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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느끼다
직항이 생긴 덕에 일본을 거쳐가던 항공 스케줄이 훨씬 편리해졌다. 저녁에 출발해 늦은 밤 뉴칼레도니아 누메아에 도착한다. 비자도 필요없으니 간단한 입국심사를 마치고 숙소로 간다. <br><br> 뉴칼레도니아는 프랑스령, 흡연자에게 천국이다. 공항이든 실내든 상관없이 흡연으로 행복해 진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는 그들의 생각인지 재떨이만 있으면 어디에서든 담배를 피운다. 새삼 프랑스 답다는 생각이다. 어디서나 담배를 피우니 오히려 그것이 더 이상하다. 공항을 나서니 쨍한 햇살에 눈을 제대로 못 뜰 지경이다. 셔틀버스를 타고 호텔로 간다. 객실 창에선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진다. 바다는 푸른 색이지만 조금씩 그 농도와 채도가 다르다. 진한 파랑, 흐린 파랑, 초록이 섞인 파랑...
노천 카페에서 여행을 시작하다
아침에 도착해 피곤하긴 해도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보고 침대로 들어가 잠을 청하기는 아까워 옷을 갈아입고 거리로 나선다. 익숙하지 않은 불어 표지판과 일광욕을 즐기는 서양인들 틈에서 다시 한번 프랑스를 실감한다. 뉴칼레도니아에 별장과 요트를 사두고 계절에 따라 오가며 사는가 하면 은퇴 후에 아예 이주해 사는 프랑스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출출한 생각에 노천카페에 들렀다. 한참 동안 눈짓을 해서야 웨이터의 주의를 끌 수가 있다. 이곳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이 바쁘게만 살아 온 우리에겐 답답하게 보이지만 한편 부럽기도 하다. 간단하게 주 요리만 주문을 하고 주변을 둘러 본다. 주어진 시간을 충분히 만끽하며 느릿느릿 식사하는 사람들을 보며 10분만에 식사를 끝내는 우리의 모습이 떠 올라 슬며시 웃음이 난다. 무엇이 좋고 나쁘다 할 것은 아니지만, 여하튼 이곳은 남국의 시간이 멎은 곳, 이들처럼 천천히 느긋한 시간을 즐기자.
누메아의 중심지 코코티에 광장
뉴칼레도니아 전체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인 누메아에 살기 때문에 각종 편의 시설 역시 이곳에 집중되어 있다. 현대식의 호텔과 리조트가 해안선을 따라 늘어서 있고 해변 곳곳에 노천 카페와 클럽 같은 노천 바(Bar)가 자리한다. 더 나가면 스노클링이나 카누, 서핑, 다이빙 등 각종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있어서 유럽, 미국의 요트족, 서핑족들이 휴가를 즐기고 있다. 그런가 하면 코코티에 광장 근처는 쇼핑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상점들의 물건들도 구경하면서 어슬렁거려 본다. 인적 없던 광장에 가판이 들어서더니 민속 공연을 하면서 기념품과 먹거리를 팔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몰려들어 북적임과 동시에 활기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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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바우 센터, 뉴칼레도니아의 전통과 미래를 보다
카메라, 필기구, 그리고 햇볕을 막아줄 썬 글라스와 창이 넓은 모자, 마지막으로 강력한 썬 블록을 바르고 치바우 센터에 갈 채비를 마친다. 치바우 센터는 뉴칼레도니아의 문화센터 같은 곳으로 현대 기술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 미래형 건축 양식을 띄고 있다. 멜라네시아 원주민 문화 ‘카낙’을 잘 살린 건축 양식으로 건축에 문외한이라도 독특한 외양과 정교한 건축물의 모습에 신기함과 놀람을 금할 수 없다. 1993년에 완공된 치바우 센터는 3면이 바다로 둘러 싸여 있다. 사실 건물이라는 인상보다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산책로와 숲, 그리고 바다와 접하는 공간을 가진 하나의 마을처럼 보인다. 구조는 크게 세 영역으로 구분되어 카낙과 오세아니아의 문화유산을 세공간에 나누어 전시하고 있었고, 각각의 센터는 하나의 단일 건물이 아니라 나무와 길, 다양한 기능을 가진 공간, 채워진 공간과 비워진 공간들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데 전통적인 문양과 전시물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문화센터는 크게 세 개의 빌리지로 이루어져 있어 방문자가 도보를 따라 공간을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카낙 문화와 전통을 체험하게 되어 있었다.
전통 문화를 체험하다
첫 번째 빌리지는 전통 춤과 무용을 공연하는 퍼포먼스 강당이 있으며, 강당 뒤편으로 지형의 특성을 이용한 옥외 공연장이 자리하고 있다. 그 오솔길을 걸으면서 문화센터의 직원의 설명과 함께 아주 오래 전 카낙인의 삶을 생생하게 재현해준다. 두 번째 빌리지는 도서, 오디오, 비디오, 멀티 미디어, 사진이나 엽서 등의 자료들이 정리되어 있는 미디어 공간으로 역사가들과 학자들, 그리고 박물관 직원들이 사용하는 방들로 구성되어 있고, 밖으로 나가면 지역의 토종 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테라스가 자리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마지막 빌리지는 센터를 관리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이곳은 방문객들의 동선과는 많이 떨어져 있다. 문화센터의 한쪽에는 카낙인들의 전통가옥을 관찰할 수 있다. 원뿔 형태의 이 가옥은 ‘우트’라고 불리는데 지붕에는 갈대 같은 잎을 얹고 벽은 흙을 발랐다. 서늘한 땅의 기운을 빌려 더위를 피한 지혜가 보인다. 일단 집안으로 들어서면 천장은 매우 높지만 입구는 허리를 숙이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을 만큼 낮게 만드는 것이 특징인데 머리를 숙이고 들어감으로써 자연스럽게 주인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이다. 뒤편에 마련된 작은 언덕의 기념비 쪽에서 치바우 문화 센터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데, 최고의 촬영 포인트다. 밝은 햇빛에 고스란히 드러난 치바우 문화 센터와 카낙인들의 삶을 담아본다.
헬기에서 내려다 보는 누메아
뉴칼레도니아에서 가장 좋은 바다 빛깔을 볼 수 있다는 오후 2시, 전날 예약한 헬기 투어에 나선다. 조종사와 간단한 눈인사를 나누고 헬기에 올라, 굉음 속에 프로펠러가 돌더니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 산호초로 둘러 싸인 누메아 섬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해안을 따라 조성된 도시와 파란 바다 위에 흰 점처럼 보이는 정박된 요트들 사이로 물살을 가르며 미끄러지는 요트의 돛이 햇살을 받아 하얗게 빛난다. 누메아 상공을 선회하여 헬기는 둥근 산호초 띠 위를 난다. 섬 외곽으로 바다와 섬의 경계를 뚜렷이 구분 지어주는 산호초의 모습은 신비하기 이를 데가 없다. 연한 옥 빛에서 감청색까지 바다는 시시각각 형형색색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서로 다른 빛깔의 물이 닿아 만드는 곡선이 추상화처럼 펼쳐진다. 먼 바다에서 밀려오던 파도가 섬을 둘러싼 환초에 부딪혀 생기는 물보라도 쉽게 눈을 뗄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한다.
카지노에서 대박을 꿈꾸다
조금 점잖은 옷으로 갈아 입고 편안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에 들러 간단한 식사와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저녁을 보낸다. 해변을 따라 걷다 보니 메르디안 호텔 옆에 카지노가 보인다. 당당하게 들어가 이곳 저곳을 기웃거려본다. 크진 않아도 사람이 북적이지 않아 한가롭게 게임에 집중할 수 있다. 룰도 모르고 언어도 서툴러 함부로 달려들지 못하고 구경만 하지만 마음을 벌써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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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4 섬, 그리고 바다에서의 하루, 일데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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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해변에 닿다
50인승 쌍발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는 일데팡 섬은 남태평양의 보석이란 애칭처럼 아름답다. 야자수 대신 소나무로 착각한 삼나무가 숲을 이룬 독특한 풍경이다. 비행기에서 내려 르메르디안 리조트로 가기 전에 쿠토비치에 들렀다. 천국의 해변이 바로 이곳이라는 탄식이 몰려 온다. 인간의 발자국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아주 고운 백색의 모래사장과 에메랄드 빛 바다, 쭉쭉 뻗은 삼림이 이뤄내는 조화가 가히 환상적이다. 그 바로 옆에 위치한 카투메라 비치... 모래 사장은 쿠토와 다름이 없지만, 또 다른 분위기와 아름다움이 있다. 조금 더 아늑한 느낌 이랄까 데이트 장소로는 더 없이 좋을 듯싶다.
르 메르디안에서의 휴식
다시 20분 가량 차로 이동하면 르 메르디안 리조트다. 일데팡 섬의 오로베이에 위치한 르 메르디안은 때 묻지 않은 섬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풀장인 내추럴 풀과 가까워 휴양을 위해서라면 권 할만 하다.
자연이 만든 수영장 내추럴 풀
오로 해변에서 연결된 물줄기를 따라 15분 정도 걸어가면 내추럴 풀장이다. 바다의 파도를 막아주는 바위 뒤로 동그랗게 물이 고여 있는 공간이 있고, 그 주변을 나무들이 둘러 싸 수영장처럼 아늑하고 잔잔해 그런 이름이 붙었다. 수심이 낮아 바다 수영에 익숙하지 않아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내추럴 풀은 또한 초보자들을 위한 최적의 스노클링 포인트이다. 맑은 물 속으로 들어가면 그 안에서 산호, 대합조개, 성게, 각종 열대어 등 바닷속 풍경을 그대로 볼 수가 있어 마치 작은 바다 수족관을 수영하는 느낌이다. 일데팡의 해변은 그 어느 곳 보다 맑은 바다 색을 자랑하며 해안의 수심이 완만해 마음껏 수영을 즐길 수 있다. 리조트의 앞바다도 100m를 걸어가도 가슴 정도의 깊이로 물이 워낙 맑고 잔잔해서 스노클링을 하자면 바닥에 사람 그림자와 물고기 그림자가 서로 어울릴 지경이다.
아름다운 Sunset 속으로
일데팡의 리조트들은 여행객들을 위해 여러 가지 관광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Sunset Cruise 와 일데팡 일주 호핑 투어. 배가 아니면 갈 수 없는 절벽과 해안을 찾아 일데팡의 수려한 경관을 감상한다. 점심을 포함할 경우 해변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프랑스식 해산물 요리를 즐긴다. 특히 선셋 크루즈의 경우엔 더욱 로맨틱한 풍경으로 커플 여행이라면 빠트릴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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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까지 볼 수 있는 아메데 섬의 바다
원주민들의 노래를 들어가면서 100명 정도의 관광객을 태운 요트를 타고 한 시간가량 달렸을까? 아메데 섬에 도착했다. 너도나도 선원들이 나눠 준 바게트 빵을 물에 던져 본다. 빵 조각이 물 표면에 닿기가 무섭게 도미같이 생긴 잭 피쉬를 비롯한 각종 물고기들이 순식간에 빵을 깨끗이 먹어 없앤다. 바닥이 유리로 된 글라스 바텀 보트를 타고 나가면서 빵을 조금씩 흘리면 산호 속에 숨어있던 각양각색의 물고기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바닷속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른 보트로 더 먼 바다로 나가면 수면 위로 상어가 뛰어오르며 선원들이 던진 비릿한 다랑어를 통째로 집어삼키는 광경도 구경할 수가 있으니 상상하던 것 이상이다.
해변에서의 피크닉 바비큐 런치 파티
짧은 보트 여행을 끝내고 아메데 섬으로 돌아오면 원주민의 정렬적인 춤 공연과 함께 바비큐 런치가 준비되어 있다. 와인이 호프집에서 볼 수 있는 피쳐에 가득 담겨서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 와인 맛도 좋고 해변에서 먹는 바비큐도 맛이 일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