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썼던 글 중에서 마지막 댓글
막강준민맘님 댓 달면서 갑자기 엄마 생각이 폭풍처럼 밀려와
눈물이 줄줄 흐르네요.
어제는 몰랐는데 엄마랑 했던 이야기들
주마등처럼 스쳐가며 아로새기니
어디 떠나실 사람처럼
자식들 단도리를 하시는 것이...
울 엄마가 벌써 그런 나이가 됐다는 게 너무 슬프네요.
방금전에 스위트콘 두 통 따서 콘샐러드 만들었어요.
아침에 너무 입맛이 없고 당 떨어지면 큰 일 나니까
한 수저씩 먹고 나가려고요~
오늘은 알리에서 파프리카 6개를 2만4천 얼마 원가 책정해 놓고
7600원 정도에 판매한다는 것에 혹해서
두세트 주문했다가 아닌 것 같아서 취소하고
한세트 주문했다가 ~~~~~
야채가게 지나가는데 한봉에 파프리카 5개 들어간 것이
2500냥~~ 냉큼 줍고
알리 구매는 취소했습니다
이 시간부로 알리와 테무와의 이별을 고하도록 하겠습니다.
7500원 어치 야채장과 5000원 짜리 방울토마토
여기까지 썼었는데
AM 01:14
다다다다다다~~~~ 기름돼지 골목 안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오네요.
기분이 너무 저조하다 보니
야간밥상 차리지 말고 나가서 먹기로 약속했거든요.
부랴부랴 옷을 차려 입는데
또또씨 엄청 짖어대고
기분이 별로 안 좋은 어람님 집 안으로 들어오셨습니다.
강아지가 짖을 것이 뻔한데 밖으로 나간다는 것이
몹시 걸리는 표정인지라
그냥 나가지 말자고 했더니
라면이나 끓이라면서
양말 벗겠다고~
엄마 때문에 방금 전까지 울고 있었다고 말하니까
잠자코 들으며 라면 물 올려 놓고는
제게 다가와서는
양팔을 벌립니다.
" 이리 와~!! "
참 넓구나 어람의 가슴은~~
이리 느끼며 안겼습니다.
방금 전 아리했던 감정은 다 사라지고
다시 유쾌한 감정으로 돌아와
제가 어람에게 말했습니다.
" 발등 위에 여인 하면 안돼? "
" 해!!!"
이리 말하며 발등을 내어주고
제가 올라 타려는데
예전과는 다르게
서로 뱃살이 더 늘은지라
잘 타지지가 않았습니다.
간신히 올라 탔더니
" 됐다~!! "
어람의 명랑한 목소리
저는 기분이가 또 더 좋아져서
" 무음의 왈츠도 해줘야지~! "
했더니
포개어진 두발을 움직이면서
" 다 좋아질 거야.
다 괜찮아질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넌 내가 있잖아~ "
어람은 목소리도 참 좋습니다.
서로 웃으면서 어람은 씻으러 들어갔고
저는 열심히 라면을 끓이는데
라면 스프 넣을 때 올라오는 그 향이~
나도 한 젓갈 먹고 싶다~ 하는 마음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래서 야간 데이또가 아닌
급조한 야간 밥상 사진은~~~
어람은 라면
저는 카레 이리 차려놓고 먹고 있는데
어람이 라면을 수저에 말아서는
제 입가에 갖다 댑니다.
호로록 제가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매우 흐믓한 표정으로
한번 주면 정 없대
함시롱 또 한번 수저에 말아서 라면을
제 입에 갖다 댑니다.
카레하고 라면 너무 맛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저 혼자만 있었으면 우울감이 쉽게 달아나지 않았을 텐데
어람이 풀어주니 ~ 다시 평정심으로 돌아오고
그렇게 서로 기대어 사나 봅니다.
어람 처음 만났을 때
키는 185인데 몸무게 65
삐쩍 꼬라가지고 천식에 산소포화농도도 매우 희박한 사람이어서
119에 실려갔던 적 있었습니다.
바로 입원 했는데 집에 강아지가 3마리나 있는데
입원해 있는 동안 저를 꼭 잡아 두더라고요~
그때 끄적였던 글 하나 올립니다.
2017/05/18
그가 입원을 하자 내가 인생에서
처음으로 건강해져야겠다고 결심했었다
절망을 희망으로 안착하며
아무래도 그가 내가 바라던 희망인가 보다
나는 그에게 그는 나에게
서로 보호자가 되어주기로 했다
세상에 믿을 사람은 우리 밖에 없다고
의지해야만 했다 더 절실히
10여년 전 아버지 칠순 때 가족 사진을 찍으러 갔더니
가족 사진 말고도
부모님의 1촌들만 골라서 사진을 찍게 하더군요~
그 때 찍었던 사진 요즘 프사에 싣고 다녀요~
이 사진 실을 때 까지 어람이 없었다면
정말 대성통곡 했을 텐데~
옛노래를 흥얼거려야만 기억이 나는
아빠하고 오빠~~~~
다들 잘 계신가요???
첫댓글 울아빤 잘 살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울오빤 저한테 틱톡가입하라고 카톡보냈더라구요. ㅎㅎ 본인이 보낸주소로 들어가 가입하면 자기 12천원 벌 수 있다고 오빠 치킨사먹게 가입하라고해서 완전 빵터졌었어요. ㅎㅎㅎ
난 그런 톡을 보내줄 수 있는 오빠가 없단다
사진에만 있을 뿐
다음달이 기일인데 자꾸 생각나네
내속이 이러한데 울 엄마는 어떠하겠어~~~
아궁.....울적하시군요ㅠㅠㅠ 그래도 내곁에 내편인 남편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예요~
우울하면 울 남편 술 먹여요.. 저한테......
맥주마시면서 평소에 하지 않는 대화도 하고 ㅋㅋㅋ
이래저래 늙어가면서 서로서로 더 의지 하는듯 해요.. 동지애처럼요
울신랑 쉬는 날
나 일나갔다고
간만에 자유를 만끽하는 중인거 같음
왼쪽 흰티셔츠 입은 분이 윤정미 님이실까요?ㅎㅎ
남편과 아들을 앞세우신 어머님은 얼마나 모진 세월을 견디셨을까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힘드실 텐데 포근하게 위로해드리세요. 나이들면 마음이 약해지거든요. 우리 엄마 보니까.
네 강풀님
워낙에 쎄신 분이셨는데
나약해지셔서 너무 속상해요
잘 해드리진 못 해도
전화는 열심히 해보려고요
앞에 목폴라 입은 사람이 청출이려나?
연세 드시는 모습 옆에서 지켜보자면
가끔 맘이 엄청 아리더라.
큰 산 같던 엄마가 점점 더 작아지는 모습이.
그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