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카페에 오르는 글.
맛이 산뜻해서 내가 빙그레 웃는다.
아름다운 우리말로, 올바르게 쓴 시도 있으며,
전라북도 고창군, 영광군 해안지방 홍농읍의 이런저런 이야기, 마을 이야기를 잘 그려낸 수필(여행기)도 있다.
연속적으로 오르는 이야기를 은근히 또 기다리고...
'한국 국보문학' 카페의 '등단 시인방'.
'몽돌 구르는 해변에서' 제목의 시를 보았다.
글맛 좋아서, 내가 아래처럼 댓글 달았다가 여기에도 옮긴다.
나한테는 어떤 글감이 떠오르기에..
몽돌 구르는 해변이 어디일까요?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라서 해변가가 정말로 많은 나라이지요.
날카롭고 뽀죡하던 물질들이 자갈, 모래, 파도, 바람, 세월에 부딛치고 깎이면서
자꾸만 모서리가 닳고 닳아서 둥글게 변하지요.
크기는 자꾸만 줄어서 작아지면서...
어느 곳의 바다였을까요?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일까요?
완만하게 굽은 바닷가(만)에서는 늘 잔잔한 갯물이 들락거리고, 물건 파편들이 자꾸만 닿아가대요.
그 날카롭던 깨진 유리병 조각도 햇볕 파도 모래 바람 세월에 닳아서 이제는 예쁜 구슬이 되대요.
몽돌 구르는 그 해변가로 나가고 싶습니다.
몽돌 구르는 서해안 보령 제 고향바다를 떠올립니다.
산골마을에 있는 내 시골집에서 자동차로 4 ~5분 달리면 충남 보령시 웅천읍 무창포해수욕장 제1주차장에 도착한다.
바닷가 팬션건물 뒤에 난 골목길을 빠져나가면 이내 모래장불이다.
해안은 남쪽으로 이어져서 독산해수욕장, 장안해수욕장, 서천군 춘장대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
북쪽으로 조금 더 가면 외가집이 있었던 용머리해수욕장에 도착할 수 있다.
방풍림 뒷편에 바로 자리잡았던 외가. 허름한 외가는 지금 어찌 되었을까?
그 해변가, 그 모래장불, 작은 갯돌이 굴러다니던 그 바닷가...
더 북쪽으로는 대천해수욕장으로 이어지고( 내 시골집에서 차를 몰면 13분이면 제1주창에 도착한다).
그 어떤 바닷가에도 모래밭이 있다.
해변가에는 파도에 찰랑거리며 떠흐르던 부유물이 갯사장에 내팽개진다. 많은 돌멩이도 부서져 내리고...
깨진 유리병도 있고, 뽀개진 질그릇도 있고, 날카롭던 모서리가 닳고 닳은 돌팍도 있다.
이제는 하도 닳아서 동글거리는 몽돌로 변해 간다.
부딛치고, 닳고, 시달리다보면 자꾸만 키가 줄어들고, 무게도 작아져서, 날카롭던 모서리, 귀퉁이가 떨어져나간다. 알맞은 크기로, 더욱 작은 크기로... 줄어들다가는 모래알로 변하고 더욱 작아지다가 티끝로 변해간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흐른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나도 이제는 많이도 늙어서 등 굽고, 어그적거리면서 걷는 세월에 와 있다.
마치 한 알의 몽돌이 되어서... 더 세월이 지나면 작은 모래알이 되었다가... 더 시간이 흐르면 티끝이나 되겠지.
잊혀지는 이름조차도 바람에 날리겠지.
아직은 아니다.
그 바닷가로 나가고 싶다.
젊은날 총을 어깨에 걸치고는 어둠 속의 해변가를 순찰하던 때도 떠올리고...
수십 년이 흐른 뒤에는 먼 수평선을 그냥 바라보기만 하는 어떤 늙은이도 떠올린다.
1.
등단 시인방에서 시를 보았으나 이해가 안 된다.
미풍진 세상
한 시절 풍미하며
'미풍지다'라는 동사가 있을까?
인터넷 어학사전으로 검색해도 안 뜬다.
중간 크기의 국어대사전에도 안 뜨고...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하는 노래가 생각난다.
작사 미상, 작곡가 미상이다...
혹시 이 문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니
희망이 족할까
푸른 하늘 밝은 달 아래
곰곰히 생각하니
세상 만사가 춘몽중에
또 다시 꿈 같도다
1.
주민등록증의 사진이 훼손되어서 얼굴 형태가 잘 안 나오기에 갱신을 신청했다.
19년 전의 사진이니 오죽이나 낡았을까?
신청한 지 3주일이 지나서야 잠실3동사무소에서 찾았다.
만70살의 얼굴.
무척이나 낯설게끔 늙었다.
당뇨병이 이십여 년 째 이어지니 노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뜻.
동사무소 입구에 '송파구보건소' 직원이 나와서 60살 이상의 노인을 상대로 하여 치매검사를 하고 있었다.
나도 신청했다. 여러 가지의 질문이 이어지고... 암기력 테스트로 하고...
단어 세 개를 말하고는 기억해 두라고 말했는데도 나는 두 개밖에 기억하지 못했다.
'나무, 주차장, 모자'.
거듭 들려주었는데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테스트 하는 여직원이 단어 하나를 불러주어서야 나는 그제서야 기억이 났다.
치매기는 아니고, 건망증이란다.
아직껏 정신건강은 괜찮다면서 운동을 더 하라고 치매예방 주의사항을 들려주었다.
나는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게 고질적인 문제이다. 걷기 운동이라도 해야 할 터.
집에 돌아온 뒤 아내를 데리고 다시 3동사무실 앞 마당에 들렀다.
아내도 치매검사를 받았다. 문제 하나를 틀렸다고 한다.
'간장 공장 공장장...'이라는 단어를 불러주고는 이를 되묻는데 아내는 착각했다고 한다.
나한테도 테스트했다. 이런 테스트는 너무나 뻔했다.수십 년 전에 '간장 공장 공장...'이라는 문구가 유행되었는데 이게 아직도 치매검사 항목에 들어 있다니 놀랍다. 아직도 이런 수준일까 하는 의구심도 들고...
예순일곱 살의 아내도 정상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아내는 이런 테스트는 형식적이기에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나한테 말했다.
그럴 게다.
나는 날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뉴스와 남의 글을 읽고, 또 나도 잡글을 쓰니까 정신력은 그다지 나쁠 것 같지는 않다.
뇌가 다치지 않도록 늘 조심해야겠다. 건망증과 치매의 원인과 결과는 조금 다르다고 한다. 나이 많아지는 나는 이따금 깜박하면서 생각이 나지 않을 때가 자꾸만 있다. 건망증이다.
카페에서 생활글을 쓰는 게 뇌건강에 크게 도움을 줄 것 같다.
첫댓글 하루를 바쁘게 보내셨네요
다녀갑니다
늘 뻔한 일과이지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오후에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한 바퀴 돌고는 노인들의 장기판을 한참이나 내려다봤습니다.
세월만 가는 게 아쉽군요.
서늘도 하여... 추워지는데...
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