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애경 제5권
19. 제루진품(諸漏盡品)
[제10의 일] 번뇌 없는 지혜로 법의 근본을 안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여래 지진은 모든 번뇌[漏]가 다하였으므로 그 번뇌 없는 마음으로 해탈을 닦고 지혜바라밀로써 이미 신통을 증득하여 그 행을 높이며,
또 생사를 끊고 나서 범행(梵行)을 세우고 할 일을 끝내고는 이름과 색[名色]의 그 근원을 아신다.
이와 같이 여래께서는 저 번뇌 없는 지혜로 말미암아 모든 것이 청정하여 때[垢]가 없고 선명하게 빛을 나타내므로 어떤 처소에 머물더라도 거리끼거나 가림을 깨끗이 제거하신다.
말하자면 성문들은 모든 번뇌가 다 되었을지라도 어떤 한계와 거리낌이 있어서 그 목적한 곳에 이르지 못하고,
연각들 역시 그 번뇌는 모두 없애었을지라도 대비의 행에 한계와 거리낌이 있고 변재(辯才)가 없지만,
여래 지진께서는 모든 번뇌를 다 없앤 동시에 뭇 행을 널리 모아 구족하셨기에,
모든 장애 되는 곳을 제거함은 물론,
대비와 변재와 용맹을 갖추어 두려움이 없으며,
위신(威神)이 참으로 뛰어나시므로 아무도 감히 관찰하지 못하며
모든 세간 사람으로서는 따를 자가 없고,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이어서 모든 것이 평등하다.
또 여래지진은 죄업으로 인해 거리끼는 바가 없으시노라.
위의와 예절에도 아무런 결함이 없어 마치 허공처럼 본래가 청정한 분이시며,
일체의 마군과 외도들 중에는 여래의 공덕과 명칭을 당해낼 자 없나니,
이것이 바로 여래의 모든 번뇌 다한 지혜이어서 다른 어떠한 번뇌나 애욕을 벗어난 자와 합동할 수 없는 것이요,
또 이 번뇌 없는 지혜는 견고함에 머무름으로써 모든 번뇌에 사로잡힌 중생들을 위해 번뇌 없애는 법을 강설하는 한편,
그 밖의 온갖 집착까지 제거하기 위해 경전을 연설하사,
그 모든 것이 성실하지 못한 생각을 따라 일어나며,
중생들은 이로써 온갖 번뇌를 이루어 온[陰]과 입처[入]를 받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자세히 관찰하여라.
여래께서 어떤 비유를 일으켜 근본을 보이고 중생들 앞에 나타나 그들이 응하는 대로 설법하심은 오로지 그들로 하여금 번뇌와 애욕은 허위이고 진실이 없음을 알게 하는 한편,
또 그들로 하여금 진리를 깨달아 받을 법이 없음을 알게 하심이니,
족성자야, 이것이 바로 여래 지진의 제10의 사업이다.”
부처님께서는 이에 또 게송을 읊으셨다.
그 도사라는 자는
모든 번뇌를 다하여
청정하기 한량없는
지혜를 밝혀 널리 빛내나니
그러므로 시방세계에
그 초월한 세력으로써
참아내며
다 돈독한 신심으로 도를 따라
모든 번뇌 없애고 지혜를 갖게 하시노라.
이른바 성문들은
그 처소를 제거하지 못하므로
어떤 거리낌에 얽매이지만
사람 세계 중의 높은 이는
대중의 길잡이이시므로
이미 모든 처소를 제거하여
홀로 그 한계와 거리낌을 없애네.
저 연각들도
또한 그와 같이
대비와
변재를 갖지 못했지만
세존께서는
모든 번뇌를 다 없애셨으므로
다함이 없는 자비를 일으키는 한편
한량없는 변재까지 갖추시었네.
또 세존께선 청정하고도 뛰어나사
다함이 없는 지혜에 머무시고
저 뭇 사람들
번뇌의 원인을 아시므로
중생들의
좋아하는 부분을 따라
참된 자취를
깨닫지 못함을 말씀하시네.
세존께서는
이 3계의 중생을 다 가엾이 여기시어
덧없는 법과
괴롭고 공하고 몸 아닌
이 모든 법이
본래 출처가 없음을 말씀하시네.
이를 알아모든 존귀한 불도를 이룩하시어
또 나와 남과
수명이 없고
이름을 부르고
온갖 조작이 다 그러하다네.
그러나 중생들은
이 모든 것에 치우치므로
세존께선 가엾은 마음 일으켜
그들에게 해탈을 말씀하시네.
또 중생계에 편히 머물러
조금도 게으르지 않으시나
부처님 지혜에 손감(損減)이 없음은
이 모두가 가장 수승하신 때문이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항상 정성을 다하여
마음으로 항상 불쌍히 여겨
어디서나 경도(經道)를 선포하시니
부처님의 사업이 바로 이것이라.
그 견줄 데 없는 지혜 이러하므로
시방의
외도를 다 항복 받고
열 가지 힘을
굳세게 세우사
한량없이
수승한 법 바퀴를 굴리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