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읍 얼라들 병치레 ‘짜구’에 얽힌 사연들
(작성 중 : 병치레 시리즈 3회)
우리들의 고향 외동읍(外東邑)에는 ‘짜구’라는 ‘얼라(어린이)’들의 질환(疾患)이 있었다. 표준어로는 ‘자귀’라고 하는데, ‘자귀’는 주로 개나 돼지에게 생기는 병의 하나로 너무 많이 먹어 배가 붓고 발목이 굽으면서 일어서지 못하는 병인데, 이를 ‘짜구’라고 한다.
그리고 ‘짜구배’라는 말은 옛적에 강아지나 새끼돼지의 불룩한 배를 말하기도 하지만, 구충제(驅蟲劑)가 있기는커녕 구충제가 무엇인지도 모르던 시절, 어린이들의 뱃속에 회충(蛔蟲)이 가득차서 올챙이의 배와 같이 뽈록하게 튀어나온 배를 말한다.
그 시절 올챙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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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나 새끼돼지와 같이 무엇을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 굶기를 밥 먹듯 하면서도 회충(蛔蟲) 뭉치 때문에 배만 뽈록하게 나온 배라는 뜻이다.
그리고 앞쪽 파일에서 일차 설명 드렸지만, 위의 제목(題目)에서 쓴 ‘얼라’라는 말을 한 번 더 설명한다. ‘얼라’라는 말은 우리들의 고향 외동읍(外東邑)에서 어린아기나 어린이를 이르는 말로 ‘알라’라고도 한다. 그러나 엄밀(嚴密)히 말하면 ‘알라’는 갓난아기를 말하고, ‘얼라’는 4~5세 이상의 개구쟁이들을 이르는 말이다.
‘얼라’와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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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바구 쫌 들어바래. 이거로 우야머 존노. 건네 마실에 까자공장 집에 주핵교 댕기는 ‘얼라’말이다. 가가 시방 열여섯 살이제? 그란데 그 지집아가 구장떡 큰 머시마캉 연애로 걸어 가주고, 어제 빰에 ‘알라’로 놓았다 카더라. 시상에 ‘얼라’가 ‘알라’로 논기라. 저거로 어야머 존노. 어이!”라는 용례가 있다.
“내 얘기 좀 들어봐라. 이걸 어떻게 하면 좋겠나. 건너 마을에 과자공장 집에 중학교 다니는 ‘애’말이다. 그 애가 금년에 열여섯 살이지? 그런데 그 계집애가 구장댁 큰 머슴애와 연애를 해서 어제 밤에 ‘아기’를 낳았다고 하더라. 세상에 ‘어린애’가 ‘아기’를 낳은 거라. 저걸 어쩌면 좋으냐. 응!”이라는 말이다.
중학생 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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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으로 돌아간다. ‘짜구’라는 말은 강아지나 새끼 돼지 같은 가축(家畜)이 짧은 기간에 갑작스럽게 많은 양의 음식을 먹었을 때 오는 위확장(胃擴張)이나 위하수(胃下垂) 같은 증세로 앞 발목이 오그라들고 배만 뿔룩해지는 등 성장장애(成長障碍)를 겪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를 ‘짜구’라고 한다.
위에서 말하는 위확장(胃擴張)은 위(胃)의 수축력(收縮力)이 약해져 위가 아래로 처지는 병을 말하고, 위하수(胃下垂)는 위가 무력하여 보통 위치보다 아래로 처져 있는 증세(症勢)를 말한다. 두 가지의 증세 모두 위가 아래로 처져 볼록하게 튀어나오는 병이다.
그 시절 ‘얼라’들의 올챙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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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 상태를 우리들의 고향 외동읍(外東邑)에서는 보통 ‘짜구났다’라고 말한다. “아 밥 너무 마이 주지 마라. ‘짜구’ 날라(애 밥 너무 많이 주지 말라. ‘자귀’에 걸릴라).”라는 용례가 있다.
그러나 돼지새끼나 강아지는 ‘짜구’가 났으나, 어린아이들의 경우는 실제(實際)로 ‘짜구’가 나는 예는 거의 없었다. 당시에는 우선 어린아이들이 ‘짜구’가 날 정도로 먹을 것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짜구난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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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것이 없어 꼬치꼬치 마르다가 끝내 영양실조(營養失調)로 죽어가던 아이들이 무엇을 많이 먹어 배가 튀어 나올 수 있었겠는가. 물론 ‘먹거리’가 차고 넘치던 부잣집 아이들은 그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그토록 굶주리던 아이들의 배가 왜 그렇게 뽈록하게 튀어나와 ‘짜구배(올챙이배)’가 될 수 있었는가. 그 당시 아이들의 ‘올챙이배’는 음식물(飮食物)을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 창자 속에 기생(寄生)하는 회충덩어리가 불룩하게 튀어나온 때문이었다.
뱃속에 20~30cm짜리 회충(蛔蟲)을 20~30마리 정도나 넣고 있었으니 아무것도 먹지 않은 빈속이라 하더라도 배가 튀어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는 얘기다.
너무나 먹을 것이 없어 영양섭취(營養攝取)를 하지 못하다보니 가슴패기나 팔다리는 앙상하고, 꼬챙이 같이 말랐으나, 뱃속에는 회충(蛔蟲)이 가득하여 유독 배만 뽈록 튀어나온 것이다.
올챙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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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들에게 회충(蛔蟲)의 실체를 보다 적나라하게 이해(理解)시켜 드리기 위해 회충의 그림을 몇 커트 게재하고 싶지만, 너무 징그러워 이 파일에서는 싣지 않기로 했으니 양해(諒解)하시기 바란다.
그리고 똑같이 굶기를 밥 먹듯 하던 어른들에게 ‘올챙이배’가 없었던 것은 어른은 창자의 크기와 길이가 크고 길어서 웬만큼 회충(蛔蟲)이 들어 있다 해도 배가 튀어나오지 않았던 탓이다.
짜구난 돼지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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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시골마을을 찾아가 본다. 옛적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 어쩌다가 맛있는 음식(飮食)을 앞에 두게 되면 어른이든 어린이든 음식을 탐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이런 때는 어른에 비해 아이들은 염치(廉恥)없이 마구 달려들어 먹기 마련이다. 이런 경우에 부모들이 애들을 자제(自制) 시키면서 하는 말들이 있었다.
‘헷거리병(헥거리병)’, ‘걸신’, ‘짜구’ 등의 말이 그것이다. “야덜아, 쫌 천처이 묵어라. 얹힌다(체한다). ‘헷거리빙(횟거위배)’에 걸렜나? 걸신(乞神)이 들었나? ‘짜구’ 난다. 쪼매마(조금만) 묵어라.”라는 용례가 있다.
횟거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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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깨끼를 먹고 있는 오른쪽 아이도 '올챙이배'에 속한다)
여기서의 ‘헷거리병’은 ‘횟거위병’을 이르는 말이다. ‘횟배(회충으로 인한 배않이)’의 ‘횟’과 ‘거위배’의 ‘거위’가 합성(合成)된 말이다. ‘거위배’는 회충(蛔蟲)의 다른 이름인 ‘거위’가 뱃속에 가득하여 뚱뚱해진 배를 말한다.
그리고 걸신은 걸신(乞神), 즉 ‘빌어먹는 귀신(鬼神)’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걸신이 들었나?”라는 말은 “너희들 배속에 염치(廉恥)없이 음식을 ‘빌어먹는 귀신’이 들었나.”라는 의미의 말이다.
여기에서 잠시 그 시절 ‘짜구’난 아이들의 땅따먹기 놀이를 그리고 있는 정하정의 ‘땅따먹기 놀이’를 음미하고 넘어간다.
땅 따먹기 놀이
雪村 정하정
흰 구름도 산마루에 둥실 쉬어
이마에 흐른 땀 식혀야만 넘어가는
산 속 작은 마을 안골엔
사변을 몇 해 지난 가난하던 날에
새까맣게 탄 얼굴에 때묻은 맨발로
머리에 기계 충 먹어 고약으로 때운 아이,
볼거리 난 얼굴에 버짐까지 핀 아이,
꽁보리밥에 짜구 난 불뚝배 아이들이
옹기종기 마당에 모였다.
땅 부자 갑부를 꿈꾸며 큰 원의 금을 긋고 둘러앉아
엄지가락 끝을 금에 대고 한 뼘을 크게 돌려 그리면
내 땅이다.
가위 바위 보, 가위 바위 보, 큰 소리에
둘린 산이 울리고
이긴 애는 조약돌 튕겨 영토를 확장하고
진 애는 부러워 씩씩거리며 질투하고.
진종일 뺏고 뺏기는 영토싸움에 해 질 무렵
엄마가 부르는 소리 반가워 달려가면
빈(貧) 부(富)가 그저 그 걸로 끝이 되던
내 고향, 흔적 없는 그 자리 더듬어 찾아
흰머리 바람에 나부끼고 섰으니
동무들 목소리가 별빛 되어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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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하다시피 일제시대(日帝時代)와 6.25사변을 전후하여 우리 민족처럼 배고픈 민족도 드물었다. 물론 서민(庶民)들의 경우를 말한다.
‘죽기살기’로 농사를 지어 추수를 하면, 먹을 것이 풍부한 것 같았지만, 공출(供出)에, 세금에, 소작료(小作料)로 다 바치고 나면 민초(民草)들은 늘 배가 고팠다.
흉년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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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황달(黃疸)이 걸리거나, 체구(體軀)도 조그마하여 힘든 농사일로 일찍 늙고, 병이 들어 초로(初老)의 나이로 일찍 죽어 갔다.
“잘 먹어야 오래 산다”는 말을 꿈결에서까지 엿들으면서 해마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고개를 넘어야 했는데, 이 고개가 그 유명했던 ‘보릿고개’라는 고개였다. 그리고 이 시기를 먹물깨나 먹은 사람들은 춘궁기(春窮期)라고 했었다.
아이들은 ‘짜구배(올챙이배)’가 나오고 쌀독에는 거미줄이 쳐졌다. 우리나라 역사 5,000년 동안 1970년대 초반까지 있었던 가파른 고개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고개를 넘다가 그 중턱에서 죽어갔다.
보릿고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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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근목피(草根木皮)로 모진 목숨들을 끊기듯 이어지듯 살아 온 시절이기도 했었다. 지금의 농어촌(農漁村) 출신 60대 중반 이후의 서민출신들은 모두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아이를 낳으면 이 춘궁기(春窮期)를 두세 번, 심한 경우는 예닐곱 번을 지나야 호적에 올리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1930~40년대 출생자 중에 호적(戶籍)이 늦거나, 간혹 형님이 죽고 태어나는 바람에 사망신고와 출생신고를 생략하고 형님 호적으로 살다가 15살에 군대영장(軍隊令狀)을 받고 군에 가는 사람도 간혹 있었다. 영양실조(營養失調)로 ‘짜구’가 나서 죽은 형의 인생을 대신 살아온 것이다.
회충배를 앓고 있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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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당시의 모든 말은 거의가 먹는 것에 빗대어 만들어지기도 했었다. 시계(時計)의 태엽을 감아 주는 것도 “시계 밥줘라”고 했고, 옷에서 실이 풀어져 나온 것은 ‘실밥’이라고 했으며, 톱질하고 나온 나무 부스러기도 ‘톱밥’이라고 했다.
낚시에 끼우는 지렁이도 ‘낚시밥’이라 했고, 물위에 떠다니는 풀이름도 ‘개구리밥’이라고 하는 등 수많은 사물(事物)의 명칭에도 ‘밥’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개구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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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죽은 귀신(鬼神)은 때깔도 곱다”는 속담(俗談)이나, 죽은 사람의 입에 흰 쌀 한 숟가락 넣어 주는 것은 죽어야만 쌀밥을 먹을 수 있다는 슬픈 사연(事緣)을 담고 있었다.
만나거나 헤어지는 인사말이나, 속내를 비치는 말도 거의가 ‘먹는다’는 내용이 끼어들었다. 어른을 만날 때마다 “아침 드셨습니까, 점심 드셨습니까, 저녁 드셨습니까”라고 했고, 끼니때 찾아온 손님이 마당에서 용건(用件)만 간단히 말하고 돌아설 때는 “가는 손님은 뒷꼭지도 이쁘다.”고 찬사(讚辭)를 던지기도 했었다.
꽁보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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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변히 대접(待接)할 것도 없는 살림에 끼니때 왔다가 그냥 가주는 손님이 얼마나 고마울까. 그 뿐인가. 어쩌다 생각지도 않게 태어나는 아이에게는 “그래도 제 먹을 복은 타고 났겠지”라며 먹는 것부터 걱정을 하곤 했었다.
여기에서 잠시 그 시절 ‘먹거리’의 전부이자 하나뿐이었던 ‘꽁보리밥’을 노래한 장태민의 ‘꽁보리밥’을 음미해 본다.
꽁보리밥
장태민
가마솥에 보리삶고 한줌쌀로 지은밥이
아버님 밥 푸고나니 꽁보리밥만 남았더라
고추장에 밥 비비고 된장에 풋고추찍어
꿀맛같이 먹어치운 어린시절 꽁당보리밥
아~~다시는 오지않을 옛시절이 그립구나
처마끝에 대바구니 꽁보리밥 담겼었지
삼베덥게 열고보면 검으스레 식었더라
앞마당에 샘물길어 바가지에 말아 먹을때
허기진다 뛰지마라 이르시던 어머님 말씀
아~~그래도 행복했던 그시절이 그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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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구’ 얘기를 하다가 한참 벗어난 것만 같아 본론으로 돌아간다. 어릴 적 필자의 집에 키우던 어미개가 새끼 10마리를 낳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중에 한 마리는 특히 힘이 세고, 덩치도 커서 남의 젖까지 빼앗아 먹는 강아지가 있었다. 반대로 다른 한 마리는 ‘찌질이’ 같아서 언제나 힘센 놈에게 젖을 빼앗겨 점점 말라갔다.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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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말하는 ‘찌질이’란 사전(辭典)에서 말하는 ‘지질하다(지질맞다)’가 된 발음으로 파생(派生)된 말로 추정되고 있다.
‘찌질이’의 뜻은 사람의 경우 ‘다른 사람과 잘 어울려 놀지 못하는 아이’를 말하는데, 오늘날에 와서는 그 뜻이 확장(擴張)되어 대충 네 가지 정도로 정리 될 수 있다.
①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대는 놈, ② 하는 행동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고 자기중심적(自己中心的)이어서 남에게 민폐만 끼치는 놈으로 소위 ‘외향적(外向的) 찌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③ 너무 소심하고 한심해서 옆에서 보면 답답한 놈으로 이는 ‘내향적(內向的) 찌질이’라고 할 수 있으며, ④ 여기에 소인배(小人輩)를 망라하여 이르는 말이 ‘찌질이’였다. 여기에서 말하는 ‘소인배’는 그릇이 좁은 사람을 말하는데, 두 글자로 줄이면 ‘쪼다’라고 한다.
찌질이
본론으로 돌아간다. 어쨌든 ‘찌질이’의 젖을 빼앗아 먹던 강아지는 너무나 살이 쪄 다리가 자기 몸무게를 지탱하지 못하더니 결국 다리가 휘어지는 속칭 ‘짜구’가 나버려 뒤뚱뒤뚱 걷는 지체장애자(肢體障碍者)가 되고 말았다.
상황(狀況)이 이렇게 되자 필자의 아버지께서는 ‘짜구’난 강아지를 불쌍하게 생각하셨는지 보신탕(補身湯)을 만들어 드시던 기억이 난다.
필자는 이때 이걸 보면서 한 가지 진리(眞理)를 배웠다. “남의 것을 빼앗아 먹어 ‘짜구’나면 제 명대로 못사는 구나”하는 것이었다. 내 몫 아닌 남의 몫을 먹으면 더 잘 살 것 같지만, 더 빨리 망하고 죽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그 ‘짜구’난 강아지에게서 배운 셈이다.
짜구난 강아지
![](https://t1.daumcdn.net/cfile/cafe/127F3C4D4F69B17434)
우리 세대의 한 과제이기도 한 자연을 완벽(完璧)하게 보존하는 간단한 방법이 한 가지 있다. 너무나 쉽고 간단한 방법이다. 욕심(慾心)을 가진 인간이 자연에 손을 대지 않는 방법이다. 인간이 손을 대는 순간부터 자연이 가지고 있던 균형(均衡)이 깨어지기 때문이다.
자연의 힘에 의해 산사태가 나면 산은 금방 복구가 된다. 왜냐하면 자연적(自然的) 산사태는 균형이 깨진 상태를 회복(回復)시켜려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연은 절대 욕심(慾心)을 부리지 않는다.
산림 훼손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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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인간이 산에 길을 내면 자연은 복구(復舊)가 되지 않는다. 욕심을 가진 인간이 자연의 균형(均衡)을 자기가 편한 대로 깨뜨려 놓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욕심(慾心)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곁에 인간과 같이 사는 동물은 그 욕심(慾心)도 인간을 닮는다. 유독 집에서 키우는 동물(動物)만 욕심이 가득 차 많이 먹어 ‘짜구’가 나는 예가 그런 현상이다.
애완동물의 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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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왕국’을 보면 야생동물(野生動物)치고 너무 먹어서 다리가 휘어지거나 비만(肥滿)으로 죽어가는 동물을 본적이 없다. 생존(生存)에 필요한 적당한 양식만 먹고 과도한 욕심(慾心)을 부리지 않기 때문이다.
욕심(慾心)을 부려 많이 먹어 비만이 되어 보았자 적이 나타나면, 도망가지 못해 결국 잡아먹힌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아무리 무식(無識)한 금수(禽獸)라 해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짜구’날 일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날씬한 루우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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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초식동물(草食動物)을 잡아먹고 사는 맹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자가 무조건 자기 영토를 넓게 확보하기 위하여 정복전쟁(征服戰爭)을 벌이지는 않는다.
호랑이도 자신이 사냥해온 노루를 식량창고(食糧倉庫)에 가득 쌓아놓고 통장잔고(通帳殘高)를 자랑하며 살지 않는다.
재테크 하는 호랑이와 ‘하이에나’도 없다. ‘동물의 왕국’에서 사자 곁에 노는 노루를 가끔 볼 수 있다. 사자가 일단 배가 부르면, 무슨 저축(貯蓄)을 하듯 노루를 죽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노루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냥하는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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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강식(弱肉强食)의 동물의 세계에서도 잡아먹는 맹수(猛獸)나, 잡혀 먹히는 금수들도 욕심을 내어 과식(過食)을 하거나, ‘짜구’가 날 정도로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미로 생명(生命)을 죽이고 자신의 생존에 필요한 것 이상의 소유를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자신의 동족(同族)을 살육하는 존재는 인간들뿐이다. 이 역시 인간이 가진 욕심(慾心) 때문이다.
인간의 욕심과 동족상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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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발랑’은 프랑스 안에서 50대 부자에 든 사람이다. 그가 1998년 전립선암(前立腺癌)으로 죽기 전 사람들에게 부자가 되는 법을 알려주려 이런 수수께끼를 냈다.
“가난한 사람에게 없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였다. 그리고 이 문제를 맞추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유산(遺産)을 모두 주겠다고 약속했다.
사람들은 “실력(實力), 기술(技術), 종자돈”이라고 모두 틀린 답을 말했다. 그런데 9살 된 여자 아이가 유일하게 답을 맞추었다. 답은 “욕심(慾心)”이었다.
짜구난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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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이 없어서였든, 자포자기(自暴自棄)에서였든 태생적으로 욕심을 가지지 않았다. 또 얘기가 빗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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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쓰는 공구(工具)에도 ‘짜구’라는 것이 있다. 물론 표준어(標準語)로는 ‘자귀’라고 한다. ‘자귀’는 나무를 깎거나 다듬는 데 쓰는 연모(물건을 만들거나 일터에서 일할 때 쓰는 기구와 재료)를 말하는데, ‘까귀’라고도 한다.
나무를 깎는 도끼와 같은 기능(技能)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으나, 도끼와 다른 점은 도끼는 날을 자루와 같은 방향으로 끼우는 데 반해 ‘자귀’는 자루와 직각(直角)이 되게 맞춘 점이다.
짜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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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도끼가 나무를 찍어내는 일을 한다면 ‘자귀’는 찍어낸 나무를 다듬는 일을 한다. ‘자귀’는 또 날을 한쪽 면만 갈아서 만드는데, 도끼는 양쪽으로 갈아 만든다는 데서도 다른 점이다.
청동기시대(靑銅器時代) 때 나무를 다듬어 집을 짓거나, 나무연모를 많이 만들게 되면서 돌을 갈아 만든 ‘자귀’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돌자귀’에는 ‘홈자귀(有溝石斧)’와 ‘턱자귀(有段石斧)’가 있다.
철기(鐵器)를 만들어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쇠자귀’가 나타나는데, 삼국시대(三國時代) 유적에서 ‘쇠자귀’들이 많이 발굴(發掘)되고 있다.
홈자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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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자귀’는 자귀머리가 둥근 것과 네모꼴의 두 가지가 있다. 그리고 ‘자귀’는 크기에 따라 대자귀․중자귀․소자귀로 나눌 수 있다. ‘대자귀’와 ‘중자귀’는 기둥·들보 등을 다듬을 때 쓰고, ‘소자귀’는 잔손질에 쓰이며, 나무에 구멍을 팔 때 쓰이는 ‘끌자귀’도 있다.
쇠자귀(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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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귀’는 나무에도 그 이름이 부여(賦與)되어 있다. 초여름에 붉은 실타래를 풀어 피운 듯하고, 공작새의 머리 위에 솟은 털을 닮은 ‘자귀나무’의 꽃은 모양새도 아름답고 향기(香氣)도 좋다. 이 나무 역시 우리들의 고향에서는 ‘짜구나무’라고 한다.
‘자귀나무’는 낮과 밤을 정확(正確)하게 알아 잠을 자는데, 잠자는데 있어서는 귀신(鬼神)같은 나무라는 뜻에서 ‘자귀나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얘기도 있다.
자귀나무
![](https://t1.daumcdn.net/cfile/cafe/127FBB4B4F69B36B0D)
‘자귀나무’는 해가 질 무렵부터 서서히 잎이 잠 잘 채비를 차린다. 밤이 되면 어김없이 양쪽으로 마주 보는 잎과 서로 맞붙어서 잠을 자고, 아침에 해가 뜨면 다시 잎이 원위치(原位置)로 되돌아가 펼쳐진다. 사람보다 더 정확하게 취침과 기상(起床)을 반복한다.
두 잎을 맞대고 밤을 보내는 이 나무의 특성 때문에 ‘자귀나무’는 한자 이름으로 합환수(合歡樹), 합혼수(合婚樹), 야합수(夜合樹), 유정수(有情樹)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자귀나무꽃
![](https://t1.daumcdn.net/cfile/cafe/18405F4F4F69B3C72F)
잎이 서로 맞붙어서 잠을 자니까 부부(夫婦) 사이가 좋은 나무라고 여기고, 옛날 어른들은 아들이 장가가서 며느리를 맞아들이면, 이 나무를 집안에 심어 금슬(琴瑟)이 좋기를 기원하기도 했었다.
‘자귀나무’는 콩과에 속하는 낙엽성(落葉性) 활엽수로, 다 자라도 5m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가지가 우산 모양으로 퍼져서 꽃이 피면 아름답기가 그지없다.
가을이 되면 콩깍지 모양의 열매가 달려 바람이 불면 서로 부딪혀 달가닥 달가닥 소리가 나는데, 이 소리가 유난스럽게 귀에 거슬렸던지 사람들은 이 자귀나무를 여설목(女舌木 ; 여자의 혀와 같은 나무)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자귀나무 열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023D494F69B3FB13)
자귀나무는 아시아 및 중동(中東) 지역이 원산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황해도(黃海道) 이남에서 자생하며, 오랜 옛날부터 우리의 선조들과 함께 지내온 이 땅의 나무이다.
‘자귀나무’는 지역 사투리로 ‘짜귀나무’ 또는 ‘짜구나무’라고도 하며 ‘소가 살찌는 나무’ 또는 ‘소쌀밥나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 말은 소가 ‘자귀나무’의 잎을 특히 좋아하고 잘 먹기 때문이다.
자귀나무 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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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귀나무’의 줄기나 뿌리의 껍질을 한방에서는 합환피(合歡皮)라고 부르고, 늑막염(肋膜炎)과 타박상을 비롯하여 살충제, 강장제, 구충제, 이뇨제 등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잎을 불에 태워 만든 고약은 접골(接骨)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자귀나무’는 큰 목재(木材)로는 이용할 수 없지만, 가공(加工)이 쉬워 간단한 기구를 만들거나 조각(彫刻)의 재료로 쓰인다.
그리고 ‘자귀나무’는 원래 산에서 자라는 산림수종(山林樹種)이었으나, 꽃이 아름다워서 요즘은 공원이나 가로조경(街路造景)에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척박한 땅에도 잘 자라서 인기 있는 조경수(造景樹)로 각광을 받고 있다.
조경수로서의 자귀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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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으로 돌아가서 1940~50년대의 시골마을을 다시 찾아가 본다. 보릿고개, 송구죽, 보리개떡, 꽁보리밥, 보리방귀, 아이들의 볼록한 올챙이배, 냉수로 배 채우고 일하는 힘든 논밭일, 이러한 것들이 꽃피고 새우는 봄을 한(恨)의 계절로 바꾸어 주던 그 시절, 우리네 조상들의 생활모습이었다.
춘궁기(春窮期)에 아침밥을 먹지 못한 아이가 동네 부잣집의 ‘술막지’를 얻어먹고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등교(登校)하던 모습도 그 시절을 살아 온 우리들의 자화상(自畵像)이었다.
그 시절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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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농사에서 거두어들인 곡식(穀食)들이 겨우내 다 없어지고 봄에는 식량이 거의 다 떨어진다. 해동(解凍)이 되고, 3월이 되면 그동안 성장(成長)이 중지되었던 보리가 자란다.
그리고 5월 중순이면 이들 보리가 익어서 수확(收穫)을 하게 된다. 보리가 익을 때까지 양식(糧食)이 남아있지 않으면 소나무 껍질로 ‘송구죽’을 쑤어먹고 쑥을 캐어다가 쑥떡을 해먹었다.
물난리나 가뭄이 심한 해의 봄은 그야말로 배고픈 나날들이었다. 그 봄에 아이들의 배는 ‘올챙이배’처럼 되고 어른들은 허기진 배를 우물가에서 물 한사발로 채워야 했다.
올챙이배
(이 아이는 올챙이배라기보다는 과식을 한 것이다)
여기에서 잠시 위에서 말한 어린아이들의 ‘올챙이배’는 옛적의 것이 있고, 지금의 것이 있다. 옛적의 것은 아이들에게만 있었던 것으로 지금의 어른들이 술이나 기름진 음식물(飮食物)을 과다하게 섭취(攝取)하여 배불뚝이(배가 불뚝하게 나온 사람)가 된 경우가 아니고, 너무 못 먹어 뼈만 앙상한데도 배만 뽈록하게 튀어나온 배를 이르는 말이었다.
먹지를 못했으니 ‘밥배’가 아니고, 창자 속에 회충(蛔蟲)이 가득 들어 있어 그 회충덩어리가 불룩하게 튀어나온 ‘횟배’가 ‘올챙이배’였다.
횟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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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똑같이 굶기를 밥 먹듯 하던 어른들에게 ‘올챙이배’가 없었던 것은 어른은 창자의 크기와 길이가 크고 길어서 웬만큼 회충(蛔蟲)이 들어 있다 해도 배가 튀어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기가 나왔으니 회충 얘기도 더 보탠다. 필자들이 어릴 때 가난한 서민(庶民)들과 그 자녀들은 예외(例外) 없이 ‘횟배’를 앓았다. 그리고 어디에서 어떻게 생겼는지 누구나 뱃속에 20~30cm짜리 회충(蛔蟲) 20~30마리 정도를 키우다시피 하고 있었다.
때문에 당시의 학교와 읍면동(邑面洞)사무소에서는 무상(無償)으로 1년에 한두 번씩 회충약(蛔蟲藥)으로 ‘산토닌(santonin)’을 나누어주기도 했고, 시장에서 이를 팔고 사기도 했었다.
산토닌(santon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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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산토닌’을 먹어도 아이들의 ‘올챙이배’는 좀체 사라지지 않았다. ‘산토닌’ 살 돈이 없어 자주 복용(服用)하지도 못했지만, 워낙 비위생적(非衛生的)인 생활습관 때문에 금방 재감염(再感染)이 되기 때문이다.
‘올챙이배’가 되는 이유는 앞에서 기술한 대로 뱃속에 음식물(飮食物) 대신 ‘회충(蛔蟲)’덩어리가 가득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모습이 배가 뽈록한 ‘올챙이’ 모습을 닮았다하여 ‘올챙이배’라고 한 것이다.
올챙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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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들도 올챙이보다는 살이 너무찐 비만 쪽이다)
여기에서 잠시 당시 어린이들의 모습을 그린 ‘올챙이배’를 음미하고 넘어간다. 무명의 작가(作家)는 아이들이 회충(蛔蟲) 때문이 아니고, 단지 밥을 많이 먹어 ‘올챙이배’가 되는 것으로 착각(錯覺)하고 있는 듯하다.
올챙이배
비 오는 날이면
고무신 접어 돛단배 만들고
맑은 날이면
운동장에서 굴렁쇠 굴리다
해거름에 등가죽이 배에 붙으면
한 달음에 집으로 달려가
군둥내(쿰쿰한 냄새) 나는 묵힌 무시(무)
젓가락으로 쩍 갈라 길쭉하게 꼽고
밥 한술에 군둥내 한 입 베어 먹고
밥 한술에 물 한 모금 마시면
툭 불거진 ‘올챙이배’를 바라보는 눈길 넷
영양가는 모르지만
날품 사랑으로 솟아오른 올챙이
찬바람 코끝 닿으면
그 눈길이 그리운 올챙이
언제나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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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충(蛔蟲)에는 인체에 기생하는 회충과 가축에 기생하는 돼지회충, 개회충, 고양이회충, 말회충 등이 있다. 사람의 소장(小腸)에 기생하는 회충은 암컷이 몸길이 20~35㎝, 나비 4~6㎜, 수컷은 몸길이 14~30㎝, 나비 3~4㎜ 정도의 대형 선충(線蟲)이다.
회충의 엄컷과 수컷(작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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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cm 잣대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큰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당시의 어린이들이 ‘올챙이배’가 되었던 원인(原因)을 잠시 살펴본다. 앞에서 말한 대로 당시의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평균 20~30마리의 회충을 뱃속에 넣어두고 살았다. 그 것도 한 마리의 길이가 길게는 35cm, 굵기는 0.6cm에 이르는 것들도 있었다.
허풍을 좀 떨면 새끼 손가락만한 지렁이 30여 마리씩을 그 조그마한 뱃속에 넣고 살았으니 배가 튀어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는 뜻이다.
짜구난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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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충(蛔蟲)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지렁이와 혼동(混同)하기도 했는데, 지금도 세계 인구의 약 30%가 감염(感染)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推定)되고 있다.
회충(蛔蟲)의 존재는 기원(紀元) 전부터 알려졌으나, 그 생활사(生活史)가 밝혀진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이다. 회충은 성숙란(成熟卵 : 제2기 유충포장란)이 채소나 흙먼지 등에 묻어 경구(經口)감염되면 유충(幼蟲)은 소장(小腸)안에서 부화하여 점막으로 침입한 후 소장벽을 뚫고 혈류(血流)나 ‘림프류’로 들어가서 폐로 옮겨간다.
회충의 감염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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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폐포(肺胞) 안에서 탈피하여 제3기 유충(幼蟲)이 되고 기도(氣道), 인두(咽頭), 식도(食道)를 거쳐 다시 소장에 이르러 두 번에 걸쳐 탈피(脫皮)를 하여 감염 후 약 70일이면 성충(成蟲)이 된다.
암컷은 하루에 약 20만 개의 알을 낳고, 분변(糞便)과 함께 배출된 충란(蟲卵)은 28~30℃에서 10~13일이면 제1기 유충이 된다.
다시 충란(蟲卵) 안에서 탈피가 이루어져 감염 가능한 제2기 유충이 형성되는데, 자연조건(自然條件)에서는 여름철에도 감염성(感染性)을 갖기까지 3~4주일 걸린다.
개회충의 감염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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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회충(蛔蟲)에 감염되면 유충이 폐에 침입하여 회충성(蛔蟲性) 폐렴(肺炎)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한 번에 많은 충란(蟲卵)에 감염되면, 감염 후 3일 무렵부터 열이 나고 차츰 고열, 두통,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상(症狀)이 나타난다. 이들 증상은 유충이 폐를 통과하면 곧 낫는다.
성충(成蟲) 기생에 의한 회충증(蛔蟲症)은 복통, 식욕부진 또는 이상항진(異常亢進), 설사 등으로 나타나며, 회충이 다수 기생할 경우에는 장폐색증(腸閉塞症)을 일으키기도 한다.
짜구난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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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담관(膽管)염증, 췌장염(膵腸炎), 위경련(胃痙攣)을 일으키며, 비강(鼻腔)과 이관(耳管) 등에 침입하는 경우도 있다. 그밖에 충란이 핵(核)이 되어 담석(膽石)이 형성되는 수도 있다.
1940~50년대 당시의 시골에는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누구나 뱃속에 수 십 마리에서 수 백 마리의 회충(蛔蟲)을 갖고 있었는데, 이 때문에 당시의 ‘측간’에는 대변과 함께 밀려나온 20~30cm짜리에서 부터 2~3cm 짜리 새끼에 이르는 회충이 버글버글할 정도였다.
당시에는 남의 집 사립문 앞을 지나다 보면, 서너 살짜리 어린애가 마당에서 용변을 보면서 20~30cm나 되는 회충(蛔蟲)을 손으로 죽죽 뽑아내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1949년 미국인이 우리나라 방역연구소(防疫硏究所)와 협력하여 전 국민의 대변검사를 실시한 결과 회충 충란(蟲卵) 양성율이 82.8%라고 보고한 바 있는데, 이는 당시 인구 약 2,000만 명의 회충 감염량(感染量)이 5~10억 마리로 추산(推算)될 정도였다.
당시의 인구 1인당 50마리씩의 회충(蛔蟲)을 뱃속에 키우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필자들도 회충 때문에 수시로 ‘횟배’를 않았으며, 이때마다 ‘산토닌’을 사먹고 회충을 잡곤 했었다.
산토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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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언제 그런 것이 있었던가할 정도로 기생충(寄生蟲)이 거의 근절(根絶) 되었지만, 당시에는 인체에 기생하는 기생충이 너무나 심각하여 정부가 ‘기생충박멸협회(寄生蟲撲滅協會)’라는 기구까지 설치하여 회충박멸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정도였다.
그리고 그 때는 또 회충(蛔蟲)만 있었던 게 아니다. 지금 사람들은 듣도 보도 못한 것들이지만, 회충 외에 요충, 편충, 십이지장충, 촌충 같은 무시무시한 기생충도 몸속에 버글버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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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의 내용은 현대병의 하나로 또 하나의 올챙이배인 비만과 관련한 참고자료를 게재한 것이니 특별히 필요치 않은 회원님들은 여기에서 파일을 덮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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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적의 아이들 ‘올챙이배’는 못 먹은데다가 회충(蛔蟲)이 가득하여 생긴 현상이었지만, 지금의 성인 ‘올챙이배’는 너무 잘 먹은 데다가 운동량(運動量)이 적어서 생긴 병이다.
그리고 지금 사람들의 ‘올챙이배’는 단순히 ‘질병(疾病)’이라는 의학적 개념을 넘어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성인병(成人病)의 원인 중 가장 큰 요인이 바로 비만, 즉 ‘올챙이배’이기 때문이다.
그 시절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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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있어서 30대라는 나이는 사회에 적응을 해가며 자신의 발판을 쌓기 시작하는 시기다. 이렇게 중요한 30대에 해야 할 일이 또 하나 있는데,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건강관리(健康管理)이다.
이와 관련하여 특기(特記)할만한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있어 불명예스러운 기록 중 하나가 40대에 돌연사(突然死)가 제일 많다는 것이다.
돌연사의 원인은 비만(肥滿),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 심장병, 고지혈증과 같은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생하는 성인병(成人病)이다.
비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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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병(成人病)은 현대사회의 변화로 나타난 현상으로 식생활의 서구화와 인스턴트화, 각박한 사회생활과 생존경쟁에 따른 스트레스와 운동부족, 대기오염(大氣汚染) 등으로 인한 현상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발생한다. 이러한 성인병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을 꼽자면 ‘비만’이다.
그리고 비만(肥滿)은 혈압, 당뇨, 이상지혈증(異常止血症) 등을 일으켜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병으로 1996년에는 세계보건기구가 질병으로까지 규정했다. 체중이 정상인데도 불구하고 성인병(成人病)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체중은 정상이지만 고혈압(高血壓), 당뇨 등을 앓고 있는 사람을 보면 대게 배만 볼록하게 나와 있는 복부비만(腹部肥滿)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비만(肥滿)은 정신 사회적 요인, 유전, 질병, 약물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에너지 섭취가 소비보다 증가할 때 발생한다.
체중이 증가하면 허리둘레도 같이 증가하기 때문에 복부비만(腹部肥滿)의 원인은 일반적인 비만(肥滿)의 원인과 차이가 없다. 정상 체중이면서 대사적으로 비만인 사람들은 대개 활동량이 부족한 사람에게 잘 나타나며 주로 내장지방량이 증가해 복부비만이 생긴다.
비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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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肥滿)은 체형의 변화로 끝나지 않고 여러 질병을 동반하게 된다.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비만과 관련된 여러 가지 질환(疾患)을 살펴보면 우선 복부비만과 관련이 있는 당뇨병(糖尿病)을 들 수 있다.
비만(肥滿)한 당뇨병 환자가 체중의 10% 이상 줄이면 혈당 조절이 현저하게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정도로 당뇨병 환자들은 체중 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비만인 경우 담즙 내 콜레스테롤 분비가 증가해 담석이 잘 생겨 담석증(膽石症)의 위험도 높다.
이외에도 고지혈증(高止血症), 수면 무호흡증, 고혈압 및 관상동맥질환, 고관절염, 암, 불임(不姙) 등 비대한 살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질병(疾病)은 상상을 초월한다.
일반적인 비만이나 복부비만(腹部肥滿)의 치료는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식사요법(食事療法), 운동요법, 행동요법을 병행해도 대사적 이상 소견이 개선되지 않으면 약물 치료를 병행하여야 한다.
비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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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체중이면서 대사적 비만인 환자는 허리둘레만 감소돼도 대사적 이상소견이 개선된다. 따라서 정상 체중인 복부비만(腹部肥滿) 환자는 무리하게 체중을 감량할 필요 없이 치료 목표를 허리둘레를 줄이는데 두면 된다.
식사요법(食事療法)은 섭취 열량을 줄이는 것이다. 적게 먹으면 체중이 감량되는데 이때 내장지방도 체중 감량에 비례해 감소한다. 10kg 정도 체중을 줄이면 내장지방량이 약 30%까지 감소된다.
비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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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요법(食事療法)은 무엇보다 전체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며 식사 중 기름진 음식을 줄이는 것이 효과적(效果的)이다. 하지만 기름진 음식이나 육류를 잘 먹지 않는데도 중성지방이 높은 경우가 있다.
당뇨병(糖尿病)이 있거나, 술을 많이 마시거나,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런 경우에는 밥, 면, 감자 등의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금주(禁酒)를 하면 중성지방(中性脂肪)이 잘 감소된다. 적게 먹어 배가 고픈 경우 채소를 충분히 섭취해 포만감(飽滿感)을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곳저곳 탄탄한 비만
![](https://t1.daumcdn.net/cfile/cafe/1435494C4F69BA4C0F)
운동요법(運動療法)도 필수적으로 병행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유산소운동을 많이 권하는데 숨이 약간 찰 정도의 강도로 주 3~5회, 회당 30~60분 이상 하는 것이 좋다.
복부비만(腹部肥滿)일 경우 허리둘레를 줄이기 위해 따로 복부 운동을 해야 할 필요까지는 없다. 많이 활동해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면 체내 지방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 때 내장지방(內臟脂肪)이 다른 부위의 지방보다 더 잘 빠지기 때문이다.
비만녀
식사요법(食事療法)으로 근육량이 감소될 수 있으므로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력강화(筋力强化) 운동도 병행한다. 사실 운동은 다른 다이어트 방법처럼 단시간에 살을 빼는 효과는 없지만 그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
바로 운동이 ‘살이 잘 찌지 않는 몸’을 만든다는 것이다. 살이 찌지 않는 몸이란 섭취한 모든 영양분(營養分)이 제대로 쓰여 지방으로 축적되지 않는 상태, 즉 신진대사가 잘 되는 몸을 말한다.
비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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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바로 신진대사(新陳代謝)를 촉진하는 일등공신이다. 우리 몸에서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여러 장기 중에서 특히 심장(心腸)과 폐가 튼튼해야 한다.
심장(心腸)은 피를 펌프질해 인체의 각 기관과 조직 및 세포를 가동시키는 영양분을 공급하고, 폐는 그 영양소(營養素)가 잘 탈 수 있도록 산소를 공급해준다.
비만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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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 우리 몸이 석탄(石炭)을 태워 움직이는 증기기관차(蒸氣機關車)라면, 심장(心腸)은 석탄을 공급하는 화부(火夫)이고, 폐는 그 석탄이 잘 탈 수 있도록 산소를 드나들게 하는 부속장치이다.
이 때문에 심장(心腸)과 폐가 튼튼하면 신진대사(新陳代謝)가 왕성하게 이뤄져 몸에 지방이 쌓일 틈이 없다. 운동은 바로 이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심장과 폐를 강화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비만남
흔히 굶으면 몸무게가 줄어드니까 지방이 빠진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수분과 근육이 줄어드는 것이다. 반면 운동은 수분과 근육은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지방(脂肪)만 태우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무조건 운동을 한다고 지방이 연소되는 것은 아니다. 지방을 태우는 데 효과적(效果的)인 운동은 따로 있는데 그것이 바로 유산소운동(有酸素運動)이다.
배우 제니퍼로페즈의 예쁜 올챙이배
![](https://t1.daumcdn.net/cfile/cafe/207B74504F69BB1C03)
유산소운동(有酸素運動)이란 산소의 필요량과 공급량이 거의 일치하는 상태에서 장시간 충분한 산소가 공급돼 에너지를 소비하는 운동을 말한다. 쉽게 말해 산소를 충분히 들이마시면서 느리게, 오래 할 수 있는 모든 운동을 가리킨다.
걷기, 가벼운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이 대표적인 유산소운동(有酸素運動)이다. 유산소 운동이 지방 제거에 좋은 이유는 지방의 성질과 깊은 관련이 있다.
유산소운동
지방은 근육(筋肉)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될 때 잘 탄다.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지방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피로 물질인 젖산이 쌓여 근육이 뻐근하고 피곤해지며 체중감량(體重減量) 효과도 떨어진다.
이런 운동을 무산소운동(無酸素運動)이라 하는데, 단거리 달리기, 팔굽혀 펴기, 웨이트 트레이닝 등이 대표적인 운동이다.
글이 너무 길어 배경음악이라도 하나 깔아야겠는데, 밑천이 떨어지기도 했고, 주제와 비슷한 가사도 없어 그냥 그 시절 올챙이배 않던 그 고향을 다시 찾아가는 배호의 ‘찾아온 고향’을 게재하여 음미하기로 한다.
찾아온 고향
배호
모처럼 찾아 왔네 내 자란 고향
타향살이 설움 속에 그리던 고향
저 산도 시냇물도 엣 모습인데
보고 싶은 그 사람은 간곳이 없네
천리 길 멀다않고 찾아온 고향
꿈속에도 잊지 못해 부르던 고향
눈 감고 물어봐도 수소문 해도
대답 없이 흘러가네 흰 구름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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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짜구났다는 말 많이 썼지요....처음에는 짜구란 말이 무슨 말인가 생소했는데..ㅎㅎ 얘기를 듣다가 보니...금방 생각이 나고...친숙했던 말이네요...정말로 사투리 명수십니다.
그시절 회충이 입으로 나오는 경우도 허다 했지요,자기도 모르게 바지가레이로 흘러 내리는 경우도 있고, 촌체이가 많은아이는 손톱을보면 알수가 있는데 움푹페이고 손톱이 제데로 못자라는것이 특징이지요, 그노무회충 참 엉성시럽 게도 많다,..먹을게 없어서 왼만한것은 다 먹거리로 보엿고, 잘 싯지도 않고 막 먹으니까 회충이 많을수밖에 없엇지뭐, 체독에 걸려서 고생하다 죽은사람도 많앗지요,...보릿고개때 보리개떡 쑥무거리 쑥털털이, 나물죽 송기떡 시락갱죽등등 ,...지금은 그것들을 웰빙식으로 존경받는 먹거린데 그시절엔 연명의 수단으로 먹엇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