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도착한 때는 쉬는 시간이었다.
교정의 측면에서 좁은 길을 통해서 들어가자,
학생들은 줄넘기를 하는 아이, 공 던지기를 하는 아이,
술래잡기를 하는 아이, 바람이 부는 속에서 뛰어노는 아이 등 여러 가지였다.
키요시의 교실의 창에 몇 명의 학생이 모여 레이카를 가리키며 말하고 있다.
“저 좁은 길을 걸어서 이쪽으로 오고 있는 아줌마는 키요시의 엄마다.”
라고 말한 것은 두세 번 놀러 왔던 에가와 스미코였다.
“키요시의 엄마는 젊구나. 정말 아름다운 엄마다. 키도 날씬하고."
어디, 어디... 하면서, 다른 학생도 흥미본위로 바라보았다.
스즈키 도꼬는,
“시골 아줌마로 하기에는 아깝다.
상냥해 보이는 엄마다. 키요시, 엄마가 오셨어.”
라고 키요시의 책상 근처에 가서 열심히 재촉하고 있었지만,
키요시는 부끄러운 듯이 있다.
그리고 또 무슨 말을 들을지 모르기 때문에,
잠자코 책상에서 국어의 한자를 공부하고 있다.
다른 남학생은 바깥에서 놀고 있기때문에
놀림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면서 어머니가 걱정이었다.
선생님과 대화한 것을 집에서 엄마한테 듣는 것은 즐겁다.
레이카는 ‘직원실’이라고 검은 나무판에 하얗게 씌여진,
옆으로 걸려 있는 입구에 서서 똑똑 문을 두드렸다.
여자 선생이 나와서,
“무슨 일이신지요?”
라고 물었다.
“키우치선생님을 뵙고 싶은데요.”
라고 말하자 그 여자 선생님은,
“키우치선생! 키우치선생! 학부형 면담입니다.”
라고 큰 소리로 부르고,
“지금 계시니까 들어오세요.”
라고 친절히 안내했다.
“고맙습니다”
라고 레이카가 인사하자.
곧 키우치선생이,
“아. 그때는 갑자기 찾아뵈어서 실례했습니다.”
라고 큰 몸으로 가까이 왔다.
“선생님, 키요시의 진학 때문에 왔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예, 이쪽으로 오세요”
라고 키우치선생은,
레이카를 자신의 책상 앞으로 안내해서 의자를 권했다.
아르바이트가 차를 가져왔다.
처음으로 직원실에 들어갔지만
각 학급의 선생님이 책상을 나란히 하고 있다.
무엇인가 귀를 기울이고 들으려고 고개를 숙이고 차를 마시고 있었다.
키우치선생은,
“키요시의 진학은 결정했습니까?”
레이카는 선생님의 말에,
“네, 외동이고, 어떻게든 중학교에 보내고 싶어서
선생님께 부탁하러 왔습니다.”
“아아 다행입니다.
그 애가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초등학교만으로는 아깝죠.
무한정으로 성장하는 아이입니다.
말이 필요없는 실행형이기 때문이죠.
단지 좀 더 아이답게 명랑해졌으면 합니다.
좀더 걱정되는 점입니다.”
라고 선생님의 기탄없는 평가였다.
혼혈아, 짱깨라고 불리며 어린 마음속에,
<보지않는다. 듣지 않는다. 말하지 않는다.>
고 하는 생활의 지혜가,
키요시의 마음을 그렇게 만들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위축되어 있는 것일까.
인종차별의 편견이, 키요시의 마음을 작게 만들어 버렸을 것이다.
불쌍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런 일로 져서는 남자아이로서 불안했다.
그리고,
“키요시는 무슨 일이든지 생각이 깊은 점은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 싸움에 진 개가 꼬리를 내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이,
저로서는 유감입니다.
어머님도 이 점을 주의해 주세요.”
라고 선생님으로부터 들었을 때,
그러한 것은 레이카의 마음속에서도
항상 키요시와 같은 기분이 지배하고 있다.
남보다 나서도 말을 듣고, 나서지 않아도 말을 듣는 것을,
자신도 잘 알고 있고,
키요시에게 이것을 요구하는 것은 레이카로서도 어렵다고 생각했다.
“선생님, 여러 가지로 감사합니다.
키요시와 잘 상담하겠습니다.”
“이 건은 저도 키요시에게 잘 주의하겠습니다.
그래서 진학문제는 제가 입시 수속 서류를
키요시에게 줄 테니까 보증인 등을 생각해 두세요.”
“네 알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보증인이라고 해도
남편의 시댁에서는 해주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곤란했다.
그러나 어떻게든 해야 한다.
레이카는 수속서류를 보고 나서 궁리하려고 생각했다.
“어머님, 특히 미안했습니다.”
라고 선생님은 오후의 수업이 있기때문에 바쁠 것이다.
다음의 수업에 쓸 책을 챙기면서 조금 안정되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야기하던 중에 수업 종이 울려,
직원실의 선생님이 각 교실로 가고,
교장과 교감만이 남아서 뭔가 이야기하고 있다.
레이카는 선생님에게,
“잘 부탁드립니다.”
라고 하고 의자에서 일어나서 출구로 걸어갔다.
선생님은 뒤에서,
“어머니, 힘내세요. 키요시의 일은 저도 돕겠습니다.”
라고 하면서 교실로 향하는 것이었다.
레이카는 어깨 위의 짐 하나가 내려가는 듯한 기분이 들어,
돌아오는 길에 농협의 판매소에 들려,
키요시가 좋아하는 고기와 계란을 사서 집에 왔다.
내일부터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이라고 생각하면서, 저녁을 준비했다.
키요시는,
“어머니 오늘은 수고하셨어요.
친구들이 엄마가 이쁘다. 젊다.
시골에 있기에는 아깝다고 칭찬했어요.
나는 기뻤어. 선생님은 뭐라고 하세요?”
“아 그렇게 칭찬받아도 무슨 말을 할 수가 없구나.
키요시가 신경쓰지 않고 명랑하게 되어주면,
엄마는 제일 기뻐요.”
라고 레이카는, 오래간만에 웃는 얼굴이 된 키요시의 얼굴을 보고,
정말로 기뻤다.
“선생님은 뭐라고 하세요. 엄마”
“중학교에 갈 때까지 선생님이 책임진다고 하셨어.
키요시의 좋은 싹을 키워주고 싶다고 생각하시고....
다만 어린이답게 발랄했으면 해,
그것만 있으면 금상첨화야라고...”
키요시는 자신이 매사에 소극적인 것도, 잘 알고 있지만,
남보다 튀면 반드시 좋지 않은 말을 듣는 것이 무서웠다.
“엄마, 선생님이 말한 것, 알았어요.
나, 힘내 볼께요.
너무 엄마에게 걱정 끼치면 아버지께서 노여워하시니까.”
라고 죽은 아버지의 일이 키요시의 마음속에 새겨져 있어서,
(항상 아버지가 있어주면 좋은데,
좋은 친구로서 좋은 말상대가 되어 줄텐데,...)
라고 슬플 때나 쓸쓸할 때에는 언제나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키요시는 오늘부터 수험공부를 하려고 결심하고,
“엄마, 내일 현립중학교 입시 출제집을 사고 싶은데 괜찮아요?
이제부터 자전거도 낡아도 좋기 때문에 사주세요”
라고 남편이 죽고 나서 처음으로 사고 싶은 물건을 레이카에게 돈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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