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진주 스리랑카 紀行 <2011년 4월>
♣ 세계문화유산 담불라(Dabulla)의 석굴사원
캔디에서 버스로 2시간 정도 북쪽으로 달리면 담불라(Dambulla)라는 작은 마을(邑 정도)이 나타나는데 이곳이 유명한 시기리야(Sigiriya) 요새와 폴론나루와(Polonaruwa) 고대도시 관광의 거점(據點)이 되는 곳이다.
담불라(마르지 않는 샘이라는 뜻) 부근에 이르면 밀림(평원)가운데 꼭 바가지를 엎어 놓은 것 같은 커다란 바위산(180m)이 우뚝 솟아있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그 바위산 밑에 황금사원(Golden Temple)이 있고 바위산 정상 부근에 석굴사원(Rock Temple)이 있다.
황금사원은 바위산 밑에 엄청나게 큰 황금색의 좌불상(높이 30m)을 모셔서 지붕 역할을 하고 그 밑에 대웅전에 해당하는 법당들을 배치하였으며, 널찍한 마당과 또 한 쪽에는 각종 유물들을 전시한 전시관도 있는데 특히 야외에는 바위산을 깎아 황금불상을 향하여 나아가는 스님들과 코끼리의 행렬 등을 정교하게 조각하여 모신 것이 이채롭고 화려하였으며 멀리서도 보이는 거대한 불상은 햇빛을 받아 황금색으로 반짝이는 것이 인상적이다.
제법 가파른 바위언덕을 걸어 올라야하는 석굴사원은 더워서 그런지 무척 멀게 느껴지고 힘이 든다. 중간 중간 구걸하는 사람들, 음료수와 과자부스러기를 파는 잡상인들, 사람들이 던져주는 음식물들을 받아먹느라 정신없는 원숭이 떼들로 제법 북적인다. 30분쯤 오르면 정상 바로 밑까지 오르는데 거기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석굴사원이 있다.
이곳을 들어가려면 일일이 몸수색도 받고 전자문(電磁門)도 통과해야 한다. 무심코 표를 사지 않고 올라왔기에 표를 사지 못했으니 이곳에서 구입하면 안 되겠냐, 혹은 돈을 직접 내면 안되겠냐고 했더니 다시 내려가서 표를 사오라고 막무가내다. 이런 낭패가 있나 이 더운 날씨에 어떻게 다시 내려갔다가 올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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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산 밑에 있는 황금사원 / 바위산 꼭대기의 석굴사원 외부모습
옆에서 지켜보던 40대 사내가 재빨리 달려와서 자신이 대신 끊어다 줄 테니 수고비를 달라고 한다. 입장료 1,200루피(3만 원), 수고비 200루피(5천 원)를 합하여 총 1400루피(3만 5천 원)다. 조금 억울한 생각도 들었지만 그냥 돌아설 수도, 또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올 자신도 없어 결국 돈을 내밀고 올라올 때까지 나무그늘에 앉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40분쯤 기다렸더니 사내가 헉헉거리며 올라와 표를 내민다. 바로 나 같은 사람을 겨냥한 전문 심부름꾼(?)이었던 모양이다. 내가 억울한 표정을 지으니 신발 맡기는 곳의 사람이 생각보다 먼 거리라며 심부름 값 200루피(5천 원)가 비싼 것이 아니라고 위로를 한다.
신발 맡기는데 다시 20루피(5백 원).... 그러나 석굴사원을 보는 순간 모든 억울함이 일시에 사라지고 말았다. 총 다섯 개의 석굴로 석굴수가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 엄청난 규모와 섬세함, 그리고 화려한 색깔에 완전히 압도되고 말았다. 중국 뤼양(洛陽)의 륑먼(龍門)석굴, 뚠황(敦煌)의 모카오(莫高)굴도 보았지만 결코 그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석굴사원이었다.
BC 1세기 싱할라 왕조 때 건축되었다는 이 석굴사원은 암벽 밑의 절벽으로 이루어진 회랑 안쪽에 자연 상태의 바위산을 파 들어가 조성한 5개의 석굴이 연이어져 있는데 제일 큰 제2 석굴은 가로세로 52m× 23m, 높이 7m의 어마어마한 규모로 황금색의 불상과 신상(神像)들이 안치되어 있는데 다섯 굴을 합하면 모셔진 불상이 총 157좌나 된다고 하니 놀랍다. 뿐만 아니라 천정과 벽에는 화려하기 그지없는 현란한 색채의 프레스코화가 빽빽이 들어차 있어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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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산 꼭대기 - 엄청난 규모의 석굴사원 내부모습(세계문화유산)
제2 석굴 외에도 제1 석굴의 거대한 부처님 열반상, 제3 석굴의 수많은 좌불상과 입상들이 인상적이었고, 화려한 색깔로 그려져 빽빽하게 채워진 천정화 등은 2,000년 전에 조성 된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소중한 불교의 보물이자 인류의 유산으로 생각되었으며 가슴가득 밀려오는 감동을 주체할 수 없었다.
제3 석굴 이었던가 석굴 가운데 철망으로 둘러쳐진 작은 공간 가운데에 항아리가 하나 놓여있고 사람들이 들여다본다. 석굴천정에서 작은 물줄기가 쉴 사이 없이 떨어져 항아리에 넘치는데 아무리 가물어 다른 샘들은 말라도 이 물은 절대로 마르지 않는다고 하며, 이곳 지명이 담불라라고 부르게 된 연유로‘마르지 않는 샘’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첫댓글 바위산 밑에 황금사원 웅장. 아름답고..
석굴사원도 묘하게 지어져 !!!.. (바위 돌 을 깍아 지었는지 )
세계문화 유산 될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갔습니다
그런데 표 안사오고 도망 갔다면 어쨌을까요^^^
구경 잘 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표 안사오고 도망.....나는 그런 걱정은 전혀 해보지도 않았습니다.
세상은 그리 각박하지 않을 뿐더러 특히 가난한 나라일수록 사람들은 순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