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남자] 하이에나 (24)
조재철은 6부 1팀장으로 6부의 선임 팀장이다. 과장 3년차여서 곧 부장을
바라보는 위치였지만 나이는 이대진보다 두살 위인 33세였으니 진급이
빠른 편이었다.
그것은 그가 탁월한 능력과 처세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명문대인 한국대를 졸업하고 수석으로 입사 한다음 사장의 수행비서로
1년을 보낸 조재철이 백경일의 심복이 된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었다.
따라서 팀장급으로 기획실장실에 자유롭게 출입하는 사람은 조재철 하나
뿐이었다. 오전 10시가 되었을 때 조재철은 임원 회의실에서 백경일과
마주앉았다. 말끔한 용모에 빈틈없이 단정한 옷차림의 조재철은 긴장한
표정이었다.
"특수팀은 조직력이 강합니다. 개인별로 불러 상담을 하셔도 별 효과가
없을 것 같습니다만."
조재철이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대진이 무너지면 순식간에 조직이 깨질 것입니다. 실장님."
"나도 고민을 많이 했어."
담배를 입에 문 백경일이 불을 붙였다.
"특수팀의 실적은 6부 뿐만 아니라 영업부 전체에서도 최상위권이야.
그래서 감사를 중지하려고도 했어."
연기를 길게 뿜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대국적으로 판단해보니까 특수팀의 조직 운영은 사조직 방식이야.
회사 보다 이대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판단이 섰어."
"그렇습니다. 실장님."
조재철이 커다랗게 머리를 끄덕였다.
"저도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최종 결정은 사장님이 내리실거야."
자리에서 일어선 백경일이 팔목시계를 내려다 보았다.
"대전에서 차대리가 돌아올 시간이 되었군 그래."
그 시간에 이대진은 고속버스 터미널 안의 식당에서 차수환 대리와
마주앉아 있었다. 차수환은 밝은 표정이다.
"과장님, 여기 5000 받아왔습니다."
그가 턱으로 옆에 놓인 커다란 가죽가방을 가리켜 보였다.
"그놈은 이 돈에다가 차비 하라고 100만원까지 주더구만요, 그 돈은 정중히
사양했습니다."
"머리카락이 곤두섰겠군. 그 놈."
"입을 딱 벌리고는 다물지를 못하더구만요, 영수증을 받을 때의 그 표정을
과장님이 보셨어야 합니다."
쓴웃음을 지은 이대진이 돈가방을 턱으로 가리켰다.
"그 돈은 자네가 먹어."
그 순간 엽차잔을 들었던 차수환의 얼굴이 그 자신이 말했던 한규식의
표정같이 되었다.
"과, 과장님."
"처음부터 자네 주려고 했어."
"과, 과장님, 너, 너무 많습니다."
"나는 그까짓 돈 액수보다 자네가 선뜻 내 제의를 받아들여 준 것이
고마워."
"저는 그런 놈은 회사 차원에서 제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고맙네. 신세 잊지 않겠어."
이대진이 머리를 숙여 보이고는 웃었다.
차수환을 불러내어 협상 한 것은 이틀전 밤이었다. 대리 2년차인 차수환은
능력은 뛰어났으나 씀씀이가 헤퍼 카드빛이 많았다. 그에게 이대진은 한
몫을 주겠다고만 했던 것이다. 상체를 숙인 이대진이 그를 바라보았다.
"실장한테 보고할 준비는 되었지?"
"염려하실 것 없습니다."
어깨를 편 차수환이 자신있게 말했다.
"저만 믿으십시오. 과장님."
차수환이 한규식에게 말한 내용은 모두 이대진과 만든 각본이다. 백경일은
그저 차수환이 만보기계에 특수팀 비리를 조사하러 간 줄로만 안다.
첫댓글 감사요
즐감~~~
즐감...!
감사합니다,,
즐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봅니다..^^
즐독
감사
감사
감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ㅈㄷ
즐감요~~~ ! 감사합니다.
과연 이대진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