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걷기 명소] [上] 바람 따라 물결 따라…천국이 따로 없네 2009. 9. 29 (화)
[우리동네 걷기 명소] [中] 발 가는 대로 걷다 보면 어느새 역사의 향기가… 2009. 9. 30 (수)
[우리동네 걷기 명소] [下] 가을빛 물드는 풍광(風光)에 탄성이 절로… 2009. 10. 1 (목)
동네 명소 누비며 이웃과 함께 걷기 2011. 4. 11 (월)
[우리동네 걷기 명소] [中] 발 가는 대로 걷다 보면 어느새 역사의 향기가…
승리의 함성 어린 행주치맛길… 궁궐의 학이 노닐던 심학산… 조선 후기 포대를 품은 덕포진
경기관광공사와 경기도생활체육협의회가 추천하는 경기 북부지역의 걷기 명소를 소개하는 두 번째 자리다. 고양·파주·김포 등 도심 한가운데서도 눈길을 조금만 돌리면 쉽게 닿을 수 있는 산책로를 한데 모았다. 그저 발이 편한 신발을 신고 현관문을 나서기만 하면 어느새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고양 경의로변
70~80년대 추억이 어린 경의선 기찻길과 나란히 형성된 걷기코스로, 도심에 사는 시민들이 건전한 걷기 문화를 즐기게 하려고 만들어졌다. 일산교에서 출발해 현재 수도권 최고의 먹을거리 촌으로 자리 잡은 애니골을 지나 백마역을 거쳐 열병합발전소까지 4㎞, 50분짜리 거리다. 걷기에 딱 알맞도록 조성된 보도와 일정 구역마다 갖가지 운동시설이 마련돼 있어 오래 걸어도 싫증이 안 난다.
◆고양 서삼릉
반나절의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싶다면 서삼릉으로 가자. 중종의 계비 장경왕후 윤씨의 무덤인 희릉과 인종의 비 인성왕후 박씨의 무덤인 효릉, 철종과 그의 비 철인왕후의 무덤인 예릉이 자리해 있다. 시야가 탁 트인 초원에서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은사시나무가 500여m에 걸쳐 뻗어 있다. 능마다 안내팻말이 잘 갖춰져 있어 조선시대 역사 공부도 겸할 수 있다.
◆고양 호수공원
환경부 수도권대기환경청은 지난달 중순 수도권 지역에서 가장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일산 호숫길을 꼽았다. 그만큼 이곳은 말끔하게 단장된 5.8㎞의 산책로와 4.7㎞의 자전거도로를 갖추고 있어 만족도가 높은 산책길이다. 특히 단풍이 익는 가을이 되면 장대한 호수 주위로 쭉쭉 뻗은 나무들이 색동옷으로 갈아입어 환상적인 운치가 살아난다. 군데군데 꽃들이 만발한 화원과 노래하는 분수, 악사의 즉석 공연까지 있어 다채로운 즐거움이 공존하는 길이기도 하다.
◆고양 행주치맛길
행주산성은 임진왜란 때 15배나 많은 왜군을 물리친 승리의 장소다. 완만한 오르막을 이룬 1㎞ 정도의 오솔길을 따라 20여분쯤 걷다 보면 사방이 탁 트인 정상에 닿는다. 곧게 뻗은 자유로와 서해를 향해 달려가는 한강, 끝없이 펼쳐진 김포평야가 그림처럼 발 아래 놓인다. 포장이 잘 돼 있어 노약자도 별로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파주 심학산
출판단지 뒤편에 위치한 심학산(해발 194m)은 산세가 그리 험하지 않고 등산로가 잘 조성돼 있는 '학이 숨은 길'을 품고 있다. 나무가 울창해 삼림욕 효과를 누릴 수 있고, 능선에 오르면 출판단지와 자유로, 한강, 관산반도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특히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몰 장면이 일품이다. 심학산은 조선 영조 때 궁궐에서 기르던 학이 도망쳤는데 이 산에서 찾았다고 해 이름이 수막산(水漠山)에서 심학산(尋鶴山)으로 바뀌었다.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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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이리마을 내 연못을 가로지르는 나무로 만든 길은 연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다./
이곳은 '예술인들이 꿈꾸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을 지향하기 위해 탄생했다. 박물관, 갤러리, 공연장, 서점, 아트 숍 등 문화공간과 분위기 괜찮은 레스토랑, 카페도 여럿 있어 산책을 즐기면서 예술적 향기에 흠뻑 취할 수 있다. 마을 전체를 두루 거닐면 3㎞ 정도 거리가 되고, 시간은 30~40분 정도 걸린다.
◆김포 계양천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age.chosun.com%2Fsitedata%2Fimage%2F200909%2F29%2F2009092901573_1.jpg)
▲ 김포시에 새롭게 조성된 걸포공원에서 대학 축구선수들이 훈련을 하고있다.
김포시 외곽에 자리한 계양천을 따라 산책로로 조성됐다. 걸포중앙공원에서부터 걸포사거리→금파초등학교 앞→건영케스빌아파트→팔각정→선수동 입구까지 3.8㎞에 걸쳐 왕벚나무 가로수길, 재두루미 서식처(홍도평 평야)가 있어 휴식을 취하기에 딱 좋다.
◆김포 통일꿈길
산과 숲과 새와 꽃에 서른 가지 조각예술품까지 어우러져 한 시간을 걸어도 전혀 지겹지 않은 코스다. 김포시 월곶면 국제조각공원 안에 있다. 해외 작가 14명과 국내 작가 16명이 두 차례(1998년·2001년)에 걸쳐 '통일'을 주제로 창작한 조각품 30점이 2.5㎞ 산책길 요소요소에 절묘하게 자리잡고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붓하게 산행을 즐기려는 연인과 자녀에게 예술성과 자연의 정취를 함께 맛보게 하려는 가족에게 알맞다.
◆김포 덕포진
꽃이 피는 계절엔 풍광이 멋지고, 신록이 우거진 여름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을 수 있다. 추운 겨울에도 눈만 내리지 않으면 걸어 오를 만하다. 바로 조선시대 군사시설 덕포진을 중심으로 한 길이다. 포대를 따라 조성된 고즈넉한 길은 천천히 걸으면 5분밖에 안 걸리지만 바다로 쳐들어오는 외적을 막기 위해 설치한 돈대·포대·파수청(군사시설)에서 역사를 공부할 수 있다. 대명포구가 보이는 덕포초등학교에서 20분을 걸어 덕포진에 왔다가 고려 때 충성스러운 사공으로 이름난 손돌의 무덤까지 걸어가 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