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도 추석 전부터 마포구 현석동에 있는 밤섬 현대아파트의 딸집에서 온가족들이 모여서 불꽃놀이 축제를 보자고 의논을 합니다.
"오빠, 10월 6일에 여의도에서 불꽃 축제가 있는데 언니와 아이들을 데리고 우리집에 와요."
"고모, 고모네 아파트만은 못하나 우리 아파트에서도 잘보여요."
"애들아, 한 자리에 모이는데 뜻이 있으니 내가 음식을 준비하마."
며느리는 여의도의 제 집에서 보고싶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 셋을 데리고 이동하는 것보다는 저의 APT에서 보는 것이 편할 것같기도 합니다.
2006년도에 딸의 집으로 밤섬 현대아파트를 구입하고선 해마다 의논하며 즐기는 연례행사입니다.
딸의 집은 앞의 시야에 걸 거침이 없는 24층의 아파트입니다. 거실에 앉으면 한강 한가운데 있는 밤섬이 꼭 넓은 호수에 떠 있듯이 보입니다. 밤섬 건너편에는 여의도의 고층빌딩이 꼭 병풍처럼 펼쳐저 보입니다.
해질녘 落照의 모습은 장관입니다. 사진은 2년 전에 딸의 집 베란다에서 찍은 해지는 저녁노을의 풍경이지요. 베란다에서 보는 여의도의 펼쳐진 전경은 꼭 뉴저지에서 바라본 '허드슨 강' 건너편의 뉴욕의 맨허튼(다운타운)을 보는것 같습니다. 밤의 야경은 높은 빌딩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으로 꼭 별천지 같습니다.
이 아파트는 마포대교와 서강대교 사이에 있습니다. 베란다 창문을 열고 양쪽을 보면 한강을 가로 지른 大橋가 6~7 개(동호,한강,원효, 마포, 서강, 성산, 가양)정도 보입니다.
해마다 10월 초면 여의도에서 열리는 불꽃놀이 축제를 딸의 집에서 즐겼지요.
건너편 여의도 나루역 부근 고수분지에선 '타당' '타당' 화포를 터뜨립니다. 터진 화포는 하늘높이 치솟아 화려한 별꽃되어 강물로 쏟아집니다. 마포의 밤섬 현대아파트 앞까지 불꽃이 강물에 반사되어 환하게 비칩니다.
마포부근의 강변북로는 오고,가던 차량들이 모두 정지하여 주차장이 됩니다. 차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나와서 불꽃놀이 축제를 즐깁니다.
우리 가족들은 15층 아파트 베란다에 의자를 놓고 강변북로의 진풍경과 불꽃놀이 축제를 같이 즐깁니다. 강변북로에 차를 세우고는 길가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의 구경도 아주 재미있습니다. 그 길가엔 이 날만 수많은 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차위로 올라앉은 사람, 길가 가로막에 기댄사람, 걸터앉은 사람......,
오늘(10월6일), 남편 친구아들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가족들과 함께 이런 장관을 구경할 수 없었지요.
역삼역 부근 LG아모리스 빌딩에서 저녁 6시에 시작하는 결혼식에 참석하고 우리 부부는 저녁 9시경에 집으로 옵니다.
다행스럽게도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당산철교를 지나는 중 여의도에서 불꽃놀이 축제가 한참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전철 안에서 안내 방송이 나옵니다.
"승객 여러분, 지금 여의도에선 불꽃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비록 그 장소는 아니지만 창밖의 아름다운 불꽃을 보십시요,"
기관사는 안내 방송을 하고선 전동차의 속력을 아주 천천히 늦춥니다. 이런 경험도 처음입니다.
딸의 집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광경을 한강을 건너면서 보았지요. 우리 부부는 당산철교 위에서 별들이 쏟아지는듯 떨어지는 불꽃들의 황홀한 광경을 천천히 달리는 전철 속에서 아주 멋지게 즐겼습니다.
불꽃 축제의 안내 방송을 하고 천천히 달리는 지하철.
어두운 밤하늘로 치솟아 형형색색 수놓은 불꽃들,
강물에 내려앉은 듯 아름다운 불꽃의 그림자들,
불꽃을 안은 강물은 어둠속으로 서서히 숨어버립니다.
지혜로운 기관사의 배려 때문에 한강의 철교 위에서 아주 색다른 불꽃 축제를 즐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