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대게도락
빨갛게 먹음직하게 죽 뻗은 다리, 먹기 좋게 잘라놓은 마디는 영락없이 작은 대나무를 연상시킨다 하여 이름 붙여진 대게. 동해안을 가야 참맛을 볼 수 있었던 이 대게가 북한, 러시아 등지에서 수입되면서 동해안을 가지 않아도 좋은 값에 먹을 수 있게 됐다. 의정부 예술의전당 앞 '대게도락'(대표 김익수)은 이 대게를 제대로 요리하는 집. 개업 8년 만에 마니아층이 꽤 두텁게 쌓였다. 마리 단위로 요리하는 특성상 3~4인, 4~5인용 코스요리를 꾸미고 대게와 잘 어울리는 해산물을 풍성하게 곁들인 것이 성공 요인.
3~4인이 먹기 좋은 대게찜코스(14만5000원)는 전채요리만으로도 웬만한 정식 코스에 버금간다. 오이 배추 열무로 담근 삼색김치 샐러드가 입맛을 돋우고 발사믹소스를 얹은 연어, 한우육회, 된장에 절여 구워낸 적된장삼겹구이, 맛보기 모듬회, 초밥, 캘리포니아롤, 해파리냉채, 역돔구이, 스파이스치킨, 야끼우동, 새우버터구이, 전복 새우 한치 오징어와 야채를 곁들인 해물볶음이 한상 그득하다. 대게도락의 찜 노하우는 육수. 솔잎 청주 올리브열매 등 7가지 재료를 넣은 물을 끓여 움직이지 않도록 기절시킨 대게를 15분 남짓 찌고 먹기 좋게 껍데기를 다듬자마자 손님상에 올리는 것. 대게의 향과 부드러운 속살을 천천히 음미하며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채요리를 먹으며 25분 정도 기다려야 하므로 손님 대접 때는 시간조절, 예약이 필수. 찜을 다 먹은 뒤 회매운탕과 김말이로 마무리하면 웬만한 대식가도 배꼽이 볼록 나온다. 향 좋은 이탈리아산 와인 1병도 곁들여진다.
대게보다 살이 더 단단한 왕게(킹크랩)와 바닷가재(랍스터)도 비슷한 방식으로 코스요리가 준비된다. 왕게와 가재는 찜보다 구이가 더 향기롭다는 것이 이 집 주방장의 귀띔. 속살을 데쳐먹고 등딱지 속과 육수, 야채를 섞어 밥을 볶아먹는 대게샤브샤브(1인분 2만5000원)도 인기메뉴. 서울 상계동에 올봄 문을 연 지점도 성업 중이다. 명절 빼곤 연중무휴. 오전11시부터 밤10시까지 주문 가능. 주차공간이 넓다. ☎(031)855-1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