸하다.
버스를 기다리며 옛 시외버스 터미널 대합실 안으로 들어 갔는데, 아무도 없고 그야말로 폐허 그 자체다. 헐! 무슨 영화의 한 장면처럼.
정비를 좀 하던지 아니면 없애던지...
착한 내가 시간에 맞게 제일 먼저 도착하여 터미널 대합실에서 어슬렁거리니 뒤이어 '바람' 이 나타나고, '딱선생' 과 '그윽한미소' 는 10분이 경과한 시간에 얼굴을 부라리며 동시에 등장한다.
똥낀 놈이 성낸다더니, 7번 출구로 나오라고 했더니 그길로 쭉 내려간 모양이다. 터미널은 7번 출구 반대 방향에 있는데...
내가 죽일 놈이다 제대로 가르쳐 주지도 않고!
삼막골 매내미고개 도착 8시42분.
이번 구간도 군부대와 도로로 인해 갈갈이 찢어진 한북정맥길을 헤매며 지나야 할 것 같다. '딱선생' 의 불끈 쥔 주먹을 보니!
숫돌고개 도착
어떻게 된 건지 사진에 늘상 찍혀있던 시간이 안 나와 있다 이 사진만이 홀로. 마을길을 거치고 부대옆을 끼고 애둘러 가야하고 그야말로정맥길이 다 지워져 버렸다.
농협대 능선길을 잡아 지나가야 하는데 이곳도 농협대가 가로막고 있고 그 앞에는 cctv까지 설치하고 담장을 쳐버렸다.
사진 오른쪽으로는 뉴코리아cc가 자리잡고 있다. 우리는 도대체 어디로 가란 말이냐?
여기서 우회길로 내려서면 가든이 나온다. 여기서 포장도로를 따라가다가 삼거리에서 우측길을 잡는다.
우측 길에서 직진하면 농협대학 정문이 나온다. 사진 오른쪽이 정문이다 도착시간 11시 21분.
농협대 정문길에서 길을 따라 직진하면 서삼능 삼거리가 나오고 이곳에서 왼쪽길을 잡아 직진한다.
허브랜드 도착 11시41분.
허브
이건 허브가 아니겠지?
여기가 우리 마누라가 즐겨 본 '역전의 여왕' 촬영지라고 한다.
이곳에서 오른쪽 종마장 길을 버리고 계속 직진하면 이번에는 왼쪽으로 철조망 담장이 쳐져있는 곳이 한양cc이다.
스카우트 연맹 중앙 훈련원을 지나 한탄강 메기 매운탕 간판이 있는 뒷길이 정맥길이다. 왜 이렇게 힘든 길 설명을 부연하는 이유는 뒤로또 지나 갈 다른 사람들의 배려 때문이다. 지도만 가지고도 찾기 어려운 길이 망가진 정맥길 이어가기다. 정말로 지난한 일이다.
지자체와 연계해서 복원을 하는 방향으로 했으면 싶다. 그일을 누가 할꼬?
사진 오른쪽 팬스 너머가 벽제역 삼릉역을 지나는 철길과 또 39번 지방도가 지나가고, 위로는 최근에 개통된 서울외곽순환도로가 통과하는 길이다. 총 철도 포함하여 4개의 도로가 엇갈려 지나는 도로로 이곳의 교통량도 많아 잘 횡단해야 한다. 건널목길은 39번 지방도를 건너기 전 왼쪽으로 500m 직진하면 나온다. 헐! 정맥길 이어가기 정말로 힘든지고!
512 탄약 중대를 향하는 도로 옆 양지 바른 곳에서 인생고를 해결하고 가기로 했다.
말 좀 하면서 먹어라! 아하! 말을 하면서 먹을 수는 없군. 먹는 것은 좋은 것이여!
막걸리 몇 잔에 벌써 취해 자는 겨? "바람"
이길 끝이 512 탄약 중대 정문인데 오른쪽으로 우회 길이 나 있다. 그런데 그길을 계속 따르다가 분지같은 능선길에 쌓여서 길을 잃어버렸다. 여기서 거의 두어 시간을 길 찾는데 허비한 것 같다.
헤매다가 고려 공양왕릉 지나감 2시38분.
공양왕릉을 겨우 넘어 식사동으로 넘어 가는 도로를 만나, 도로를 따라 오르니 능선 위 오른쪽으로 정맥길 표지기가 반긴다.
사진 위쪽으로 올라가면 광농장 입구가 나온다. 도착시간4시9분.
오늘의 산행은 여기에서 마치려고 한다. 여러 동포들의 강력한 염원에 발맟춰 여기까지 하기로 한다.
식사동으로 내려오니 버스 종점이 보이고 여기에서 97번 버스를 타고 원당역으로 이동함. 여기서 원당까지는 종점에서 종점으로 이동하는 버스 구간이다. 원당역 도착 5시경.
오늘은 모처럼 '그윽한미소' 가 한잔 쏜다며 대흥역 부근의 '스시와' 라는 횟집을 예약해 놓았다고 한다. 해서 그리로 전철로 이동하여,
7시 예약 시간에 한시간 남은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기 위해서 당구장으로 직행함.
오늘의 타이틀은 만원씩 돈을 묻고 일등이 이만원 이등이 만원 나머지3~4등은 개털로 분류를 하기로 했다.
아! 여기가 그러고 보니 '그윽한미소' 의 나와바리 아닌가! 그냥 50%는 먹고 들어 간다는 그런 불길한 예감이 똥침을 놓는다. 아니나 다를까!
매번 빌빌대던 인간이 눈빛이 달라지더니, 앞으로 쭉 내뺀다. 결과는 '그윽한미소' 가 일등을 하고 '바람' 이 이등 그리고 '딱선생' 과 나는개털로 분류가 되었다. '딱선생' 과 나는 오늘 개털이 되었다. 그런데 먹는 것 만큼은 개털이 되지 않기 위해 마구마구 쓸어 넣었다.
이횟집은 큰길에서도 외진 곳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횟집 안에는 손님들로 복작거리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히 해결 되었다. 보통 맛이 있으면 양에서 항상 부족한 면이 발견되는데 오늘 이 집은 그야말로 양과질을 모두 충족하는 보기드문 횟집인 것 같다. 그자리에서 8년을 하루같이 영업을 전개한다고 하니 내공이 보통이 아닌 것이다.
그런 곳을 찿아 꼭 먹어야 하는 '그윽한미소' 의 내공은 더 탁월하다. 아무튼 '그윽한미소' 덕분에 입하고 배가 호사를 누렸다.
나중에 내가 이 웬수를 갚으마! 잘먹었다.
나의 집 도착시간은 술을 많이 해서 잊어버렸다.
먹는 것이 바빠 메인을 찍지 못했다. 곁다리가 이 정도니 메인은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긴다!
첫댓글 오늘은 청학도사가 한번도 안나타나네...사진을 자주 찍으면 영혼을 빼앗겨 단명 한다나,뭐라나..좋은 친구들 없이 혼자만 오래살면 뭐하냐?..다음부턴 너도 비슷하게 찍어서 훗날 비슷하게 가도록 하자...오늘도 작품 만드느라 고생했다..
그런데 볼 때마다, 이 '그윽한 미소'라는 이름은 참 잘 지은 것 같다. 나도 이름 짓는 것 몇 번 해봤었는데... 회사 이름도 지어 봤고, 만화가게 이름도 지었고, 내 닉'송원'도 지었고...그런데 이 '그윽한 미소'는 참 걸작이다. 좋은 친구들 없이 혼자만 오래 살면 뭐 하냐 ? 훗날 비슷하게 가도록 하자... 나는 이런 글에 감동 먹는다.
덕분에 멀리에서도 한북정맥 눈으로나마 따라 걷는 재미가 좋았는데... 이 길이 끝나면 다음엔 어디를 가려고 하시나 ?
네팔에 에베레스트 보러 갈까 ?
애베레스트 좋지! 내가 꼭 그 밑에라도 가보고 싶은 곳 중에 하나다. 한북정맥 끝나면 또 가구 싶다는데로 가야지!
산 많잖아! 그리고 세상 뜰 때는 엇비슷하게 가자.
수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