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할매＜Grandma(s) Over Flowers＞

[玉忠錫]

올 봄의 이야기다

올봄에는 유달리 꿏이 늦게 피었다

<위 4개의 사진과 아래 1개의 모란사진은 올 봄의  조모님, 이모님, 숙모님이 다녀간 직후,   우리 고모님이  행정복지센터에서 배워와서  내게  가르쳐준 '스마트 폰 앱'으로 처리한 올(2024년) 봄 우리 집 풍경사진이다>

10여년 전에 tVN에서 방영한 두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꽃보다 누나]와 [꽃보다 할배]가 그것이다.

[꽃보다 누나는] 내가 산내로 이주하기 전의 프로이고,

[꽃보다 할배]는 산내이주전부터 이주후 몇 년동안 시청해왔던 프로이다.

그 많은 방송가와 프로그램 중에,

두 프로제목과 내용과 출연배우들이 기억나는 것은

꽤 관심을 가지고 시청해왔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꽃보다 누나]는

윤여정, (故)김자옥, 김희애, 그리고 이승기가 출연하여 《

2013년 11월 29일부터 2014년1월17일까지

tVN에서 모두9회에 걸쳐서 방영된

해외 배낭 여행기를 담은 리얼 버라이어티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다.

[꽃보다 할배(Grandpa(s) Over Flowers, 花样爷爷)]는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김용건, 이서진이 출연하여,

2013년7월5일 유럽.대만편을 시작으로

시즌4에 걸쳐 2018년 6월 29일 동유럽편 방송되었다.

이 역시, 황혼인 할배들의 해외 배낭 여행기를 담은

리얼 버라이어티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다.

[꽃보다 할배]는 이때까지 예능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희귀 조합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흥미를 끌었다.

우선 출연진 나이부터가 보통이 아닌데,

평균나이 76세의 할배들(물론 이서진 제외)이 주인공이다

김용건은 추가로 멤버로 합류하고,

이서진은 짐꾼 역할을 하고,

짐꾼보조로 최지우가 합류하기도 했다.

두 프로그램 모두 2013년

앞서거니 뒤서거니 유사한 포맷으로 시작하였다.

[꽃보다 누나] 보다 몇 개월 먼저 시작하여

4시즌을 방영한 [꽃보다 할배]가

방송가에서 tvN 나영석 사단의 시작을 알린 기념비적인 작품이자

tvN의 스테디셀러로 평가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였단다

※나영석은 KBS예능본부 프로듀스, 예능본부 차장을 거쳐

2012년에 사직하고 2013년 1월 tVN으로 이직하였다.

그는 2009에 걸쳐 한국PD대상(TV예능부문 작품상)을 수상,

2015년에 백상예술대상(TV부문 대상)을 수상 하였다

내가 산내에 들어오니, 적막강산이 따로 없다.

산내는 건천과 언양의 중간지점. 그러니까 거리상으로

경상북도 경주시와 울산광역시의 울주군의 경계부근이지만,

지역은 경주시에 속해있다.

언양으로부터는 영남알프스 산악군인 문복산과

고헌산 자락이 만나는 해발 580m인

[외항고개] 고개를 넘어 들어와야 하고

건천에서는 단석산 진입입구인

해발 300m의 이른바 [당고개]를 넘어 들어와야 한다.

면소재지가 10여km서쪽으로 치우쳐 있고,

면소재지에서 경주시를 왕복하는 버스가 하루 5차례,

면소재지에서 언양을 왕복하는 버스가 하루2번이,

자기 차를 몰지 않으면 출입이 막막한 곳이다.

<우리동네 주변>

윗 그림에서,

붉근 동그라미가 내가 거주하는 집이고,

보라색사각형 표시된 곳 남쪽(아래)이 외항고개, 북쪽(위)가 당고개이다.

푸른 동그라미는 언양과 건천 IC 이다.

우리집에서 승용차로,

건천 IC까지는 20분, 언양IC까지는 30분정도 소요된다.

여기에 들어와서 산지 십수년,

우리 할매랑 여기에 들어와서 산지도 10년이 다 되간다.

산속이다 보니,

건천이나 언양까지 출입도 쉽지 않다.

당연히, 부산이고 경주 시내까지 다녀오려면,

최소 반나절은 소모해야 한다.

나야 뭐 어디 싸돌아 다니고,

싸돌아 다니니 않을 때는

밭 일이나, 풀과의 씨름에 세월 가는 줄 모르지만,

우리 할매는 내가 출근하고 나면 적막강산.

어지간한 멘탈로는 이 적막강산에서 버텨내기 힘들다.

그래서 가능하면, 특히 우리 할매 친구분들이

걱정반, 여행반…기분으로 다녀가는 경우가 있다.

여러 팀이 있는데, 그 중 한 팀이 연세가

우리 할매 기준으로 다섯살 정도 많다.

그러니 나보다는 두세살 연상이라,

할매라 해도 대놓고 말하는 것이 아닌 바에야

크게 예의에 벗어나는 것은 아니겠지 싶다.

우리할매랑 그분들은 젊은 시기에 창원 공단 부근에서

바캍 양반들이 직장생활을 하고,

같은 아파트단지에 사셨던 분들이라

지금까지 끈끈히 연을 이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계)모임인 것이다.

주기적으로 우리집을 방문하여 대략 2박3일 정도.

잠은 아래 채 황토방에서 자고,

부산시내로, 경주시내로 다니면서, 지내다 가기도 한다.

그때는 내가 언제나

[꽃보다 할배]의 이서진,

[꽃보다 누나]의 이승기 역할을

기꺼이 자처하고 도 맡는다.

우선 그분들이 오시면

역에 차를 몰고 마중을 가고,

겨울이면,, 황토방 군불을 때고,

시내 돌아다닐 때는 운전기사와 짐꾼,

집으로 돌아가실 때는

울산역이나 경주역까지 태워다드리고….

우리 할매가 언제나 내게 미안해하는 기색이다.

하지만,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

“여보, [꽃보다 할배]인가,

[꽃보다 누나]인가 왜 그 런 프로 있었잖아,

그런 프로 아나?

할배들 하고 여행다니는 데

시다바리 역으로 이서진인가 이승긴가?.

그런데, 와, [꽃보다 할매]라는 프로는 없나? 왜 안만들었을까?”

우야튼, “나는 [꽃보다 할매]의 이서진이다”

내가 [꽃보다 누나]의 이승기나

[꽃보다 할배]의 이서진이 역할을 기꺼히 자처한 것이다.

이 적막강산에 서울서 창원서, 부산서 먼길을 달려 친구를 만나려 오는 데,

‘有朋(유붕) 自遠方來(자원방래) 不亦樂乎(불역락호)’

‘벗이 있어 먼 곳으로부터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비록 내 벗은 아니라도

우리 할매 벗이니, 내 벗이나 마찬가지.

그런데,

내 소리를 들은 우리 할매,

“당신이 와 이서진이고?.”

대놓고, 시다바리역을 하라 하기가

좀 머시기하다는 것을 안다.

왜 모르겠는가?

“아니야, 시다바리도 좋고,

친구도 좋고, 당신이 친구들 만나 즐거우마,

나도 증말, 즐겁고,

나는 뭐를 해도 괘안타. 신경 쓰지마라”

제법 대범한 척 말해오곤 하지만,

실제로 나는 그런 마음이고

기꺼이 이서진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으이구, 치마만 두르마 다 좋단다”

나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반어적으로 표현한다.

[꽃보다 할배]의 이서진의 역할을 빗댄,

[꽃보다 할매] 의 시다바리(?) 역할을 맡은 첫 만남 때다.

아마도 4~5년 전이지 싶다.

역에서 정중히 모셔와서 저녁을 먹고

포도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데,

상대를 호칭하기가 참 부자연스럽다.

‘xx씨” 하기도 그렇고,

‘OO어머님”이라 하자니

나로서는 그분들의 자녀들을 모르니, 부자연스럽고….

그래 괜찮은 한 방법을 생각해 냈다.

‘옳지, 그러면 되겠구나. 싶어 마누라를 통해, 제안을 했다

내가 ‘玉子’로 불리니,

‘성 뒤에 ‘子’ 를 붙여 부르자.

마치 ‘호’처럼. 그러고 보니,

‘이OO분은 ‘李子,

마누라는 고OO이니 ‘高子',

김OO분은 ‘김자’라 하기 뭣하니 ‘금자(金子)’,

조OO분은 ‘曺子’

부르거나 칭할 때는 끝에 ‘씨’ 붙여,

옥자씨, 이자씨, 금자씨…

‘조자’와 ‘고자’ 로 부르기가 좀 뭐하다마는 뭐 어때,

그래서 ‘자’자 돌림의 ‘옥자’는

통칭 ‘자야씨’들의 멤버로 참여하게 되고,

꽃보다 할배 아닌

[꽃보다 할매]의 이서진 역할을

기꺼히 맡을 수 있게 된다.

그렇게, 꽃보다 할매들과 내가

서로 '자야씨'들로 불리면서 수년이 흘러갔다.

[성+자(子)]가 마치 호처럼 굳어진 지 오래 되었는 데,

어느 날, 청문에서 생긴 헤프닝을 더 올리게 된다.

2022년 봄

당시 한OO 법무장관 후보자 검증 청문회에.

모당의 김모 의원이

한OO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의 논문 작성 의혹에 대해

“(한 후보자의 딸이) 이모와 유산균 발이오스 균을

경구용 의약품으로 구입하기 위해 최적화하는 실험 과정을 분석하고

결과를 담고 있는 이 논문 1저자로 썼다”

라고 말했다.

그러자 한 후보자가 “제 딸이요?”라고 되묻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김OO 의원이 ‘이모(李某) 교수’를

‘한 후보자 딸의 이모(姨母))’라고 말한 것이다.

그 생각을 떠올리자 

한 아이디어가 뻔쩍하며 지나간다.

李子씨는 이모(李某)?

‘이모님’ 하면 되겠네?

그러모, 우리 할매는 ‘고자로 불렸으니, 고모(高某) 즉 고모님,

조자(曺子 )는 조모(曺某), 즉 조모님이라 하믄 되네.

그런데, 금자(金子)는 ‘금모?’, ‘김모’? 흠~흠~

금자까지는 좋았는 데,

‘~모’나 ‘~모님’ 하려니 영 어울리지도 않는다.

그런데. 그 분의 이름 자에

‘숙’자가 들어가는다는 것을 기억해냇다

’김숙O’

그래 바로 그거다

‘숙모(叔某), 숙모님.

‘모’의 한자는 ‘母’가 아닌 ‘某’이지만,

발음에는 구분이 되지 않으니,

조모(조모님), 이모(이모님), 숙모(숙모님), 고모(고모님)…

<우리 고모(高某)님이라 불리는 우리 할매와 올봄의 모란>

우리 할매를 통한 설명에,

'정말 기발하다'. 찬사가 이어지졌다.

김 모의원의 헛발질 덕분에 기발한(?)

착상이 떠올리게 되었으니,

참 머시기 하기는 하다.

그런데

조모, 이모, 숙모, 고모 까지는 좋았는 데,

문제가 제기되었다.

옥자(나)는 우찌 불러야 하는 것이냐 하는 것이다.

갑론을박이 이어지더니,

누군가가 아이디어를 냈다

‘ 사돈’

나를 부르기를 ‘사돈’으로 부르자 한 것이다.

조모, 이모, 숙모, 고모가 다 모였으니,

사돈까지 모여야 된다는 취지란다.

[꽃보다 누나], [꽃보다 할배]는

오래전애 종영이 되었지만,

조모, 이모, 숙모, 고모와 사돈이 출연하는

[꽃보다 할매< Grandma(s) Over Flowers>]는

1년에 두어번 방영(?)을 게속 이어 나갈 테세다.

[김수인]

코인 투자를 하면 하룻밤에 두세시간밖에 못자 늘 정신이 흐리멍텅...그래서 李某와 姨母를 헷갈리게 됨..

[이원익]

장단을 구별 안하면 헷갈릴 수밖에... 그런데 경북 사람들은 장단 구별을 하는데 아마도 할매들이 경남 출신들인가 보네요.
우리 고향에서는 李某와 姨母가 발음상 절대 헷갈리지 않아요.

[김수인]

김남국은 전라도라서 장단 구별이 안되는듯

[박찬용]

늙은 이웃들은 온통 꽃이요
막걸리는 또 구름꽃이라

이리 보아도 꽃이요
저리 보아도 꽃이니
꽃밭속 저 할배는 아마
할배꽃인가봐~!

[이원익]

건천은 한 때 우리 작은 아버님이 사셔서 친근한 곳이지요.
노년에 알콩달콩한 모습이 재미있고 보기 좋습니다.
기후 이상인지 남가주에도 올해엔 들꽃이 제대로 활짝 피지 않고 시지부지하네요.

[玉忠錫]

ㅎㅎ
건천IC부근에는
언젠가 올린 경주 여근곡이 있지요?
처음 건천을 지날때,
여근곡이 그게 궁금해서
찾아다닌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 사건이후
여근곡이란 팻말을 뽑아버렸더군요

지금도 날마다 건천 IC부근을 지나
울산 북부에 붙은 경주외동까지
5년넘게 매일 왕복106km을 달리지요

[김의철]

할매분들 이야기는 이전의 글에 한 번 소개된 적도 있어 생소하지는 않은데 비해..

"Grandma over Flowers " 라는 명칭의(?) 옥자의 창작작품 사진 전시는 아주 놀라운 소식이군요.^^
백교장님은 우찌 이런 소식을 그간 제대로 전하지 않으셨는지-

재섭작가 사진전에 그냥 묻혀 지나가 버렸는지 모르겟슴미다만-^^

[玉忠錫]

요새
핸폰 앱기술이 발전하여
나도 깜작놀랐니더.
산내면 행정복지센터에
아마도 정부지원으로
시골촌사람들한테
요가, 근육운동 , 장구, 스마트폰 교육,
헬쓰장,찜질방, 사우나도 운영
등등이 시행됩니다

어느날,
우리할매
온갖 일들이 스마트폰으로 이루어지지
스마트폰교육함 받아보겠다카더니
갔다와서
내게 가르쳐주고
내가 시쿤둥하니
앱도 깔아주고,...

사진틀을 여러가지 준비했다가
앱을 통해 사진을 선택하면
이렇게....

그러니,

' 창작작품 사진 전시..'운운은
가당치 않는 말씀이요.
ㅎㅎ

[김의철]

ㅎㅎ 옥자의 관련 앱을 통한 사진에 완전히 속았네요.^^

스스로가..엉터리 선전선동에 속지말라는 말을 주야장천 해온 사람인데..
이렇듯 간단한 앱놀이에 홀랑 속아버리니..할 말이 없군요.^^

[玉忠錫]

앱이,
배경 틀을 다양하게 준비해둔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원하는 배경이 필요할 경우가 있겠지요
사진틀속에 이미지를 넣어주듯
이 배경 틀도 언젠가는
몇가지 환경을 설정하면
만들어주는 앱이 등장 하지 않을까요?

또, 앱에서 조작한 사진은
피시에서 보면 해상도가 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피시모니터 정도의 크기로 확장하거나
티비화면으로 확장해도
해상도가 떨어지지 않는
사진조작(?) 이 나오지 않을까요?

데이터는 동일해도
Display할때,
AI님이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상도를 높이는 속임수(?) 기술이..

앞으로가 마이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