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넘 길군요.. 제목학원 다녀야겠습니다.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미세먼지 방호 환기장치를 자작하시는 분들이 많으신것 같습니다.
프레퍼 중에서 화생방 방호장치를 자작하시거나 구매를 검토하는 분들도 계시는것 같고요
하지만 화생방 방호장치의 경우 생명과 직결되고 고려할 사항이 많아 자작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국내 판매되는 상용 환기장치의 경우에도 적절하지 못한 설계와 제작으로 하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희 아파트도..)
화생방/미세먼지 방호 환기장치의 원리, 제작, 구매, 유지시 참고사항에 대해 3탄에 걸쳐 정리해 보겠습니다.
미국 CDC 산하 NIOSH 에서 2003년 작성한 "Guidance for Filtration and Air-Cleaning Systems to Protect Building Environments from Airborne Chemical, Biological, or Radiological Attacks"
을 요약하면서 제가 부족한 부분을 덧붙였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7428345AD318950A)
NIOSH 자료 "Guidance for Filtration and Air-Cleaning Systems to Protect Building Environments from Airborne Chemical, Biological, or Radiological Attacks" 를 한줄로 요약하면
"충분히 여과된 공기로, 실내보호공간을 완전히 채우는, 상태를 유지"
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이를통해 실외 화생방, 미세먼지 등의 위협을 방호하고 실내 공기질을 향상 시킬 수 있습니다.(실내 VOC, 라돈 저감)
말은 쉽지만 성능과, 풍량, 기밀, 수명, 유지보수 등 여러가지 요소가 동시에 고려되어야 합니다.
먼저 "충분히 여과된 공기"를 위해서 고려할 사항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우선어떤 위협을 목표로 하는지 설정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초미세먼지
화생방 대응을 위해선 화학무기(CWA), 생물/방사능 입자와 방사성요오드
공단 주변의 경우 주변 공단에서 사용하는 유해화학물질(TIC)
시골에서는 농약냄새, 쓰레기 태우는 냄새를 고려할 수 있겠습니다.
초미세먼지는 2.5um 이하의 입자로, F7(0.4um 입자에 대해 80% 이상방호)급 이상의 필터가 사용되어야 겠습니다.
화생방 대응을 위해선 HEPA(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 고효율 입자필터)와 가스필터가 필요합니다.
생물위협의 경우 박테리아, 바이러스, 생독소가 있으며
방사능 입자의 경우 고온에서 녹거나 승화한 방사성 세슘, 요오드, 스트론튬 등이 온도가 떨어지면서 서로 달라붙어 덩어리 입자를 형성합니다.
생물, 방사능 위협 모두 나노미터 단위부터 10um 정도의 큰 크기까지 넓은 크기범위에 존재하지만 모두 HEPA 필터를 통해 효과적으로 걸러집니다.
H13 HEPA 필터의 경우 99.975% 이상을 제거합니다.
HEPA 필터와 입자여과 원리
![](https://t1.daumcdn.net/cfile/cafe/9920E8415AD318DF21)
HEPA필터 일러스트, 일러스트 by LadyofHats
HEPA 필터는 0.3um(300nm) 크기의 입자로 테스트 하는데 그보다 작은 나노미터 단위의 입자들도 잘 여과되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0.3um 이하의 입자는 잘 여과하지 못하는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0783415AD318E03A)
입자필터의 전자주사현미경 사진
사진출처 : NIOSH, Guidance for Filtration and Air-Cleaning Systems to Protect Building Environments from Airborne Chemical, Biological, or Radiological Attacks, 2003
일반인들이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공기중 입자여과원리는 마치 채나 그물처럼 입자크기가 필터섬유간격보다 커서 필터섬유사이에 입자가 포집되는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이러한 매커니즘은 1um 이상의 상대적으로 큰(?) 크기에서 주로 일어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D2F3415AD318E110)
입자필터의 4가지 주요 입자여과 매커니즘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7F5415AD318E128)
입자크기별 입자여과 매커니즘
이미지출처 : NIOSH, Guidance for Filtration and Air-Cleaning Systems to Protect Building Environments from Airborne Chemical, Biological, or Radiological Attacks, 2003
0.2um 이상의 큰 입자는 Inertial Impaction(관성충돌, 입자의 속도와 관성으로 인해 필터섬유에 충돌), Interception(포획, 입자크기가 커서 섬유사이에 걸림) 위주로 여과되며
0.2um(200nm) 이하의 아주 작은 입자는 Diffusion(불규칙한 브라운 운동으로 인한 필터섬유에 접촉) 으로 여과가 됩니다.
0.2um 주변, 0.1um ~ 1um 의 영역은 Diffusion과 Interception 양쪽의 매커니즘으로 여과되지만 양쪽모두 힘이 약해 여과가 잘 되지 않으며
일반적인 공기필터에서 가장 여과가 잘 되지 않는 영역이 바로 0.2um 주변의 입자크기입니다.
이때 가장 여과가 잘 되지않는 입자크기를 MPPS(Most Penetrating Particle Size) 라고 합니다.
필터시험은 가장 여과가 잘 되지않는 MPPS 에 가까운 입자크기로 이루어집니다.
MPPS 는 필터종류와 유속(Flow rate) 에 따라 조금씩 바뀌기에 시험방법에 따라 0.1~0.6um 내외의 입자크기를 고효율 입자필터 테스트에 사용합니다.
0.1~1um 의 잘 여과되지 않는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입자필터에 정전 처리를 하기도 하는데
낮은 정압손실(2탄에서 설명)과 우수한 성능으로 황사마스크, 방진마스크 등에 많이 사용되지만
오랜시간 가동되는 환기장치의 경우 시간이 지나며 정전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정전필터에 대한 좀더 자세한 설명은 3탄에서 다루겠습니다.
활성탄필터와 가스여과 원리
![](https://t1.daumcdn.net/cfile/cafe/994375415AD318E01D)
활성탄 필터의 전자주사현미경 사진
사진출처 : NIOSH, Guidance for Filtration and Air-Cleaning Systems to Protect Building Environments from Airborne Chemical, Biological, or Radiological Attacks, 2003
가스, 증기의 여과에는 활성탄(Activated Carbon), 실리카겔(Silica gel), 알루미나(Alumina), 제올라이트(Zeolite) 등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가성비와 습한 환경에서의 사용 등 여러요소를 고려하면 공기정화에는 거의 활성탄이 사용된다고 보면 됩니다.
참고로 가스와 증기에 대한 차이점을 알면 좋은데요
가스(gas) 는 상온에서 기본적으로 기체 상태로 존재하는 물질이고
증기(vapor) 은 상온에서 기본적으로 액체나 고체로 존재하지만 증발하여 기체로도 존재하는 물질입니다.
예를들면 염소(Cl2, 끓는점 -34℃)는 가스이고,
수증기(H2O, 끓는점 100℃)나 사린(GB, 끓는점 158℃)은 증기입니다.
이러한 가스와 증기들은 활성탄의 넓은 표면적을 가진 미세기공에
정전기적(electrostatic) 인력에 의해 물리적으로 흡착(physical adsorption)됩니다.
다만 물리적 흡착은 휘발성이 높을수록(끓는점이 낮을수록) 잘 흡착되지 않습니다.
예를들어 VX(신경작용제)같이 휘발성이 낮은 물질은 활성탄에 잘 흡착되지만
시안화수소(혈액작용제)와 같이 휘발성이 높은 물질은 활성탄에 물리적으로 잘 흡착되지 않습니다.
신경작용제와 혈액작용제의 휘발성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수백~수십만배 차이납니다.
그래서 활성탄 표면에 금속염 등을 입혀 금속염과 가스의 반응을 통해 유독가스가 활성탄에 고정되게 합니다.
이를 화학적 흡착(chemisorption) 이라고 하고
표면에 금속염 등을 입힌 활성탄을 첨착활성탄(impregnated activated carbon)이라고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65EC415AD318E203)
과거 군용으로 많이 사용되던 ASC 첨착활성탄의 시안화수소 제거원리
현재는 6가 크롬의 독성으로 인해 사용되지 않습니다.
글출처 : 김병섭, 방독면 정화통의 방호원리, 국방과 기술 98/4, 52페이지
![](https://t1.daumcdn.net/cfile/cafe/99A3D4415AD318E115)
일반 야자각활성탄과 ASC첨착 활성탄의 HCl 제거능력 비교
일반 활성탄도 증기압이 높은 HCl을 흡착하긴 합니다만 ASC 첨착활성탄이 약 2.6배 가량 더 많은양을 흡착할 수 있습니다.
도표출처 : 김병섭, 방독면 정화통의 방호원리, 국방과 기술 98/4, 52페이지
최근 CBRN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첨착 활성탄에는 ASZM-TEDA가 있으며, 구리, 아연, 은, 몰리브덴화합물, TEDA(triethylenediamine, 예외적으로 금속이 아닌 유기물, 방사성 유기요오드 제거에 효과적) 가 활성탄 표면에 첨착되어 있습니다.
첨착활성탄도 단점이 있는데
일반활성탄은 열을 가해 흡착된 물질을 배출, 재생이 가능하지만 첨착활성탄은 재생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첨착된 금속염이 공기중 수분과 반응하여 효과가 줄어드므로 오랜기간 사용이 어렵습니다.
이부분은 첨착재의 특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또한 가격이 일반활성탄보다 비쌉니다.
필터누설방지
아무리 필터성능이 좋아도 공기가 새어 들어오면 높은성능의 의미가 없습니다.
예를들어 99.97% HEPA 필터를 설치해도 3%가 새어들어오면 96.97%로, 새어들어오는 유해입자의 수가 약 100배 증가합니다.
필터를 설치하기 전에 뒤에서 빛을 비춰 필터에 손상이 없는지 확인해 봅니다.
필터는 손상되지 않게 필터표면을 만지지 않고 주의해서 다뤄야 하며 필터와 필터랙(공조기의 필터고정부)사이에 틈이 없어야 합니다.
적절한 가스켓과 고정장치가 필요합니다.
너무나 당연한건데도 판매되는 제품들중에서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것들이 있습니다...ㅠㅠ
가스필터의 경우에도 충격을 받지않도록 주의해서 다뤄야 하며 필터와 필터랙사이에 틈이 없어야 합니다.
가스필터 안의 활성탄이 충분히 채워지지 않거나 큰 충격을 받으면 공기가 그냥 지나갈 수 있는 길이 생겨 여과효율이 떨어집니다.
무거운 필터는 필터랙에 변형을 가져와 필터와 필터랙 사이에 틈새를 만들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필터 설치 후 필터 뒤쪽에서 빛을 비춰 틈새가 없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805365AF2524C25)
Particle Counter
사진출처 : TSI Incorporated
정확한 합산된(프리필터 + HEPA + 활성탄) 필터성능 및 누설시험을 위해서는 Particle Counter 등의 계측기를 사용하여야 합니다.
입자크기별로(0.3, 0.5, 1, 5, 10um 등) 입자개수를 측정할 수 있어 HEPA 필터성능을 간단히 확인 할 수 있으며 가격은 성능과 신뢰성에 따라 100~600 만원 내외입니다.
보다 간단한 먼지측정기는 몇만원대도 있으나 신뢰성과 반응속도가 낮은편입니다.
글 : 탄소중독화성인/이상준/프레퍼샵
참고자료
NIOSH, Guidance for Filtration and Air-Cleaning Systems to Protect Building Environments from Airborne Chemical, Biological, or Radiological Attacks, 2003
김병섭, 방독면 정화통의 방호원리, 국방과 기술 98/4
환경부, 사고대비물질 키인포가이드, 2016
간만에 특집 쓰려니 힘드네요..ㅠㅠ
2탄에서 이어집니다.
첫댓글 H13 HEPA 필터의 경우 99.975% 이상을 제거 하면 거의 100%미세먼지를 제거해 주네요
네 잘 설치한 경우 처음에는 그렇습니다 ^^
역시 전문적인 중요한 자료네요 미세먼지 입자도 주위의 더큰 입자에 정전기적으로 붙어서 오는 경우도 많기에 아무것도 없는것보다는 간이 부직포 마스크라도 쓰는게 나을겁니다
그리고 배기밸브가 있는 마스크는 얼마나 더 효율적인지가 궁금하네요 ㅎ
감사합니다^^
배기밸브는 배기가 쉽게되어 습기가 덜차기에 착용감이 편하고 필터의 정전필터 성능저하를 줄여준다고 보시면 될것 같습니다~
약 20년 전에 nbc 방호장갑차 필터 얘기할 때 들은 내용들이 있군요. 이만큼 자료를 정리해내시다니 대단합니다.
감사합니다^^ 즈나님도 정말 대단하십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말 유익한 글 추천 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