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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신는 신발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인들이 나일강에 자라던 파피루스로 만든 샌들이다. 사진은 고대 이집트의 왕 람세스 2세가 설계한 아부심벨 신전 모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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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언제부터 신발을 신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사람이 도구를 사용했던 구석기시대로 추정되고 있다. 먹잇감을 찾아 험한 길을 오가다가 발을 보호하려는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폭이 넓은 나무껍질이나 풀잎으로 짚신처럼 만들었다. 덩굴이나 길고 질긴 풀이 신발 재료였다. 발바닥을 보호하는 기능만 있었다.
그 후 동물의 가죽이나 털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신발의 원조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신었던 샌들리온(sandllion)을 꼽는다. 이집트 나일강에 자라던 파피루스로 만든 지금의 샌들 모양이었다. 페르시아만 일대에 통일국가를 이루며 500년간 서남 아시아 지역을 지배했던 아시리아(B.C 1200∼540년)시대에 부츠가 등장한다. 호전적이었던 아시리아 민족들이 군복과 함께 부츠형 신발을 만든 것이다.
페르시아(B.C 600∼300년)인들은 발목까지 올라오는 신발을 주로 신었다. 산악지대에서 말을 타고 이동하기 쉽도록 구두창이 없고 발을 감싸는 부드러운 가죽신이었다. 그리스(B.C 1100∼700년)인들은 신발 바닥을 발에 고정하기 위해 가죽끈으로 묶는 전통 샌들 모양으로 만들었다.
#로마 시대 좌·우 구분하는 신발 등장
로마시대는 신발 형태와 재료에 따라 신분과 직업을 나타냈다. 귀족들은 신발에 많은 비용을 투입했다. 제화공은 명예와 부가 따르는 직업이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이탈리아 구두를 유명하게 하였다.
로마시대 들어 처음으로 좌·우 신발을 구분해 만들기 시작했다. 그 시절 신발은 슬리퍼, 샌들, 반구두, 샌들과 반구두의 혼합형, 부츠 등 5가지로 나눠지기 시작했다. 황제들은 보석을 단 호화로운 신발을 신었다.
#고딕풍 영향으로 뾰족한 구두 등장
고딕풍의 영향을 받아 로마네스크 시대인 11세기 말부터 앞이 뾰족한 구두가 나왔다. 12세기로 가면서 앞이 5㎝까지 돌출한 구두가 선보였다. 구두에 단추를 달아 끈을 조절할 수 있게 하였다. 귀족들은 화려한 신발을 좋아해 가죽에 금실과 은실을 넣고 보석을 달기도 했다.
13세기에 비 오는 날 진흙탕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우리나라 나막신과 비슷한 신발이 나온다. 바닥에 둥근 나무를 붙여 높게 만들었다. 르네상스 시대인 15세기 접어들면서 부드러운 가죽으로 발뒤축이 없는 신발이 나타났다. 신발 모양은 앞이 뾰족한 것에서 둥근 형태로 바뀐다.
#재봉틀 덕분에 신발 산업 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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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203E9B224BF26AFBC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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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신, 나막신, 가죽신, 꽃신, 고무신(왼쪽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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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8년 제화용 재봉틀이 나오면서 신발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그전에는 못이나 징을 사용해 신발이 무거웠으나 실을 사용하면서 가벼워졌다. 모양도 세련되면서 디자인과 기술 면에서 크게 발전한다. 바느질로 바닥과 가죽 사이에 안창용 가죽을 같이 박는 방법이 시도된다. 재봉틀과 고무의 등장은 스포츠용 신발로 이어졌다. 편안하고 여유있는 운동경기용 신발은 20세기 들어 미국에서 개발된다. 미국의 발명가 찰스 굿이어가 적도 부근 나무에서 수확해 들여온 고무로 운동화를 만든 것이다. 고무는 신축성이 있어 방수가 되고 가벼운 데다 내구성도 좋았다.
#고무로 만든 운동화 미국서 등장
구두 밑창을 붙일 고무를 재단하는 기계가 나오면서 신발은 공장에서 다양한 사이즈로 제작된다. 1972년 미국 오리건 대학 육상 코치 빌 바우어만은 금속 스파이크가 달리지 않은, 가벼운 신발로 큰 마찰력을 얻을 수 있는 신발을 개발했다. 액체 우레탄으로 신발 밑창을 만들어 냈다. 이 신발 밑창은 ‘나이키’가 사용하면서 히트를 친다. 나이키는 중간창과 밑창을 푹신하게 만든 운동화를 처음으로 생산한다.
#기능성 워킹화로 발전
스포츠가 발달하면서 농구화·축구화·조깅화·등산화 등 스포츠에 맞는 신발이 붐을 이뤘으나 2000년 들어 웰빙바람을 타고 기능성 워킹화가 생산된다. 뒤꿈치→발바닥→앞꿈치 등 삼박자 보행을 유행시킨 마사이 워킹화가 대표적이다. 마사이 워킹화는 둥근 신발 밑창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우리나라도 걷기 붐을 타고 2006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했다. 둥근 밑창 신발은 40여 개 브랜드가 있을 정도다. 시장 규모도 갈수록 커져 지난해 3000억원 규모에서 올해는 60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나아가 밑창의 앞쪽이 없는 앞쏠림형, 뒤굽이 없는 뒤쏠림형, 두 가지를 혼합한 굴림형 등 다양한 워킹화가 있다.
#IT 기술 접목된 첨단 신발까지
우리나라 신발산업의 메카인 부산지역 신발업체는 정보통신(IT)기술을 결합한 첨단 신발을 개발하는 데 한창이다. 부산시도 신발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내놓고 있다. 신발제조업체가 중국·베트남 등으로 옮겨 갔으나 첨단기능으로 무장한 신발 개발 기지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신발산업이 세계기술을 주도하는 IT기술과 융합되면서 첨단신발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GPS(위성위치 확인시스템)가 장착된 신발은 등산·낚시할 때 위치를 확인해주기 때문에 조난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치매 걸린 어르신이나 어린이들에게 신기면 집을 잃어버릴 염려가 없다. 거리까지 계산해주기 때문에 군화에 장착하면 작전을 하는 데도 유리하다. 열이 나는 발열신발도 있다. 발열 판을 신발 안창에 달아 배터리로 충전하며 사용한다. 겨울철 레저용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신발 내부에 마이크로 모터를 장착해 운동량을 측정할 수 있는 신발도 나왔다. 이 신발은 신발 밑창에 칩을 장착해 달리거나 걷는 동안 거리, 칼로리, 속도 등을 아이폰을 통해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논란을 빚는, 키를 키운다는 신발도 관심거리다. 국내 6개 업체에서 키 크는 운동화를 판매 중이다. 몸에 흐르는 일정한 생체전기를 활용해 성장판을 자극하는 원리다. 전기는 발바닥 압력으로 전기를 일으키는 장치를 이용해 미세한 전류를 발목 부분에 흐르도록 한다. 성장판을 자극해 성장호르몬 분비를 높인다고 한다.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구매에 나서면서 비싸지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와 전문가들은 충분한 집단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없는 상태에서 그 효과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성장호르몬 촉진, 체지방 관리 … ‘인공지능 신발’ 머잖았다
나이키·아디다스·리복 ‘빅3’ 한국계 공장이 생산 20% 차지
한국의 신발산업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17일 신발산업진흥센터에 따르면 세계 3대 브랜드(나이키·아디다스·리복) 신발의 20%를 한국계 공장이 생산하고 있다. 태광·창신 등의 업체가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해외 공장에서 3대 브랜드를 주문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회사는 한국에 개발공장을 두고 인건비가 낮은 해외에서 일반 신발을 생산한다. 이는 한국 내 제조공장의 빠른 해외 이전으로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대신 고가 신발과 부품은 주로 부산의 하청업체에서 생산한다. 3대 브랜드의 생산 1위는 70%를 차지하는 대만이다.
국내 신발제조업은 외국 대기업처럼 제조사가 아닌 도소매업과 브랜드사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통계청에 제조업이 아닌, 나이키 등과 마찬가지로 도소매업으로 등록해 유통·판매에 전념하고 생산은 하청업체에 맡기는 식이다. 이는 선진화된 방식으로 평가된다. 신발 도소매업의 성장세는 나이키·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과 유사한 연평균 10%나 된다.
국내 브랜드인 르까프·프로스펙스 등은 유럽 브랜드의 한국 진출에도 기죽지 않고 국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소재·인력·인프라가 풍부해 특수 기능화 개발기지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2006년 이후 MBT, RYN, MS Zone, Stafild 등의 제품이 급속도로 국내 기능성 워킹화시장을 차지한 것이다. 현재 기능성 신발브랜드만 40여 개에 이른다. 특히 밑창이 둥근 기능화는 세계 시장의 80%를 한국 제품이 차지할 정도다.
신발산업진흥센터 정병철(35)지원과장은 “기능성 신발의 국내 시장규모는 2009년 3000억원으로 추산되며 올해 6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로스펙스의 더블유(W), 르까프의 닥터 세로톤 같은 신제품과 굴림형 워킹화, 스포츠 워킹화 같은 파생형 제품 생산도 확대될 전망이다. 수출 증대도 기대된다.
세계 3대 브랜드가 세계 신발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학산이 만드는 배드민턴·테니스화 ‘비트로’가 국내시장 1, 2위를 다투는 점도 고무적인 일이다. 등산화 분야에서는 트렉스타가 중국·일본에서 각각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권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신발산업은 미래 트렌드 제품 개발을 주도할 전망이다. 첨단 IT와 신발을 접목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신발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세계 고급 신발시장 규모가 2000억 달러임을 감안, 국내 업체가 3~5년 안에 전체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의 신발은 사용자의 신체조건에 근거해 산출되는 각종 정보를 통해 자신의 운동량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신발, 발을 통한 물리적 자극과 전기적 자극을 통해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고 인체의 발목과 관절 부위에 존재하는 성장판을 자극하는 원리의 신발, 전열판과 충전식 배터리를 사용해 보온을 해주는 신발 등을 들 수 있다.
품질 경쟁력을 갖고 있음에도 국내 업체의 신발 수출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환율과 가격 경쟁력 등 다양한 변수 때문이다. 완제품보다 신발부품 수출이 많은 것은 동남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국내에서 생산된 고급 부품을 수출하는 방식에서 비롯된다.
2009년의 경우 중국 돈 가치가 올라 중국에서 제조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국내 제조가 늘어나는 등 역전현상이 생겨 수출이 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그만큼 국내 매출은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신발의 진화-건강, 의학정보와 치료까지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ews.joins.com%2Fcomponent%2Fhtmlphoto_mmdata%2F201005%2Fhtm_2010051813390950005010-001.JPG)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 2020년 5월. 등산 애호가인 회사원 A씨. 10년만에 히말라야를 다시 찾았다. 10년 전 등정 땐 발의 피로가 심했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신발에 부착된 저주파 발생기 버튼을 누르자 저주파가 나와 경혈을 자극, 혈액 순환 및 근육통을 완화하는 효과를 봤기 때문. 영하 30도의 추위에도 발은 따뜻했다. 신발 내에 발의 온도를 유지하는 항온 조절기능 덕분이었다.
내려오는 길에선 신발 앞쪽에 LED조명이 켜지면서 어둠을 밝혀준다.자가발전을 하기 때문에 배터리 걱정도 없다. 걸을 때마다 발 뒷꿈치에 전압이 발생하는 압전소자가 내장되어 보행 시 전력을 이동 에너지로 이용하기 때문에다.
#2. 2015년 5월. 70대의 시각장애인 B씨. 공사중인 도심을 걷지만 그는 어려움이 없다. 그의 신발엔 장애물을 감지하고 바닥의 진동을 착용자에게 알려주는 거리 측정 센서가 부착되어 있기때문. 신발을 벗는 곳에서도 불편함이 없다. 신발 상판과 하판을 버튼 하나로 개폐할 수 있고 발 사이즈에 맞는 피팅이 가능한 자동개폐장치 신발 덕분이다.
이 소설같은 이야기가 우리 현실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접할 수 있는 신발 기능 중 실용화가 된 제품이나 개발 중인 제품을 소개한다.
▶첨단 기능 갖춘 신발, 어디까지 왔나 신발이 IT 기술을 만나면서 똑똑해지고 있다. 신고 다니기에 편한 것이 전부였던 신발이 '웰빙'을 거쳐 이젠 인공지능형 'IT 신발'로 진화하고 있다. 기능성 신발 제조 업체인 아이손의 인공지능화 '아이런(AIRUN) 스마트 슈즈'는 신발에 컴퓨터칩을 내장해 과학적인 다이어트를 유도하는 IT신발이다. 20억원의 개발비용과 4년여의 연구끝에 만들어졌다.
휴대전화에서나 볼 법한 미니 액정표시장치(LCD)를 신발 발목 부분에 달아 사용자의 키, 몸무게, 나이, 성별 등 개인정보만 입력하면 비만도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비만도를 나타내는 BMI지수를 토대로 각 소비자에게 맞는 권장 체중과 일일 권장 칼로리 소모량을 실시간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바쁜 현대인들에게 매우 편리하다.
다만, 현재 시판중인 '아이런2'는 켤레 당 28만원대로 가격이 높은 편이고 양산화가 시급하고, 투박한 느낌의 디자인도 앞으로 보완할 사항. 여기에 배터리를 연 1회 교체를 해줘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회사는 "기능을 단순화 시키고 블루투스 기능을 넣어 시계나 휴대폰으로 운동량을 체크할 수 있게 만드는 중"이라고 말했다.
휠라코리아는 최첨단 마이크로커런트 CUP칩으로 인체가 인지하지 못하는 60~80마이크로암페어의 미세전류를 발생시킨다. 발바닥이 자극점(일명 용천혈)으로부터 이온을 활성화시키는 원리다. 이 신발은 한창 크는 아이들에게 세포 내 에너지대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ATP(아데노신 3인산)의 생성을 증가시키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운동을 할 때는 물론, 일상 생활 중에도 신체를 균형 있게 발달시키고 에너지와 활력까지 얻을 수 있게 된다.
걸으면서 '음악과 영어문장'이 나오는 뮤직신발도 있다. 케이피온이 개발한 '아동용 뮤직신발'로 신발에 고밀도 메모리가 저장돼 있다. 아이들이 걸으면서 음악을 감상하고 영어 공부까지 동시에 할 수 있다.이 회사는 신발에 들어가는 플래시 메모리를 컴퓨터와 연결,듣고 싶은 음악 등을 계속 추가할 수 있도록 메모리 용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밖에도 백산실업의 '온도조절 발열깔창'은 한 겨울에도 발을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신발에 내장된 발열판과 배터리, 온도조절 키트가 발열 기술의 핵심. 산에서 조난당하거나 부상당했을 때 구조대가 조난자 위치를 빨리 찾을 수 있도록 GPS를 내장한 신발도 곧 선을 보인다.
2만 명의 발, 2년간 보고 또 보고 … 발에 신발을 맞추다
㈜트렉스타가 선보인 네스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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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렉스타가 2만 명의 발을 조사해 만든, 실제 발 모양에 가까운 신발 틀 모형(큰 사진)과 기존의 신발틀 모형(작은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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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브랜드 ㈜트렉스타(대표 권동칠)가 3월 19일 ‘네스핏’ 발매를 시작했다. 마운틴러닝(MTR)·워킹 컴포트(walking comfort)·스트리트 트래블(street travel) 등 3가지 종류로 출시된 네스핏(NESTFIT)은 새의 ‘둥지(nest)’와 꼭 맞는 착용감 기술(fit technology)의 합성어.
알을 포근하고 따뜻하게 품는 새 둥지와 같이 발을 가장 편안하게 감싸는 신발을 의미한다. 네스핏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네스핏은 디자인에만 치중, 신발에 발을 맞추는 기존 업계에 의문을 던지며 개발이 시작됐다. 발의 실제 모습과 똑같이 입체적으로 제작된 라스트(신꼴·발의 모양을 본뜬 것)와 인솔(안창), 미드솔(중창), 아웃솔(밑창)을 일체화하는 특허 제조공법이 도입됐다.
네스핏 개발을 총괄한 트렉스타 디자인센터 박성원 상무는 “애프터 서비스센터에 들어오는 신발을 유심히 살펴보니 신발 안창에 체중을 많이 받는 부분이 움푹 패어 있는 공통점이 있었다”며 “새 신발을 신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자신의 발 모양에 맞게 신발이 변하는 것에 착안해 처음 신어도 오래 신은 듯 내 발에 딱 맞는 편한 신발을 만들자는 게 개발 동기였다”고 말했다.
신발은 원래 발을 보호하기 위해 발명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신분을 나타내는 도구로, 그리고 스타일·패션을 보여주기 위한 액세서리로 변질됐다. 지금은 충격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중국의 전족도 당시에는 스타일의 대명사였다고 한다. 발의 모양과 관계없이 앞이 뾰족한 신발처럼, 신발에 발을 맞추는 요즘 신발도 디자인에만 치중하면서 전족과 다를 바 없다고 트렉스타 측은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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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에 꼭 맞도록 만든 네스핏 신발(큰 사진)과 기존의 신발(작은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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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트렉스타는 2만 명의 발을 스캐닝하고 2년간 그 정보를 취합·분석한 끝에 가장 평균적인 발 모양을 찾아냈다. 발의 28개 뼈와 52개 관절이 자유롭게 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사람의 발 외형(등고선)에 정확하게 맞게 신꼴을 만든 것이다. 발 뒤꿈치보다는 발가락 부분이 더 넓은 형태다. 발의 모양과 달리 앞쪽이 들린, 정형화된 기존 신꼴과 달리 실제 발 모양 그대로 만들었다. 트렉스타는 이 라스트를 세계 최초로 제작해 특허를 갖고 있다.
이 신꼴을 바탕으로 제작된 인솔·미드솔 등은 사람이 걸을 때 발과 하나가 돼 움직이기 때문에 착용감이 좋다. 발에 자유로움과 안락함을 동시에 선사하는 것이다.
이렇게 개발된 네스핏은 지난해 7월 독일 프리드리히샤펜에서 열린 ‘2009 아웃도어 쇼’, 미국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열린 ‘OR쇼(Outdoor Retail)에 첫선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아시아 최초로 세계적 규모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첨단신발부품전시회(BISS)의 세계국제첨단신발기능경진대회에서 5개국 33개 브랜드 제품 중 대상을 수상했다. 캐나다 캘거리대학교 인간생체역학연구소 대런 스테파니신 교수는 “네스핏은 기존 일반 신발과 비교해 많은 기술적 우위가 있으며, 인간 친화성을 극대화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트렉스타는 앞으로 등산화·아동화·구두 등에도 네스핏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몸의 굴곡에 정확히 들어맞는 네스핏 의류도 개발 중이다. 이 회사 박성원 상무는 “인간의 발 모양과 가장 닮은 신발을 만들어 처음 신는 순간부터 5년쯤 된 신발처럼 편안한 신발을 만들려고 했다”며 “네스핏은 트렉스타가 앞으로 세계 제일의 아웃도어 브랜드 회사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자랑했다.
해외여행 때 늘 고민…
오래 걸어도 땀 안 차고 발 편한 신발 없을까
‘트레일 워킹’ 매니어 정다운씨의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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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씨가 네스핏 신발을 착용해 본 소감을 얘기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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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신발이라도 한번 신어 봐야 진면목을 알 수 있다. ‘백문이 불여 일착(百聞不如一着)’이다. 트레일 워킹이 취미인 정다운(27·회사원·부산 해운대구)씨가 트렉스타의 네스핏 신발을 신어보고 쓴 체험기다.
6월 초 유럽여행을 앞두고 부산시내 한 아웃도어 제품 전문점에서 네스핏 신발을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은 “어느 외국에서 장식용으로 갖다 놨겠군”이었다. 신발 앞끝(toe)이 맨 발가락과 흡사한 올망졸망형으로 생긴 게 마치 발가락이 신발 밖으로 튀어나온 듯 파격적인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신발을 신어보니 아치 부분(발바닥 가운데의 움푹 들어간 곳)과 맞닿는 부분이 볼록하게 올라와 발바닥 피부에 닿는 느낌이 어색했다. 깔창을 끄집어 내 보니 발 도장을 찍은 것 같았다. 발바닥 앞 뒷부분이 닿을 곳은 쏙 들어가고 가운데 움푹 들어간 곳이 닿을 곳은 볼록하게 올라온, 발바닥의 굴곡을 음각한 것 같았다. 일반 신발이라면 적어도 한 달쯤 지나야 생길 자국이 아예 새 신발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깔창은 처음 보는 것이라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맨발 같은 편안함을 준다’는 점원의 권유를 믿고 네스핏 타운 고어텍스란 제품을 골라 구입했다. 오랜만에 친구 지혜를 불러내 김해시에 있는 클레이아크 미술관으로 향했다.
신발 바닥 가운데의 솟은 부분이 아치 부위에 딱딱하게 닿는 느낌이 처음에는 낯설었으나 걸어보니 그런 느낌이 사라졌다. 발 모양 그대로 신발이 감싸주니 발에 착 감기는 느낌이었다. 네스핏이란 이름의 ‘핏’이 안성맞춤을 의미한다는 걸 실감케 했다.
미술관 구경을 하고 주변 공원을 산책하며 3~4시간쯤 걸었다. 지혜가 “새 신발이니 좀 아프지. 최소 한 달쯤은 고생해야 할 걸”이라고 했다. 하지만 난 그게 아니었다. “처음 신었을 때 딱딱하게 아치에 닿았던 부분이 발을 지지해줘 오히려 발이 편안해. 한 달쯤 신은 신발 같은 걸.” 나의 말에 지혜는 못믿겠다는 듯 배시시 웃고 있었다.
발이 부어 오를 때가 됐는데도 맨발같이 자유로운 느낌이었다. 발의 굴곡을 그대로 살린 신발이어서 피부의 일부처럼 발과 일체감을 형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됐다.
여행을 위해 장만한 만큼 옷과의 매치에도 신경이 쓰였다. 발 모양을 닮은 디자인이 튀지는 않을까 생각했지만 의외로 이 디자인과 소재가 전체적인 이미지를 더 스타일리시하게 만들어주었다. 세련된 디자인이어서 특히 내가 입은 면바지 같은 캐주얼한 복장에 잘 어울렸다. 댄디한 이미지였다. 유럽 여행용으로 준비해둔 위트 있는 수트에도 잘 어울릴 것같았다.
워킹 컴포트화(일상 생활용)로 출시된 시티제품은 끈 대신 다이얼로 돌려 신발을 조일 수 있고, 소재도 고급스러운 가죽이어서 일반 직장인들의 출퇴근길이나 출장 길에 편안하면서도 격식 있는 연출이 가능하다고 한다. 특히 자유로움과 품격을 동시에 갖고 싶어하는 전문직 계층에서 반가워할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재도 고어텍스여서 장시간 여행에도 방수·투습 효과로 발을 편안하고 쾌적하게 해준 게 만족스러웠다. 여행 짐을 쌀 때 늘 고민스러웠던 게 편한 운동화냐 발 아픈 구두냐였는데 편함과 품격을 함께 갖춘 네스핏이 그 고민의 해결사가 돼 줄 듯했다. 지혜한테 권했다. 네스핏 트레블화 한 켤레면 출퇴근용 구두와 폼 나는 워킹 슈즈를 한꺼번에 갖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트렉스타, 유럽 공략 나선다
해외 제품보다 20% 고가 “올 수출액 570억원 목표”
트렉스타는 네스핏 생산을 계기로 올해 본격적으로 유럽시장 개척에 나섰다. 밑창 브랜드인 ‘하이퍼 그맆’을 유럽에 수출, 세계 점유율 2위를 차지한 자신감을 살려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지금까지 트렉스타는 등산화 완제품을 중심으로 일본·중국 등 아시아와 미국 시장에 주로 수출해 왔다.
트렉스타가 그동안 유럽에 완제품을 수출하지 못했던 것은 진입 장벽이 높았기 때문. 그러나 지난해 7월 독일에서 아웃도어 쇼(Show)가 열렸을 때 네스핏을 선보여 500만 달러어치 수출요청을 받고 자신감을 얻었다. 이에 독일 뮌헨에 있는 ‘트렉스타EU’를 통해 스페인·포르투갈 등 이베리아 반도를 중심으로 진출을 시작했다. 스페인 등이 한국 정서와 비슷해 공략이 쉬울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올 3월 결국 스페인의 유명 백화점 엘코르테 잉글레스 입점에 성공했다. 이곳에 진출한 네스핏은 유럽의 유명회사 제품보다 가격이 20~30% 높게 형성돼 있다. 여러 쇼를 통해 제품 기능을 검증받았다고 판단, 고급 브랜드로 발매를 한 것이다. 이들 지역에 보낸 초기 물량이 최근 바닥 날 정도로 인기가 높아 회사 측은 고무돼 있다.
트렉스타는 스웨덴 등 북유럽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스웨덴·체코·덴마크·러시아 등 10여 개국에서 주문을 받아 제품을 생산 중이어서 곧 현지 판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트렉스타 조성훈 글로벌팀장은 “유럽에서 네스핏을 팔고 싶다는 디스트리뷰터(배급업자)들이 많다”며 “고가 전략으로 천천히 점진적으로 시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스핏은 유럽을 포함, 현재 2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올해 유럽에서 충분히 기반을 닦은 뒤 2011년 세계 톱 10, 2014년에 톱 5, 2016년 정상에 오르는 것이 트렉스타의 목표다. 트렉스타 채희석 상무는 “네스핏 주문이 급증하면서 올해는 지난해 매출 1199억원(수출 330억원)을 능가하는 1610억원(수출 570억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1988년 8월 설립된 트렉스타는 부산에 본사(200명), 중국 톈진에 1·2공장(2000명 근무, 월 16만 족 생산)과 유통법인인 트렉스타 차이나, 서울 영업본부(동호스포츠·50명), 트렉스타 어패럴(서울·50명) 등을 두고 있다.
구두 같은 운동화, 운동화 같은 등산화…
요즘은 다기능 신발 시대
정장 차림 출퇴근에도 어색하지 않은 운동화, 달리기도 가능한 등산화…. 이런 신발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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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고어텍스(왼쪽)와 에벌루션 고어텍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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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형 캐주얼=업무에 쫓겨 제대로 운동할 시간이 없는 사람이라면 출근길 신발을 구두 대신 트렉스타의 시티 고어텍스로 바꿔보라. 출퇴근용 정장이든 비즈니스 캐주얼이든 무난하게 매치되면서도 퇴근길이든 점심시간이든 짬 날 때마다 편안하게 걷기를 즐길 수 있다. 5~10㎞쯤 걸어서 출퇴근 해온 직장인이라면 운동화와 구두를 번갈아 신어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다.
가죽 소재와 군더더기 없이 매끈한 디자인은 정장 등과 다양한 매치를 가능하게 해주고, 발을 편안하게 감싸주는 입체설계를 통해 발을 편안하게 해준다. 소재가 고어텍스여서 투습·방수 등 기능성을 발휘, 오래 신어도 발을 쾌적한 상태로 유지시켜 준다.
◆운동화 같은 등산화=등산화는 무거워서 장거리를 걷거나 조깅할 때 불편을 겪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런 사람에게는 트렉스타의 에벌루션 고어텍스가 제격이다. 도심을 벗어나 근교의 오솔길, 비포장도로 등 불규칙한 노면에서 안정적인 워킹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또 일반 등산화에 비해 무게가 상대적으로 가벼워 장시간 걸어도 발에 무리가 적다.
굳이 산 정상을 정복할 욕심이 없는 트레일 애호가의 경우 긴 거리를 오랜 시간 걷기에 발을 보호하고 쾌적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어텍스 소재를 사용한 신발이어서 발을 장시간 뽀송뽀송하게 해주는 기능성이 탁월, 야외활동을 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상황에서 대처가 가능하다. 갑작스럽게 눈이나 비가 내려도 외부로부터의 수분 유입이 차단돼 신발이나 양말이 빗물에 젖지 않고, 발에 땀이 날 만큼 충분히 운동을 해도 땀과 열이 자연스럽게 신발 외부로 배출돼 쾌적한 느낌을 유지할 수 있다.
아웃도어 신발 이렇게 관리하세요
아웃도어 신발의 첨단기능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느냐는 관리하기 나름이다. 관리 요령을 알아본다.
①외부 오물 제거=신발 손질은 끈을 풀고 깔창을 떼어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보이지 않는 곳의 먼지까지 깨끗이 제거할 수 있다. 밑창과 틈은 잘 보이지 않지만 오염이 심하므로 전용 크리너, 솔 등을 사용하여 세심하게 떨어준다.
②내부 먼지 제거=신발 내부에는 양말 부스러기가 의외로 많다. 이런 부스러기는 땀과 습기를 빨아들여 곰팡이나 냄새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꼼꼼히 제거한다.
③가죽 부분=가죽은 빨면 내구성이 떨어지므로 군데군데 얼룩이 묻은 정도라면 전용 솔로 먼지만 잘 털어내고 바닥만 물로 씻는다. 찌든 때가 있으면 가죽 전용 클리너를 천에 묻혀 부드럽게 펴 바르면 제거할 수 있다.
④말리기=신문지나 슈즈 드라이어를 사용하여 풋웨어의 모양을 바로 잡아주고 직사광선을 피해서 말린다.
⑤방수 스프레이 뿌리기=신발이 마른 뒤 표면의 방수를 향상시키기 위한 전용 스프레이를 골고루 뿌린다. 메시 소재라면 액상 방수 스프레이를 뿌려야 방수액이 잘 스며든다.
빗물 꽉 막아주고, 땀·열 쏙 빼내주고 …
‘뽀송뽀송 마법’을 신다
트렉스타, 고어텍스 신발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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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바람·추위·땀으로부터 발을 보호하고 쾌적하게 유지시켜주는 고어텍스 신발이 인기를 끌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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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빗물이 스며드는 것을 차단하고 몸에서 발생하는 땀과 열은 배출, 발을 항상 뽀송뽀송하게 해준다-.
등산·걷기·달리기 등 운동에 매료된 사람들의 필수품인 기능성 신발의 요건이다. 하지만 이런 신발이 나온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스가 2007년 세계를 바꾼 101가지 발명품의 하나로 선정한 고어텍스 기술의 원리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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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을 차단하면서 땀을 빼 내는 고어텍스 신발 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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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텍스 신발의 천을 뜯어보면 겉감→고어텍스 멤브레인→내부 안감 순으로 4개 층을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핵심인 고어텍스 멤브레인은 테플론계 수지에 6.4516㎠(1평방인치)당 80억 개의 미세 공기 구멍을 뚫어 놓은 것이다. 이 공기 구멍 하나의 지름이 0.2㎛(1㎛=100만분의 1m)로 물방울 크기에 비해서는 5000~2만분의 1에 불과하지만, 수증기 분자보다는 700배쯤 크다. 고어텍스 멤브레인에 만들어진 공기 구멍의 크기 때문에 몸에서 배출되는 땀은 수증기 형태로 쉽게 배출되고, 바깥의 비나 눈은 들어오지 않도록 방수처리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고어코리아 신발마케팅 담당 정영아 차장은 “고어텍스 신발이 물·바람·땀·추위로부터 발을 보호하고 쾌적한 상태로 유지시켜주는 신비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바로 여기에 비밀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어텍스 소재만 사용했다고 ‘GORE-TEX?’라는 라이선스를 달아 시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디자인, 내구성, 방수성, 투습성(땀을 배출하는 기능), 편안함에서 고어텍스연구소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신발의 경우도 3가지 테스트 관문을 넘어야 한다.
실제 발처럼 땀을 흘리는 인공 발을 신발에 넣어 기후실험실에서 방출되는 수증기의 양을 재고 물 보존력을 측정하는 ‘편안함 테스트’, 신발에 사용된 고어텍스 이외의 부분(바느질·접착부분·신발끈 등)이 물을 얼마나 흡수하는지 실험하는 ‘위킹 테스트’, 신발을 신고 물이 가득 찬 욕조에서 최대 30만 걸음까지 걷게 해 젖은 초원이나 개울을 지나 하이킹을 하는 것과 동일한 조건의 실험을 해 습기 침입 여부를 점검하는 ‘워킹 시뮬레이션’등이다.
신발산업진흥센터 정병철 과장은 “열생리학적으로 발이 편안해지려면 28~32도를 유지해야 한다. 운동시 발생되는 열과 땀이 원활히 배출되지 못하고 신발 속에 갇혀버리면 피로감·냄새·물집 등 발 건강에 이상이 오고, 저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동상에 걸리는 것은 물론 방광·신장에까지 부정적 영향이 온다”며 “(인체의 열과 습도를 연구하는) 열생리학계의 연구 성과를 발 건강관리에 이상적으로 구현한 게 고어텍스 신발”이라고 자랑했다.
신발 고르기 좋은 때는 발이 가장 커지는 저녁
아웃도어 신발 전문가 이창민씨
아웃도어 활동은 발로 시작해서 발로 끝난다. 발이 불편하거나 피로감에 시달리면 제대로 즐길 수가 없다. 멀쩡한 운동화를 두고 수십만원씩 목돈을 들여 아웃도어 신발을 구입하는 이유다. 하지만 아웃도어 신발전문가 이창민(고어코리아 신발사업부 부장·사진)씨는 “수십만원씩 주고 산 신발이라도 자신의 발에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기 십상”이라며 신발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우선 신발은 오후 또는 저녁 시간대에 직접 신어보고 구입하는 게 좋다. 하루 중 발이 부어 가장 길어지고 넓어지는 이 시간대를 기준으로 신발 사이즈를 골라야 피로감이나 충격·조임으로 인한 고통을 가장 적게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양말을 착용한 뒤 신발을 신고 발가락 끝을 신발 앞부분에 닿을 만큼 바짝 당겼을 때 뒤꿈치에 검지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만큼의 여유공간이 생기면 적당한 사이즈다. 신발을 신었을 때 변형이 없는지, 발가락·발등·발뒤꿈치에 불편한 곳이 없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또 신발의 뒤축에서 발의 움직임이 적을수록 좋은 신발이다.
신발의 소재가 아웃도어 활동에 필수적인 방수와 땀배출 기능을 갖춘 것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활동시 발에 땀이 차거나 신발 안으로 물이 스며드는 것만큼 불쾌한 일도 없기 때문이다. 신발 내부에 습기가 쌓이면 축축하고 끈적거려 쉽게 지치며 발이 미끄러져 물집이 잡히기도 한다.
신발 고르기에 앞서 주로 즐기는 운동이 뭔지, 어느 계절에 어떤 기후, 얼마나 험한 곳을 다닐 것인지도 생각해둬야 한다. 등산이라고 해도 암벽등반·빙벽등반·워킹산행 등 분야에 따라 한쪽에서 필수적인 기능도 다른 쪽에서는 되레 거추장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기능이 워낙 세분화되다 보니 워킹용이라도 초경량 등산화, 경등산화, 중등산화, 암벽등산화로 다양화돼 있다.
“다이얼로 풀고 죄고 …
끈 없어 신고 벗기 편한 신발이 경쟁력”
‘보아’ 시스템 개발, 보아 테크놀로지 게리 해멀스 래그 대표
“따르륵”
신발 오른쪽에 달려 있는 둥근 다이얼을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와이어가 조여지고 반대로 돌리면 풀린다. 끈 없는 신발이다. 스노 보드화와 스키 부츠화에서 처음 적용된 이 기술은 추운 날씨에도 재빨리 신고 벗을 수 있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누구든지 스키장에서 스키 부츠 끈을 대신 묶어 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제품이 끈 없는 신발이다.
끈을 조이고 푸는 다이얼을 포함한 부품 일체를 ‘보아’(Boa)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이 장치를 개발한 보아 테크놀로지 게리 해멀스 래그(55) 대표를 부산시 강서구 송정동 ㈜트렉스타 회의실에서 만났다. 게리 해멀스 래그는 트렉스타 권동칠 사장과 보아 시스템을 확대하는 문제를 의논하기 위해 방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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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 테크놀로지 게리 해멀스 래그(55) 대표가 보아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3년 만에 개발에 성공해 스노보드화에 처음 장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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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차림의 그는 보아 시스템이 들어 있는 작은 가방 하나를 들고 왔다. 보아 시스템 하나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자신감이 묻어나는 듯했다.
-간단하지만 편리한 시스템인데 어떻게 개발하게 됐나.
“18년 동안 아버지와 의료장비 사업을 했다. 심장수술 할 때 사용하는 가느다란 와이어를 이용한 의료기기를 개발해 병원에 공급했다. 콜로라도로 이사한 뒤에는 스키타운에서 일을 했다. 어린아이들이 스키화를 신고 벗을 때 끈 때문에 애먹는 것을 보고 와이어를 이용하면 되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숱한 시행착오 끝에 1998년에 시제품을 만들어 스노 부츠와 스노 보드화에 적용했더니 반응이 좋았다. 처음에는 다른 신발에 적용하는 것에 관심이 없었으나 차츰 대상을 넓혔다. ㈜트렉스타가 스키 신발이 아닌 등산화와 일반 신발에 보아 시스템을 처음으로 적용해 성공하는 것을 보고 다른 신발에 적용해도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개발하는 데 얼마나 걸렸나.
“98년 개발에 들어가 시제품을 만드는 데 3년이 걸렸다. 2001년에 보아가 장착된 스노 보드화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와이어와 특수 플라스틱으로 된 연결부가 최적의 상태로 유연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어려웠다. 와이어와 연결 부위가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데 수많은 실험이 필요했다.”
-와이어 연결 부위의 플라스틱을 마모시키지 않는가. 내구성이 문제인데.
“아주 중요한 문제다. 간단해 보이는 보아 시스템이지만 의료장비 기술이 적용됐다. 신발이 다 닳아 버릴 때까지 보아 시스템은 훼손되지 않는다. 우리의 자신감이고 자랑이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장비 사업을 할 때 익힌 신용으로 보아 시스템을 만들었다. 골프·사이클·스노 보드 선수들이 우리 제품 신발을 신고 테스트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스포츠 현장에서 우리 제품이 인정받고 있다. 보아 제품 신발을 신은 스포츠 선수들이 우승을 많이 한다. 소비자들이 내구성을 확신 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기다릴 자신이 있다.”
-기술의 핵심인 와이어 장력이 어느 정도인가.
“보아 시스템에 사용하는 와이어는 신발을 신고 움직일 때 무리하지 않을 정도의 장력이 필요하다. 갑자기 강력한 힘을 주고 확 당겼을 때 장력은 측정해 보지 않았다. 발을 편하게 조이면서 움직이는 데 불편하지 않는 장력을 유지하는 것이 와이어 기술의 생명이다.”
-한국에 보아 유사품이 나돌고 있는데.
“부산의 백화점에서 유사품이 장착된 등산화를 봤다. 유사품을 이기는 길은 제품을 더 잘 만드는 길뿐이라고 생각한다. 품질이 뛰어난 보아는 유사 제품을 이길 자신이 있다. 한국의 소비자들이 신어보고 긍정적으로 판단해 줄 것으로 믿는다. 법적 대응에 대해서는 ‘노 코멘트’하겠다.”
-보아 시스템이 적용된 신발 값이 비싼 것이 흠이다. 가격을 낮출 방안은.
“빨리 신발을 신고 벗을 수 있는 편리함이 조금 비싼 가격을 상쇄할 수 있다고 본다. 조금 비싸도 편리한 제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보아 시스템이 부착되면 신발 가치가 오르는 ‘프리미엄 브랜드’에만 부착한다. 값싼 신발과 경쟁하지 않겠다.
-파트너로 트렉스타를 어떻게 생각하나.
“신뢰할 만한 좋은 파트너다. 넘치는 아이디어로 보아 시스템의 기술 개발을 이끌어 주고 있다. 트렉스타를 만난 것은 행운이다.”
지름 0.1㎜ 안에 와이어 49줄이 새끼처럼 꼬여 어떻게 만들어졌나보아 시스템은 와이어와 특수플라스틱으로 된 연결 부위, 다이얼 조임장치 등 세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와이어는 지름 0.1㎜ 안에 49줄이 새끼처럼 꼬여 있어 튼튼하다.
와이어는 신발 종류에 따라 다르다. 스노 부츠에는 튼튼한 고품질 스테인리스 와이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등산화나 일반 신발에는 부드러운 와이어를 사용한다. 부드러운 와이어는 겉에 매끄럽고 부드러운 폴리머(polymer) 소재를 입혔다. 때문에 일부러 펜치를 사용하지 않는 한 아무리 과격한 운동을 해도 끊어지는 일이 없다고 한다. 트렉스타는 보아 테크놀로지와 공동으로 이 와이어를 개발하는 데 1년이 걸렸다. 조임 장치에도 5∼6개의 부품이 들어갈 정도로 정교하다.
1999년 처음으로 해멀스 래그가 개발했을 때는 겨울철에 신고 벗기 힘든 스노 보드 부츠에 적용했다.
첫 제품이 나오자 끈도 없이 부츠 전체를 유연하게 조이는 신기한 제품에 사람들은 환호했다. 처음에는 일부 제품에 제한적으로 적용됐으나 갈수록 적용 제품을 늘려갔다. 스노 보드 부츠에 처음 적용했을 때 전 세계 스노 보드화의 30%가 보아를 장착할 정도였다
지금은 노스페이스·풋조이 등 세계 70여 개 신발 브랜드(25종)가 보아 시스템을 장착한 신발을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 트렉스타는 전문등산화에 이 시스템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적용했다.
보아 테크놀로지가 급신장하던 트렉스타를 찾아와 이 시스템을 적용해 볼 것을 권유했고, 트렉스타가 보아 시스템에 맞는 등산화를 따로 개발해 적용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트렉스타는 코브라 목처럼 신발 전체가 벌어지고 조여지는 신발을 따로 만들어 이 보아 시스템을 적용했다. 다이얼로 와이어를 풀면 신발에 손대지 않고 벗을 수 있다.
보아 테크놀로지 본사는 미국 콜로라도주에 있다. 회사가 해발 2200m 지점의 산악도시에 자리 잡고 있다. 산악 지역이어서 하이킹·스노 보드·스키 부츠·트레킹화 등을 성능 시험하기 좋은 곳이다. 일본 지바현·홍콩 등에 지사를 두고 있다. 전체 종업원은 40여 명이며 35명이 미국에 근무하고 있다. 10명의 직원이 안전성과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연구개발요원이다.
스노 부츠서 시작 … 사이클·골프화 이어 전투화까지 적용 제품 어떤 게 있나그동안 등산화는 고리에 꿴 끈을 하나씩 잡아당긴 다음 맨 위에서 매듭을 지어 매는 방식이었다. 이 방식은 끈이 문제다. 신발 끈이 풀어진 줄 모른 채 다른 발로 그 신발 끈을 밟은 상태로 발걸음을 옮기다가는 걸려 넘어진다. 하지만 보아 시스템이 장착된 신발은 이러한 걱정에서 벗어나게 한다.
뿐만 아니라 구부려 신발 끈을 조절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유용하다. 예를 들어 신발을 벗고 드나드는 식당에서 윗사람을 모실 때는 행동을 빨리 해야 한다. 비행기 안에서도 신발 끈을 만지기가 부자연 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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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 시스템이 장착된 신발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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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렉스타는 보아 시스템이 장착된 신발은 안창도 특수개발된 이탈리아제 소재를 사용한다. 오랫동안 사용하면 안창 재질이 얇아져 발바닥이 아프고 피로해지지만 보아 시스템이 장착된 신발은 탄성과 복원력이 뛰어나 신발 바닥이 꺼지는 일이 거의 없다. 트렉스타는 ‘코브라 530’ 모델 등 보아 시스템을 장착한 차별화된 신발시장을 이끌고 있다. 코브라 530은 보아 시스템의 와이어 끈과 신발 양쪽을 네 손가락으로 움켜쥔 것 같은 형상으로 덧댄 천이 발 전체를 편안히 감싸도록 디자인됐다.
스노 부츠와 스키화에서 시작된 보아 시스템은 진화하고 있다. 2005년에는 사이클화에 적용됐고 2006년에는 골프화에 부착됐다. 2007년에는 일본시장에 진출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보아 시스템 부착한 신발이 전세계에서 2005년 100만 켤레, 2007년 200만 켤레, 2008년 300만 켤레, 2009년 500만 켤레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보아 테크놀로지 측은 올해는 700만 켤레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와이어를 조이는 다이얼 위치를 골프화의 경우 뒤쪽에 부착하는 등 꾸준히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트렉스타는 보아 시스템을 장착한 전투화까지 납품하고 있다. 끈 없는 전투화가 전투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미국·일본·스페인 군 관계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을 정도다. 이 전투화는 군인들의 행군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중앙일보] '10-05-18 김상진, 황선윤, 이기원, 이병구, 송봉근기자
첫댓글 쪽바리는 나막신을 신고, 우리는 고무신(?)을 신었다.
고무신도 일제시대때 만든거 안닌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