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이
금년 더위의 절정인 것 같습니다.
특히
지난 일주일간은 몹시 더운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바람이
잘 통하고 가까운 곳에 숲이 펼쳐져 있어
비교적 시원한 집이지만 원체 심한 찜통 더위 앞에서는
어찌해
볼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치면 아내와 함께
집 앞의
좁은 개울을 따라 구파발 역까지 뻗어 있는
오밀조밀한 산책로를 걷는 것이 저녁 일과가 된지
오래입니다.
8월
초하룻날, 무척 더운 날이었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세월이
빠르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걷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걸음으로 30분 정도면 마치 어린이 그림책 속의 길 같은
주황색
바닥의 아름다운 산책길은 끝이 납니다.
그리고
그 끝에 지하철 3호선 구파발
역이 있습니다.
대개는
구파발 역을 반환점으로 다시 그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 오면 1시간 짜리 저녁 산책 프로그램은 끝입니다.
그러나
이 날은 바람 한점 없는 더운 집에 일찍 돌아오기 싫었습니다.
우리는
구파발역으로 내려가 지하철을 이용해 한 정거장 다음인
연신내역에 내렸습니다.
연신내역
3번 출구 약 70m 지점에 영화관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영화를 한편 즐기면 시원하게 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폭서기에
흔히들 활용하는 영화관 피서법입니다.
저녁
9시 30분 시작하는
일본
영화 '동경가족' 티켓 2장을 8천원에 구입했습니다.
물론 그
영화를 상영하는 줄도 모르고 갔었지만
마침
좋은 영화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뜻밖의 행운이었습니다.
'동경가족'이란 일본 영화는 원래 1953년,
'오즈
야스지로' 라는 감독이 만들어 당시 크게 히트했던
'東京物語'(동경 이야기)란 옛날 흑백 영화를
'야마다
요지'라는 현재 일본 정상급 실력파 감독이
2013년,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바로 전날 7월 31일에 국내에 개봉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개봉을 기다린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
것은약 60여년전의 원작 '東京物語'가 인정을 받은 명화였던
점,
그리고
이번 영화에는 우리 노인들은 잘 모르지만
일본
영화를 아는 젊은 이들에게는 매우 친숙하고 인기가 있는
두
사람의 매력적인 배우가 주연을 맡고 있는 점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래
사진의 젊은 남녀 배우 참조)
아무튼
냉방아 잘 된 영화관에서 잠시 더위를 잊고
일본
사회의 가족문제, 부모 자식, 형제간의 관계와
효도와
가정교육, 인간의 사랑 등을 잔잔하게 다룬
좋은
영화 한 편을 눈물도 흘리며 즐길
수 있었습니다.
깊은
밤, 자정이 되어 영화관을 나서며 우리는
'근래
관람한 영화 중 가장 감동적인 명화였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땅 바닥의 열기도 많이 식어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금 이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이 가까운 곳에 많이 있습니다.
노인과
젊은이 들이 다 함께 보기 좋은 가족영화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더위도
식히고 영화도 보는 피서법을 가족과 함께
즐기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함수곤
드림
가족, 드라마 / 일본 / 146분
2014.07.31
개봉
감독 : 야마다
요지
출연 : 츠마부키 사토시(히라야마 쇼지), 아오이
유우(마미야 노리코), 하시즈메 이사오(히라야마 슈키치)
전세계를 울린, 노부부의 일주일간의 도쿄 여행
작은 섬에 살고 있는 히라야마 부부가 자식들과
만나기 위해 동경에 상경한다.
의사인 큰아들 코이치와 미용실을 운영하는 둘째 딸
시게코는
갑작스런 노부부의 방문을
부담스러워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호텔 숙박을 권유하는 등 소홀히
대한다.
노부부의 철없는 막내아들 쇼지만이 여자친구 노리코와 함께
그들을 따뜻하게 보살피지만,
예기치 않은 어머니의 죽음으로 가족에게 위기가
닥치게 된다.
'아오이 유우' 와 '츠마부키 사토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