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클라우드 가격… 서비스 대중화 속도낸다
설성인 기자 2014.06.09 11:40
" i-amphtml-auto-lightbox-visited="" style="box-sizing: border-box; object-fit: contain; max-width: 100%; display: block; width: 380.19px; height: auto; margin-top: 0px;">구글 드라이브 실행 화면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이 잇따라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클라우드란 PC 대신 온라인에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마다 빌려 쓰는 서비스를 말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쓴 만큼 이용료를 내며, 기업 고객의 경우 서버(대형컴퓨터) 같은 설비를 별도로 구매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클라우드 이용료가 내려가면서 개인 사용자는 100기가바이트(GB)에 달하는 저장공간을 일년에 30달러(약 3만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기업들도 클라우드 비용 부담이 줄어, 남는 비용을 인력 채용이나 다른 설비 투자에 사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클라우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지금보다 가격이 더 내려 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서비스 대중화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 구글 드라이브 100GB 사용료 한달 ‘2000원’
구글은 올 3월 저장 서비스인 ‘구글 드라이브’의 서비스 이용료를 한달에 4.99달러(100GB 기준)에서 1.99달러로 낮췄다. 일년에 23.88달러(약 2만4300원)만 내면 100GB의 용량을 마음껏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1테라바이트(TB) 사용료도 한달에 49.99달러에서 9.99달러 수준으로 낮아져 저장공간이 많이 필요한 사용자의 부담이 줄었다.
이는 경쟁 서비스들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이다. MS의 원드라이브는 100GB의 저장공간을 쓰는데 일년에 50달러(약 5만원)를 내야한다. 구글 드라이브의 두배가 넘는다. 드롭박스는 100GB의 일년 사용료로 99달러(약 10만원)를 받고 있다. 따라서 구글 드라이브의 경쟁 서비스 역시 가격인하를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이들 서비스는 일정공간을 무료로 준 다음, 용량이 초과하면 과금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구글 드라이브는 15GB까지, 원드라이브는 7GB까지 공짜다. 애플 아이클라우드도 5GB까지는 사용료를 받지 않는다.
◆ 기업용 클라우드 비용 부담 ‘절반’으로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아마존 등으로부터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지출은 133억달러(약 13조5000억원)로 지난해보다 45%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업용 컴퓨팅 지출의 10% 미만으로 아직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한 상태다.
이에 클라우드 서비스업체들은 가격을 낮춰 우수 고객을 유치하고자 애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MS와 구글이 최근 가격 정책에 변화를 주면서 최근 며칠 사이에 최대 85%까지 서비스 가격이 낮아졌다고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결국 고객인 기업에게 혜택으로 작용하고 있다. 알토스 리서치는 미국에서 1억명을 상대로 데이터 서비스를 하는 경우(아마존 클라우드 사용시) 비용부담이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10년 가까이 클라우드 사업을 펼친 아마존의 경우 우량 기업 고객 덕분에 지난해 30억달러(약 3조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번스타인 리서치는 집계했다. 이는 2012년과 비교해 85%나 늘어난 수치다.
◆ 핵심장비 ‘서버’ 제조권 중화권으로 넘어가
클라우드 서비스 가격이 낮아지면서 핵심 장비인 서버 제조사들도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
미국 IBM의 경우 올 1월 X86(저가 서버) 사업을 중국 레노버에게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매각 금액은 23억달러(약 2조3500억원) 수준이다. IBM은 하드웨어(서버) 사업을 떼어내는 대신 서비스(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레노버가 PC에 이어 서버 사업에 진출하면서 중국발 가격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HP는 지난달 대만 폭스콘과 클라우드에 최적화된 서버를 개발하기 위해 합작투자 계약을 맺었다. 멕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는 “ 고객들은 컴퓨팅 역량에 대한 끊임 없는 수요를 바탕으로 ‘새로운 IT스타일’로 전환하고 있다”며 “폭스콘의 대규모 설계 제조 전문성이 HP의 컴퓨팅·서비스 리더십과 결합돼, 인프라 경제의 판도를 바꾸는 제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