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 언약
하나님은 노아에게 방주를 지으라고 명령하신 후(창 6:14), 노아와 언약을 세우겠다고 하셨다. 이때 ‘언약’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하는데, 하나님이 노아와 언약을 세우신 것은 세상의 심판 속에서도 ‘여자의 후손’이 오시는 길을 보존하기 위함이었다. 홍수 후에 하나님이 구름 속에 있는 무지개를 증표로 삼아 허락하신 무지개 언약은 노아와 그 후손과 그들과 함께 한 ‘모든 생물’과 세우신 우주적인 언약이었으며. 하나님께서 노아와 맺은 언약은 단순히 노아 한 개인의 차원이 아닌, 하나님의 구원 계획에 따라 역사 속에서 발생하는 하나님의 계시의 방편이다. 노아 언약은 하나님께서 앞서 언약하신 창조 언약, 아담 언약, 그리고 ‘여자의 후손’에 의한 구원의 약속에서 계시해 주시고 있는 데 따른 연결 고리에 의한 하나님의 뜻이 계시되고 있다. 그것은 ‘생명의 보존’이다.
하나님은 노아 언약을 통해서 앞으로 주실 아브라함 언약을 펼쳐나가신다. 노아 당시의 모든 사람들이 항상 악할 뿐이므로 홍수로 세상을 심판하시지만, 하나님의 언약을 이을 자를 하나님은 구원하시고 그에게 생명의 보존을 언약하심으로써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그를 통해서 이루실 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계획을 준비해 나가신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 언약은 아브라함에게 계시된 구원 언약의 필요 불가결한 서론이 된다 할 수 있다”.
아담의 타락 이후 노아 시대에 이르기까지 그의 후손들은 그 마음에서 나오는 모든 생각이 ‘항상 악할 뿐’으로서 죄악이 세상에 관영했다. 사람들이 불어나기 시작하면서 땅 위 곳곳에 퍼져나가 살게 되었는데, 하나님이 보신즉 죄악이 관영한 땅이었다(창6:12). 그래서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못된 악이 판을 치고 있었다. 한편, 창세기에서 밝히고 있는 노아 홍수의 본질적인 성격은 노아를 포함해 여덟 식구가 당시 모든 인류가 물 심판을 당한 것에서 구원받는 것에서 이들의 구원이 철저히 하나님의 은혜에 근거하고 있음을 말해준다(창6:8). 노아에게 나타난 하나님의 은혜의 특성은 그의 의로움에서가 아니라 구원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의 특이성에서 나타났다. 노아에게 나타난 하나님의 은혜의 특이성은 구원 언약 속에서 계속 나타나는 주제로 사도 바울에 의해 강조된 것처럼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얻는 구원의 경험은 허물과 죄로 죽었던 인간들에게 하나님의 선물로서 오게 되는데 이는 여자의 후손 언약 속에 암시된 구속의 원리에 근거한다. 이는 인류의 초기역사 때부터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뜻 가운데 시행되는 주권적인 선택의
섭리역사가 시행되고 있음을 암시한다.
하나님은 노아와 언약을 세우시기 위해서 먼저 그에게 은혜를 입히는 일을 해오셨다. 창세기 6장 9절에서 “노아의 사적은 이러하니라. 노아는 의인이요 당세에 완전한 자라 그가 하나님과 동행 하였으며”라고 말씀해주시고 있는 것에서 “노아는 의인이요 당세에 완전한 자라”고 한 것은 당시의 사람들의 실상과는 대조되는 은혜를 하나님께서 보이신 것이다. 그러므로 앞 절인 8절에서 “그러나 노아는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오직 악한 죄성만 보이는 타락한 사람들에게서 하나님은 노아와 그 가족에게는 그들과 대조되는 은혜를 보이셨다.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는 노아로 하여금 그 시대 사람들의 타락 상태로 빠지지 않게 하셨다. 노아의 이런 은혜 상태는 하나님 은혜 외에 다른 것에서 나왔다고 지적하는 것은 없다. 노아에게 보이신 하나님의 ‘은혜’는 그 말뜻이 죄악된 상황에 자비를 베푸는 식의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은혜’라는 단어는 용서받지 못한 죄인에게 거주 주시는 자비로운 태도를 뜻한다. 노아 시대에는 사람이 마음에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이었다. 그러나 노아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다.
홍수에서의 구원
하나님께서 노아와 언약을 세우시는 것으로 처음 말씀하신 것은 온 땅이 하나님 앞에 패괴하여 강포가 가득 차 그들의 끝 날이 이르렀으므로 그들을 땅과 함께 멸하실 것인데 “홍수를 땅에 일으켜 무릇 생명의 기식 있는 육체를 천하에서 멸절하리니 땅에 있는 자가 다 죽을 것”이라고 하면서(창6:17), “그러나 너와는 내가 내 언약을 세우리니 너는 네 아들들과 네 아내와 네 자부들과 함께 그 방주로 들어가고, 혈육 있는 모든 생물을 너는 각기 암 수 한 쌍씩 방주로 이끌어 들여 너와 함께 생명을 보존케 하되, 새가 그 종류대로, 육축이 그 종류대로, 땅에 기는 모든 것이 그 종류대로, 각기 둘씩 네게로 나아오리니 그 생명을 보존케 하라”(창6:18-20)는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은 노아를 물로 심판하는 홍수에서 구원하실 것이며, 또한 그와 함께 배에 들어가는 그의 가족들도, 그리고 동물들의 생명까지도 구원하시겠다고 하셨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여인의 후손을 통해 전개될 하나님의 구원 계획에 의해서 언약의 중보자가 될 노아를 택하사 자신의 은혜를 무한히 베푸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노아를 선택하시고 그를 의롭게 하시고 또한 전 우주적인 홍수의 심판에서 그를 건져내시는 이 모든 일에 있어서 주도권을 가지고 그렇게 하셨다. 하나님께서 노아와 맺으실 그 언약 때문에 그분은 노아뿐만 아니라 노아의 가족과 동물들의 생명까지도 보존하셨던 것이다.
홍수 이후 생명의 보존
방주의 문이 닫히자 곧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였고, 엄청난 양의 비는 홍수를 불러 일으켰다. 땅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의 양을 다 받아들이지 못하여 땅이 터져 물을 쏟아냈다. 이렇게 하늘에서 내려 붓는 비와, 그리고 땅에서 쏟아내는 물은 낮과 밤 온종일에 걸쳐서 40일 동안 계속되었다. 온 세상은 물에 잠겼다. 물은 150일 동안 땅을 뒤덮고 있었으며, 150일 째 되던 7월 17일에 방주가 아라랏산 봉우리에 걸리게 되었다. 노아는 아내와 아들들과 며느리들을 데리고 배 밖으로 나왔다. 또한 함께 방주에 들어갔던 동물들도 각각 그 종류대로 배 밖으로 나왔으며 노아는 가장 먼저 여호와께 제사를 올릴 제단을 쌓고 제물로 드리기에 적합한 정결한 짐승과 새를 각 종류대로 가려내어 제물로 잡아 제단 위에 번제물로 바쳤다. 그러자 여호와께서는 그 제물의 향기를 맡고 만족해하시면서 “내가 다시는 사람으로 인하여 땅을 저주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사람의 마음의 계획하는 바가 어려서부터 악함이라. 내가 전에 행한 것 같이 모든 생물을 멸하지 아니하리니, 땅이 있을 동안에는 심음과 거둠과 추위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과 낮과 밤이 쉬지 아니하리라”(창8:21-22) 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방주에 나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노아에게 다시는 물로 홍수를 내려서 모든 생물을 멸하지 않을 것이며, 땅이 있는 동안에는 씨 뿌리고 거두며, 추위와 더위, 여름과 겨울, 낮과 밤이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에서 이어질 것임을 말씀하셨다. “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의 모든 짐승과 공중의 모든 새와 땅에 기는 모든 것과 바다의 모든 고기가 너희를 두려워하며 너희를 무서워하리니 이들은 너희 손에 붙이웠음이라. 무릇 산 동물은 너희의 식물이 될지라 채소같이 내가 이것을 다 너희에게 주노라”(창9:1-3) 라고 하셨다.
하나님께서 이처럼 노아의 후손의 생육과 번성과 땅에 충만할 것을 말씀하시며, 또한 모든 짐승들을 양식으로 삼을 수 있게 하신 것은 이것이 하나님의 허락하심에 의해서 되어지고 있는 것으로 생명의 주도권이 하나님 자신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시는 것이다. 또한 하나님은 짐승의 고기를 피째 먹지 못하게 하셨다. 그것은 피는 무릇 그 생명인 까닭이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사람의 피를 흘리게 해서는 안 될 것을 말씀하셨다. 만일 사람의 피를 흘리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그 피 값을 그에게서 찾을 것을 말씀하셨다. 짐승이 사람의 피를 흘리게 하였다면 그 짐승에게서 그 피 값을 찾을 것이고, 사람이 사람의 피를 흘리게 하였다면 그 또한 그 피 값을 그에게서 찾음으로써 사람의 피 값, 곧 그 생명을 찾고야 말겠다고 하셨다.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침해하는 악을 행하지 말 것을 말씀하신 것이며 사람의 피를 흘리게 해서는 안 될 이유를 “이는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지었음이니라”(창9:6) 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노아와 세운 언약에서 나타내 보이시고 있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입증하시기 위해서 무지개를 표징으로 주셨다.
“하나님이 가라사대 내가 나와 너희와 및 너희와 함께 하는 모든 생물 사이에 영세까지 세우는 언약의 증거는 이것이라. 내가 내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었나니 이것이 나의 세상과의 언약의 증거니라. 내가 구름으로 땅을 덮을 때에 무지개가 구름 속에 나타나면, 내가 나와 너희와 및 혈기 있는 모든 생물사이의 내 언약을 기억하리니 다시는 물이 모든 혈기 있는 자를 멸하는 홍수가 되지 아니할지라. 무지개가 구름 사이에 있으리니 내가 보고 나 하나님과 땅의 무릇 혈기 있는 모든 생물 사이에 된 영원한 언약을 기억하리라. 하나님이 노아에게 또 이르시되 내가 나와 땅에 있는 모든 생물 사이에 세운 언약의 증거가 이것이라 하셨더라”(창9:12-17).
하나님께서 은혜와 긍휼로 노아와 세운 언약은 노아 당대에서만 유효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영원히 살아 계신 분이시기에 자신의 신실하심에 따라 하나님의 언약도 영원히 지키실 것이다. 하나님은 노아와 그에게 속한 가족들과 그리고 그들과 함께 숨쉬며 살아가는 모든 짐승들과 함께 영원토록 언약을 맺었다는 표징으로 구름 사이의 무지개를 삼을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즉, 구름 사이의 무지개를 노아 언약의 표징(sign)으로 삼으신 것이다. 하나님은 자연의 무지개를 이용하여서 언약의 표징으로 삼으시고 노아의 가족과 자손들을, 또한 모든 생물들을 그들을 물에서 구원하시고 또한 생명을 보존해 가시는 하나님에게 예속시키신다.
노아 언약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우주적인 차원이며, 하나님께서 노아와 맺은 언약은 피조물 전체를 포함하며, 생명을 가지고 있는 모든 피조물은 노아 언약에서 나오는 복을 받는다. 우리는 노아 언약의 은혜로운 특성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비를 머금은 구름은 파멸과 황폐의 조짐을 보이지만 구름 위에 활처럼 생긴 것은 오색 찬란한 무지개이다. 이것은 경건하지 못한 인간에게 의로운 심판을 내리시는 와
중에서도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자비의 표인 그분의 무지개이다. 놀라운 것은 성경
마지막 책인 요한계시록에는 무지개가 하나님의 보좌 위에 걸쳐있다. 장차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심판의 보좌 위에 있는 무지개로 하나님의 은혜를 확신할 것이다. 무지개 언약의 본질은 약속의 자손을 생산할 계통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물로 세상을 멸절하는 심판을 다시는 행치 않으신다는 약속이다(창 9:11, 15).
노아 시대 사람들이 무지개를 쳐다보고 안심하였고, 광야 시대 사람들이 놋뱀을 쳐다보고 살았듯이, 오늘날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힘껏 바라보며 영생을 얻어야 한다.(히 12:2) 이처럼 무지개 언약은 우리의 산 소망이요 영원한 위로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고 있다(골 1:27, 고후 1:3-7, 벧전 1:3).
*여러 책을 참고하여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