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는 비교적 아침을 빨리 여는 편이다.
그런 경호의 아침이 옥상에 온실과 계사를 시설하면서 더욱 빨라졌다.
날이 밝기를 기다려 옥상에 올라온 경호는 이식해 놓은 모종과 묘목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하룻밤 사이에 사실적 변화가 뭐 있겠냐마는
경호의 눈에는 모종과 묘목의 줄기가 튼튼해지고 잎의 초록색 농도가 더 짙어진 듯했다.
자연은 인간이 과욕을 부리지 않는 한 재앙을 가해 오지 않으며
인간에게 환산할 수 없는 이로움을 준다.
식물과 동물도 인간이 땀흘려 돌봐준 만큼 과실(果實)과 살신(殺身)으로 반드시 보답하지만,
인간을 배신하는 것은 단하나 인간뿐이라는 생각이 경호로 하여금
시골로 들어가 자연과 더불어 살기를 소망하게 하는 지도 모른다.
경호가 시외버스를 타고 언양에 도착한 것은 오전 9시가 조금 지나서였다.
언양의 5일장은 고풍스러운 모습은 많이 사라졌지만 조금의 흔적은 남아 있는 듯 했다.
시골 장은 산촌 아낙내의 보따리에서 풍겨 나오는 촌내음이 있는가 하면
도시에서 올라온 공산품이 아우러져 시골과 도시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시골 장터 그 곳에는 넘쳐나는 생동감이 있고 살가운 정의 나눔이 있어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삶이 허무하거나 무료해 지면 장에 가 보라고 하는 것은
그 곳에서 삶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경호는 엿장수의 신나는 춤과 흥겨운 노래 가락에 흠뻑 젖기도 하고,
대장간의 다듬질 소리에 온고지정(溫故之情)을 되살리기도 했다.
시골장터는 우리 조상들의 삶의 애환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농업과 어업을 생활수단으로 삼아왔던 조상들이 생필품을 구하는 곳도 장터였으며
멀리 떨어져 있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도 시골장터였다.
장터주막에서 모처럼 만난 사람들과 대폿잔을 나누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도 장터요,
시집온 후 3년이 두 번 지나도록 친정 나들이는 고사하고 소식조차 몰라 애태우던
함안 댁이 계란 팔려 나왔다가 친정마을에 사는 거창댁을 만나
친정어머니가 넘어져 다리를 다쳤다는 얘기를 듣고 눈물을 찍어내던 곳도 장터였으며
주머니 속 깊이 넣어 두었던 돈으로 호박엿을 사서 어머니께 전해주라며 건내 주던 곳도
시골 장터였다.
P.S : 들풀같은 저의 글을 애정으로 읽으주시고 격려하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님들의 덧글에서 저의 이야기가 아닌가고 궁금해 하시기에 알려 드립니다.
창작소설 " 아름다운 황혼 "은 있었던 사실에 있기를 바라는 저의
소망을 담은 글입니다. -- 시골 사람 --
첫댓글 소설이 아주 소박하면서도 담백하군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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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하고 있습니당![~](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순수한 맛을 느끼고 있읍니다![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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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살아가는 소박하고 진지한 장면들을 엿볼수있기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넘좋아요 지금도 장날이 되면 살아가는 생동감이 넘치는사람들을 보면 괜시리 허틀어졌던 마음도 츠스리게 되더군여 좋은글 감사합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
언양장날은 2일 7일 어째든 2 와 7 이 있는 날이 언양장날 이지요 (2.7.12.17.22.27) 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