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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밀레니엄, 그땐 그랬었지......
류호용 / 산업디자인학과
30여 년의 교수생활 중에서 부지런히 그리고 나름 열정을 다해 가르치던 시기라면 필자의 나이 40 후반부터 50 중반에 진입한 몇 년 사이가 아닌가 한다.
지금 소개하는 내용은 그때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On line 상에서 같이 나눴던 이야기들이다. 나는 그 무렵 부교수를 거쳐 정교수에 오른 시기여서 여러 가지로 활발한 교육과 작품활동을 해야 되는 시기이기도 했지만, 다른 한 가지 이유도 있었는데, 그건 당시 20C 말을 거쳐 2000년 뉴밀레니엄에 진입하면서 우리사회에 불어 닥친 정보사회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그것이었다. 그 시기는 디지털로 인하여 달라진 환경과 새로운 것들에 대한 많은 이해가 필요했고 또 그것을 교육에 반영하고 연구활동으로 풀어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생활 속에서 직접 느끼진 못하지만, 인공지능(AI)과 AI반도체 등의 기술을 중심으로 보이지 않는 치열한 기술경쟁 속에 살고 있다. AI가전, 자율주행차, 스마트홈 기기 등의 응용기술과 제품들이 우리생활 속 깊숙이 파고들어 세상을 바꿔놓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 주변의 이러한 변화는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2000년대를 전후한 정보사회로의 급격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떠올리게 한다.
바로 얼마 전의 일같이 여겨지는 1990년대 인터넷과 월드와이드웹(WWW)의 증가 및 PC 대중화 그리고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우리 일상에 파고든 모바일 미디어의 확산이 그것이다.
이른바 3G이동통신기술과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 동화상 통화 휴대폰(사진1)이 만들어낸 모바일 미디어의 확산은 사회 여러 영역에 걸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으며 디지털 문화 확산에 결정적 역할을 하면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변화가 이루어지던 시기였다.
이렇게 디지털이 세상 속으로 들어오면서 아날로그의 뿌리가 흔들리고 우리의 사고와 행동에도 영향을 미쳐 스승과 제자 사이, 계층 사이 인간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으면서 모바일이 만든 세상은 기존의 세상과 다른 것이었다.
또 생활 속의 패턴들이 바뀌면서 지금은 당연한 일들이 그때는 있을 수 없는 일들로 다가왔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어김없이 교육현장에도 불어닥쳐 모두의 기억처럼 변화 속에서 다소 혼란스러웠다. 당시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를 기대와 흥분으로 맞이하며 누구나 다가올 변화와 인간생활 환경에 대해 예견은 했지만, 막상 변화와 혁신으로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그로 인한 일상과 교육현장을 통해서 우리가 체감한 변화의 강도는 대단한 것이었다.
특히 새로운 기술을 입힌 제품들은 그것이 사용되는 시간과 공간을 통하여 인간생활 곳곳을 변화시켜 놓았고 관련한 산업디자인분야는 변화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으면서 변화의 흐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였다. 돌이켜보면 클라우드 슈밥이 주창한 4차 산업혁명의 초기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당시 산업디자인분야의 변화 내용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기존의 디자인프로세스에 따라 형태와 CMF(Color, Material, Finishing: 색상, 소재, 마감) 디자인 등 제품의 외관을 중시하던 디자인이 사진 2처럼 제품에 S/W, 디지털미디어, 솔루션(Solution) 등 디지털기술이 접목됨으로써 디자인프로세스에서 제품의 새로운 가치제공을 위한 디자인 선행기획(디자인 컨셉트, 제품 컨텐츠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등)이 중요해졌다. 따라서 디자인선행기획 단계에서 많은 상상력과 창의력이 가능하도록 생각과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는 디자인으로의 변화는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었다. 즉 지금껏 익숙해져 있던 아날로그 디자인에서 디지털 차원의 디자인으로 바뀌는 과정이었다.
필자가 지도교수로 있던 운송기기디자인(YTD: Yeungnam Transportation Design) 동아리 학생들 역시 여타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당시 디자인프로세스와 제품 환경의 변화 때문에 디자인 선행기획 단계에서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런 현상은 학생들이 반복적인 실기작업으로 단순 디지털 표현기법에는 능하지만, 아이디어 도출과정에서 필요한 디지털적 솔루션에 대한 역량이 부족한 때문이었다. 처음 접하는 디지털기술에 대한 기본이해는 물론 그것을 활용하는 논리와 상상력이 미진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이처럼 기술에 대한 디자인분야의 한계가 엄연히 존재하지만, 나는 이때가 실사구시 학문인 산업디자인을 디지털시대에 맞게 가르치고 풀어나가기 위해 힘써서 연구하고 노력하던 시기였던 것 같다.
모교 교수로서 저간(這間)의 책임감이 작동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실로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교육환경에서 학생들을 제대로 끌고 가기 위해서는 바뀐 환경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능력을 창의적인 방향으로 환기시키기 위한 특별한 방법이 필요했다. 나는 수업시간 외에도 On line으로 학생들의 세상에 대한 도전과 그것을 위한 노력을 격려하기 위해 YTD 동아리 홈페이지 게시판을 이용해 메시지를 전달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실기수업 시간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는 방식도 당연히 하고는 있었지만, 정리된 메시지가 아닌 그때그때의 조각난 메시지는 실기작업에 집중하는 학생들 귀에 잘 전달되지 않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YTD의 싸이월드 미니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하여 학생들에게 보내는 시편지 글이었다. 디자인을 전공해 온 사람으로서 인문학적 소양은 물론, 보잘것없는 글 표현능력 때문에 조심스러웠지만, 다행히 그러한 방법은 학생들이 선호하면서 선후배 모두 On ilne을 통하여 시간적 제약 없이 참여하고 이용하는 괜찮은 방법이었던 것 같다.
싸이월드는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1세대 토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서 대학생을 위주로 한 젊은 층에 인기였으며 그 뒤 스마트폰 시대(2009년 삼성 갤럭시)의 도래로 쇠퇴기를 거쳐 2010년대 중반 사라질 때까지 국내 커뮤니티 포털사이트의 중심축으로 떠오르면서 SNS를 통한 소통문화의 시발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싸이월드가 학생들을 위한 교육현장에서 소통의 일부분을 담당해주던 시절이 새삼스럽고 종종 활용해오던 사람의 입장에서 그 부재가 아쉽다. 기술의 진보는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깊이 영향을 미친다는 체화(體化)된 인식과 함께...
그때 싸이월드 YTD 미니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시편지 형식의 격려문들 중 파일로 보관하고 있던 시편지 몇 편을 골라 매끄럽지 못한 문체 그대로 여기에 소개한다.
처음에 학생들 자신만의 전용 소통공간인 싸이월드 YTD 미니 홈페이지에 지도교수가 나타나서 게시판에 글을 올리자, 학생들은 일순간 게시판 활동을 중단했고, 나는 이방인의 모습으로 그곳에 머물면서 학생들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었다. 댓글도 없었고, 기껏 ‘......’의 줄임표 정도로 머뭇거리거나 할 말이 없다는 표현뿐이었다.
아래의 시편지 글들은 그즈음 학생들에게 전한 메시지 글로서 과학기술의 변화와 혁신의 과거, 현재를 이해하면 다가올 근미래의 제품디자인 경향예측도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냉철한 지성과 뜨거운 감성을 모두 갖춘 디자이너로서 사람의 시선과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디자인을 하자는 메시지이며 두 번째 글은 패러다임이 바뀐 세상에서 동아리 학생들은 디지털의 기본을 이해하고 아날로그와 디지털기법을 활용한 디자인에 같이 능숙해야하며 창의적인 작품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를 전달하고자 한 격려문이다.
훔치자! 2004.05.16.
버튼 하나면 사랑한단 문자도 날아가고
버튼 하나면 멀리 있는 그녀의 얼굴도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녀의 마음은 어디에 있는지...
답답한 이내 마음은 가슴이 탄다.
훔치자!
그녀의 마음을 훔치자. 그녀의 마음을 내 것으로 만들자.
그리하여 달콤한 사랑도 나누고 행복한 장밋빛 미래도 설계하자.
기술은 우리를 편리하게 해 주지만 우리의 인간성을
풍부하게 해 주진 못한다.
그래서 기업은 풍부한 개성의 인간미 넘치는 젊은이를 찾고 있다.
훔치자!
내 꿈에 한발 다가서기 위해서는
기업의 아이덴티티와 면접관의 마음을 훔치자.
그래서 나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고 디자인을 내 것으로 만들자.
지금의 변화무쌍하고 끊임없는 불확실성은 우리를 불안케 한다.
패러다임이 바뀐 사회에서는
지나온 역사적 사실과 판단들을 훔쳐서 내 것으로 이해하고 있을 때
미래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
앨빈 토플러, 피터 드러커, 새뮤얼 헌팅턴 등은
그래서 대가란 소릴 듣는다.
네트워크로 인해 시, 공간의 한계가 무너진 세상은
안과 밖의 경계가 없다.
훔치자!
글로벌 시대에 넓은 세상을 훔쳐서 내 것으로 만들자.
나의 목표도, 미래 나의 경쟁상대도 바깥 세상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은 머리로만은 불가능하다.
특히 사람의 마음을 훔치고 움직일 수 있는 뜨거운 가슴이 필요하리라
이제 냉정한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세상을 움직이게 하자.
시선과 마음을 훔칠 수 있는 디자인으로...
On, Off line, 두 세상의 비밀 2004.11.22.
요즘 온통 싸이월드 때문에 On-line 세상의 무수한 홈피들이 이른바 개점휴업 상태다.
그도 그럴 것이 초딩 녀석부터 50대 초로(初老)의 할머니까지 열일 제쳐놓고 마주하는
싸이월드이다 보니 크게 이상할 일도 아니지만, 이러다가 이후 또, 어떤 강자가 나타나
싸이를 잠재우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고 보면 On-line 세상의 관심과 부침은 Off-line 세상과 마찬가지로 흐르는 시간과
세상의 변화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셈이다.
그래서 우리는 안개처럼 불확실하고 복잡한 세상에서 시, 공간을 초월해 버리는 변화의
실체와 부닥치며, 변화가 만들어 낸 새로운 매력에 낯선 부담감과 함께 흥분하다가 이내,
친한 친구처럼 빠져들게 된다.
싸이월드가 그렇고, 모바일제품과 홈 네트워크가 그렇고, 시장을 겨냥한 컨셉트 카가 그렇다. 불과 수년전에는 꿈속의 일들이 지금은 현실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무엇이 이러한 꿈을 현실로 바꿔 놓고 있는가?
무엇이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가?
on, off line 두 세상을 넘나들며 변화를 몰고 다니는 자들의 비밀 몇 가지를 알아본다.
아날로그에 능통한 디지털 마인드의 소유자다
인간의 육체와 정신이 따로 놀 수 없듯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상관관계도 그와 같다.
아날로그를 인체의 Body에 비유한다면 디지털은 Soul(정신)에 해당된다.
제품의 외관을 아날로그라고 한다면 그 제품의 컨텐츠는 디지털이다.
즉 보이는 것이 아날로그라면 보이지 않는 것은 디지털이며, 물질이 아날로그라면
비물질은 디지털이다.
디자인에서 둘은 각 각의 기능과 특징을 가지지만 상호보완하며 공존할 때
완전한 하나가 된다. 그래서 완전한 하나를 구사하고 창출해내는 디자이너가 갑이다.
따라서 컨텐츠(비물질)가 녹아있는 제품, 자동차 및 미디어디자인을 위해서는
아날로그는 물론 디지털 마인드가 동시에 필요하다.
풍부한 감성과 냉정한 이성으로 종이 스케치와 3D를 구분 않고 사용하듯이...
남과 다른 컨셉트를 가지고 있다
비슷하면 관심을 끌지 못한다. 뭔가 달라야 살아남는다.
독창적이면서 어필되는 컨셉트는 핵심을 짚어내는 분석과 기획에서 출발한다.
비록 꺼칠꺼칠하지만 가능성 있는 컨셉트를 담고 있는 과제는,
매끄럽게 정리 된 것 같지만 컨셉트(알맹이)가 없는 과제와 대비 된다.
표현력과 기본기는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비슷해지기 마련이다.
상상의 것이 생산되어 나오면 결국 그것은 컨셉트를 바탕으로 한 이미지의 싸움이다.
세계적 제품과 디자이너는 그들만의 독창적 컨셉트가 있다. 그들이 설계한
아이덴티티와 컨셉트 안에서 이미지화된 제품은 당연히 고급 대접을 받는다.
그래서 미국, 유럽, 일본 등의 학생들은 컨셉트 도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자기 것을 끄집어내기 위해서... 그들이 실무에 가면 완성도 높고 Conceptual 한
디자인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컨셉트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누구와도 대화하며 강한 친화력을 가지고 있다
세상은 이제 지구촌이다. 시간과 공간개념이 달라진 세상에서 디자인을 포함한
물질과 정보는 빠른 속도로 이동한다.
On, Off-line을 통하여 편의성과 흥미, 만족을 제공하는 커뮤니티서비스 제품이나
모바일제품은 인종, 문화, 언어, 성별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선호하게 되어있다.
이젠 앉아서 다른 나라의 사이버대학도 다닐 수 있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학생의 작품과
내 작품을 비교 분석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지구촌에서 향후 나의 진정한 경쟁상대는 세계인이다.
그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사용언어를 구사하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해야하며,
그들의 생활패턴에 관심 가질 필요가 있다.
넓은 세상으로의 여행과 외국어가 필요한 이유다.
따라서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위치를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균형감각을 가지고 있을 때 국내는 물론, 비로소 세계인 그들의 정서에 부합되고
그들에게 친근감 있는 디자인이 가능하다.
동아리 홈페이지를 통해서 몇 편의 시편지 글을 올리고, 학생들이 그것을 읽고 하면서 ‘감사합니다’ 혹은 짧은 댓글로 자신의 소감을 달기 시작했다. 시간적으로 그렇게 길지 않았고 어렵지 않았지만, 그들만의 On line 공간에서 정식 구성원으로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온, 오프라인의 통합 지도교수? 로서 더 가깝게 학생들과 만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때 올린 또 다른 시편지 글들을 아래에 소개하면, 새해 벽두에 학생들의 각오다짐과 함께 디지털의 기초를 제대로 습득하고 역량을 키워야 원하는 디자인이 가능하다는 것과, 두 번째 글은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올 한해를 생각하며 항상 디자인작업의 핵심을 파악하고, 이를 위해 스스로 면학의 자세를 점검해보자는 메시지며 마지막 글은 졸업작품전 발표를 앞두고 작품 마무리에 골몰하던 4학년 학생들과 작품을 도우는 동아리 후배들에게 현재의 노력들은 미래에 그 가치가 있고 성과가 나타나므로 미래의 성취를 위하여 열심히 하자는 격려문이다.
길 2005. 2.10.
보는 시각에 따라 오늘은 치열한 경주의 한 순간이기도 하고,
한걸음씩 음미하는 긴 여행의 한 지점이기도 하다.
누구나 가는 길이 탄탄한 직선대로 로만 이어진다면 그 여행은
무료하고 무의미할 수밖에 없다.
목적지를 향해 가다가 길이 막히면 우회하기도 하고,
탁 트인 포장길에서 본의 아니게 비포장 험로로 접어들게 되는 것도
초행길 나그네가 겪는 고달픈 여정이다.(누구나 초행길이지만...)
그러나 이젠 아예 과거와 달리, 있던 길조차 없어지고
새 길이 나타나는가 하면, 복잡한 다른 도로와 연결되어
도로체계 자체가 바뀌면서 행선지는 물론, 방향을 종잡을 수 없게
되기도 한다.
바뀐 시대에 우리가 만나고 경험하게 될 미래로의 길은
생각보다 더 예측 불가능하고 그래서 지금까지 보다 훨씬 험난하다.
이럴 때일수록 멀리 볼 수 있게 좀 더 높은 곳에서 주변을 둘러보자
저 넓은 세상을 내안에 품고서...
길이 왜 바뀌었으며, 새 길은 어디에서 출발하여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어느 길과 만나게 되어 있는지를 알아야
오늘의 여행계획도 예측가능하며, 따라서 내일은 덜 고단할 것이다.
이제, 스스로 예측하고 선택한 길을 가면서 나의 끼와 역량을
마음껏 쏟아 붓자!!
여행이 더욱 분명하고 활력이 넘치도록...
2006년의 로드 맵 (Road Map) 2006. 1.19
병술년 새해가 밝은지도 벌써 보름 넘게 지났으니 부지불식간에
한해의 1/20 이 지나간 셈이다. 그래서 다시 우리가 걸어가야 할, 올 한해에
대한 생각으로 조용히 2006년의 로드 맵을 한번 얘기해 보자.
2006년, 흔히 알고 있는 길을 뭇사람들처럼 그냥 마음 편하게 가기보다는,
소수의 사람들 일지라도 특별한 안목과 비전으로 깨어있어, 눈과 표정에서 재미있고
신선한 일이 터질 것 같은 그런 길이라면 더 좋을 것이다. 가는 길에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나타나더라도 장애물이 있기에 비로소 의미 있는 길이 될 테니까...
믿음은 어떻게 보면, 타인에 대한 나의 상품가치이며 때로는 그 이상이기도 하다.
또한 믿음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만, 그러나 과 포장된 믿음은 그 허약한 실체가 쉽게
드러나기도 한다. 면접, 자기소개서, 어학 등등은 모두 사용자가 믿음을 확인하기 위한
수단이다.
2006년, 많은 수식으로 믿음을 위한 내용물을 어렵사리 만들어가기보단, 젊은 날 세상에
대한 도전과 절치부심의 경험을 통하여 진솔하고 자연스러운 균형감각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그런 믿음이라면 좋을 것이다.
믿음은 인간관계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2006년, 어떤 일이든 냄비처럼 쉬 끓다가 식어버리는 단견이 아니라, 좀 더
멀리보고 끊임없이 준비하고 계획 세우며, 뚝배기처럼 흔들림 없는 마음으로 자기중심을
잡아가는 그런 길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우리가 진정 원하는 길이 아무리 화급하고
원대한 것이라 해도 발걸음은 오직 한 번에 한걸음씩 밖에 나아갈 수 없기 때문에...
손바닥 위의 동전(銅錢)을 보면 보이지 않는 다른 한 면이 있듯이, 디자인에도 보이지
않는 컨셉트와 그 디자이너의 생각이 존재한다.
이제 2006년, 보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이해를 넓힌다면,
디자인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과 표정을 멋지게 담아낼 수 있는 좋은 길이 가까워
질 것이다. 실제로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게 되며,
따라서 생각과 관점의 변화가 곧 새로운 성취의 시작이 될 수 있음을 이해하자.
보이는 것의 경계를 뛰어넘어...
2006년 지금 우리는 과거와 달리 국내.외로 다양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목적지를 향한
자신의 로드 맵을 만들어가고 있다. 물론, 어려우면서 많은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가치 있고 멋진 자신의 긴 인생여정을 위해서도 올 한해는 중요하리라!
늦은 새해 벽두에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 ^
변화 2006.11. 2.
더 없이 푸르른 가을 하늘과
아름답게 물들어 가는 캠퍼스지만
젊은 날이 언제나 이 계절처럼 그렇게 아름다울 수는 없고
젊은 날이 늘 그렇게 푸르지도 않다.
변화무쌍한 우리의 주변은 새로운 지식과 정보들로 항상 넘쳐나지만
그 속에 있는 우리의 생활방식과 생각은 변화만큼 새롭게 넘치질 못한다.
세상은 그래서 많이 편리해졌지만
편리해진 만큼 결코 만만한 세상은 이미 아니다.
학창시절 세상을 향한 많은 시도와 반복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변화무쌍한 지금은 쓰디쓴 경험과 실패가 더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슴 벅찬 성취 뒤에는
실패에 투자한 시간과 공간들이 어김없이 존재한다.
지금 우리가 지나가고 있는 시간과 공간들은
푸르름과 아름다움을, 가슴 벅찬 성취를
만들기 위한 피할 수 없는 과정이리라.
오늘의 시간과 공간들의 가치는 그래서 미래에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삶의 패턴이 급변하는 시대에 아이러니하게도
주변에는 변화가 필요한 사람과 환경들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 속의 시간과 공간은 이제 10월의 껍질을 벗었다.
10월을 깨뜨리고 일어선 11월은 그래서 더욱 높고 푸르다.
디자인에 창의를 입히자! 그리고 같이 변화시키자! 나와 우리 주변을!
다가올 나의 가슴 벅찬 성취를 앞당기기 위해서...
글을 쓰고, 다시 읽어보면서 느끼는 것은 멈추지 않는 변화와 혁신의 시간은 현재 진행형이어서 지금도 4차 산업혁명시대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내가 올린 많지 않은 시편지 글에 당시 게시판 댓글로 혹은 직접적인 반응으로 그때마다 동아리 학생들과 인사를 서로 주고받았지만, 이후 어느 날부터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오고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또 다른 SNS(페이스북, 트위터 등)가 출현함으로써 PC중심의 플랫폼인 싸이월드는 소통방법과 편의성에서 밀려 자리를 내어주게 되었다. 이와 함께 시편지 시리즈도 시들해져서 게시판 메시지는 2008년경 중단하게 되었다.
특정 학생이 아닌 동아리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시편지 글의 효과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그때의 학생들은 지금 40대 중후반으로서 디자이너 인생 절정의 시기에 있으며 국내외 자동차회사 디자이너로, 제품디자이너로 혹은 교육직 종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들 중 몇 명은 아직도 가끔 연락을 주고받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에 불확실한 미래로의 여정에 그들 모두의 건투와 행운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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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교수님, 고맙습니다! '교육현장이 변해가는 모습'을 절실하게 떠올리게 됩니다. 학생들이 급변하는 변화를 따라가도록 배려하는 스승의 마음이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돌아보면, 40년 가까이 학교에 있는 동안 정말 많이 변했지요. 저는 논문카드를 활용하던 세대인데, 아직 논문 카드가 벽 한칸을 메우고 있을 때였는데,.... 어느 날 복도에 어느 교수님이 버리려고 내놓은 논문카드 뭉텅이를 보고, 많은 생각을 했던 그 순간이 기억납니다. 슬라이드, 비디오테이프, usb...... 많이 변화한 참고자료들도 생각나구요. 여러가지를 함축적으로 제시하신 글로 많은 것을 배웁니다. 또한 원고 기일 서두르시느라 애써 주심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편집위원장님의 노고에 항상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