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티재~희양산~이만봉~사다리재
오늘 산행의 들머리는 은티 마을이다.행정구역 상으로는 충북 괴산군
연풍면 주진리,중부내륙고속도로 상의 연풍나들목을 빠져 나와
맞닥드리는 34번 차도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면 연풍면 소재지인
행촌리가 된다. 소재지로 들어서서 우측으로 방향을 돌리면 소재지
번화가로 들어서게 되며, 이 길을 곧장따라 중심지를 빠져나오면
머지않아 삼거리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의 방향은 오늘의 날머리로 삼은 분지리에 이르는 길이고,
오늘의 들머리인 은티 마을은 우측의 도로를 따르면 된다.
백두대간에서 스며나와 은티마을을 적시고, 연풍면 소재지 어름에서
원풍천과 쌍천으로 합수되는 주진천의 곁을 따르는 길은 옛길 그대로
의 행태를 벗어나지 못한 채 주진천의 몸짓대로 구불거리기도 하고
휘돌아 나가기도 하면서 막바지 골짜기 산협의 은티마을로 대간의
산꾼들을 안내한다.
은티의 동구 밖에는 마을 규모에 비하면 비교적 널찍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거개의 마을 방문객들은 등산객인지라 주차장 한켠
에는 큼지막한 등산안내도가 세워져 있으며 그들을 상대로 한 농산물
판매점도 또한 눈에 띤다.주차장을 뒤로하면 곧바로 마을의 수문장
처럼 줄을 잇고 있는 끌밋하고 헌걸찬 노송들이 수문장처럼 번을
서고 있다.그리고 그 수문장 앞에는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두 장승도
수문장을 거들고 있다.그 옆으로 거뭇한 물때가 덕지한 빗돌이 눈에
띠는데 '은티마을 유래비'인 거다(9시30분).
은티마을 입구 마을 유래비에는 그에 얽힌 사연이 빼곡하게 새겨져 있는
데 살펴보면,은티 부락의 행정구역 명칭의 변천과정과 위치를 역사적인
기록과 문헌을 빌어 비교적 소상하게 적바림하고 있다.그런 종류의 유래는
거개의 여느 부락에 흔하게 전해오는 내력이니 언급을 회피하고 은티 특유
의 별난 사연을 적어본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은티는 여궁혈에 자리하고 있어 동구(洞口)에
남근을 상징하는 물체를 세워야 마을이 번창하고 주민들이 아들을 많이
낳을 수 있다고 하여 동구 송림안에 남근석을 세워놓고 매년 음력
정월 초 이튼날을 정제일로 마을의 평안과 동민 가족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는 소지를 올리며 제가 끝나고 나면 한자리에 모여 음복을 하고
제물을 나눠 먹는 등 고사를 지내고 있다고 하는 내용이다.
동구 밖 노송 수문장을 뒤로하면 주막집이 눈에 띠고 다리를 건너가면
마을 고샅으로 접어들게 된다.첫 머리 삼거리에서 좌측의 길은 지름티
재로 향하는 길이고 은티재는 직진 방향의 마을 고샅이 된다.
고샅을 벗어나면 마분봉 삼거리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우측의
길은 마문봉으로 곧장 오르는 길이니 은티재 쪽으로 오르려면 좌측의
길을 따라야 한다.비탈진 산기슭의 자드락에는 과수밭을 비롯한 여러
작물들의 채소밭 등이 동면에 잠들어 있다.그들 사이로 은티재에
이르는 길은 그들의 심사를 거스리지 않으려고 눈치 껏 숲길로
접어든다.
구왕봉 전경
푸릇푸릇한 이끼가 잔뜩 붙어있는 크고작은 바위들이 울멍줄멍한
골짜기를 치고 오르면 우뚝 우뚝한 낙엽송들이 빼곡한 숲을 지나게
되며 그들 밑을 빠져 나오면 또 다시 푸릇한 이끼가 덕지붙은 바위들이
널려있는 골짜기를 치고 오르게 된다.이윽고 올라선 밋밋하고 비교적
널찍한 안부 삼거리,은티재다.
은티재! 이곳에서 오른 쪽은 악휘봉으로 향하는 길이고 구왕봉은
왼쪽의 오르막 산길이다.맞은 편 산길은 목책이 막아서고 있는데
목책을 넘어서 비탈을 내려가면 오지의 산협 마을 점말에 이르게 되고
골짜기 임도 십리 허에 오봉정이 자리하고 있으며 봉암사는 시오릿길을
더 발품을 보태야 닿을 수 있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안내'라는 제목의 커다란 안내판이 은티재
한구석에 우뚝 세워져 있다.지정된 년월일은 2002년 1월21일이고 구역
면적은 백두대간 상의 뇌정산 삼거리에서 뇌정산으로, 뇌정산에서
봉암사 입구의 원북리 산협의 주민 주거공간을 빼고 애기암봉에서
장성봉 그리고 악휘봉 삼거리까지 줄잡아 2291ha에 이른다.
지정사유는 희귀식물자생지로서 고란초,솔나리,천마,소나무 등이
그들이다.산림소유자는 조계종 종립수도원 봉암사로 되어있다.
은티 마을을 뒤로한지 2.3km되는 은티재에서 구왕봉까지는 2.4km의
거리를 남겨두고 있다고 산행안내 이정표는 적고 있다.
목책을 우측 허리에 끼고 오르는 길섶에는 장방형의 하얀색 바탕의
철제입간판도 눈에 띤다.입간판은 너무 오래되고 낡아서 검붉은 녹이
피눈물처럼 번져 흘러내린다.스님들이 수행하는 청정도량이니 현명
하신 여러 분들께서는 양지하시고 출입을 삼가해 달라는 당부의
적바림이다.
완만하지만 쉴 틈을 보여주지 않는, 쭈욱 곧은 오르막 산길이 첫고등으로
내놓은 멧부리,널찍한 공터의 행색으로 비춰보면 헬기장으로 쓰였을
봉우리가 아닌가 여겨진다.등산지도 상으로는 해발 683m의 주치봉이다.
산길은 맞은 쪽의 다갈색의 낙엽이 수북하게 내려앉은 내리막 산길이다.
두툼한 표피에 깊은 주름의 굴참나무들이 줄을 잇는다.
그들의 군락지라고 여겨도 좋을 만큼 굴참나무들의 숲길 내리받이다.
굴참나무의 내리받이 산길은 잘록한 안부로 산객을 이끈다.
사거리 갈림길이 있는 안부인 셈인데 좌측의 희미한 산길은 은티 마을로의
등하행 산길이고 우측은 봉암사 방면이 되는 산길이다.
안부 우측 길섶에 조금 전의 하얀 바탕의 녹이 벌겋게 슬어있는 통행금지
입간판이 을씨년 스럽게 세워져 있다.안부를 뒤로하고 비탈을 올려치면
안동권가의 허름한 묵묘가 기다리고 있는데 이곳에서도 좌측으로 은티
마을(3.8km)과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다.
희양산 전경
완만한 치받이 산길을 올려치면 잡목으로 우거진 무명의 암봉에 이르게
되며 그곳을 내려서는 산길은 우측의 비탈을 내려서서 다시 능선으로
붙는 행로를 따라야 한다.능선 좌측 사면으로는 흰 떡가루를 흩뿌려
놓은 듯 군데군데 허연 눈이 남아있다.산길은 주능선으로의 날등 진행을
거부하고 우측의 사면을 따라 굴신거리며 꼬리를 잇는다.
산길 바닥은 크고작은 돌들이 널려있는 돌사닥다리 길이다.산사면을
기신거리며 꼬리를 잇던 산길은 다시 주능선 등성이로 올라 붙으며
너럭바위의 전망대로 산객을 안내한다.구왕봉의 전모를 보여주려는
게다. 한라봉의 볼록 솟은 꼭지처럼 보이는 구왕봉의 멧부리가 한눈에
잡힌다.
두부모 형태의 엄장한 바위들이 서로 기대고 겹치고 얽혀있는 곳을
대간의 산길은 미로를 새로이 개척해 나가는 듯이 산객을 살금거리며
이끌어 나간다.그러한 미로의 바위 통로를 빠져나오면 마당바위가
손짓을 하고 그 앞의 너럭바위 위에서 맘껏 조망의 호사를 누리라 한다.
구왕봉은 이제 손을 뻗으면 곧바로 닿을 듯이 다가와 있다.
산사면을 우측으로 시계반대 방향으로 휘감 듯이 산길은 경사각을
높여 나가기 시작한다.거뭇한 행색의 참나무 식솔들의 벌거벗은
몸매 사이로 쪽빛 하늘빛을 닮은 시퍼런 칼날 같은 바람이 강팎 같이
훑고 지나간다.참나무 식솔들이 울을 친 밋밋한 멧부리,해발 898m의
구왕봉이다.희끗희끗한 암봉의 골격이 고스란이 드러난 희양산의
듬직한 행색이 눈안 가득히 들어오는 희양산 조망의 특급전망대이다.
구왕봉에서의 눈부신 조망의 호사를 만끽하고 구왕봉을 벗어난다.
그런데 벗어나는 산길은 빙판이나 다를 게 없는 미끄러운 산길이다.
허겁지겁 아이젠을 동여매고 횡액을 대비한 차림을 마치고 급경사의
암릉을 엉거주춤 벌벌거리며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굵직한 고정로프가 위험한 암봉 사이 사이에 마춤맞게 동여있어서
정신줄 만 놓고있지 않다면 이동에는 큰 어려움은 없지싶다.
그러나 발밑이 위험스럽다.한눈을 팔다가 자칫 발디딤에 헛점을
보였다가는 추락의 위험은 항시 남아 있으니 말이다.
구왕봉에서의 조망과 같은 또 하나의 조망이 기신거리는 산객에게
잠시 쉬어감을 권면한다.노송 한 그루와 고사목 한 그루가 동무하고
있는 전망바위에서의 조망은 화려하기 이를 데가 없다.
희양산과 멀리 뇌정산이 환상적이며 봉암용곡의 깊은 주름 골짜기가
한폭의 진경산수화를 그려놓고 있는 게 아닌가.
호사스러운 조망을 깊이 음미할 틈새를 구왕봉의 내리받이 암릉길은
부여하기를 거부한다.구원의 손길이자 구세주의 은총이나 다를 게
없는 고정로프를 부여잡고 용을 쓰기도 하고 끌어안기도 하면서
미로 같은 암릉 벼랑을 애면글면 기신거리며 내려선다.
지름티재다.삼거리 갈림길이 나 있는 곳인데 좌측은 은티 마을(3km)
로의 등하행 산길이다.
희양산성(?) 범강장달 같은 노송들 사이로 산불초소 같은 건물이
지름티재 산길 옆에 자리하고 있다. 봉암사에서 설치한 건축물이
틀림없을텐데 금지구역 안으로의 접근을 감시하려는 감시초소인 게다.
목책 안에도 검은 색 바탕의 천막을 씌운 초소건물인지 임시 생활편의
시설인지가 눈에 띤다.안팎으로 거주하면서 악착 같이 지키고
있겠다는 심사다.
목책을 우측으로 끼고 오르막 산길을 따르면 완만하던 산길은 경사각을
높이며 금방 비탈진 경사로 구를 듯이 자리하고 있는 두부모 형태의
거대한 바위를 내놓는다.힘 센 장사가 그 바위 뒤에서 밀어대면
금새 구를 듯한 바위인데 지팡이 크기의 막대기로 여기저기 잔뜩
괴어 놓은 모양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집체 만한 바위들이 포개져 있고 서로 기대어 있기도 한 사이의 틈새를
빠져 나오면 끌밋하고 헌걸찬 노송이 그늘을 드리운 전망대의 곁도
지나게 된다. 주능선을 곧장 따라오는 목책이 아직도 모습을 보이고
있다.산길은 목책을 버리고 주능선 좌측의 허리춤의 응달받이로
꼬리를 드리운다.흰떡가루를 뿌려 놓은 듯이 산길은 군데군데 눈이
남아있다.
오고 간 선답자들의 발자국으로 다져진 눈길은 얼음판이나 다를 게
없다.아이젠이 없었더라면 한걸음도 뗄 수 없는 얼음 산길이다.
산길의 경사가 급박해지기 시작한다.손때가 거뭇하게 묻어있는
고정로프가 믿음직스럽지만 쌀뜨물 같은 얼음이 빙벽을 이루고
고드름을 만들고 있으니 긴장이 고조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만봉 전경 두어 가닥의 고정로프 중에서 한 두 개의 고정로프가
쌀뜨물 같은 색을 띤 얼음과 함께 붙어있다.바위 직벽이나 마찬가지인
암벽의 절벽 길을 올려친다.물론 한 두 개의 고정로프에 몸을 맡긴 채.
디딘 발바닥이 얼음으로 덮혀있으니 아이젠으로 충격을 가하며
킥킥 슬로우 진행이 될 수밖에 없다.젖 먹던 힘까지 몰아써가며
애면글면 올라선 주능선 삼거리,백두대간의 주능선은 좌측으로
이어지고, 흰눈으로 덮혀있는 우측의 오르막 산길은 희양산 주봉으로
향하는 산길이다.
마당바위와 너럭바위들이 줄을 잇는 밋밋한 희양산의 주능선은
그야말로 조망의 전망대 능선이라고 할 수 있겠다.조금 전 지나쳐 온
구왕봉이 바로 눈 앞에서 아른거리고 봉암용곡의 깊은 산주름이
속속들이 부감이 된다.해발 999m의 희양산 정상에 이르는 산길은
흰눈이 고스란이 녹지않고 산길을 덮고 있다.너럭바위와 마당바위
만이 눈을 이고 있지 않기에 조망을 즐기기 위한 전망대 역할에 더
한층 기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만봉과 그 너머 백화산과 뇌정산까지 남김없이 눈부신 조망을
허락하는 희양산의 정수리를 뒤로하여 이만봉으로의 발걸음을
재촉한다.조금 전의 바위 절벽의 험로 삼거리,까마득하게 내려다
보이는 바위절벽이 날카로운 잇빨을 드러난 악귀와도 같아 보인다.
이만봉으로 향하는 능선은 유선형의 날렵한 행색을 띤다.
그리고 주능선의 재질은 크고작은 바위들이 그 몫을 맡고 있는
능선인 거다.능선의 행색이 그렇다고 하면 능선 양측의 산사면은
경사가 급한 절벽 같은 비탈을 이루게 마련이다.
그러한 바위 능선이 옛 성벽의 모습을 고스란이 보여주고 있는 곳으로
산객을 안내한다.분명히 옛 성벽이 틀림없어 보이는데 아무런 표식이나
안내문조차 보이지 않는다. 성벽 능선 중간 쯤에 은티 마을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삼거리를 만난다.이 성벽 산성길을 올려치면 888m봉이
삿갓을 벗어 놓은 모습으로 산객에게 '어서 다가오라!' 손짓한다.
나목의 참나무 등이 장악한 무명봉을 오르고,엄장한 덩치의 노송이
뿌리를 묻은 암봉을 지나면 888m의 턱밑이다.
참나무 등속들의 비교적 뾰죽한 그 멧부리를 내려서면 산길은 늘푸른
잎을 자랑하는 잣나무 숲속으로 꼬리를 드리운다.사거리 안부다.
왼편의 산길은 은티마을(2.4km) 쪽이고 10시방향은 시루봉(0.9km)이며,
2시방향은 이만봉으로의 대간 산길이다.
사거리 안부를 뒤로하는 산길은 한동안 봉암사가 자리한 원북리 봉암
계곡으로 하산하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완만한
내리받이 형국으로 진행이 된다.그러나 머지않아 산길은 시나브로
963m봉의 허리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휘감으며 오름세를 타기 시작
한다.그러한 형국으로 올라선 963m 높이의 멧부리는 밋밋한 봉우리에
불과하고 사위는 잡목으로 둘러싸인 채 정수리 주변의 밋밋한 공터는
산돼지들이 온통 들쑤셔놓아 난장판을 만들어 놓았다.
곰틀봉 전경 그 봉우리를 뒤로하는 산길은 온통 흰눈으로 덮혀있는 밋밋한
산길이다.시루봉(좌측1.8km) 갈림길을 지나고 노송들이 끌밋하게 자리한
능선길을 따르다 보면 좌측으로 이만이골을 겨유하여 분지리 도막마을
(좌측2.3km)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갈림길도 지나가게 된다.
주능선의 행색은 963m봉을 넘어서고 부터 여지껏 밋밋하고 둔중한
등줄기를 띠고 있었는데, 그러한 모양새가 유선형의 날렵하고 말갈기
처럼 바위들이 울퉁불퉁한 능선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어지간한 바윗 길은 곧장 넘어서고 엄장한 바위들은 우회를 거듭하거나
고정로프의 도움으로 넘어서거나 하면서 대간의 산길은 꼬리를 물며
산객을 이끌어 간다.갑짜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집채만 한 덩치의 노송들과 바위들이 어울린 멧부리를 내려서면 이만봉
턱밑이다. 날렵한 유선형의 바위능선으로 흰눈이 소리없이 내린다.
대부등만한 바위를 우회하고 말갈기 같은 바위능선을 지나면 간벌이
이루어진 이만봉 멧부리 언저리에 이르게 된다.간벌이 이루어진
곳곳에 산돼지들이 들쑤셔놓은 흔적이 자드락 밭에 김을 맨 것 같다.
드디어 올라선 해발 990m의 이만봉 정상! 크고 작은 바위들이 널려있는
멧부리 정상에서의 조망도 화려하기 그지없다.
왼쪽 끄트머리가 백화산 곰틀봉이 저만치에서 손짓한다.이만봉을
내려서는 산길에도 흰눈이 허옇게 남아있다.울멍줄멍한 바위능선에
날렵한 유선형의 능선이 보태지면 흔히 공룡능선이라고 하는데, 이곳은
미니 공룡능선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터이다.주변의 조망 또한
나무랄 곳이 없으니 더욱 그러하지 않은가.
미니 공룡능선이 이윽고 산객을 안내한 멧부리,곰틀봉이다.
백화산으로 이어지는 대간의 산줄기와 대간에서 가지를 친 뇌정산이
눈 안에 가득 들어온다.거침이 없는 조망의 호사를 누리고 곰틀봉을
뒤로한다.산길의 행색은 여전하게 종전의 외양을 바꾸지 않고 고집스레
미니 공룡의 자세로 일관한다.흔히 고사리 밭등이라고 불리우는
능선인데, 바위 봉우리에 올라서면 끌밋한 노송이 함께하고 돌사닥다리
험로는 나목의 참나무들이 안전 산행의 홀더 노릇을 자임한다.
분지리 안말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사다리재 삼거리!
응달받이의 가파른 내리받이에 선답자들로 인한 다져진 미끄덩스러운
눈길이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풀어놓았던 아이젠을 다시 단단이 동여
맨다. 급박한 경사의 사다리골을 내려서는 과정은 아이젠의 도움으로
비교적 손쉽게 내려서게 된다.두 주 전의 상황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하겠다.흰눈을 함빡 뒤집어 쓰고 있었던 경주손가의 묘는 흰눈이 반 쯤
벗겨진 상태이고, 희끗한 눈꽃으로 치장을 하였었던 온갖 수목들은
본래의 누렇거나 거뭇한 본연의 행색으로 돌아와 있는 거다.(15시30분)
후미팀들이 모두 안전하게 산행을 마무리 지은 뒤에 배안엣걸신들을
달래기 위해서 문경의 국밥집으로 발행을 한 것은 두어 시간을 훌쩍
넘긴 무렵이다. (2017,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