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1인1책 펴내기 운동 지도
아성/강성일
청주시 세계직지문화협회가 주관하고 고인쇄박물관이 후원하는 1인1책 펴내기 운동이 현재까지 12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청주시 1인1책 펴내기 운동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청주시만의 유일한 문화운동이다. 참여 자격은 청주시에 거주하는 사람이면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다.
금속활자로 책을 인쇄한 역사적 전통성을 계승해 나가기 위한 문화적 수단인 동시에 직지의 고장다운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하려는 뜻도 담겨져 있다. 나는 교직생활 정년을 마치고 청주시의 이 소중한 공익 문화 사업에 동참하고 싶어 지금까지 5년 동안 1인1책 펴내기 지도강사를 맡고 있다.
고등학교 40여 년 간의 교단생활을 마친 후,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건강이 좋지 않아 나 자신의 건강관리를 위해 힘을 기울여야 하지만, 그렇다고 그 길만이 가장 지혜로운 일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고 다른 그 무엇을 생각해 보았다.
고민과 궁리 끝에 마침내 생각한 것은 사회봉사를 위해 공헌하고 힘을 쏟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대종갓집 종손 역할과 5형제의 맏이로 태어나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다 보니 물질적으로는 여유롭지 못해 경제적인 봉사는 어려운 처지지만, 그래도 정신적인 봉사는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국가적 차원인 거시적인 봉사활동은 못하더라도 지역사회 문화 발전을 위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모색해낸 방법이 곧 나의 전공 분야인 문학 강의였다.
창작 이론과 실제 지도를 통해 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의 정서적 삶의 질을 높여 후세에까지 인구에 회자될 수 있는 길을 생각하여 1인1책 펴내기 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다행히 청주시 세계직지문화협회로부터 지도강사로 위촉을 받아 이 운동에 참여해 문학 강의를 하고 있다.
실버대학에서 3년 동안 노인복지를 위한 봉사활동을 끝낸 다음, 2014년부터 2018년 현재까지 1인1책 지도 역할을 해오고 있다. 청주시 향교를 시작으로 청주시 주민센터, 청주시 노인 복지관에서 문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학 강의 지도 내용은 주로 시 창작 강의와 수필 창작 강의를 통해 이론과 실제를 중심으로 지도하지만 때로는 기존의 명작 감상과 해설도 곁들이는가 하면, 지도강사의 시와 수필도 가끔씩 다루었다. 문학 수업을 받는 어머니, 아버지 학생들의 학습 태도가 매우 열성적이고 의욕적이며 호응이 좋아 지도강사로서의 긍지와 보람을 느껴 마음이 부듯했다.
그리고 한 해 동안 열심히 써온 작품을 모아 가편집한 작품 전체를 세계직지문화협회에 응모를 하여 심사과정을 거쳐 선정이 되면, 청주시로부터 출판비를 지원 받아 책을 출간하게 된다. 책이 출간되면, 시립 도서관 등에 몇 권씩 기증을 하여 합동으로 고인쇄박물관에서 매년 출판 기념회를 갖게 된다. 출판 기념회가 끝나면 전시장에 들어가 전시된 자기의 책을 열람한다. 그리고 기증한 도서 일부는 청주시 각 도서관에 비치가 되어 청주시민 누구나가 읽어볼 수 있다.
그러나 문학 공부를 열심히 해도 작품성이 떨어져 1인1책 심사규정에 맞지 않아 선정이 되지 않으면 출판이 보류되어 다음 해를 기약해야만 했다. 내가 가르친 어머니 아버지 학생 중에 일부는, 그 해 선정이 되지 않아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만 했다. 지도가 충실하지 못하고 부족하여 심사에서 탈락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지도 강사로서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런가 하면 어떤 어머니께서는 작품성이 훌륭해 수상을 하게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칭찬의 박수를 받았다. 어머니 아버지 학생 등의 작품이 선정되어 책을 발간하게 되면 책머리에 추천사를 써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