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지는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 4차전은 선발투수들의 버티기 싸움이 될 전망이다. 3차전에서 삼성과 두산은 각각 7명과 9명의 투수를 동원하는 총력전을 벌였다. 두산의 9명 투입은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투수 출장 타이기록. 그만큼 선발투수들의 역할이 막중해졌다. 삼성이 팀 레딩(32)을 예고한 가운데 두산은 홍상삼(20)을 내세웠다.
레딩은 삼성의 운명을 짊어지고 등판한다. 브랜든 나이트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8월부터 합류한 레딩은 삼성이 커다란 기대를 안고 모셔온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 두 차례나 한 시즌 두 자릿수 승수를 챙길 정도로 경력이 화려하다. 그러나 한국야구에 대한 적응은 다소 더뎠다. 9경기에서 1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구질은 까다롭지만 기다리고 끊어치는 한국타자들의 스타일에 고전했다.
레딩은 페넌트레이스에서 두산을 상대로 등판한 기록이 없다. 잠실구장에서도 한 번도 던진 적이 없다. 생소한 무대에서 생소한 타자들을 상대하는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5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만큼 어느 정도 자신감은 갖고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지만을 제외하면 믿을 만한 불펜투수가 없는 삼성으로서는 레딩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끌고가 줘야 한다.
홍상삼은 올해 30경기에서 4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6.42로 부진했지만 시즌 막판 구위가 살아나며 선발진에 재합류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계속해 선발투수로 기용되고 있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이닝 7피안타 1볼넷 5탈삼진 5실점(4자책)의 성적을 기록한 홍상삼은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선발로 나와 3⅓이닝 4피안타 3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나름 선방했다.
홍상삼 역시 최대한 오래 버티는 것이 관건이다. 이전 경기에서는 첫 번째 투수의 임무가 강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3차전에서 모두 소모된 불펜을 감안해서라도 오랫동안 마운드에서 버티는 것이 우선과제가 됐다. 1차전에서 59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았고 나흘간의 휴식기를 가진 만큼 체력적으로 문제없다. 홍상삼이 버티기에 성공한다면 두산의 기세로 보아 경기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
삼성은 중심타자들이 3차전에서 부활 기미를 보여줬다는 것이 희망적이다. 박석민과 채태인이 무안타에서 벗어나며 중심을 잡아주기 시작했다. 여기에 박한이가 절정의 타격감각을 보이고 있고 김상수의 재치 넘치는 플레이도 여전하다. 경기 초반 기선제압을 통해 경기의 주도권을 잡는 게 관건이다. 두산도 3차전 대역전승으로 한껏 오른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김현수가 부진하지만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는 정수빈과 임재철이 있어 든든하다. 4번타자 김동주도 완벽하게 부활해 중심타선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