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보피정 순례 열한번째날(마지막날)
(연동성당→ 신제주성당 → 김기량성당 → 동광성당 →
광양성당 → 서문성당 → 제주 중앙성당)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알렐루야!
오늘은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사도 축일이다. 아침에 미사를 드리고
식사를 한 후 어제 렌트한 차를 타고 숙소로 왔던 연동성당으로
다시 갔다. 우와,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다. 그 곳에서 끝냈으니
그 곳에서 다시 시작을 하기 위해서다.
오늘이 도보로 걷는 순례의 마지막 날이다. 순례를 잘 마무리 할 수
있도록 기도하기 위해 성전 안으로 들어가니 어제 저녁 뵈었던
고승헌 마르코 신부님이 성전 안을 왔다갔다 하시며 묵주기도를
바치고 계셨다. 우리를 보시더니 매우 반가워하시며 한 사람
한 사람 악수를 해 주신다. 신부님께 강복을 요청하니 아이스크림을
선물로 줄테니 잠시 기다리라고 하시며 나가신다.
조금 후에 돌아 오셨는데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라고 하시며
10만원을 주셨다.
그리고 우리들에게 참 장하다고 하시며 다시한번
오라고 말씀하시며 우리에게 필요한 은혜를 청하며 강복까지
해주신다. 아무도 없는 성당 안에서 신부님 혼자서 성모님 앞에
촛불을 켜놓고 기도하는 사제의 모습은 우리가 기도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시는 것 같다. 참 마음이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사제이심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모두는 사제의 이런
모습에 감격스러워하며 가슴이 뭉쿨하고 눈물이 났다고 서로
이야기하였다. 마르코신부님에게 영육간의 건강을 하느님께서
풍성히 내려주시기를 바라며 화살기도를 바쳤다.
우리는 오늘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힘을 주시려고 마르코신부님을
통하여 사랑을 보여주셨다고 이야기를 하며 길을 걸었다.
신제주 성당에 도착하니 성모님상 앞에 화려한 꽃들이 봉헌되어
있었다. 이 곳 사무장님이 우리를 보고 이것저것 관심을 보이더니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미네랄 음료수를 먹으라며 내오신다.
오늘 처음 성당에서 단추를 잘 끼웠더니 이런 좋은 일이
계속 생긴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성전에 들어가려다 왕언니가
발을 삐끗하며 넘어졌는데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참는 것 같다. 성전 안에 들어가 오늘 기도 당번인 모니카는
왕언니를 위하는 기도를 즉석에서 바쳤다. 별 일 없이 끝까지
마무리가 잘 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다음 순례성당인 김기량성당을 향해 또 발걸음을 옮긴다.
성전 안에 들어가 기도하고 나와 그 곳에 있던 자매에게 우리의
맏형님께서 성당에 관하여 이야기를 해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그 자매는 영광이라고 말하며 이야기를 해 주었다.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는 제주교구 출신으로 최초로 제주에 복음을
전파하고 병인박해때 순교함으로써 제주교구 최초의 시복시성
대상자 124위에 포함되었다.
안신부님이 차를 몰고 이곳에서 만나기로 약속하여 기다리고 있는데
신부님이 도착할 때 이 곳 본당 신부님께서 병자영성체를 마치시고
들어오다가 마주쳤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으시고 대단하다고
하시며 우리의 요청대로 사진도 함께 찍고 강복도 해 주셨다.
순례가 시작되면서 점심은 계속 주먹밥을 만들어 먹었는데
오늘은 마지막 날이라 국수를 한번 먹기로 했는데
신부님께서는 우리가 걷는 동안 밀면 잘 하는 집을 알아놓고 오셨다.
차를 타고 그 곳에 도착하니 유명한 집이라서 사람들이 많다.
욕심을 내어 대자를 시켰는데 맛이 있지만 양이 너무 많았다.
점심을 먹고 나니 신부님께서 우리를 김기량성당으로 다시 데려다
놓으신다. 원래대로 걸으라는 뜻일게다. 아이구, 신부님...
동광성당으로 가는 길에도 노란리본을 보충하며 걸어간다.
우리의 선봉장 아가다는 이제 프로다, 리본 묶는 모습이.
팀의 막내로 신부님 눈치(?)보랴, 형님과 언니들 눈치보랴
바쁘겠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아마도 하느님께서 이런 모습들을 어여삐 여기시겠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인간의 천마디가 무슨 대수랴.
하느님께서 한마디 해주시는 말보다.
그런데 이렇게 쉽지 않은 길을 사람들은 왜 걸으려고 왔을까?
현재의 상황에서 일상의 생활을 하며 일어나는 것들을 떨쳐
버리기 위해, 내 자신의 정체성을 들여다보기 위해,
산티아고 전초전으로 참여한 부부 등.
몇 달 간 시어머니가 중환자실에 계셨는데 일반 병실로 옮기자
여기를 왔다고 하는 엘리. 무조건 참여하고 싶었는데 남편과
시댁식구들이 허락을 해 주였단다. 그런데 그런 허락을 받기까지
관계가 좋지 않았다면 허락을 해 주었을까?
요즈음은 누구를 위해 기도하는지 계속 침묵을 지키고
묵주알을 굴리며 걷고 있다.
본인은 날라리신자라고 말하지만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 나오는 카리스마가 장난이 아니다.
검도를 3년 했다는데 그래서 그런가?
김기량성당을 찾아가는 길부터 순례길이 잘 정리되지 않아
네비게이션을 들고 다른 한손으로는 리본을 달며 동광성당과
광양성당까지 갔다. 광양성당은 오늘 성모님의 밤을 하는지
수녀님이 꽃 장식 하는데 바쁘신 것 같다. 순례의 마지막 성당인
서문성당에 도착하자 신부님께서 먼저 도착해 계셨다.
아침미팅 때 마지막을 고하는 중앙성당에서 성체조배를 하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이 곳 서문성당의 성체조배실이 좋아 보여
이곳에서 함께 성체조배를 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아놓으셨다고
하신다. 조배실에 들어가 큰절하고 자리에 앉으니 잠이 쏟아진다.
어제 그제 양 이틀간 70Km 정도를 걸은 후 저녁 먹고 나눔하고
원고 정리하고 나면 몇 시간 밖에 잘 수 없어 걸으면서도
살짝살짝 졸면서 걸었었다.
그러니 따뜻한 성체조배실에 편안하게 앉으니 눈꺼풀이
자꾸 아래로 내려올 수밖에.
깨어있지 못한다고 슬퍼하시는 예수님이 아니라
“그래 수고많이 했다. 잠시 눈 좀 붙이고 있거라.” 하시는 것
같다며 자기합리화를 시키고 있다.
10분쯤 지난 것 같은데 눈을 떠보니 30분이 경과하였다.
신부님이 우리들이 조는 모습을 보며 뒤에 앉아 성서구절을 읽고
계신 것 같은 느낌을 받긴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 졸고 나니 기분은 날라갈 듯이 개운하다.
이제 순례의 마지막 성당을 뒤로하고 중앙성당으로 잘 다녀왔다고
인사하기 위해 성전으로 들어갔다.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267Km를
걸어 완주했다고 말씀 드리고 나서 공동체가 함께 감사의 기도를
바쳤다.
성전 밖으로 나와 서로서로 안아주며 수고했다고 말하는
형제자매들의 눈에는 해냈다는 뿌듯함으로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해 먹는 대신 동문시장으로 가서
갈치조림과 전복해물탕을 시켜 먹었다.
이제 내일이면 각자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신부님께서는 마무리를 위해 이벤트를 준비하셨다.
촛불을 켜고 둘러 앉아 각자의 마음을 담아 작은 촛불을
꽃으로 장식한 물위에 띄웠다.
완주를 한 사람들과 중간에 돌아간 이 아오스딩 형제와 그리고
송베드로.문안젤라 부부와 복바오로.박베로니카 부부를 위해서도
다른 사람이 대신 촛불을 봉헌해 주었다.
이번 도보순례를 통해 내 자신을 되돌아보고
하느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원하고 계신지를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분께서 나를 어떤 도구로 쓰시던
나에게 주신 자유의지를 존중해 주심을 알기에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내가 아닌 그분의 생각을 알아차릴 수 있는 지혜를 청한다.
설혹 그 방향이 어긋나더라도 그 분은 실망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나를 기다리고 계시는 사랑의 하느님이심을 믿기에
나는 그분 안에서 희망의 끈을 잡고 싶다.
※ 나희찬 마리아 자매님이 쓴 글을 제가 대신 올려 드립니다.
오늘의 묵상
열한번째날 : 나는 이번 도보 피정 순례길을 통해 앞으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 갈 것을 결심하였습니까?
첫댓글 모든 순례단 여러분! 정말 장하시고 수고많으셨습니다.^^*
여러분의 첫걸음을 따라 많은 발걸음이 뒤이어나갈 것입니다.
모든 여정동안 지켜주시고 함께 해주신 주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마지날 피정까지 무사히 마무리를 해 주시어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 걸음까지 지켜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순례단 형제 자매님들의 충만한 주님의 은총과 힐링된 영육간 기쁨이
앞으로의 삶에 영원히 ,지금처럼 함께 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도보순례을 마치고 일상으로의 생활로 돌아왔습니다
많은 은총과 찬미와 영광을 받고 왔나봅니다
정작 본인은 아직 모르겠는데 저를 보는 교우들은 예전과 다른 나의 모습에 놀라움과 부러움을.....................
항상 마음속에 11일간의도보 피정을 되세기며 일상 생활에서의 삶또한 한층 성숙된모습으로 주님과 성모님과의 만남을 해보려합니다
정말 수고해주신 신부님과 같이 걸었던 왕언니이삼숙율리엣다, 아픈우리의 마음까지 치료해주신 유수길미카렐원장님,국민형부이우신나타나엘형제님,이명희이사벨라언니,피곤한 몸으로 새벽까지글쓴다고 수고해준 글쟁이 나희찬마리아 언니,말없이간식때마다 도와준 이미영모니카언니,
아침마다 우리 준비운동 시켜준 체육반장 체격에 비해 목소리가 우렁찬 김미령엘리사벳언니,공주라서 힘든 강행군을 잘참고 견디고 있는지 걱정전화 날마다 해주시는 형제님과 같이 사는 (완전 부러움) 강명남엘리사벳공주님,먹는것에 허기진 우리을 위해 두번째오실때 진수성찬을 준비해오신 신햬자스텔라 언니, 중간에 오셨던 송기한베드레형제님과 문순정안젤라부부팀과 늦게오셔서 띠단다고 수고해주신 복바오로형제님과 삭삭하고 예쁜 막내박정현 베로니카동생에게도 주님의 영광과 찬미드리며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화이팅,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모두모두에게 축복을,
11명의 도보순례팀은 외칩니다 신부님 사랑합니다.
죄송합니다 한분이 빠졌네여 우리의 길잡이, 카리스마 이제광 아우스팅 형제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모두들 수고많으셨습니다...짝 짝 짝..(박수소리)
가슴뭉클 순례 마침 글을 읽습니다. 성모님과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지켜 주시어 무사히 은총의 순례를 하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신부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요...
도보순례하신 자매, 형제님 수고 많이 하셨고요. 무사 완주 축하합니다.
마리아 자매님 피곤한 몸으로 원고를 실감나게 끝까지 잘 써 주심에 감사드립니다.순례단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무사히 건강하게 잘 마침에 감사드립니다. 신부님 수고 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마지막 순례기를 읽으면서 제주의 5월이 다시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노천명의 '푸른 5월'과 이생진의 '무명도-우도'를 다시 외며 낮은 돌담으로 나누어진
청보리밭과 유채꽃밭에 머물던 제주의 바람을 느낍니다.
첫사랑보다 아름답고 감미롭다는 제주의 신록이 눈에 시려옵니다.
눈부신 홍예(虹霓)를 오름의 허리에 휘감고 있을 제주의 산과 들,
에메랄드빛 바다가 띠를 두른 제주의 바다가 저는 그립습니다.
순례팀은 그렇게 제주에 계절의 여왕, 5월을 꽃피우고 오셨습니다.
주님께 모든 걸 맡기고 오직 공동체를 생각하며 걸어온 길을 조용히 음미할 시간입니다.
모든 분들의 수고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제1회 제주순례길 순례하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주님 안에서 큰 일을 하셨고 정말 장하십니다.
주님의 보살핌 안에서 참 큰일 하셨습니다.
두고 두고 언제고 꺼내어 보아도 만족스런 값진 보물을 만드셨군요.
신부님과 순례단 형제 자매님!
감동적인 피정순례에 함께하여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제주 도보순례 12박13일의 여정 함께한 우리 모두에게 갈채를 보냅니다.힘들고 지쳐 주저앉고 싶었던 순간들,너무 졸리고 피곤해서 갈지자로 걸었던 순례자들이여!!모두모두 장하십니다.사랑합니다.감사합니다.주님께서 주신 은총으로 매 순간순간 떠올리며 간직하며 살겠습니다.순례할 수 있는 은총을 주신 주님께 영광을 신부님께도 감사합니다.
하느님백성이 걷는 길을 생각하신 신부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롱이 다롱이 각자의 모습이 달랐지만 신앙 안의 공동체였기에 무사히 순례의 여정을 마무리지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했던 우리 모두 화이팅!
언니 좋은 묵상글 올려주세요
언니의 기도가 그립습니다
수고많으셨고요 부럽습니다.
은총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무사히 순례길 마치신 형제,자매님 축하드립니다. 신부님 엄청스리 수고하셨읍니다. 감사합니다'''
주님안에서 풍성한 열매를 맺으신 순레자 형제 자매님 또한 신부님 부럽고
그동안 올려놓으신 글을 보며 대리만족?저도 흐믓하고 나름 묵상도 하고
행복했습니다 모두모두 예수성심의 나라를 세우시길 두손모음^^
모두에게 축하를 드립니다!
영원히 잊지못할 추억의 장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