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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기본군사훈련단 772기 어느 훈련병이 기록한 6주간의 일기 |
1일차 – 2017년 1월 9일 (월) 안 올 것만 같던 입대일이 왔다. 아침까진 아무 생각 없었는데 입영식 직전 “가족 및 친지 분들과 입영 장병들의 분리가 있겠습니다.” 이 말을 들으니 부모님 걱정에 눈물이 나왔다. 여기선 바깥 소식을 알 수가 없다. 사회랑 단절된게 싫다. 집에 있는 부모님 걱정도 된다. 앞으로 남은 2년이 언제 다 갈까. 입대할 때 점심도 못 먹고 왔다. 생활관 오자마자 노팬티로 츄리닝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원래 입고 왔떤 옷은 집으로 택배로 보낸다고 한다. 팬티는 왜 못 입게 하는건지 모르겠다. |
2일차 – 2017년 1월 10일 (화) 밥 진짜 맛없다. 말로만 듣던 똥국이 나왔다. 밖에 나가서 편식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여기 밥은 너무너무 맛이 없다. 화장실 변기칸이나 관물대 밑에 있는 낙서를 보는데 꿀잼이다. 꿀팁같은 것들도 좀 적혀있다. 시간에 여유가 없어 씻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못가니 답답하다. |
3일차 – 2017년 1월 11일 (수) 예방접종 하는데 계속 대기만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몇시간째 밖이나 실내에서 앉아서 의미없이 기다리기만 한다. 전역일을 바라보면 시간이 안가는데 시야를 하루로 좁혀서 보면 은근히 시간이 잘 간다. 한 것도 없는거 같은데 순식간에 밤이 된다. 건물이 오래돼서 방 안에서 쥐가 나온다. 건물에서 쥐 나오는건 처음 봤다. 생활관에 한두권 있는 책에 전 기수들이 남기고 간 훈련소 꿀팁이 적혀있다. 그거 읽으니 재미있다. 그동안 같은 방 사람들끼리 아무 말도 없었는데 이제 서로 얘기하며 놀기 시작했다. 서로 농담하면서 대화하니 그나마 재밌어졌다. |
4일차 – 2017년 1월 12일 (목) 입을 수 있는걸 다 입어도 춥다. 밥은 진짜 맛없으며 반찬은 엄청 조금 주고 국은 너무 싱거워서 물맛이 난다. 세면장에서 따듯한 물이라도 나와서 다행이다. 그리고 우리대대(4대대) 건물만 낙후되었다. 짜증난다. 4대대가 안좋은 이유를 드디어 깨달았다. 관물대 사이를 뒤지다가 전 기수가 남기고 간 조교도감을 발견했다. 조교를 등급별로 나눠놨다. 보고 한참 웃었다. ㅋㅋㅋㅋㅋ 할 게 없어서 시간만 때우며 밥만 기다리며 살고 있다. 밥 말고 다른걸 못 먹으니 배도 고프다. 오기 전에 머리 밀고 왔는데 안그래도 없는 머리 1mm로 밀었다. 이제 옆에 사람 지나갈 때 생기는 바람만 불어도 춥다. 머리 만지니 동물 가죽 만지는 느낌이 든다. 이상하다. 머리털보다 다리털이 더 길어질 날이 올 줄은 몰랐다. 머리 감고 나서 안 닦아도 세면장에서 방으로 가는 동안 머리가 다 마른다. 이제 누가 누군지 구별이 안 된다. 생활관에 TV는 있는데 작동은 안되고 책은 ‘기본군사지식’ 하나밖에 없는데 재미없다. 진짜 지루하다. 전투복 등 보급품 다 받았다. 수건 하나로 1주일을 사니까 진짜 더럽다. 종교 소개시간에 재밌는 거랑 바깥소식 들으니 기분이 좀 풀렸다. |
5일차 – 2017년 1월 13일 (금) 아침부터 자습했다. 피곤하다. 계속 양반다리로 있으니 다리도 아프다. 꼭 고등학교 때 자습하는 기분이다. 자습하면서 같은방 친구들이랑 롤링페이퍼 만들어서 돌렸다. 군가 배웠는데 조교가 음치라서 노래 부를 때마다 음정, 박자가 달라져 웃겼다. ㅋㅋㅋㅋㅋ 예방접종 했다. 주사기를 그냥 팔에 푹 찔러 박는다. 기다리면서 가축처럼 밀착해 있어서 뒷사람 콧바람이 내 뒷목에 닿고 뒷사람의 젖꼭지가 팔에 닿으니 소름이었다. 얼룩무의 외피 입은 수백명의 빡빡이들을 보니 끔찍했고, 그게 내 모습이라 생각하니 슬펐다. 대기시간도 더럽게 길다. 뭐 하나 하는데도 기본 1~2기간 기다린다. |
6일차 – 2017년 1월 14일 (토) 오늘부터 빡세졌다. 군기도 많이 잡고 얼차려도 주기 시작한다. 군대리아가 나왔는데 롯데리아보다 더 맛없다. 오후에는 주말이라고 컵라면 줘서 먹었다. 입단식 연습했는데 발, 다리 아프다. 온 몸이 뻐근하다. 밤에 불 끄고 잘려고 누워서 조교 욕하는거 꿀쨈이다. |
7일차 – 2017년 1월 15일 (일) 아침에 영하 9도까지 내려가서 춥고 코가 따가웠다. 종교참석시간이 있어 불교로 갔는데 힙합 하더라. 예불 드릴땐 잠왔다. 강당에 갔는데 빡대가리가 너무 많아서 40분째 일이 진행이 안됨. 중대장이 포기하고 2마디 이상 명령을 안내렸다. 국방유치원됨. |
8일차 – 2017년 1월 16일 (월) 자거나 졸 때 군대꿈 꾼다. 극혐이다. 오늘부터는 특병기간이라 일기 쓸 여유도 없다. 하루종일 바빠서 이도 저녁까지 못 닦았다. 오늘부터 아침에 1.5km 구보 시작했다. 입단식도 했다. 1차 체력측정 했다. 1.5km 전투뜀걸음 하는데 반바퀴 뛰고 힘들어서 걸었더니 불합격했다.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도 했다. 특병기간이다 보니 잘못을 안 해도 엄청 사소한 잘못 하나하나 다 꼬투리 잡아서 얼차려 준다. 창조경죄다. 저녁 먹으러 줄섰는데 여기 밥은 절대로 안 그리울 거라는 급양병의 한 마디가 기억에 남았다. 밤에 밤하늘 별을 봤는데 별이 많이 보였다. 9년만에 오리온자리를 다시 봤다. 보급 받았던 의류대 2개 분량의 옷을 관물대 한칸에 다 쑤셔박았다. 이 정도면 도라에몽 주머니급이다. 오늘 이를 못닦아서 이닦고 싶다. 너무 바빠 일기 쓸 시간이 없어서 소등하고 나서 손목시계 조명으로 일기썼다. |
9일차 – 2017년 1월 17일 (화) 오전에는 이론학과만 있었다. 이론학과는 좀 널널해서 일기 쓸 시간이 있었다. 우리 소대 조교는 천사다. 일병이라 아직 짬이 덜 차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얼차려도 짧게 주거나 안주고 훈련병들이 뭘 못하고 있으면 바로 얼차려 주지 않고 조용히 옆에 와서 묵묵히 하는법을 알려준다. 살짝 감동받았다. ㅋㅋ 관물함 각잡고 정리하는 게 힘들다. 오늘은 저녁점호 후 시간이 좀 있어서 여유있게 세면, 화장실 이용, 물마시기, 일기쓰기를 할 수 있었다. 기분 좋았음. |
10일차 –2017년 1월 18일 (수) 훈련소 생활의 1/4이 지나갔다. 금양도우미라서 새벽 5시 반에 일어났다. 국 퍼주는걸 했는데 생각보다 편했다. 학과시간엔 제식연습 했다. 도수제식은 할만했는데 집총제식은 총도 무겁고 좀 힘들었다. 계속 못한다고 불려나가서 조교한테 따로 교육 받았다. 저녁에도 급양도우미 했는데 계단 쓸기 걸려서 꿀이었다. 청소하다가 771기를 만았는데 모자에 이등병 마크 달고 있었고 이틀 후 수료라고 해서 진짜 부러웠다. 특병기간이라 그런지 훈련병들을 지켜본 결과 행동거지가 엉망이라는 등의 이유로 밤 9시에 점호장에 집합해서 형식적인 얼차려 받았다. |
11일차 – 2017년 1월 19일 (목) 일어나자마자 대대 전체 얼차려 받고 아침구보 뛰고 나니 밥맛이 없었다. 빨리 특병기간이 끝났으면. 총검술 했는데 총은 무겁고 팔은 아프고 바닥이 모래였는데 마스크가 계속 벗겨져 흙먼지 날리는거 다 먹었다. 온몸이 다 힘들었다. 저녁밥은 끔찍할 정도로 맛없었다. 급양병 군기교육대 보내야 됨. |
12일차 – 2017년 1월 20일 (금) 처음으로 불침번 서봤다. 자정부터 새벽 1시까지 건물 입구 지켰는데 돌아다니는 동기 이름, 용무 적고 외부인 오면 절차에 따라서 문 열어주는 일했다. 중간에 당직사관 와서 문 열라고 재촉하는데 안열어주고 절차대로 했다. 아침엔 눈이 왔다. 내가 사는 지역엔 눈 온적이 거의 없었는데 하필 군대 오니까 눈이 오다니. 제설 해야되나 걱정했는데 눈은 금방 그쳤다. 실내학과가 많으니 좀 쉴 수 있어서 좋다. 오늘 771기 수료식하는 소리가 강당에 들렸는데 부러워 죽을거 같았다. 옆에서 수료식 하는데 학과 듣자니 힘빠졌다. 도수체조를 배웠다. 바람 많이 부는데 밖에서 3시간 체조하니 손이 얼어서 아프다. 생활관 와서 뜨거운 물로 한참동안 손 녹이니 좀 나아졌다. 저녁에는 갑자기 대대 얼차려를 주는데 특병기간이라 그런지 불가능한걸 시켜서 잘못을 하게 만들고 그걸 이유로 얼차려를 줬다. 평소보다 좀 빡세긴 했지만 훈련병들한테 안좋은 소리만 하다가 갑자기 격려, 기대의 말을 하고, 얼차려의 이유를 정신상태가 별로라는 등의 구체적이지 않은 걸로 뭉뚱그리는걸 보니 그냥 매 기수마다 형식적으로 하는 얼차려 같다. 그렇게 1시간정도 얼차려 받고 있으니 갑자기 대대장님이 나타나서 날씨가 추우니 훈련병들의 신변정리에 힘써달라는 말을 한마디 하셨고 그 말 한마디에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생활관에 들어와 여유롭게 씻고 일기도 썼다. 감미품으로 몽쉘 딸기맛 6개, 레모나, 사과주스를 받았다. 얼마만에 먹는 간식인건지 정말 기쁘고 맛있었다. 감격스럽기까지 했다. 몽쉘이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다. 먹고싶은 음식 목록에 적어놨던 거라 매우 만족스러웠다. 먹을 걸로 이렇게 기뻐한건 살며서 처음이다. 그리고 오늘부로 특병기간도 끝났다! |
13일차 – 2017년 1월 21일 (토) 어제부로 특병기간이 끝나서 조교들의 갈굼이 눈에 띄게 줄었다. 효전화 했는데 1차, 2차 시도는 부모님 두둔 다 전화를 안받고 마지막 기회에 아빠랑 겨우 연락이 됐다. 계속 통화가 안돼서 통화 못하는 줄 알았다. 아빠한테 겨우 걸려 2주만에 통화한건데 진짜 반가웠다. 효전화 시간 3분 30초가 너무 빨리 흘러갔고, 잘 지내라는 말 듣고 전화 끊으니 눈물이 나왔다. 헌혈버스가 와서 헌혈 할려고 했는데 여기와서 시간, 날짜 개념이 없어져서 해외여행한지 1달이 안된걸 잊어서 헌혈 못했다. 근데 몽쉘 1개 받음. 교육 중 암기사항에 직속상관 관등성명이 있었는데 제일 위쪽 분의 상황이... 아마 다음 기수나 다다음 기수는 다른 이름을 외울지도 모르겠다. |
14일차 – 2017년 1월 22일 (일) 두 번째 종교참석이 있었다. 이번엔 기독교로 가봤는데 계속 노래부른다. 내가 힙합을 별로 안좋아해서 불교보다는 기독교가 재밌었다. 주말이라 자습시간 줘서 편지 좀 쓸려고 했더니 일을 계속 시켜서 짜증났다. 다른 호실은 자습인데 우리 호실만 일하러 나간거였다. 낮에는 짜장면 컵라면을 줘서 먹었다. 근데 물을 못버리게 해서 라면처럼 먹었는데 맛이 오묘했다. 저녁 먹으로 갈 때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갑자기 엎드려뻗쳐 하고 계속 대기해서 40분 기다려서 저녁먹었다. 근데 저녁 반찬 3개중 2개가 김치였다. 여기 밥은 확실히 쓰레기가 맞다. 저녁점호 전엔 갑자기 감미품으로 페트병 콜라에 건빵까지 줬다. 여기서 먹으니 건빵도 진짜 맛있었다. 집에선 먹지도 않았는데.. 요즘 먹을 걸 많이 주니까 기분이 좋다. 저녁점호 하는데 손목시계 잠깐 만지는 순간 조교가 들어와서 시계 만지고 있었다는 이유같지도 않은 이유로 얼차려 받았다. |
15일차 – 2017년 1월 23일 (월) 오늘부터 아침구보를 3km 뛴다. 그런데 실제 거리는 3km가 안되는거 같다. 경보랑 달리기를 섞어서 뛰니 할만했다. 각개전투를 했다. 각개전투 이론은 밖에서 했는데 너무 좁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손발이 어는줄 알았다. 실습할 때는 진짜로 총 들고 바닥에 굴렀는데 추워서 손에 힘이 안들어가고 손 끝에 감각도 없어서 추워 죽는줄 알았다. 너무 추워서 설명하는게 눈이랑 귀에 하나도 안들어왔다. 땅에 구르니 온 몸에 모래는 다 묻고 귀마개 때문에 귀가 접혀서 마스크가 벗겨져 흙먼지 다 마셨다. 그래도 날씨가 너무 춥다고 학과를 좀 일찍 끝낸건 그나마 다행이었다. 각개전투 할 때는 진짜 군인이 된 느낌이 들었다. 총기 분해결합 수업도 했다. 도구없이 손만 써서 분해 가능하게 만들어 놓은게 신기했다. 이대까지 한 실습 훈련 중에 제일 쉬웠다. 저녁밥은 귤이 1인당 4개나 나왔다. 지금 바깥에 귤 병이 유행하나? |
16일차 – 2017년 1월 24일 (화) 사격자세 실습했다. 어제 만큼 춥진 않았고 각개전투만큼 힘들지도 않아서 할만했다. 오늘 식사는 최악이었다. 아침에 빵이 나와 배도 별로 안불렀는데 점심은 마지막 순서로 가니 줄이 길어서 40분을 기다렸다.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픈데 들어갔더니 밥이 없다고 했다. 또 기다리다가 밥을 겨우 받았는데 주먹 크기보다 더 작은 양만큼만 줬다. 근데 마지막 순서로 들어간거라 조교가 빨리 먹고 나가라고 했다. 부식으로 받은 배 한조각도 다 못먹고 나왔다. 당연히 배는 여전히 고팠다. 여긴 쓰레기같다. 빨리 수료하고 나가서 여유롭게 식사하고 싶다. 최근 며칠동안 쉴 시간이 거의 없으니 하루 종일 피곤했다. 그래도 오후 이론시간에 좀 많이 자둬서 그나마 다행이다. 피곤해서 그런지 어제도 그렇고 이 일기 쓰는 도중에 코피난다. 강당인데 어쩌지. 코피날 때 그냥 말 안하고 혼자 화장실 가면서 조교 6명 정도 마주쳤는데 신기하게도 아무도 신경을 안쓴다. 단독행동 하지말라고 할 땐 언제고 피 흘리고 있으니까 무시한다. 특기소개시간에 헌병 설명 도중 **사진 나오니 강당에 있던 훈련병이 다 같이 ‘으으’거렸다. 오늘 훈련병한테 우편물, 인터넷편지 왔는데 난 한통도 못받았다.ㅠ |
17일차 – 2017년 1월 25일 (수) 심폐소생술 학과 하는 곳이 좀 높은 곳에 있어서 올라가다가 주변을 보니 바깥 세상의 아파트, 자동차들이 보였다. 그런걸 보니까 빨리 여기서 나가고 싶다. 설 특식으로 크리스피 도넛이랑 케이크 먹었다. 요즘 간식 많이 나오니까 좋다. 케이크 크림이 좀 느끼해서 동기들이 케이크를 많이 안먹었다. 덕분에 단거 먹기 싫어질 정도로 케이크 많이 먹었다. |
18일차 – 2017년 1월 26일 (목) 기상시간은 아침 6시인데 기상 후 5분 내로 이불 개고 옷 갈아입고 화장실 이용을 다 끝내고 집합하라는 답없는 내용의 방송이 매일 나온다. 어쩔 수 없이 화장실 가는걸 포기했었지만 이제는 아침에 화장실 한번 가기 위해 5시 50분에 미리 일어나 이불개고 옷 입고 기다린다. 오늘은 야외하과가 2개나 있었던 힘든 날이었다. 조준실습은 사격장에서 절차 연습하는거라 훈련 자체는 별로 안힘들었는데 훈련 전에 얼차려받는게 더 힘들었다. 망할 팔벌려 놀피뛰기 4의 배수 생략. 오후엔 1차 전투뜀걸음을 했는데 시작 전부터 팔벌려 높이뛰기, 팔굽혀펴기로 힘을 다 빼놓고 시작했다. 다행히 걷는 속도로 뛰었고, 3바뀌 뛸거라 생각했는데 2바뀌만 뛰어서 할만했다. 야외학과 2개 다 하고나니 무릅이 아팠다. 오늘 급양도우미 했는데 이번에도 국 배식을 해서 좋았다. 반찬 배식하며 더 달라고 하는 사람이 많아서 갈등되는데 국은 안받는 사람은 있어도 더 달라고 하는 사람은 없어서 편하다. 도우미 다 끝나고 화장실 갔다왔는데 일하고 온걸로 착각한건지 급양병들이 일을 안시켜 부담스러울 정도로 편하게 쉬었다. 귤만 들어있는 식판 치우라는 심부름 받아서 귤까지 추가로 먹었다. 귤 까면서 저 멀리 설거지하는 동기들을 지켜보니까 알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오늘 전투뜀걸음 해서 그런지 크림빵이랑 게토레이를 간식으로 받았다. 저녁엔 자습시간을 일찍 줘서 일기도 여유롭게 쓰고 편지도 썼다. 저녁점호 끝나고 동생이랑 엄마한테서 손편지, 인터넷편지가 왔다. 곧 잘 시간이라 손편지는 못 읽고 인터넷편지만 봤지만 편지 받기만 해도 정말 기분이 좋다. |
19일차 – 2017년 1월 27일 (금) 꿀같은 설 연휴를 끔찍한 훈련소에서 맞게 되었다. 새벽 4시~5시 불침번이었는데 다른 불침번이 3시에 잘못 깨워서 새벽에 두 번이나 깼다. 잠오는데 실내학과 시간엔 못 자게 하니 피곤하다. 기지방호 학과 때는 완전군장을 해봤다. 전투배낭 메고 방독면 메고 총 드니 무거웠다. 걷기만 해도 무릅 아프다. 공습 시나리오를 짜서 방송에 따라 움직이는데 꼭 군사작전 하는거 같고 중간중간 재밌는 일도 꽤 있어서 다른 훈련들보단 할만했다. |
20일차 – 2017년 1월 28일 (토) 오늘은 설날이다. 평소 같으면 어제 시골로 내려가 제사지내고 있을건데 난 지금 훈련소에서 일기를 쓰고 있다. 가족들은 지금 다 시골로 내려가 친척들이랑 다 같이 있겠지? 그리고 오늘은 20일차다. 어느새 훈련소 생활의 절반이 지나갔다. 빨리 수료하고 싶다. 2차 효전화 했다. 이번엔 통화시간이 6분이라 여유롭게 통화했다. 처음 효전화 할 땐 떨렸는데 이번엔 마음이 편했다. 설날이라 가족들이 다 모여 있어서 엄마랑 동생이랑 통화했다. 내 2학기 학점이 4를 넘겼다는 소식을 들었고 동생이 오버워치 한정판 스킨 사놨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급양도우미 또 했는데 이번엔 꿀 중의 꿀이었다. 정수기 앞 물을 밀대로 미는건데 사람들이 밥 다 먹을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데 너무 심심해서 몰래 밥 한번 더 먹었다. 안걸림ㅋ 오랜만에 밥을 배부르게 먹으니 행복했다. 설 연휴라 그런지 오후 내내 일정이 없어 자습만 했따. 자습 시간동안 쉬고 밀린 편지도 쓰고 낮잠도 좀 잤다. 저녁엔 닭도리탕이랑 계란국 나왔다. 요즘 닭 요리가 자주 나오는걸 보니 AI가 심해진게 틀림없다. 근데 닭 요리가 자유배식이어서 평소에 먹는 양의 4배를 먹었다. 오늘 하루는 밥 잘먹어서 기분좋다. |
21일차 – 2017년 1월 29일 (일) 이제 D-19다. 비가 왔고 안개도 많이 꼈다. 이번에도 기독교로 종참 갔는데 오늘은 정치, 경제, 사회 소식은 하나도 안알려주고 연예, 스포츠 소식만 알려주길래 그냥 잤다. 강당에서 영화 ‘연평해전’ 보여줬는데 피곤해서 나도 모르게 잠들었다. 일요일이고 설날 연휴인데도 일정에도 없던 유격교육을 받았다. 쉬는 날엔 좀 쉬게해줬으면 좋겠다. 저녁 점호 때 조교가 군가 가르쳐줬는데 너무 웃겼다. 음치인 것도 그렇치만 가사를 잊어버렸다고 하길래 훈련병들이 가르쳐주니까 “아 맞다” 이러면서 너무 해맑게 웃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조교님 너무 귀엽다. |
22일차 – 2017년 1월 30일 (월) 이번주(훈련 3주차)부터 유격, 사격, 화생방 등 강도 높은 훈련들을 한다. 근데 오늘은 오전에 실내학과였고 오후엔 화생방 학과였는데 방독면 메는 법, 쓰는 법만 배웠다. 힘 많이 쓰는 훈련이 없어서 별로 안힘들었다. 시간도 금방 가는 기분이었다. 밤에 밖에 빨래 널어놨는데 잘 마르고 있나 확인하러 나가봤더니 빨래가 반쯤 얼어있었다. 일단 방에 가져왔는데 내일가지 그대로 밖에 뒀으면 큰일날뻔했다. |
23일차 – 2017년 1월 31일 (화) 요즘 흙먼지를 많이 마셔서인지 목감기에 옮은건지 소리를 많이 지른 탓인지 목이 아프고 기침도 자주 나오고 목소리를 크게 내기 힘들다. 이대로 교관이나 조교한테 걸리면 목소리 작다는 이유로 얼차려 받는 건 피할 수 없을 거같다. 아침구보는 작게 1바퀴+크게 1바퀴로 늘었는데 첫 주에 작게 1바퀴 뛸때보단 힘이 적게 들었다. 여기와서 체력이 많이 늘었나 보다. 제일 싫어하는 총검술 학과가 끝나서 정말 행복하다. 다른 학과에 비해 얼차려 시간도 많고, 추워서 수업이 귀에 들어오지도 않고, 실습해보면 총은 무겁고 힘은 엄청 들고 마음대로 잘 되지도 않아서 싫었다. 오후엔 말로만 듣던 화생방 가스체험을 했다. 가스실 근처로 가기만 해도 벌써 코가 따가워지기 시작했다. 가스실에 들어가니 체리맛 딸기맛 그런건 모르겠고 눈이 모래 뿌린것처럼 따가웠다. 난 안그래도 눈이 작은데 더 작게 뜨니 눈에는 가스가 별로 안들어와 버틸만 했다. 혹시 몰라서 들어올 때 숨을 참고 있었는데 방독면 꺼내는 도중에 숨을 한번 쉬어서 CS가스를 한모금 마셨다. 코랑 목이 바로 따갑고 매웠다. 바로 방독면을 써서 가스는 한모금만 마시고 더는 안마셨다. 덕분에 눈물, 콧물은 거의 안흘렸다. 방독면 하나로 가스를 안마실수 있는게 신기했다. 정화통 갈기, 음료취수 훈련만 하고 5분정도 만에 바로 밖으로 나갔다. 숨 잘 참고 침착하게만 행동하면 되는거라 힘은 안들었고 꽤 할만했다. 난 화생방보다 총검술, 각개전투가 더 싫다. 저녁엔 특기별 TO 나온거 보고 희망특기조사 했다. 뭘 써야될지 참 고민됐다. 오늘 저녁밥은 무슨일이 벌어진건지 치킨을 밥 퍼는 곳에다가 산처럼 많이 받았다. AI가 얼마나 심해졌길래 군대에서 이렇게 치킨을 많이 주는걸까? 그래도 치킨 많이 나오니 좋진 좋더라. 맛있게 먹었다. |
24일차 – 2017년 2월 1일 (수) 2월이 됐다. 이번달에 집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오전엔 영점사격을 했는데 우리 소대가 부사수 역할을 하게 됐다. 방송을 듣고 사수 옆에서 바로바로 보조 역할을 해줘야 되는데 난 바로 교체당했다. 난 왜인지는 모르지만 사람이 말할 때 발음을 잘 못알아듣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입대 전에도 같은 말을 계속 다시 물어봐서 사람들한테 안좋은 소리도 들었고 내가 말을 알아듣는데 문제가 있다는 것도 어느정도 알고는 있었다. 그런데 오늘 부사수 일을 잠깐 하면서 방송에 아무리 집중해도 발음은 안들리고 웅성거리는 걸로만 들려서 뭘 해야될지 모른 채 있었고, 사격장 교관한테 쓴소리도 들었다. 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사격에 지장이 생긴 것도 죄송했고, 부사수 역할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귀가 안좋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기 때문에 좀 충격 받았다. 나는 집중해서 방송 들을려고 하는데 들리진 않고 교관은 나한테 멍때리지 말라고 하니 서럽기도 했다. 부사수 교체당하고 바로 영점사격을 했다. 25m 거리에서 10발 쏘는 거였는데 방금 일로 멘탈이 나가있어서 그냥 대충 쐈다. 잘 쏜건지 못 쏜건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보니 탄착군 안에 7발이 들어가있었따. 나름 잘 쏜거같다. 총 쏠땐 소리가 정말 컸지만 반동은 생각했던 것만큼 심하지는 않았다. 목 상태가 안좋았는데 부사수 잠깐 할 때 소리를 많이 질러서 목이 더 나갔고, 오늘 일 때문에 사격 하기가 싫어졌다. 유격체조 할 때는 PT체조 동작 중 4개를 배웠다. 그 4개를 쉴 틈 없이 계속 시켰다. 8번 동작 할 때는 몇 번 하고나니 목이 안올라가졌다. 힘들었는데 표정관리 한다고 무표정으로 있으니 조교가 바로 얼차려시켰다. 그래서 나중엔 계속 엄청 힘든 표정 지었더니 조교들이 그냥 지나갔다. 유격체조까지 하고 나니 목이 오ᅟᅥᆫ전 나가버렸다. 2시간 체조했는데 온몸이 다 아프다. 유격체조 끝나고 연병장에 대자로 누워서 하늘을 봤는데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을 보니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누워서 군가 부르니 좀 울컥했다. 심하게 피곤한 하루였다. |
25일차 –2017년 2월 2일 (목) 악몽을 꿔서 1시간 간격으로 자다가 깼다. 일어나니 어제 유격체조 한 것 때문에 허리랑 다리가 아팠다. 아침 반찬으로 오징어일미무침 딱 4가닥을 줘서 어이없었다. 이거 먹고 뭘 하라는 건지. 오늘은 하루 종일 유격만 하는 날이었다. 오전엔 유격체조 조금 하다가 바로 유격랜드로 갔다. 유격랜드 코스는 원래 10가지가 넘지만 우리 기수는 8가지만 했다. X자 장애물 넘기는 손발만 멀쩡하면 다 할 수 있는 거였고, 허들같은거 손으로 짚고 넘는 것도 있었는데 난 키가 커서 쉬었다. 구름사다리도 있었는데 팔힘이 약해 못할 줄 알았는데 성공했다. 구름사다리는 성공한 사람이 적었다. 11m 상공에서 구름사다리 윗부분같은거 걸어가는 담력배양대도 했고, 외줄타기도 했는데 11m 높이에 있는 줄 대신 1m 높이에 있는 줄을 탔다. 중간에 몇 번 떨어질 뻔 했는데 성공했다. 5개 다 성공하니까 뿌듯했다. 다 끝나고 쉴 줄 알았는데 PT체조 계속 시켜서 힘들어 죽는줄 알았다. PT체조 다 끝나고 집합장소에 가길래 이제 쉬는구나 했는데 또 PT체조 시켰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서 유격훈련이 모두 끝났다. 다 끝나서 기분은 좋은데 온몸이 다 아프고 힘들다. 움직일 힘도 없어서 생활관에 와서 한참동안 앉아서 가만히 있었다. 저녁 먹다가 갑자기 열이 나고 어지러워졌다. 유격할 때 흙먼지 마시고 뛰어다녀서 목감기는 심해지고 몸살이 난 모야이었다. 밤에 응급수진 가서 약 받고 왔다. 유격 때문에 몸도 이상해지고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 |
26일차 – 2017년 2월 3일 (금) 종합실습평가가 있었다. 총검술, 각개전투, 화생방 시간에 배운 것들을 시험봤다. 총검술, 각개전투는 배운게 기억이 안났고 화생방은 방독면 창용법이 기억은 나는데 몸이 빠르게 움직여주지 않아서 망했다. 10점 만점에 기본점수가 7점이라 정말 다행이다. 기본점수 아니었으면 수료도 못했을 거다. ㅋㅋ 학과시간에 배우기만 하던 것들을 시험치니 수료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좋았다. 2차 전투뜀걸음 했는데 어제 유격해서 체력이 바닥나서 그런지 1차때랑 완전히 같은 조건이었는데도 1차때보다 힘들었다. 끝나고 감미품으로 게토레이, 초코에몽, 초코소라빵, 레모나 받았다. 이번주는 몸이 고생한 한 주였다. |
27일차 – 2017년 2월 4일 (토) 재식경연대회를 했다. 우리 소대 조교가 너무 천사라 제식연습을 따로 안시켜서 망한거같다. 3차 효전화 했다. 유격 당일 목이 완전히 나가버려서 효전화를 위해 그날부터 목 관리한다고 말을 거의 안했다. 덕분에 오늘 약간이나마 목소리가 나왔다. 아빠한테 전화했는데 집에 부모님 두 분이 다 계셔서 엄마랑도 통화해서 좋았다. 이번 효전화는 3분이라 너무 짧았다. 관물대 정리 하는데 다른 호실은 조교가 다 엎었다. 근데 우리 호실은 너무 정리를 잘 해놔서 조교가 계속 쳐다보더니 그냥 나갔다. 다행이다. |
28일차 – 2017년 2월 5일 (일) 기독교로 종참 갔는데 오늘은 세례, 성찬식 해서 카스테라랑 포도주스 먹었다. 맛있었음. 근데 바깥 소식을 알려주지 않아서 아쉬웠다. 강당에서 조교랑 사적인 질문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수료가 얼마 안남은게 느껴진다. 저녁 부식으로는 아이스크림이 나왔다. 가격이 무려 800원이고 ‘군용’ 마크도 안 붙어 있는 사회 아이스크림이었다. 거의 한 달만에 바깥 물건을 보니 신기했고, 맛있었다. 오늘부턴 목소리가 약간씩 나오기 시작했다. 목소리가 안나오니 말 하고 싶어서 정말 답답했다. |
29일차 – 2017년 2월 6일 (월) 목감기 때문에 정기수진 가서 약 받았다. 응급수진으로 갔을 때보다 약을 3ㅇㄹ치나 더 주고 약도 더 쎈거였다. 정기로 가길 잘했다. 가서 기다리는데 TV로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좋은 소식은 없었지만 거의 한달만에 본 뉴스라 느낌이 새로웠다. 수료이발 했다. 1mm로 머리 밀고 나오는데 겨우 길러놓은 머리 다시 잘라버리니 아까웠다. 입대 4일차에 1mm로 머리 밀었던게 생각났다. 그래도 지금은 1월달만큼 춥지 않아서 머리가 없어도 버틸만하다. 오늘 오후에는 일정이 없어서 자습했다. |
30일차 – 2017년 2월 7일 (화) 기록사격 했다. 50m, 100m, 150m 거리에서 랜덤으로 올라오는 표적을 맞추는 거였다. 50m는 아주 맞추기 쉽고 100m는 조금 집중하면 쉬웠다. 150m는 너무 멀어서 표적이 잘 보이질 않아 맞추기 어려웠다. 20발 쏴서 16발 맞췄다. 호실 친구 한명은 4발 맞춤 ㅋㅋㅋㅋ 2차 체력검정이 있었다. 1차 때 1바퀴 뛰었던 곳을 이번엔 2바뀌 뛰었다. 1차때는 반바퀴 뛰고 힘들어서 걸었는데 이번 2차 때는 2바퀴 돌 동안 한번도 안 쉬고 뛸 수 있었다. 그리고 1차 때 불합격이었던게 이번에 1급으로 올랐다. 기준이 좀 후한 것 같았지만 원래 기대했던 3급을 넘었고 체력도 많이 좋아져서 기분이 좋다. 밤에는 야간사격 했다. 사격장까지 갈 때 언덕 넘는게 힘든데 오늘만 이 언덕을 두 번 넘으니 죽을거 같다. 야간사격은 쏠 때 뭐가 보이지도 않고 점수에도 안들어가느거라 대충 10발 쏘고 끝냈다. 야외 활동을 많이 해서 피곤한 날이었다. |
31일차 – 2017년 2월 8일 (수) D-9다. 수료식까지 남은 날짜가 한자리수가 됐다. 왠일로 오전부터 오후 내내 실내학과만 있어서 좋다. 근데 피곤해서 나도 모르게 계속 잤다. 밤에는 야간기지방호 훈련이 있었다. 잠이 많아서 움직이기 힘들었다. 방독면 허리에 메고 달리기는 정말 싫다. 그래도 오늘은 다른 날에 비해선 편한 날이었다. |
32일차 – 2017년 2월 9일 (목) 총기분해결합 평가 봤다. 쉬운 거라서 훈련병들 거의 다 합격했다. 오전에 기록사격 재사격자들은 재사격하러 다시 사격장 갔는데 난 재사격자가 아니라서 생활관에서 자습했다. 특기분류가 있었다. 강당에 훈련병들이 보는 앞에서 프로그램 돌려 실시간으로 특기를 배정해 알려줬다. 나는 1지망으로 적은 특기 받았다. 특기시험 등수가 높아(한자리수) 예상했던 결과였다. 이제 자대만 잘 받으면 된다. 야외에서는 괜찮은ㄷ 실내만 가면 기침이 계속 나와 힘들었다. 저녁에 점호할 때 조교가 안와서 30분 동안 계속 열중쉬어 자세로 있었다. 계속 서있으니 어지럽고 속도 안좋아졌다. 훈련소에서 이렇게 의미없이 보내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이불 다 펴고 잘려고 누워있었더니 방송으로 이불 다 접고 책상 펴고 자습하라는 방송이 나왔다. 내일 종합이론평가 때문인거 같다. 낮에 의미없이 날리는 시간ㅇ 자습시켜주지. 잘 시간엔 자고싶다. 근데 가족한테서 편지가 와서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편지 읽었는데 감동이었다. 아픈게 다 낫더라. 공부는 훈련소 나가면 다 부질없는게 되는거니 야간 자습시간에 나중에 남는 것인 일기, 편지 답장 썼다. |
33일차 – 2017년 2월 10일 (금) 수료식까지 일주일 남았다. 오늘은 춥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다. 기침 때문에 숨 쉬기가 힘들어 처음으로 아침구보 열외했다. 역시 점수보단 건강이 최고다. 오전에 화생방 보호의 학과 있어서 화생방 학과장 가는데 거리는 멀고 허리에 멘 방독면은 흘러내리고 총은 무겁고 추워서 화생방 학과장 가는것부터 힘들었다. 화생방 훈련은 훈련보다 학과장까지 가는게 더 힘들다. 도착해서는 보호의 직접 입는 실습훈련을 했다. 추운데 방한도구 다 벗고 하니 손이 얼어서 곤에 힘이 안들어갔다. 단추 하나 잠글 힘도 없어서 보호의 대충 입고 다시 벗었다. 오늘 이 학과가 화생방 마지막 학과라 앞으로 화생방 학과장에 다시 갈 일이 없는건 너무 좋다. 종합이론평가를 봤다. 중요한 시험이라고는 하는데 학과 땐 피곤하면 그냥 자고, 일기랑 편지 쓰느라 공부도 많이는 안해서 별 생각없이 상식으로만 쳤다. 그래도 그럭저럭 본 거 같다. 종편 끝나니 수료가 진짜 얼마 안 남은 기분이 들었다. 3차 전투뜀걸음 했는데 단독군장하고 3km를 뛰었다. 힘들어 죽는줄 알았다. 총 들고 뛰니까 팔 부러질거같아 그냥 메고 뛰었다. 일단 완주 하긴 했는데 좀 무리했는지 많이 어지러웠다. 여름에 했으면 난 낙오가거나 쓰러지거나 둘 중 하나를 피할 수 없었을 거다. 총 들고 뛰는건 사람이 할 짓이 못된다. 끝나고 감미품 받았는데 빵이 너무 맛있었다. 훈련 다 끝나고 저녁에 일기, 편지 쓸려는데 갑자기 불이 다 꺼지고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캄캄해서 앞이 보이지도 않는데 완전궂낭 싸서 밖으로 나가야 했다. 알고보니 비상소집 훈련이었다. 완전군장 하니까 무거워서 걷는것도 힘들었다. 오늘은 여러 가지 일을 한 바쁜 날이었다. |
34일차 – 2017년 2월 11일 (토) 집총제식, 도수체조 평가가 있었다. 배운지 오래돼서 다 까먹어서 많이 틀렸다. 너무 많이 틀려서 소대장님이 유급 준비하라고 하셨다.ㅋㅋㅋ 이등병 계급 달린 전투모, 약복을 받았다. 작대기 하나 달겠다고 이때까지 고생한 것들이 생각났고, 이등병 계급장 보니까 기분이 좋아졌다. |
35일차 – 2017년 2월 12일 (일) 마지막 종참 갔다. 기독교 갔는데 평소랑 비슷했다. 이제 다음주 주말엔 교회 대신 집에 있을거라 생각하니 기분 좋았다. 별 일이 없는데 감미품으로 비타500, 건빵이 나왔다. 라면도 나옴. 밖에서는 못 보던 종류의 라면이었고 맛도 그닥이었지만 여기서 이런 음식 먹을 일이 자주 있는 것도 안고 남기자니 나중에 아쉬울거 같아 국물까지 다 먹었다. 오늘부터 수료식 연습을 시작했다. 대연병장에 각개전투나 유격 때문이 아닌 수료식 연습 때문에 서니 금방이라도 집에 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스탠드에 가족들이 앉아있는게 보이는 것만 같았다. 수료까지 얼마 안남아서 그런가 연습이 별로 빡세지는 않았다. |
36일차 – 2017년 2월 13일 (월) 아침밥 반찬으로 햄 작은 조각 딱 3개 나왔다. 너무 적어서 다른 사람들 식판을 보니 양이 많았다. 내가 간 배식조에서만 반찬을 적게 준거였다. 이걸 먹고 어떻게 훈련을 받으라는 말인가. 화가 났다. 오전엔 2차 각개전투가 있었는데 감기가 너무 심해져서 수진 갔다. 지금 몸상태로는 각개전투를 하면 또다시 몸살이 날 것만 같았다. 덕분에 2차 각개전투는 빠졌다. 만약에 참고 했다면 몸이 또 안 좋아졌을 거다. 수료도 얼마 안남았는데 수료식날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들 보고 싶다. 근데 감기 때문에 항의전대 갔더니 정신과로 보내더라. 온르 773기가 입대했다. 입대 20분 전에는 대연병장 주변에서 가족들과 서성이고 있었고 2시가 되자 입대장병들이 전부 대연병장으로 달려 가면서 줄 서는게 보였다. 35일 전의 내 모습이기도 했는데...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불쌍하기도 하고 알 수 없는 기분이 들면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수료까지 39일이나 남은 773기가 772기들을 쳐다보는걸 보니 참 안쓰러웠다. “너흰 이제 망했다”하는 생각도 들었다.ㅋㅋㅋ 방독면 사격을 했다. 안경 쓴 사람은 많은데 방독면용 렌즈가 없어서 방독면 안쓰고 시뮬리이터 사격을 했다. 10발만 쏘는거라 금방 끝났다. 10발 다 맞췄다. k-2 소총 분해결합도 해봤다. M16A보단 좋아보였는데 더 무겁다고 해서 쓰기는 싫었다. K-2 분해결합을 끝으로 화기학 학과도 모두 끝났다. 사격장 간다고 언덕 넘을 일이 앞으로 없을 거라니 행복했다. 저녁엔 내일 있을 행군 짐을 쌌다. 가방엔 전투화, 모포, 전투복 등 짐 다 집어넣고 행군 감미품도 다 넣으니 가방은 터질거같고 엄청 무거웠다. 내일 이거 들고 하루종일 걸을 생각하니 걱정이다. |
37일차 – 2017년 2월 14일 (화) 하루종일 행군했다. 부대 밖으로 나가길 기대했지만 부대 안에서만 행군했다. 어제 싸둔 군장, 방독면, 총을 들고 행군을 시작했다. 오전 행군은 산길이라 경사가 심한 길이 많아 힘들었다. 오전행군 중에 기지방호 훈련도 같이 했는데 조교들이 공포탄도 쏘고 연막탄도 써서 꽤 그럴듯했다. 오르막길 타느라 힘들었는데 기지방호를 하니 쉬는 시간 같았다. 등산 코스도 있었는데 완전군장하고 등산하니 힘들어 죽을 것 같았다. 점심은 밖에서 전투식량 먹을 줄 알았는데 대대로 복귀해 식당에서 전투식량을 먹었다. 행군하는 기분이 안 났다.ㅋㅋ 전투식량은 조미밥, 쇠고기볶음밥, 김치, 양념꽁치, 볶음고추장이 가각 팩으로 포장돼 있었는데 2014년, 그러니까 3년 전에 제조된 거였고 맛은 진짜 없었다. 밥은 이게 밥인지 떡인지 구별이 안될 정도여서 떡처럼 뜯어먹었다. 오후행군은 오전보단 평탄한 길이었다. 가파른 오르막길 하나는 힘들었는데 나머지 코스는 걸을만 했다. 끝나갈 때쯤 소대별로 단체사진도 찍었다. 행군할 때 감미품은 많이 줘서 좋았다. 행군하면서 바깥세상의 거리, 아파트들이 보였다. 부대 철조망 너머 바로 앞에 주택이 보이기도 했다. 바깥 세상이 그리웠다. 군장 무게 때문에 어깨, 목이 너무 아팠다. 힘들어서 정말 아무 생각없이 한발 한발 걸어갔다. 오르막 오르는건 너무 힘들었다. 저녁쯤 되어 행군이 끝났다. 이제 모든 훈련이 다 끝나고 정말 수료만 남았다. 생활관으로 돌아와 행군 짐 푸는데 창문으로 신검받고 돌아오는 773기 입대장병들을 봤다. 쟤들은 이제 시작인데 우린 이제 끝이다. 정말 행복했다. 가족이랑 친구한테서 인터넷편지 총 3개가 왔다. 수료가 얼마 안남아 답장은 못하지만 편지는 받기만 해도 기분좋다. 관물대 짐도 오늘 다 쌌다. 관물대에 보급품 다 구겨넣던게 엊그제같은데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 |
38일차 – 2017년 2월 15일 (수) 훈련이 모두 끝나서 오늘은 실내학과만 있다. 하루종일 강당에 앉아있기만 하면 되니 편하고 좋다. 밀린 일기 쓰고 편지 온 것들 읽었다. 수료가 다가오니 조교들도 아무 질문이나 받아주고, 조교 성대모사도 시키는 등 풀어준다. 호실에서 피곤해서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는걸 조교가 발견해도 별 관심도 없이 그냥 지나간다. 오늘 점심때 단장님(준장)이 훈련병들이랑 같이 식사하러 오셨다. 그것 때문에 대대장님은 국을 퍼주고 있었고 전대장님은 나물을 배식하고 있었다. 진기한 광경이었다. 그리고 773기 들어온거 때문에 급양도우미를 하루에 2번이나 하게 됐다. 운이 없었는지 설거지를 했는데 왜 급양이 헌급방에 들어가는지 몸으로 깨달았다. 저녁 먹으러 갔는데 배식조에서 평소같지 않게 칼랑 감자반을 달라는 대로 줬다. 부식으로 아이스크림까지 나와서 밥을 만족스럽게 먹었다. 수료 이틀 남기고 아빠한테 편지까지 와서 기분좋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
39일차 – 2017년 2월 16일 (목) 그토록 기다리던 수료가 내일이다. 오전에는 교육검열이 있었다. 지난 5주간 훈련받은 제식, 도수체조, 군가, 필수암기사항을 평가했다. 군기잡힌 모습으로 대연병장에 서있는데 개인별 군가 평가중에 누군가 공군가 부르다 삐사리 나는게 크게 들렸다.ㅋㅋㅋㅋㅋ 낵 키가 커서 앞줄에 서있었고 바로 앞에 중대장님, 대대장님이 있어서 웃음 참느라 고생했다. 이번 교육검열 때 처음으로 지급받은 새 전투복을 입었다. 맨날 더럽고 사이즈도 안맞는 재활용 옷들만 입다가 새 옷 입으니 움직이기도 편하고 좋았다. 생활관에 돌아와서는 관물대 완전히 비우고 대청소도 했다. 마지막으로 수료식 연습을 2번 했다. 차렷만 하고 있으면 돼서 할 만 했다. 이제 남은 일정은 수료식 단 하나다. 저녁 점호때는 조교, 소대장님과 편하게 대화, 질문하는 시간도 있었다. 수료식 당일 따로 짐 챙길 시간을 안줘서 그동안 받은 편지, 그동안 썼던 일기, 노트를 모두 야상 외피에 넣었다. 내일 이 야상 외피를 입고 집에 간다. 내일이면 가족들과 함께 38일 전 걸어왔던 훈련소 들어오는 그 길로 다시 나갈 수 있다. 상상만해도 정말 즐겁다. 빨리 내일이 왔으면 좋겠다. |
40일차 – 2017년 2월 17일 (금) 그토록 기다리던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수료식 날이 밝았다. 새벽 5시 반에 저절로 눈이 떠졌는데 이불 개면서 이제 훈련소에서 이 짓 안해도 된다고 생각하니 정말 행복했다. 아침밥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맛없었고, 나가서 바깥 음식 많이 먹어야되니 아침은 정말 조금만 먹었다. 밥먹고 나서는 계속 청소만 했는데 시간이 너무 안갔다. 수료 2시간 남았을 때는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다. 수료식이 시작되고 772기 훈련병들이 모두 강당 뒤편으로 이동해 연병장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동하면서 대연병장에 가족 친지들이 모인 모습이 보였다. 그 광경을 보니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잠시 후 수료식이 시작되면서 연병장으로 걸어가 정렬했다. 제일 앞자리에 서있어서 스탠드를 둘러봤는데 가족을은 못찾았다. 가족들은 날 찾고 사진까지 다 찍고 있을거란 생각이 들어 이때까지 했던 차렷 자세 중 가장 올바른 차렷 자세로 대기하고 있었다. 수료식은 계속 차렷, 열중 쉬어 자세로 대기하는 거였고 금방 끝났다. 동시에 훈련병 생활도 끝아고 정식으로 이병이 되었다. 수료식이 끝난 직후 가족들이 연병장으로 달려와 막 이병이 된 아들들을 찾고 있었다. 잠시 후 엄마가 달려오는게 보였다. 6주만에 보느거라 너무 반가웠다. 수료식이 끝나고 가족들을 보면 울 줄 알았는데 행복해서 웃음만 나왔다. 가족들을 만나니 어무 기뻤다. 호실 친구들이랑 소대장님, 조교랑 같이 단체사진 찍고 집으로 갔다. 6주간 훈련소 안에서만 살다 보니 바깥 세상의 모든 것이 신기했다. 차르 타고 훈련소 밖으로 나가는데 밖에 있는 식당, 고속버스, 심지어 고속도로의 이정표까지 신기했다. 스마트폰을 만지니 5년 전 스마트폰을 처음 만질 때의 그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사용법을 알고 있긴 한데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문명을 처음 접한 원시인이 된 기분이었다. 집에 와서 바로 깨끗하게 씻었다. 훈련소는 비누 하나로 다 씻어야되니 깨끗하게 씻지를 못해 답답했다. 씻고 나니 날아갈 것처럼 상쾌했다. 씻고 나서 가족, 친구랑 점심먹으로 식당에 갔다. 뷔페식이라 오랜만에 배부르게 먹었다. 먹으면서 이렇게 행복한것도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마트에 가서는 그동안 먹고 싶었던 과자, 주스를 전부 샀다. 이 순간을 훈련소 첫 주부터 기다려왔고 사고싶은 것들 목록까지 다 적어놨었다. 가격은 생각 안하고 과자를 막 집어담았는데 너무 좋아서 혼자 실실 웃었다. 옆에 직원이 분명 날 이상하게 봤을거다. 집에 와서 과자를 옆에 쌓아놓고 누워서 폰 보면서 먹는데 생활하는게 확 바뀌니 적응은 안되지만 끝내주게 편하고 기분 좋았다. 역시 집이 최고다. 먼저 군대갔던 친구에게 전화도 왔다. 그 친구는 해군을 가쓴데 사격,유격, 화생방, 비상소집 등 훈련한 것들을 들으니 훈련 강도가 공군보다 낮은게 하나도 없었다. 얘기만 들어도 훈련소에서 고생한게 느껴졌다. 내 체력이 좋은 편은 아니라 공군 기훈단 훈련이 힘들긴 했지만 육군, 해군, 해병대 친구들 훈련받은 얘기를 들어보면 여기보다 힘든 것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어디가서 훈련소에서 고생했다는 얘기를 못하겠다. 솔직히 나도 훈련보다는 1월의 추위, 맛없고 양도 적은 군대 밥 때문에 더 힘들었다. 괜히 에어공익이라고 하는게 아니었다. 진짜 꿀이 맞다. 저녁에 오랜만에 친구랑 게임도 하고 인터넷도 둘러봤다. 컴퓨터도 오랫동안 안쓰다 쓰니 마우스 움직이는 느낌이 너무 어색했다. 그렇게 놀다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 새벽이 됐다. 아까 낮에 안먹던 기름진 음식을 갑자기 많이 먹어서인지 배탈이 났다. 불침번 설 때 말고는 새벽에 깨 있을 일이 없었는데 새벽에 놀기 위해 깨있으니 너무 좋았다. 새벽 3시 넘게까지 있다가 잤다. 훈련소에서 지내면서 가족, 친구같은 주변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 가족과 친구의 전화 한 통, 편지 하나하나가 정말 큰 힘이 된다. 곁에 있을 때 잘해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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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기 어느 훈련병의 40일간 일기형식이지만, 개인적인 정보 노출이 안 되어 있고, 공군 입대를 준비하고 있는 분들이 훈련소에 입대하기 전에 읽어보면 도움이 될까 싶어서 퍼 왔습니다. 입대 준비 잘해서 훈련 잘 받고 멋진 공군으로 거듭나길 응원하겠습니다. |
첫댓글 처음엔 볼 때는 제 아들
얘기인 것 같았는데
중간에 보니까 다른
공구니 얘기네요.
4대대 공구니 일기라
제 아들에게 들었던
내용이 많네요.
쥐나왔다는 소리 제
아들도 했거든요.
울 아들이 쓴 일지랑 비슷하네요.
입소 삼일째 밖에서 추위에 엄청 떨었다고 그때부터 목이 좀 안 좋더라는....
점수 더 받으려고 급양 설거지 하고 훈련이 적응 될 무렵 배가 넘 고파서 사정사정 했는데 짤 없었다는... 쥐도 보고 쥐띠 형이 끈끈이 밟고 쥐 잡았다고 장난쳐서 혼나고... 에고고
그래도 그 기훈단 시절이 끈끈한 뭔가가 았어서 자주 생각난다고 해요. 지금은 열심히 일하는 일병이 되었네요 ㅎㅎ
처음부터 4대대 일기라고
느낌이 오더라구요
읽는순간부터 목이메이고
눈물이납니다
저때는 입소시켜놓고
한끼먹는것도 사치같았고
울기만했던때같아요
아들 ..고생했어
애썼다 토닥여주고 싶네요
4 대대 ... 울공구니들...
그겨울... 모두 수고많았고 이젠 잊지못할 추억으로 자리하네요...
앞으로 남은 날들 모두 무사무탈 하니 전역하기를 바랍니다!!
읽고 또 읽어도 눈물이 흐릅니다. .
쥐에다. .
보일러 고장나 찬물 샤워에. .
하지만 그덕에
더 야물어지고 단단해져
적응력 짱이된 4대대아들들. .
전역까지 무사무탈로
잘 걸어와주길 기도합니다. . ㅎ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