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덴프로이데 (feat. 사악한 즐거움)

[nomad]

독일어인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라는 단어가 있다.

문자를 해석하면 Schaden은 고통, Freude는 기쁨인데

이는 다른 사람의 불행이나 고통을 보면서 느끼는 기쁨을 말한다.

경쟁관계에 있던 상대가 부상을 입거나 곤란함에 처한 경우라든가

학교 다닐 때 나보다 공부를 못했던 친구가 대기업에 들어갔을 때 느끼는 씁쓸함, 

그러다 몇 년째 승진에서 누락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은근히 속으로는 좋아하는 감정이 대표적인 예다.

철학자인 쇼펜하우어는 인간이 지닌 가장 악한 감정이 '샤덴프로이데'라고 말한다.

어릴 적엔 친구가 웃으면 같이 웃고, 울면 같이 따라 울었던 사람들이 어쩌다 그리 되었을까?

이는 차츰 자라나면서 생기는 비교심리와 경쟁의식 때문일 것이다.

나는 본 적도 없는 엄마 친구의 자식과 어릴 때부터 비교당하면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과 열등감

나는 살아보지도 못하는 고급주택을 남편 잘 만나서 누리는 친구를 보면서 느끼는 부러움과 질투심

누군가 잘되면 나는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거 같고 나보다 못한 처지에 놓인 사람을 보면서 안도하는 심리를

우리는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무서운 것은 '샤덴프로이데'가 전염된다는 것이다.

마음 속으로는 느끼지만 밖으로 드러내지 못하던 감정이 익명성을 보장받으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소셜 네트워크의 대중화가 가져온 병폐이기도 하다.

심지어 누군가에게 불행이 닥치기를 바라는 덧글까지 볼 수 있다.

유명인이 갑작스레 안좋은 일을 당하거나 언론의 집중적인 파헤침을 당하기라도 하면

그에 편승하여 "너 그럴 줄 알았다.", 사람 그렇게 안봤는데...." 라며 혀를 끌끌 찬다.

대중은 이러한 사례에서 묘한 희열감, 정의감 등을 느끼며 '사악한 즐거움'을 정당화한다.

내가 따로 노력하지 않아도 누군가가 알아서 추락하는 모습에서 쉽게 만족감을 얻는다.

각자도생을 추구하는 요즘같은 세상에서 '우리'라는 공동의식은 점점 찾아볼 수 없다.

양극단의 빈부격차가 만들어놓은 세상에서는 너와 나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개체일 뿐이다.

하지만, 세상살이가 그렇듯이 어렵고 힘든 처지였던 자신도 질시의 대상이었던 사람들처럼 기회는 온다.

그 기회를 잡아 성공이라도 하게 되면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입장이 달라진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잘 나갈 때 겸손하지 못하고 조심하지 못해서 생기는 후폭풍이 오기라도 하면

마찬가지로 자신의 추락을 반기는 사람들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니 남의 불행을 고소하다고 여기지 말고 나는 어떠한지 자신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인생지사 새옹지마

人生之事 塞翁之馬

물극필반 세강필약

物極必反 勢强必弱

https://youtu.be/00Ie9zIYF9c?si=C3047YlrO9ZIYru9

https://youtu.be/W4PQnOn1iBQ?feature=shared

https://youtu.be/SkVmSNK1kIY?feature=shared

[지혜사랑]

설마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심리가 보편화된것은 아니겠죠?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nomad]

인간의 본능이라네요.
보편화 되기 전에 이미 우리 잠재의식에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복잡한 감정기제입니다.
인류가 정신적으로 도약하느냐 마느냐의 성패는 이러한 본능을 이겨내느냐 그대로 따르고 살거냐에 달린 것 같습니다.

[지혜사랑]

그렇겠군요.
인간의 에고는 자기보호와 자기충족이 기본적인 기제이니 본능이라는 말이 설득력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