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316(토) 괘방산+정동진 2 (남산골 대장님)
정동진 바다산책을 나선다. 나는 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 유명한 일출명소 정동진을 못 가봤을까? 내게는 아주 비밀스런 추억이 있다. 그곳에 가면 하마터면(?) 결혼할 뻔한 그가 생각이 날 것이다. 물론 그와 함께 여행을 한 적도 정동진에 가본 적도 없다. 다만 그가 만든 어떤 것이 그곳에 있다.
그런데 오늘 간 정동진1리에는 그것이 없다. 그렇다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사람들이 찍어놓은 사진을 보면 정동진 핫플 포토존에 그의 명찰이 달려 있는데 말이다. (아, 저기 위에 있다. 그런데 오늘은 가볼 시간이 없다.)
내가 그를 잊지 않았듯이 그도 나를 잊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럴 때 보면 피천득 님의 <인연>이라는 수필이 생각난다.
"일평생 그리워하면서도 만나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나는 그를 그리워하지는 않는다. 그냥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뿐이다. 우리의 인연은 거기까지였던 것이다. 미팅을 하고 잠시 데이트를 하는 정도, 그가 예술을 하기에 예술을 좋아하는 내가 빠져든 것이랄까?
그러나 결혼은 또 다른 성질의 것이다. 둘이서 서로 함께 일평생 친구처럼 살아가야 하니까. 나는 지금도 그와 결혼하지 않은 것이 참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는 너무 야망이 컸고, 가난해서 집안 배경이 별로 없는 내게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다. 나와 결혼했다면 그는 생계를 꾸려가느라 허덕이면서 높은 경지의 예술을 포기했을 지도 모른다. 그의 야망에 걸맞는 이와 결혼했기에 정동진이라는 일출 명소에 그의 작품을 남길 수 있었으리라. 나는 그를 축복하며 그의 작품이 우뚝 서 있는 저기 크루즈에도 언젠가는 가볼 수 있으리라 기약을 해본다.
다음으로는 사람이 너무 많은 장소는 안 좋아해서다. 새해 일출을 보려고 몰려드는 수많은 사람들, 나는 그 중 한 사람으로 끼고 싶지는 않다. 평일에는 그 어느 바다, 산이라도 일출은 다 멋이 있으니까 내가 가 있는 그곳에서 보면 된다.
뒤풀이 후 해늘님들과의 정동진 바다산책은 하하호호깔깔히히 모두의 숨겨둔 웃음보가 빵 터지는 순간이다. 그 신비스런 파도 때문이다. 스르륵 밀려와서 모래사장을 적시고는 또 사악 밀려나는 바닷물, 그 하이얀 비단과 고운 미색 망사천을 섞어 짠 듯한 물살이 우리 발목을 일순간 적셔놓는 것이다. 살금살금 건너뛰면서 우르르 달려갔다가 되돌아오고, 다시 달려가 바위 포토존으로 살짝궁 올라서는 재미, 하하, 사진작가님들은 연신 카메라를 눌러대고 우리는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아니 사춘기 소녀인 듯 마냥 즐겁다. 이 순진무구한 천연의 기쁨, 정동진 바다는 어느새 우리 모두를 하나로 묶어놓는다. 해늘이라는 이름으로. 그래서 더욱 친근해진 괘방산 산행과 정동진 바다 산책이다.
아, 언어가 부족하다. 정동진의 아름다움과 우리들의 즐거움을 표현하기에는. 그래서 그냥 사진과 동영상으로 급하게 갈무리해본다.
그래도 감사는 잊지 못한다. 리딩해주신 남산골 대장님, 후미까지 자상하게 챙기신 유끼에 대장님, 그리고 떡과 베지밀, 아이스크림 쏘신 해늘님들, 늘 애쓰시는 총무님, 함산한 해늘님들 모두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특별히 만나서 내게 사랑고백(?)을 해주고, 집으로 돌아갈 때 찐한 포옹에 귓속말로 속삭여준 애교 넘치는 보애님, 내 꼬리 잡고 따라와서 나보다 더 웃고 더 맛나게 먹고 더 즐긴 썬문님에게 오래오래 오늘을 기억한다고 전한다. 날마다 해피데이!
첫댓글 동해바다도 춤추고
내마음도 봄물결 넘실대던 하루였어요!
어느것 하나 빠짐없이
구석구석 눈길 준 분의 언어는 이정도면 넘칩니다!
후기글 책읽듯 보고갑니다!!
원래 덕이 많은 성인들은 삶으로 직접 보여주시지 글도 안 쓰고 사진도 안 찍으시는데, 그런 분들 하신 일을 기억하려면 누군가는 기록을 해야 하거들랑요. 해늘 수고하신 모든 분들 일일이 이릉 넣어드리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듯요. 유끼에 대장님은 첫날부터 함께해서 자꾸 정이 들어가네요. 없는 언니가 하나 생겨서 "언냐" 라고 불러볼 수도 있을 듯요. ㅎㅎ. 흥이 있어 좋은 해늘 산악회 만만세!
영상과함께 잊지못할 추억
감사 드립니다.~^^
우리 이쁜채송화님!
찬조까지 해주시고
큰힘이 되었답니다!!
감사해요!!
@유끼에 저또한 부장님땜시
종일 웃는하루
멋진 후미리딩 해주셔서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수고하셨고
감사합니다~^^♡
이름이 고운 채송화님 이름을 부르면 자꾸자꾸 고향 뒤뜰의 화단이 생각이 나요. 유년시절로 고고! 이름처럼 작지만 소소한 행복 늘 가득하셔요.
참, 채송화님 찬조로 해늘이 더욱 발전하는 거죠! 감사해요.
수선하님 조은글 감동 입니다 ᆢ 다음 산행에서 반가이 뵙겧읍니다 ᆢ
우리 남산골대장님! 제58차 괘방산 리딩 정말 멋지고 훌륭하게 잘 하셨어요! 고마왔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립니다!!
최고야 우리대장님!!!
남산골 대장님
정기산행 괘방산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가끔 처녀처럼
술한병 협찬도
해주시고
고맙습니다
작은 고추가 맵다지요! 정녕 남산골 대장님을 이름이 아닐지요! 울 친정엄마도 키가 조금 작으신데 여걸이시걸랑요. 선두시라 사진 한장 못 담았네요. 암튼 괘방산+정동진 멋진 리딩 감사해요. 늘 좋은 일 많이많이 일어나는 한해 되시길요.
@수선화 괘방산 후기글 2탄도 역시 감동입니다.
감사해요 ~~
@벤자민 드러내기 어려운 추억을 확 낚아서 써봤네요. 바다는 우릴 솔직하게 만든다나요? 울 남편이 보면 질투 좀 하려나 몰라요. ㅎㅎ. 감사해요.
정동진.
ㅋㅋ~
멋지고 조은 추억을 만드셨네요~
즐감 감사합니다. 멋진 추억 쌓고 오세요.
@수선화
수고해주신
정성가득한
좋은글
사진후기...멋져요^^ 작가님
새로운한주
월요일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건강하시고...!!!
어느곳에서나...
행복한시간...
기분좋은하루......보내세요....!!! 작가님
네. 감사해요. 새로운 마음으로 한 주간도 힘차게 달려봐요.
한편의 수필집을
손 에 든것 같습니다
올만에 수선화님 덕분에 후기방 이 후끈 후끈
뜨겁네요 ㅎ
참 좋아요
항상 즐산행 하시고
행복하세요
바다 사진은
동해바다 로
떠나고 싶어지게
합니다 ㆍ
읽어주는 이가 있으면 쓰는 이는 더 신이 나죠. 언제 가도 좋은 산과 바다가 늘 우리 곁에 있으니 행복한 사람이구요, 시간과 건강과 돈이 있어야 이 복을 누릴 수 있으니 또 감사하구요. 높이 나는 새 조나단님, 언제나 안즐산하시고 행복하세요.
"특별히 만나서 내게 사랑고백(?)을 해주고,
집으로 돌아갈 때 찐한 포옹에 귓속말로 속삭여준
애교 넘치는 보애님"
와..아래 1편부터 2편까지 마치 재미난 소설을 읽듯 빨려들어서
계속 읽어 내려가는 중에 혹시나 보애이름도 있을까나? 라고
생각하는 순간~!
있다!!..보애.이름이 있었다. 너무나 기뻤고 감동이었다.
수선화님
정말 이렇게 산행 후기방에 맛깔스럽게 사진과 글을
겸비한 후기글을 너무 잘 쓰셨어요.
수선화님을 뵙기 전부터 좋으신 분같다.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뵙고 나서 더욱 더 친근감이 들고 마치 친 언니 같다는
생각도 들고 너무 좋았습니다.
닉도 보애, 이름도 보애, 부를 수록 볼수록 이쁜 보애, 즐겁게 읽어주시는 이들이 있으니 책 내야겠네요. ㅎㅎ. 제가 이번에 해늘 와서 언니도 생기고 동생도 생기고 얼씨구나 좋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