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떼 섬’ 조도로의 진도여행 (한겨레신문)

[아하]

새떼처럼 수많은 섬 사이로 물안개 걷고 귀항하는 고깃배 다도해의 새벽잠을 깨운다 맑은 날엔 추자도와 한라산도 보인다는 조도는 다시 안개를 풀어 나그네의 눈을 가렸다

	▲ 진도군 조도면 상조도 도리산 정산 부근에 있는 통나무전망대. 하조도와 관매도, 병풍도, 나배도, 소마도, 관사도 등 새떼 같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도인포(www.jodo.info) 제공

진도의 숨은 보석 조도

하조도 등대는 섬 속의 섬이었다. 새벽 이슬을 헤치고 섬 남동쪽 끝자락에 자리잡은 등대로 차를 몰았다. 깎아지른 벼랑 끝을 곰솔과 동백나무들이 에두른 해안길 풀숲에는 유채꽃과 노란제비꽃 등 들꽃들이 곱게 피어 있다. 간밤에 내린 비로 흙길은 촉촉이 젖어 있다.

1909년에 세워진 이 등대에 이르자 호수같이 잔잔하게 펼쳐진 다도해 위에 크고 작은 섬들이 새벽잠에 빠져 있다. 섬 동쪽 멀리부터 물안개를 걷어내고 바다가 희붐하게 밝아오면서 밤새 고기잡이에 지친 배들이 섬으로 총총히 귀항하고 있다. 그러나 우려했던 대로 짙은 구름 탓에 붉은 불덩어리의 행위예술을 볼 수가 없었다. 섬은 고집스레 낯선 이에게 쉽사리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다.

한반도 남서단 끝자락에 자리잡은 조도.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망망대해에 크고 작은 154개 섬들이 마치 ‘새떼’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230개 섬을 끼고 있는 진도군 조도면으로, 우리나라 면 단위로는 가장 많은 섬을 거느리고 있다.

조도군도의 어미섬인 조도는 그동안 바로 턱 아래 놓인 관매도의 유명세에 가려져서 관광객들이 관매도로 가려고 배를 대는 경유지였다. 그렇기에 아직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천혜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지 모른다. 다도해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상조도 도리산(210m)과 하조도 돈대봉(230m) 및 등대, 한가롭고 자그마한 어촌들, 결 고운 모래사장과 빽빽한 송림이 어우러진 해수욕장들이 숨어 있다. 조도는 상조도와 하조도로 나뉘어 있는데 면사무소가 있는 하조도가 조도군도의 행정 및 상업의 중심지다. 예전에는 상·하조도를 배로 건넜으나 지난 96년 두 섬을 조도대교가 이어 왕래하기가 쉬워졌다.

	▲ 물안개에 싸인 조도의 희푸른 새벽. 다도해가 뒤척이며 새벽잠을 쫓는다

하조도 등대를 나와 상조도 도리산으로 길을 잡았다. 이 섬을 다녀간 이들이 ‘한국의 카프리’로 이름 붙인, 조도 주변의 다도해 섬들을 한눈에 보고 싶었다. 유채꽃이 노랗게 물들인 해안도로는 굽이굽이 반농반어의 한가로운 시골 모습을 보여주었다.

진도대교보다도 더 길다는 조도대교를 건너자 바로 상조도로 이어졌다. 상조도 분교를 지나 여미항에 가기 직전에 왼편으로 도리산 전망대로 오르는 시멘트 포장길과 마주쳤다. 이 전망대는 하조도의 돈대봉 정상과 함께 다도해로 뜨고 지는 붉은 햇덩이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도리산 정상의 케이티(KT) 기지국 바로 아래 놓인 통나무 전망대에 오르자 하조도와 관매도, 병풍도, 나배도, 대마도, 소마도, 관사도, 눌옥도 등 새떼 같은 섬들이 희뿌연 안개에 젖어 있다. 강경복(50) 조도면장은 “날씨가 좋으면 멀리 추자도와 제주도 한라산 중턱이 보인다. 조도가 낯갈이를 하는 모양”이라며 웃었다.

	▲ 백년 가까이 밤바다를 지켜온 다도해의 ‘불침번’ 하조도 등대

조도는 임권택 감독이 만드는 100번째 영화 〈천년학〉의 무대로 떠오르기도 했다. 임 감독은 촬영지를 물색하러 지난해 초 조도를 다녀갔다. 푸른 바다 위에 올망졸망 떠 있는 작은 섬들, 섬과 섬 사이를 헤집고 한가롭게 다니는 고깃배들. 하늘과 바다가 만나고, 바다와 땅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곳. 그곳에 조도가 있다.

조도(진도군)/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여행 정보
모래톱·솔숲…전망좋은 섬

	▲ 하조도 만물상

조도에는 고운 모래톱과 우거진 송림을 자랑하는 신전해수욕장과, 아담한 모래사장이 온통 게 구멍으로 되어 있는 모래깨 해수욕장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다. 병풍도와 동거차도, 서거차도 등 하조도 부근 다도해상의 크고 작은 유·무인도에서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조도에서 배를 타고 여름 피서지로 이름이 많이 알려진 관매도로 건너가 천연기념물 21호 후박나무숲을 비롯해 서들바굴폭포, 하늘다리, 방아섬 등 관매8경을 즐길 수 있다.

▶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나들목-(2번 국도)-영산강하굿둑-삼호면 용암사거리(49번 지방도)-금호방조제-해남 문내면(18번 국도)-진도대교-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팽목항에서 하조도 어류포항까지 조도페리호가 5차례 운항한다.(오전 8시20분, 10시20분, 낮 12시20분, 오후 2시40분, 6시). 소요시간 30분. 뱃삯은 어른 3000원, 승용차 1만4000원. 배편 문의는 팽목항(544-5353), 조도농협(542-5383~5). (이하 지역번호 061).

▶ 숙박

하조도 창유리에 산수장(542-2445)과 신비장(542-5139)을 비롯해 상·하조도에 깨끗한 민박집이 많다.

▶ 교통

섬내에 택시 1대(542-5071)가 운행하고 있다. 어류포항에서 면 소재지인 창리까지 기본 2300원, 신전해수욕장과 모래깨해수욕장까지는 5000원, 하조도 등대까지 1만원, 도리산 전망대까지 4만원 선이다. 25인승 미니버스와 35인승 중형버스를 운행한다.

▶ 특산물

궁중 진상품이었던 독거곽(미역)과 돌김을 비롯해 일본으로 수출되는 톳, 다시마, 우뭇가사리, 전복, 멸치 등 해산물과 무공해 겨울 무와 대파 등이 있다.

▶ 문의할 곳

조도면사무소 540-3617·3567·3627. 최근 고속철도(KTX)를 이용한 조도여행 상품이 개발되었다. (02)2279-5959.

[그레이헤어]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소리판]

제 고향입니다! 아쉽게도 저역시 조도를 한번도 못가보고 고향을 떠나게 ?네요! 그래서 한맺혔어요~ 정말 가보고 싶은 곳이랍니다! 바다와 하늘이 맞닿아 구름사이로 하늘에서 배가 내려오는듯한 신비로움이 있다고 하네요? 그 주위 섬들이 모두 절경이랍니다! 선녀들이나 감히 밟아봄직한 청결하고 고운모래의 백사장을 자랑하는 관매도 해수욕장! 아참 지도 아래부분에 대마도라고 있죠? 그 대마도 진도땅이에요! 일본놈들 이제 대마도 한국에 넘겨야하지 않을까요? 대마도 뺏을까봐 독도까지 즈그네땅이라 우기는 나쁜 쉐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