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124. 속 터지는 일 (1)
이젠 인터넷이 비교적 속도도 빠르고 안심이 된다 싶었다. TV Pad 까지 해서 100만 원을 들였는데 당연히 잘 돼야 하는 게 맞다.
그런데 미처 한 달이 채 되기도 전에 또 다시 말썽이다.
라우터 mode에 푸른 불이 들어오고 와이파이에 푸른 막대가 여러 개 떠야 하는데 붉은 색 불이 들어오고 막대는 전혀 안 뜬다.
인터넷이 먹통이니 이젠 전화도 먹통이고 TV까지 먹통이다. 이 노릇을 어찌해야 하나?
LTE사업자 김사장에게 또 전화를 해 댄다. 그가 난감해 한다. 굉장히 먼 곳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오후 늦게나마 인부들을 데리고 우리 집으로 왔다.
또 지붕 위로 올라가고 안테나를 옮기고 테스트를 하고, 땀을 흘리며 애를 써도 뭐가 잘 안 되는 모양이다.
할 수 없이 안테나에 전파를 모으는 기기를 더 센 것으로 교체해서 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또 추가로 12,000페소라고 한다.
너무 속상해서 좀 불평을 하니 1만 페소에 달아주겠다는 것이다.
이쪽 기지국이 애매해서 다소 힘들다고 한다. 옆 집 Mr 정은 괜찮은데 왜 유독 우리 집은 이렇게 힘드는지 모르겠다.
그걸 교체하면 이젠 이런 일이 없다고 하니 또 1만 페소를 지불하고 바꿔 다는 수밖에 없다.
지붕 위의 안테나에도 전혀 다른 모양의 기기가 매달리고, 컴퓨터 주변에도 여기 저기 인터넷 선들이 어수선하게 교체되었다.
사장님도 일꾼들도 땀을 비오듯이 흘리며 저녁 늦은 시각에야 일을 마쳤다.
인터넷이 속도도 다소 빨라지고 무엇보다도 이젠 단절되는 일이 없다니 돈이 들었어도 안심이다. 전화 통화도 베리 굿이다.
아무 때나 컴퓨터를 켜도 언제나 OK이고 전화 통화 품질이 어찌 이리 좋아졌느냐고 한국에서 기뻐하니 우선은 행복하다.
2주가 지났다. 모처럼 집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정전이 되었다.
이곳에서는 예고도 없고 언제쯤 들어온다는 안내도 기대할 수 없다. 그저 답답하지만 기다리는 수밖엔 도리가 없다.
정전이 된 지 4시간 만에 갑자기 전기가 들어온다.너무 반가운 나머지 책상 앞으로 달려가니 라우터에 푸른 불 대신 붉은 불이다.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껐다가 다시 켜라던 말이 생각나서 시도를 해 봤지만 실패다 전화도 TV도 먹통이다. 또 전화를 할 수 밖에.
이쪽 기지국이 모두 정전이 되었었다며 껐다가 켜 보라고 하더니 그것도 안 되면 좀 기다려 보라고 한다.
기다려서 되기만 한다면야 얼마든지 기다리겠지만 옆집은 이미 되는데 아무래도 불길하다. 누군가 또 와야 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여기 사는 것 중에 끔찍하고 속 터지는 일이 바로 이런 것이다.
첫댓글 정말 인터넷이
무던히도 속을 태우는 군요.
정보화 후진국 이라서 그런가보죠?
인간들의 욕심은 끝이 없고 …
성급하구 먼유….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있지라.
인터넷, 전화, 티비없는 세상에서 태여나 자란 우리가._……
이제 햔대문명 이기에 완전 중독이 됐구먼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