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왕따 이대로 좋은가
원작자 : 이진순
각색자 : 박은석
등장인물 : 사회자, 리포터(목소리만), 학생1,2,3, 다리짧은학생, 철수(가해학생),
영규(왕따당하는학생), 아이1,2,3, 선생님, 예수님(목소리). 사람1,
CF 참여자 다수
FADE IN (조명이 밝아진다) 음악.
무대 위에 서재 분위기의 세트가 설치되어 있고 사회자가 책상에 앉아 무엇인가를 읽고 있다.
고개를 들어 관객을 바라보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 앞으로 나온다.
사회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 여러 학생들이 한 학생을 집단적으로
따돌림을 하는 일명 "왕따" 라는 것이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사회 일각에서는 이러한 왕따의 집단적 따돌림과 심지어 집단적인 폭행을 견디지
못한 학생이 자살하는 사건이 여러 번 발생하였습니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왕따"를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먼 나라의 이야기라고 느끼싶니까? 아니면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싶니까?
저희는 지금 "청소년 왕따 이대로 좋은가?" 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왕따 문제를 분석해보려 합니다. 이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여러분은 왕따라는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주실 분은 아래! (아래를 가리키며) 전화
번호로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잠시 후에 왕따! 에 대한 심각한 문제를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음악이 흐른다. 사회자가 책상쪽으로 걸어간다. 조명은 사회자를 따라간다. 사회자 책상 의자에 앉으려다 우스운 모양으로 넘어진다. 당황하며 일어나 의자를 제대로 하고 앉는다.
F.O F.I
사람 1: (무대 중앙에 서 있다.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조명이 밝아지면 고개를 천천히 들면
서 정확한 발음으로 또박또박) C R R
F.O F.I
CF가 방영된다.
F.O F.I
(사회자 무대 앞에 서 있다.)
사회자 : 우리는 지금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왕따 현상을 조명해보고 그 해결책을 찾아보고
자 합니다. 우선 얼마 전 왕따 사건이 있었던 똥골벵이 똥골벵이 고교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왕따' 의 현장을 지켜보았던 그 학생들을 통해 요즘 청소년들의
생각을 들어보았습니다.
FADE OUT(조명이 어두워진다)
마이크 주위에 주변 학생들 모여 있다.
FADE IN(조명이 밝아진다)
학생들 카메라가 앞에 있는 듯이 서로 카메라에 나오려고 밀치고 자신들의 얼굴을 다듬고 머리를 만진다. 어떤 학생은 색시한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재미있는 포즈들을 연출한다.
(리포터는 소리만 들린다.)
리포터: 학생은 '왕따' 가 뭐라고 생각하죠?
학생1 : (한 학생이 앞으로 잽싸게 나오면서) 저요? 이거 진짜 방송에 나와요?? 음... 음...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왕따'가 뭐냐면요.... 거 왜 좀 바보 같고 좀 모자라고 그런
애들 있잖아요 그런 애들이 무시당하는게 왕따에요. 뭐 지네들이 바보 같아서 무시
당하는 거야 오늘내일 일도 아닌데 요즘 메스컴에서 왜 그리 유난을 떠는지 모르겠
어요.
리포터: 그럼 저기 다리가 긴 학생
다리짧은학생: (앞으로 다른 학생들을 밀치고 나오면서) 네! 저요!
리포터: 학생은 자신의 다리가 길다고 생각해요?
다리짧은학생:(한쪽 다리를 앞으로 내밀며 이상한 포즈를 취한다) 그럼요! 저의 요염하고
길고 쫘 - 악 빠진 다리 제가 한 다리하죠!
리포터: 그래요! 좋아요 학생은 왕따 당하는 학생이 불쌍하다는 생각 안들어요?
다리짧은학생: 불쌍하죠...(당연하듯이) 하지만 어떻해요??. 걔네 편들다가는 오히려 내가
왕따가되기 십상인 걸요 누가 돕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에요. 다 지팔자지....
리포터: 그래요! 음... 학생!
다리짧은학생: (아직도 요염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예∼
리포터: 다음에 또 다리 길다고 나서면 짧은 다리 더 짧게 해준다!
(뒤의 학생들 모두 웃는다. 다리짧은 학생은 뒤로 물러선다.)
리포터: (또 다른 학생을 지목한다) 그럼 학생들 중에는 왕따 당하는 학생을 돕지 않나요??.
학생2 : 글쎄요 걔 중에는 돕겠다고 나서는 애들도 있죠.. 하지만 결과는 뻔하잖아요??
값싼 동정심에 괜히 설치다가 괜한 상처만 더 주느니 차라리 못본척 하는게 너
낫죠..
학생3 : (학생들을 밀치고 나오면서)저도 한 마디 할래요. 카메라 아저씨! 저의 이
아름답고, 순수하고, 색시한 외모를 카메라에 안 담으시면 평생을 두고 후회를 하실
거예요! ( 뒤 학생들 눈을 흘기며 학생3를 쳐다본다.)
(갑자기 방송 화면이 지지직 거리며 화면에 줄이 생긴다.)
리포터: 카메라가 거부하고 있습니다.
학생3 : 알았어요! 한마디만 할께요! 아저씨 제발! (카메라 멈춘다, 학생3 숨을 고르며)
아저씨들 이런 방송 하셔야 다 소용 없어요.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요 뭐.... 걔네만
더 괴워로져요. 저희 학교 그런애들 몇명도 결국 전학 갔거든요. 괴롭히던 애들은
멀쩡히 잘만 다니는데요... 아! 마져! 이거 방송 나가지요 저 이거 방송에 나가면
않돼요 전...죽어요...... 저기 쌀집 아저씨 이거요 모자이크 처리 좀 해주세요.~~.
예! 제발! 앙∼ 난 죽었다...
F.O F.I
사람 1: (무대 중앙에 서 있다.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조명이 밝아지면 고개를 천천히 들면서 성악을 하는 모양새로 로고송을 부른다.) 사랑과 기쁨드리는 C R R
F.O F.I
CF가 방영된다.
F.O F.I
(사회자 무대 앞에 서 있다.)
사회자: 네 지금까지 몇몇의 학생들의 솔직한 얘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짧은 이야기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는 여기서 한 학생을 소개하려 합니다. 바로 왕따의
가해 학생의 입장이었던 한 학생을 저희는 어렵게 만나보았습니다. 신변 보호를
위해 음성 변조를 사용함을 양해바랍니다.
F.O F.I
철 수: (검은 종이로 눈을 가리고 음성 변조 톤의 목소리로 말한다)
처음부터 그럴려고 한 것은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그냥 재미로......
그런데 한 두번 하다보니까 재미있기도 하고.... 다른 애들도 저를 겁내는 것
같았어요. 저는 짱이된 기분이었지요. 그래서 얼마동안만 하려고 했는데........
리포터 : 그럼 지금 그 왕따 학생에게 다른 하고싶은 말은 없나요?
철 수: 전 별로 할말이 없어요. 저도 그렇게 나쁜놈은 아니거든요...
그저 미안하다는 말밖엔...... 정말 미안하고 그 이상은 할말이 없네요.....
F.O F.I
사 회 자: 지금까지 주변 학생과 가해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과연 누구의 탓을 해야 할까요? 누구의 잘못
이라고 말하기에는 이건 너무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마도 판단
은 여러분 자신이 해야 할 것입니다.
사 회 자: 저희는 왕따의 피해로 인하여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학생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학생은 안타깝게도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이며
면회가 될 수 없을 정도로 큰 정신적 상처를 입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그 학생은 왕따라는 비슷한 말을 들어도 정신 분열 증세를 보이는 상태였
다고 합니다.
F.O F.I
한 학생이 쇼파에 앉아 있다. 한 쪽에는 TV 수신기 세트가 있다. 학생이 리모콘으로 TV를 켠다. TV에서 CF가 나온다.
제품 이름이 "왕따"와 비슷한 발음인 광고를 보여준다.
비슷한 발음이 나올 때마다 학생은 정신 분열 증세를 보인다.
끝내는 쓰러지고 만다.
F.O, F.I
사회자: 이처럼 왕따는 한 사람의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합니다.
이쯤에서 저희는 한통의 사연을 소개할까 합니다. 왕따라는 것의 피해로부터
힘들어해야만 했던 한 학생이 저희 앞으로 편지를 보내 왔습니다.
저희 방송국에서 이 편지를 근거로 재연해 보았습니다. 이 사연이 왕따라는 옳지
못한 버릇의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FADE OUT(조명이 어두워 진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영규의 편지가 낭독된다.
영규의 낭독이 끝나면 상황재연이 이어진다.
영규 편지: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이렇게 펜을 듭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제 지난날의 상처를 건드리게 되는 것이 겁이 났습니다. 하지만... 전 이일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말하려고 합니다. 제 상처를 보여서라도 많은 다른 왕따
당하는 학생의 아픔을 알리려고 합니다. 이 글을 읽고 지금 피해를 주고 있는
학생 한 사람이라도 자기 잘못을 뉘우쳤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램입니다.
전 하루도 힘겹지 않은 날이 없는 아이였습니다. 다음날 학교 갈 생각을 하면
겁부터 나는... 제발 아침이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소의 말하는 왕따 그게 바로 저였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가까이 하지 않는 외면
당하는 존재... 발버둥 쳐도 소용이 없는 벽 앞에서 저는 점점 증오의 마음만
키워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점심시간이었지요.
피해 학생의 회상
FADE IN(조명이 밝아지며)
경쾌한 음악
점심 시간 교실의 모습이다.
(아이들은 무리지어 밥을 먹고 있고 영규는 혼자 밥을 먹고 있다.)
아이1 : 어머머.... 제 오늘 또 혼자 밥 먹고 있네....불쌍하다.(영규를 보며 혀를 찬다)
아이2 : 불쌍하면 니가 가서 같이 먹어... 그렇게 혀만 차지 말고.
아이1 : 얘는 무슨 말을 못해. 그냥 불쌍하다 이거지 내말은... 내가 미쳤냐??
나까지 따될라구~~.
(아이들의 속삿이는 이야기를 들은 듯 영규는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는다. 그때 철수 패거리 들이 영규에게 다가온다.)
철 수: 야 등신! 오늘 반찬은 모냐?? 또 나물 대가리 싸 왔냐?? 야 니네 엄마도 참
징하다. 하나밖에 없는 자식 김치랑 나물만 싸주고... 고기는 안싸주냐..
니네 엄마도 너를 꽤나 싫어하나보다... 엄마한테 맛있는 것 좀 싸달라고 그래
임마! 니가 맨날 그런거만 먹으니까 다리를 쩔룩대지.
철수친구: 어디 그뿐이냐? 얘는 말도 느려터지잖아 "이러지마."(영규의 말을 흉내내듯이)
이구 병신 초등학생도 너보다는 났겠다. 야 철수야 따른데로 돌자 얘꺼 먹다가
우리도 제처럼 되면 어떻게 하냐.
다같이: 하하하(비웃는다)
아이1 : 쟤내 너무한다.. 말이 저게 모니. 어머 영규 봐! 울 것 같에 얼굴이 빨게 졌어.
아이2 : (당연한 듯) 냅둬야지. 우리가 어떻하냐. (아이1을 보며) 니가 철수애들 앞에서
그만하라고 할수 있어?? 있어!
아이1 : (아이2를 쳐다보며 조금 흥분하며 자리에서 일어서며) 너! 날 뭐로 보고
그러는거야! 당연히 그런 말! 당연히 할 수 없지! (자리에 앉아 계속 밥을 먹는다!)
아이2 : 거봐! 그냥 우리는 모르는 척하고 밥이나 먹자... 지일은 지가 알아서 해야지~~.
FADE OUT(조명 어두워지며)
영규의 편지가 계속돼다.
영규의 편지 : 저를 괴롭히는 아이들 때문에도 힘들었지만 뒤에서 수근대는 아이들이 저를
더 비참하게 했어요. 할 수만 있다면 죄다 확 패버리고 싶었지요. 헛된 바램
속에 그들을 향한 증오만 날로 더해 갔어요. 어느 날 쳬육 시간이었습니다.
FADE IN(조명 밝아진다)
음악
학교 운동장 체육복 차림의 아이들이 웅성대고 있다.
(영규만 혼자 서있고 다른아이들 몰려있다)
선생님: (사투리를 쓰며) 야 너내 줄 똑바로 못서겠나!
그리고 거기! 마 뒤에 있는 놈달. 네 줄로 줄 맞춰서 못서나! 잉!
아이1 : 아! 짜증나! 저 선생땡에.... 그리구 영규 옆에 스는거 싫은데....
아이2 : 너 영규 많이 안싫어 했잖아.
아이1 : 그래도 왠지 기분이 나빠. 잰 잘 뛰지도 못하고 옆에 있음 신경만 쓰여.
아이2 : 하긴.. 무슨 체육을 한다고 밖에는 꼬박 꼬박 나오는 거야? 이런 소리 하기는
싫지만 그냥 교실에 있는게 더 나을텐데...
아이3 : 야 너내 다 비켜!! 영규 다 듣겠다... 몸 좀 불편한게 무슨 죄냐!! 너네는 뭐가
그리잘났냐!! 저리가 내가 거기 설테니까...
아이1,2 : (아이3을 쳐다보며) 기집애 착한척하기는... 쯧쯧 저러다가 왕따가 되지......
선생님: (아이 1, 2를 가리키며) 니들은 무슨 말이 그리도 많나! 줄 제대로 못서나!
(영규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시무룩해 한다 그리고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선생님께로 다가간다)
영 규 : 서...서..선생님 저..저..저기 오늘 하루 그...그러니까 한시간만 쉬면 안돼요??
배...배가 아파서요.... 아니 머..머리도 아프고.....
선생님 : 하∼ 이노마가 또! 넌 왜 맨날 아픈기가! 저번애도 그러지 않았나??
맞데이 이기 이기 저번에는 체육복도 안입고 나오더마..... 어쨋든 아프다니
제 가서 쉬라마.
철 수 : (영규의 광경을 보며) 어! 저것 봐라! 엄살피우네.... 아 짜증난다...오늘 피구
하면은 공으로 반쯤 죽여놀라구 했더니..... 눈치깟나.....
철 수 : 그럼 나도 아프다고 하고 같이 쉬면서 괴롭혀야겠다! (갑자기 배를 웅켜쥐며!
선생님에게 간다) 선생님! 저도 배가 갑자기 아파서! 저도 오늘 만 좀 쉬면
안될까요!
선생님 : (빤히 철수를 쳐다보며) 이노마가 지금 지렁이 점프하는 소릴하고 있네!
니 아까 잘만 뛰더마! 빨랑 좋은 말로 할 때 수업받아라! 잉...
철 수 : (머리를 긁으며 자리로 돌아가면서) 네!
철수친구: 야 신경꺼라 오늘만 날이냐??
철 수 : 아니 오늘 기분이 좀 더러웠거든.... 그래서 재 좀 괴롭히면 스트레스가 풀릴 것
같아서.... 아 더 쌓인다... 할 수 없지... 우리 재 볼보이나 시키자...
(영규가 있는 쪽을 바라보며)야 영규 이리와바(철수에게 다가간다) 야 너 안할
꺼면 공이나 주워와라.. 너 재대루 안하면 알지(주먹을 쥔다)그리고 재대루 못
주워 올 때마다 한 대씩이야 알지?? 어쮸 대답 안해~~? (영규를 때린다)
FADE OUT(조명 어두워진다)
영규의 편지가 계속된다.
영규편지: 저는 그 아이들 틈에서 당당하고 싶었어요. 다리는 태어나서부터 원래 그런
다리니까 별로 원망스럽지는 않았는데.... 그럴 때일수록 제 다리가 원망스럽고...
심지어는 부모님까지도 원망스러웠어요. 수치... 수욕... 이미 이골이 날만도 한데...
시간이 흐를수록 전 더 미칠 것 같았어요. 그리고 어느 날 방과후였어요.
FADE IN(조명 밝아진다)
방과후 영규가 걸어가고 뒤에서 철수와 그의 친구가 영규를 따라온다
철 수: (화가 난 목소리로) 야! 병신
(영규 뒤돌아본다)
철 수: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어쭈 이게 주제 파악은 좀 하네... 지부르는건
알아가지고..... 근데 너 나좀 보자.
영 규: 왜...왜... 왜그래 ... 나 바.....바...바뻐.
철 수: 너 죽고싶냐.. 니가 선생한테 고자질을 해 이 싸가지 없는 자식. 너 눈에 뵈는게
없냐?? 너 오늘 죽었어...
영 규: 무...무슨소리야? 내가 고자질을 하다니......
철 수: 발뺌 하지마. 오늘 건의함에서 내가 너 괴롭힌다는 쪽지가 나오는 바람에 나 오늘
허벅지에서 피 터지도록 맞고 왔어. 그게 니짓이지... 아니야(영규의 멱살을 잡으며
소리친다)
영 규: 난... 난.. 아니야 저...정말로 난...난안그랬어.
철수친구: 치 이게 아직 정신 못차리네... 야 넌 좀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마구잡이로 잡아 때린다)
영 규: (비명소리를 지른다)
FADE OUT(조명 어두워진다)
영규의 편지가 계속된다.
영규의 편지: 그날 전 죽도록 맞았죠. 전 정말 그러지 않았는데..... 그 애들은 내 말을 믿어
주지 않았어요. 그날 밤 저는 그 아이들을 죽이는 꿈을 꾸었어요. 그게 현실이
되기를 빌기도 하고 전학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 어느 것도 저는 할 수가 없었
어요. 멍든 상처를 다른 누구에게 들킬까 조심하고 또 조심했어요. 그 때 제
가슴을 도려내 봤다면 그 피멍보다도 더 검푸르게 멍들어 있었을 꺼에요.
그러던 어느 날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중간 시험 보는
때였어요.
FADE IN(조명이 밝아진다)
책상이 가지런히 놓여 있고 아이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영규옆에 철수가 앉아서 보고 있다)
철 수: (손가락으로 영규를 찌르며) 야! 야! 병신(낮은 목소리로)
영 규: 왜?
철 수: 야! 이자식아 내가 아까 알아듣게 말 했잖아? 안보여 주면 국물도 없다고....
너 혼자만 100점 맞을래?? 좀 보여주라.. (친하척을 하며)헤헤.. 치사하게굴지말고...
영 규: 싫어.. 난... 난 나쁜짓 안해..
철 수: 이 세끼가(흥분을 가라앉히며) 됐다 됐어. 내 더럽고 치사해서 안 본다 안봐.
난 또 10정이나 맞아야겠다 너나 100점 만점 다 받아라. 이 병신아.치..
(한참 후 철수, 시계를 본다. 영규에게 말을 건다.)
철 수: 야 도저히 안되겠다.. 좀 보여주라 나 이번에두 10점 못 넘으면 낙제야 낙제...
한번만 보여주라. 그럼 다시는 안괴롭힐게.....
영 규 : (놀란 표정을 지으며 철수를 쳐다보며)저... 정말이야?
철 수 : 당든이지.. 임마... 사나이가 쫀쫀하게... 두말 하겠냐?
FADE OUT(조명 어두워진다)
영규의 편지계속
영규편지 : 죽도록 미워하던 놈이라 날 죽인다 해도 절대 보여주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런 것까지 그애 한테 굴복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안괴롭히겠다'
그 말 한마디에 저는 이성을 잃고 말았어요. 이런 제 마음 이해하시겠어요??
전 아마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길이라면 그보다 더 한 것도 서슴치 않았을
거에요...
FADE IN(조명 밝아진다)
영 규 : (속삭이듯) 이...이거 걸리지마 (답안지를 건내준다)
철 수 : 알았어...자식.... 내가 컨닝 하면 이거 아니냐 (엄지손가락을 들며)
(그때 선생님이 그 광경을 목격한다)
선생님: 야! 너 뭐하는 거야!
(모든 학생들이 동작을 멈춘다)
F.O F.I
사람 1: (무대 중앙에 서 있다.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조명이 밝아지면 고개를 천천히 들면
서 정확한 발음으로 또박또박) 잠시 전하는 글을 듣겠습니다! C R R
F.O F.I
CF가 방영된다.
F.O F.I
사람 1: (무대 중앙에 서 있다.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조명이 밝아지면 고개를 천천히 들면
서 정확한 발음으로 또박또박) 계속됩니다! C R R
선생님: 야! ^^! 너 엄지손가락들고 모하는거야!!! 컨닝한거지!!! 이놈 (귀를 당긴다)온갖
말썽 다 부리고 컨닝까지해?
철 수: 아..아야.... 이것 좀 놓고 얘기해요... 전 안그랬어요.
선생님: 뭐 이놈아!! 그럼 이 답안지는 누구껀데? 컨닝이 아니면 모야?? 너 시험 잘보라고
누가 답안지라도 떨어뜨려 놓은 거냐?? 이놈아!!!
철 수: (선생님이 귀를 잡은 손을 뿌리치며) 네... 바로 그거라니까요 글쎄 이세끼가 지랑
애들이 지랑 안 놀아 주니까 저한테 자기랑 놀아달라는 뜻으로 이 답안지를 준
거라니까요. 전 싫다고 하는데도 워낙 막무가내라서요 .... 전 아무 죄 없어요.
선생님: 그걸 어떻게 믿어!!
철 수: 참 선생님도.... 제자를 의심하다니요......(옆에애를보고) 야 너 똑바로 말해봐!...내가
얘 더러답 보여달라고 하든?? 아님 얘가 스스로 보여주던??
(옆에애를 향해 몰래 인상쓴다.)
아이3 : 어?...어?.. 그거야 물론(철수를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철수를 가리키려 한다) 얘∼가
∼ (철수가 얼굴을 붉히며 주먹을 쥔다, 아이3 은 영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얘가 먼저 그랬어요! 얘 아주 나쁜 애예요! 에이 나쁜 친구!(주먹으로 살살
영규를 친다)
철 수: 니가 보기에는 내 잘못이 있는 것 같냐??
아이3 : (고개를 크게 좌우로 흔들며)아... 아니... 전혀~~~....
철 수: 것 봐요... 참 나원.... 제가 이래 봐두 공부는 못해서 그렇지 컨닝은 안한다구여...
제가 컨닝을 할줄 알면 왜 맨날 평균이 10점도 안되겠어요??
선생님: 하긴 그럼 넌 계속 시험보고.... 영규! 넌 교무실로 따라와.
영 규: 전... 전.... 안그랬어요....
선생님: 시끄러 이놈아. 이렇게 증인도 있는데.... 이리와.(귀를 잡고 끌고 나간다.)
(영규는 선생님에게 끌려나간다. 선생님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철수는 안타까워 하며)
철 수: 아유... 제기랄.. 한문제도 못 베꼈네..... 이번에도 영락 없이 낙제네.... 낙제!
(모든 아이들 철수를 쳐다본다.)
철 수: (그런 아이들을 돌아보며 소리친다.) 뭘 봐!
(아이들 놀란다. 한 학생은 놀라 책상 위로 올라간다.)
FADE OUT(조명 어두워진다)
FADE IN(조명 밝아진다)
(교무실 선생님과 영규가 함께 있다)
선생님: 너 왜그랬어? 얌전한 놈인줄 알았는데.... 애들이 안놀아 준다고 그런짓을해?
그런다구 그 애들이 고마워하고 놀아줄 것 같애??
영 규: 그... 그게... 아니고.....
선생님: 됐어 됐어 변명듣자는게 아니니까..... 니맘은 이해하겠지만 그러면 안돼지...
평소에 얌전한놈이라 이쯤하고 넘어가는 줄로 알아 내일부터 화장실 청소하고 매일
반성문 한 장씩 써와.
영 규: 전... 전... 진짜 아니에요.. 그게 아닌데....
선생님: 뭐가 또 아니야... 됐다잖아.... 나가봐. (영규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 선생님 영규의
고개 숙인 얼굴을 손으로 들며) 어 이자식 울려구 하네..... 사내자식이.... 됐으니까
그냥 나가봐. (영규 울면서 교무실을 나간다)
FADE OUT(조명 어두워진다)
영규의 편지계속된다
영규편지: 내편인 사람... 내 말을 믿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게 너무도 슬펐어요.
그렇게 울다보니 눈이 부었어요... 울고 싶지는 않았는데, 계속해서 눈물이 흘러
내렸거든요. 그대로 집에 들어가면 엄마가 난리 치실 것 같아서 그대로 집에
들어갈 수도 없고, 어쩌다가 교회로 찾아 들게 됐어요.. 늦은 저녁이라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요...
FADE IN(조명 밝아진다)
교회 예배실 십자가 앞에 영규가 서있다.
영 규: (주위를 둘러보며) 내가 왜 교회로 온거지? 애들 무서워서 교회에까지 발을
끊었던 못난놈이 뭐가 아쉬워서 교회는 온 거야?? (십자가를 보며 체념한 듯 고개
를 떨구며) 정말 하나님이 있으신데도 그분은 날 잊으셨을꺼야... 난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수 없는 그런놈이니까...... 집에나 가야지.....
(뒤돌아 문쪽으로 간다. 그러다가 잠시 멈칫한다.)
영 규: 아니! 아니야! 아냐! 온김에 하나님... 예수님께 좀 따져야 겠어.... 예수님! 사람들은
예수님을 '사랑의 주' 라고 부르더군요. 치~~~. 하지만 ..... 아닐꺼에요.... 죄다 거짓
말일 꺼에요. '사랑의 주' 라면 ..... 날 이렇게 내버려 둘리 없어요. 저도 엄연한 사
람인데.... 못났어요 병신같아도 사람인데.... 이렇게 사랑의 '사' 자도 모르게 살아가게
팽계쳐 놓으시는 분이 무슨 사랑의 주에여?? 전 안믿어요... 안믿어! 안믿어!(소
리친다) 사랑의 주! 사랑의 주! (영규 웃음을 크게 터뜨리며 십자가 앞에 털퍽
주저 앉는다.) 제가 못난 놈이란 것쯤은 저도 알아요.. 저 같은걸 애들이 미워하는건
어쩜 당연할찌도 몰라요.. 그래도 애들과 친해지려고 전... 전... 나름대로 노력했
어요... 똑바로 걷는 연습도 힘겹게 했고 애들 앞에서 제대로 말하려고 밤 세 거울을
보며 연습한 적도 많아요. 하지만 안되는 걸 어떡해요. 전 원래 이것밖에 안되는 걸
어쩌나요....
(조금 감정을 삭히며) 이젠 익숙해질만 한데 애들의 멸시가 이젠 익숙해질만도
한데.... 왜 이리도 점점더 힘들어 지는지 모르겠어요 그 애들이 바꾸지는 못하더
라도 그저 제 아픔이라도 무뎌지게 해 주시면 좋을 꺼에요....
(이때 영규는 조용하게 '똑바로 보고 싶어요' 찬양을 부른다.. 노래를 부르다가 목이 매인다.)
(그때 어디선가 예수님의 음성이 들린다)
예수님: 영규야 넌 혼자가 아니다 너는 사랑하는 나의 아들이니 너를 힘들게 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진심으로 네가 먼저 그들을 사랑해라.
영 규: 그들을 사랑하고 용서하라니요?? 매일 죽어 없어지기를 바랬던 저애요... 그런제가 용서라니요??... 전 너무 모자란 아이라 그런 아량은 없어요...
예수님: '누군가 너의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도 마저 대라' 내 너와 함께 있겠다.
영 규: 저와 함께 계시겠다구요?
예수님: 그래 내가 너와 언제나 동행 할지니라.
영 규: 동행이요! 예수님이 언제 저와 함께 동행하셨죠! 동행하셨다면 왜 절 이렇게
더욱 힘들게 하셨죠!
예수님: 고개를 들어 이것을 보라! (앞에 발자국이 4개가 있는 화면이 보여진다.)
이것은 네가 걷기 시작하면서 지금 너와 내가 걸은 발자국이니라. 하나는 너의
발자국이요 하나는 나의 발자국이니라. 이것이 나의 징표니라.
영 규: 하지만 예수님 전 지금 너무 힘들어요! 차라리 죽고 싶어요! 지금 전 예수님이
저와 동행하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어요! 지금도 저와 동행하신다는 징표는
뭐죠! 뭐예요!
예수님: 고개를 들어 나의 징표를 보라! (앞에 발자국 화면이 보여진다. 그러나 발자국은
2개 밖에 없다)
영 규: (발자국을 보며) 하! 거봐요! 예수님은 거짓말을 하셨어요! 발자국이 2개 밖에
없쟎아요! 왜 이렇게 힘들 땐 저와 동행하지 않으시고 절 혼자서 이렇게 힘든
길을 걷게 하시는 거예요! 왜요! 왜요! 왜!
예수님: 영규야! 나의 사랑하는 아들아! 나는 지금 너를 업고 걷고 있단다.
영 규: (천천히 발자국 화면을 바라보며) 그럼 이 발자국은 저의 발자국이 아니라 절
업고 계신 예수님의 발자국이라구요!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으며) 예수님!
절 용서해 주세요!
예수님: 나는 전에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너와 함께 하리라!
FADE OUT(조명 어두워진다)
영규의 편지 계속된다
영규편지: 교회에서 돌아오던 길에 저는 이런 생각을 생각했습니다. 예수님 뜻이 그런거라
면 다 용서하지는 못해도 한번 더 참아 보기로여. 죽이고 싶던 애들을 하나씩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죽도록 미워하는 이들에게 제게 좋은 태도로
대해 주기를 바란건 바보같은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차츰 생겼어요. 그냥
무작정 용서하고 사랑했습니다. 그들의 괴롭힘은 계속 됐지만 주님이 내곁에
계시니 두렵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부턴가 철수가 며칠 동안이나 학
교를 안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전 같으면 기분 좋은 일이였을 테지만 마음을
달리 먹고 나니 걱정이 되었어요.
FADE IN(조명 밝아진다)
아이1 : 너 그거 알아 철수 걔 학교 안 나오는거 걔 동생이 자살했대.
아이2 : 뭐? 진짜? 아니 왜?
아이1 : 그거야 잘 모르겠지만 소문에 의하면 친구들한테 따돌림 당하는 것 땜에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렸다나봐.
아이2 : 어머.. 어쩜... 지네 오빠는 괴롭히는 앤데 동생은 '따' 돼서 자살을 했다구 참 웃긴 다....
아이1 : 조용히해... 누가 듣겠다.... (철수가 교실로 들어오는 것을 보며) 엄마야... 철수왔다...
(한쪽 옆에서는 철수 패거리들 영규를 괴롭히고 있다.)
철수친구: 이제오냐.. 왜 며칠동안 안왔냐?? (영규를 바라보며 소리친다) 영규 너 철수 오랜
만에 학교 왔는데 매점가서 먹을 것좀 사와.
철 수: 됐어... 먹고 싶으면 니가 사다먹어. 얘 시키지 말고.
철수친구: 야 너 왜그래? 며칠동안 안오더니 아파서 머리가 어떻게 된거냐??
철 수: 시끄러워 그리고 영규 너 앞으로 우리 심부름 할 필요 없어... 또 내 앞에서
얼쩡거리지 말고 니할일해..
철수친구: 너 진짜 왜이래? 얘 없으면 너 스트레스 어디다가 풀려구...
철 수: 시끄럽다고 했지 (영규를 보며) 나 너보면 이상한 생각들어 그래서 미쳐버릴 것
같으니까 앞으로 절대로 내 눈앞에 있지마.
영 규: 아.. 알았어(자기자리로 간다)
철 수: 잠깐... 그리고 너 임마 운동좀 해...!! 그리고 앞으로는 병신같이 딴 놈들한테 맞고
다니지 말고! 만약에 너 맞고 다니는 거 내가 보면 너 가만 안둘꺼야....
(영규는 제자리로 돌아간다)
철 수: (철수 친구를 보며) 너도 애들 좀 그만 괴롭혀....
철수친구: 이 세끼... 나보다 니가 항상 더 하잖아...
철 수: 나도 몰랐어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걸....
철수친구: 뭐라구 다시 말해봐! 뭐!
철 수: 됐어... (호주머니에서 지폐뭉치를 꺼내며) 이거 내가 영규한테 빼었던 돈이야 난
집에 갈 테니까 니가 좀 돌려줘.
(밖으로 나간다.)
철수친구: 제가 미쳤나?
FADE OUT(조명 꺼진다)
영규의 편지 계속된다.
영규편지: 저는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애는 제게 사과를 하고 싶어했다는 걸 말이에요.
지금 이 순간 저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나의 마음이 먼저 변화해야 상대방도
바뀐다는 걸 왜전 미쳐 몰랐을까요.? 그 애의 상처가 아물 때쯤 그 애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저 같은 이유로 아파하는 이
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항상 주님이 함께 계실것이니 두려워하지 말고
대담하게 용서하라" 고 말이에요
F.O F.I
사회자: 지금 영규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그리고 철수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혹시 영규의 모습이 여러분의 모습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철수의 모습이
바로 당신일 수 있습니다.
그럼 안녕히계십시오.
(사회자 책상있는 곳으로 걸어가다 무엇인가 걸려 우수운 모양으로 넘어진다. 조명은 사회자를 따라가다가 꺼진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