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첫째 날인 토요일 오후입니다. 학우 여러분이 강의 자의 이야기에 몰입합니다.
이제부터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이야기에 젖어들 겁니다.
옛날 어느 나라의 어린 공주님이 아바마마를 곤란하게 만들었습니다.
'달을 따 주세요, 꼭 갖고 싶어요.'란 부탁을 하는 금지옥엽 딸을 차마 저버릴 수 없던
왕은 행여나 답을 얻을까 학자들에게 물었으나 가능할리 없습니다.
왕도 학자도 해결할 수 없던 일에 나선 건 어느 늙은 광대였습니다.
광대는 공주에게 달을 따 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몇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달은 얼마나 크다고 생각하세요? 달은 얼마 멀리 있죠? 달은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요?"
공주의 답은 상상 밖이었습니다. "내 엄지손가락에 가려질 정도로 작고 나무 꼭대기에 걸릴 정도로 가까우며 노랗게 빛나는 금 조각"이라고 했습니다.
광대는 이 말을 그대로 왕에게 전했고, 왕은 노랗고 동그란 금덩이 펜던트 목걸이를 공주에게 선물하면서
공주의 웃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시 달이 차올랐지만 공주는 꽃이 떨어져도 다시 피어나듯 달도 다시 생겨난다며 이를 이상히 여기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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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프로그램을 맡은 이경자 교수님(인덕대 / 원광디지털대 출강, 미술원예상담전문가)은
본격적인 원예심리상담 강의에 앞서 상담의 본질을 강조합니다.
상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그 사람의 욕구를 중시해야 한다는 거였죠.
상담은 본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조력자의 역할을 하는 일입니다.
그것이 곧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행위가 되죠. 허나 여의치 않을 시 사용할 수 있는 여러 대안이 있습니다.
상담에서 내담자의 방어나 저항을 감소시키면서 효과적인 상담을 기대할 수 있는
미술심리상담, 음악요법, 음식요법, 향기요법, 동물 매개 요법 등이 그것입니다.
이는 상담에 앞서 무언가 상대와 함께 할 매개체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말을 건네고 관계 형성을 하는 것으로,
원예 역시 이러한 매개체 중 하나입니다. 상대가 쉽게 상담에 응하지 않더라도 원예를 이용해
내담자와 함께 원예 활동을 하면서 친해지는 방법이죠. 오늘은 그것을 배워가는 시간입니다.
이만하면 사회복지학부 학우들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라 부르기 충분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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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학우들도 효과적인 상담 방법에 있어 많이 궁금했었나 봅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열심히 경청하는 모습입니다.
원예를 이용한 상담은 생각보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18세기부터 2차 세계 대전에 이르기까지 정신적 어려움을 가진 이들이 수용된 시설에서는
자급자족과 일과를 목적으로 농작업이 이뤄졌는데 이것이 이들에게 치료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죠.
뿐만 아니라 2차대전 이후 미국 상이군인들의 재활과 직업 훈련에 원예가 도입됐고
이후 응용범위는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 1970년 이후부터는 원예치료사 육성이 활성화되는 등
삶의 질 측면에서 관심을 끌며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원예심리상담 관련 교육기관으로는 대학, 대학원 그리고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 등이 있으며
아직 국가 공인 자격증은 없지만 민간 자격증 취득이나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생겨나면서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원예 활동을 심리상담과 접목시킬 수 있다면 세종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부 학우들은 날개를 달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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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원예 활동 실습에 들어갑니다. 본격적인 원예 활동에 앞서 도입 부분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워밍업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로션을 이용해 자신과 집단 구성원들과 손을 잡고
손 마사지를 하면서 스킨십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배웠답니다.
원예를 이용하는 상담에서는 그 회기의 프로그램에서 사용하게 되는 원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코에 꽃을 갖다 대고 꽃향기를 맡아 본 소감을 나누기도 하는 등 다양한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 참여자들이 만드는 이것은 단순한 작품이 아닙니다. 내가 나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와 이어지도록 하는 '다리'입니다.
이경자 교수님은 "혹여 내담자와 원예 활동을 할 때
내 잣대로 함부로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개입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라며
"누구보다 마음을 열 내담자 자신의 원예 활동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성취감을 얻고 더 나아가 자아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합니다.
공주님을 대하던 늙은 광대처럼 이 역시 상대의 욕구와 기준에서 이뤄져야 하는 무언의 상담인 겁니다.
물론 교수님 또한 실습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렇게 저렇게 만들라 하지 않고
"자신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동원해 원예 활동을 하자고 했으며,
참여자 모두 개성 있고 이쁜 작품을 만드는 모습이 아름답기까지 하다고" 독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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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저마다 개성 있는 작품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렇게 작품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상담사는 잘 관찰하고 상담에 진전이 있도록 촉진하며,
완성된 작품을 내담자의 언어로 스스로 설명할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이 의미부여를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상담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 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순덕 세종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부 학우는
"오늘 프로그램 중 젤 재밌는 순간을 뽑으려면 작품을 만드는 시간이었다"면서
"꽃을 페트 병안에 툭 넣으며 물을 주면 잘 자라겠구나 하고 뿌듯함을 느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학우는 지난 6월 프로그램인 시라카와 마사카즈 교수 특강과
7월 미술치료 프로그램 때도 빠짐없이 참석했다며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
수업 때 배우는 것 외의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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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종료 후, 이경자 교수님은 "원예심리상담은 원예 활동을 통해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심신의 어려움,
대인 관계 및 사회적 부적응 문제, 장애 아동, 아동 청소년의 문제 뿐만 아니라 자기이해와 성장의 욕구가 있는 사람들,
전인적인 발달이 필요한 건강한 아동 및 청소년, 성인 및 노인에 이르기까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자아성장을 촉진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문적인 상담기법"이라고 말합니다.
"수년 동안 원예를 상담에 활용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확인한 경험이 많고,
일례로 복지관에 잘 안나오시던 할머니께서 집단 원예심리상담을 받는 과정을 통해 원예 활동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알았다면
진작 복지관에 나왔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원예 활동에 참여하신 사례도 있었지요.
그리고 작년 네팔 지진 이후 Panchakanya Secondary School에 심리 · 정서적 지원을 위한 자원봉사를 떠났을 때도
그곳의 선생님들, 학생들과 현지서 자생하는 식물로 원예 활동을 하면서
그들이 언어의 벽을 뛰어넘는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마음을 허락하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이경자 교수님은 "모쪼록 오늘 원예심리상담 워크숍이 세종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부 및
다른 학부에서 오신 학생 여러분에게 있어 전공 관련 분야의 지식 확장의 기회는 물론
내담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전문가로서 역량 강화의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했습니다.
11월 역량 강화 프로그램 시간을 기약하며 오늘 이야기를 마칩니다.
글/사진 세종사이버대학교 권근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