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
고유섭(高裕燮)의 수필집. 3·6판. 반양장 204면. 원래 제목은 ‘조선의 청자(朝鮮の靑瓷)’로 1939년 일본 동경 보운사(寶雲舍) 동운문고(東雲文庫)에서 일문으로 간행한 것을 진홍섭(秦弘燮)이 ‘고려청자’로 번역하여 1954년 을유문화사에서 출간하였다. 뒤에 1977년 삼성문화재단에서 재간행하였다.
책머리에 진홍섭의 ‘역자 서’가 있고, 14편을 2부로 나누어 1부 ‘고려청자’에 1.청자란 무엇인가 2.청자라는 명칭 3.청자의 발생 4.청자의 종류 5.청자의 변천 6.청자의 요지(窯地) 7.청자의 전세(傳世)와 출토 8.청자의 감상이 수록되어 있다. 2부 부록에는 1.고려청자 2.고려의 도자공예 3.청자와의 양태정(養怠亭) 4.화금청자와 향각(香閣) 5.양태정과 향각 6.고려도자와 이조도자로 나누어 편성하고 있다.
진홍섭의 ‘역자 서’에 “선생이 기세(棄世) 후 선생의 원고를 정리하여 ≪송도고적 松都古跡≫(1946)·≪조선탑파(塔婆)의 연구≫(1949)·≪조선미술문화사총론≫(1949)·≪전별(錢別)의 병(甁)≫(1958)·≪조선미술사급미학론고 朝鮮美術史及美學論攷≫(1963) 등을 비롯하여 11책(冊)의 유저가 간행되는 가운데 ‘고려청자’라는 이름으로 발간했다.”라고 발간의 경위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40년 전의 저술로 그 뒤에 새로운 자료가 첨가되고 해석이 달라지는 부분이 있어도 원문을 그대로 수록했다고 말하고 있다.
본문에서 고유섭은 청자는 청색의 자기란 뜻만이 아니요, 철염(鐵鹽)의 환원염(還元焰)에 의한 철록색 자기요, 청자를 ‘靑磁(청자)’ 등 여러 가지로 쓰고 있으나 ‘靑瓷(청자)’로 쓰는 것이 옛 맛이 난다고 말하고 있다.
청자의 종류는 가장 많고 널리 알려진 비색청자(翡色靑瓷)·상감청자(象嵌靑瓷)·백색퇴화문청자(白色堆花文靑瓷)·화청자(畵靑瓷)·진사청자(辰砂靑瓷)·화금청자(畵金靑瓷)·명관청자(名款靑瓷)로 나누어 그 실례를 설명하고 있다.
청자의 변천을 제1기 고려비색시대, 제2기 상감청자시대, 제3기의 중국남북요헌효시대 제4기를 잡요시대로 나누고 있다.
고려청자에서 청자와(靑瓷瓦)와 화금청자, 조선의 도자기까지 청자의 연구 결과를 문헌을 주로하여 고증하고 그것을 해석하여 청자 연구의 새로운 초석을 마련하는 내용을 평이하게 서술하여 청자의 이해는 물론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감상하는 지침이 되고 있다.
청자상감모란국화문과형병 [국보 114호]
고려 청자의 전성기인 12세기경에 만들어진 참외모양의 화병으로, 높이 25.6㎝, 아가리지름 9.1㎝, 밑지름 9.4㎝이다.
긴 목 위의 아가리가 나팔처럼 벌어진 것이 참외꽃 모양이고, 목의 중간부에는 2줄의 가로줄이 백토(白土)로 상감되어 있다. 이런 모양의 병은 중국 당나라에서 비롯되었으나 고려시대에 와서 한국적으로 변화되었다.
몸통은 참외 모양으로 여덟 부분으로 나뉘어 골이 지어있다. 목과 몸통의 연결 부위는 볼록한 선으로 둘러 확실한 경계를 이룬다. 목의 바로 아래에는 8개의 꽃봉오리 띠가 백상감되어 있다. 몸통의 중간부에는 여덟개의 면에 모란무늬와 국화무늬를 번갈아 가며 1개씩 장식하였으며 몸통의 아랫쪽은 연꽃이 흑백상감 되어 있다. 굽은 주름치마 모양의 높은 굽을 붙였으며, 유약은 그다지 고르지 않고 색깔도 다소 어두운 편이나 전체적인 비례나 균형에 있어 안정되어 있다.
이 병은 전라북도 부안군 보안면 유천리 가마터에서 만들어졌을 것으로 짐작되는데 형태가 같은 것으로는 국보 제94호인 청자소문과형병이 있다.
청자상감모란문표형병 [국보 116호]
12세기 중엽의 고려시대 청자 주전자로 고려자기 중에서 흔히 보이는 표주박 모양을 하고 있다. 물을 따르는 부리와 손잡이를 갖추고 있으며, 크기는 높이 34.4㎝,아가리지름 2㎝, 배지름 16㎝, 밑지름 9.7㎝이다.
세련된 유선형의 모양에 완벽한 비례의 아름다움까지 곁들여 조화시킨 이 작품은 목의 윗부분에 흑백상감으로 구름과 학무늬를 그려 넣었다. 잘록한 목은 골이 지게 패여있어 주름이 잡혀 있는 듯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병의 아래 부분 몸통에는 활짝 핀 모란과 피지 않은 봉오리, 잎들이 꽉 짜여진 채 전체를 장식하고 있다.
그릇 형태나 유약색으로 볼 때 선이 매우 우아하면서도 안정감을 주며 은근한 빛을 머금고 있어 고려인의 조형성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청자진사연화문표형주자 [국보 133호]
고려 중기에 만든 청자 주전자로 높이 33.2㎝, 밑지름 11.4㎝이다.
표주박 모양의 몸통에 표면은 연잎으로 둘러싼 형태이다. 꽃봉오리 모양의 마개를 하고 있으며, 잘록한 목부분에는 동자가 연봉오리를 두 손으로 껴안아 들고 있는 모습과 연잎으로 장식하였다. 손잡이는 덩굴을 살짝 구부려 붙인 모양으로 위에 개구리 한 마리를 앉혀 놓았다. 물이 나오는 아가리는 연잎을 말아 붙인 모양이다.
고려청자에 붉은 색을 띠는 진사를 곁들이는 장식 기법은 12세기 전반에 있었으나, 진사로 무늬를 대담하게 장식한 작품은 13세기 이후에 나타난다. 연잎 가장자리와 잎맥을 진사로 장식한 이 작품은 경기도 강화 최항의 무덤에서 출토된 것으로, 고려 고종(재위 1213∼1259) 때 작품으로 추정된다.
진사의 빛깔이 뛰어나 고려청자 역사상 귀중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