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 캐딜락
모델명 : 신형 CTS 3.6 프리미엄
주행거리 : 3 만키로
시승구간 : 전국
국내에는 많은 정보가 없는 '캐딜락' 그중에서도 막내격이지만(진짜 막내는 BLS가 있슴)
중형세단에 위치하고 있는 신형 CTS에 대해서 몇자 적어볼까 합니다.
본 시승기에서는 캐딜락의 역사나 제원 혹은 기자들이 쓰는 일목요연함을 기대하지 마시길 당부드리며
다소 불편하실정도로 주관적인 느낌이 강할수 있슴을 알려드립니다. (그럴때는 살짝~'뒤로'가기 버튼을 누르세요.)
오너로써 누구에게 눈치볼것도 없고 그냥 이차와 함께하며 느껴본것들 뿐입니다.
본격적인 카라이프를 시작하기 위해 적당한 세단이 필요했다.
문짝 2개짜리를 오랫동안 타온탓에 편안한 데일리카의 절실함이 느껴졌고 추후 과격하면서도
퓨어한 드라이브 머신을 들여올 것이라 그차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세단이 더욱 필요했다.
하지만 세단이라 하더라도 내 주머니에서 수천만원을 빼낼려면 뭔가 획기적인 요소들이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게...길거리에서 매일 보는 차들은 아무리 세단이라 하지만 별로 사고싶지가 않다.
너무 많은 차들을 대해본지라 눈높이는 정말 높다.
차를 바라보는 관점은 나름 순수하다고 자부하지만, 나도 모르게 이런저런 잣대들을 들이대며
'이차는 저래서 안돼, 저차는 저게 싫어'하는 때묻는 자신을 적지않게 발견하곤 한다.
그러던 와중에 캐딜락은 '올뉴'라는 수식어를 앞에 붙이며 신형 CTS를 시장에 내놓았다.
콜벳을 제외하고 미국차에 관심없던 나에게 호기심을 자극시켰다.
친구중 한명이 캐딜락 딜러로 일하고 있지만 좀 편하게 차를 구경하고 싶어서 소리소문없이
가까운 한 매장을 방문했다.
이차를 처음 본 순간 난 경악했다.
'후아...이렇게 아름다운 오버휀다를 가진 세단이 있었다니!'
C필러에서 내려오는 뒤쪽 오버휀다를 보는순간 난 넋을 잃었다.
생각지못한 장소에서 후광이 비치도록 아름다운 여자를 보는 기분이었다.
앞쪽도 극단적으로 짧은 오버행은 아녔지만 떡벌어진 어깨처럼 우직한 오버휀다를 하고 있었다.
'저거다!'
그순간 그냥 이번차는 CTS로 결정을 내렸다.
마음의 결정은 이미 내렸으나 예의상 시승차 한번 몰아봤다.
(1시간 타본 시승느낌은 패스. 그런건 온라인상에 널려있으므로)
딜러로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정확히 얼마를 준비해야 할지 알기위해 견적서를 요청했다.
모자른 돈과 CTS의 정보를 모으고 있던 찰나 제대로 된 중고 매물(완벽한 상태& 저렴한 급매물)이 포착되었다.
5년~10년까지 바라보던 차였기에 새차로 구입하려 했는데 이 매물을 보는순간
새차를 사는건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고된지 몇달 되지 않아 비닐도 안벗겼고, 문을 여는순간
새차냄새는 진동했으며, 주행거리는 고작 몇천키로밖에 되지 않았고, 차주는 그사이 글라스 코팅을
3번이나 해놓은 상태였다.
직업이 장사꾼이라 중고매물 가격후려치는건 선수인데 좋은 매물과 인심좋은 차주를 대하고
있자니 그렇게 대하는건 예의에 벗어나는것 같았다.
"저한테 파세요. 저랑 계약하시면 인수이후 차에 관련된 모든건 제가 감수하며, 매매에 관련된 서류준비와 절차까지
모두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차주도 내가 맘에 들었는지, 굉장히 호탈했다. 가격적인 측면에서 애초부터 내가 납득할만한 저렴한 가격을 제시했었는데
내가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200만원을 빼줬다.
지갑을 열어 내용물을 모두 건네주며
"이건 계약금이라 생각하시고, 이번주 안으로 잔금과 서류정리 마무리 해드리겠습니다."
라는 말을 남기곤 돌아왔다.
그렇게 몇일후 이친구는 내품으로 왔다.
이제 이차는 내 명의로 되어있고, 잔금도 다 치뤘다. 명실상부 내차다.
차를 조작하는 많은 부분들이 낯설었지만, 차차 경험하면서 터득하기로 하고 전차주와 인사를 나누며 키를 건네받고
출발했다.
도로위로 올라와 밤하늘과 주변 광경을 보면서 왠지모를 감격과 뿌듯함이 엄습했다.
"쥑이네~!'
순정으로도 참 멋스러운 차이지만 난 기본적으로 휠과 써스정도는 해줘야 심적으로 편하게 탄다.
휑한 휠하우스를 보는것도 싫고 다른차들과 최소한의 차별화 정도는 하고 싶기 때문인다.
아쉽게도 국내에서 소화히기 힘든 휠 제원의 옵셋을 가지고 있는터라 휠을 구하는데 애좀 먹었다.
근데 이차를 타면서 처음 느껴봤다. 그동안 휠은 무조건 경량과 강성을 겸비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시선은 자꾸 성능에 하좌가 많은 커다랗고 무거운 크롬휠로만 눈이 가는 것이었다.
나도 모르겠다. 그냥 꼭 크롬휠을 껴야만 할것 같았다.
그래서 나 자신과 타협을 좀 봤다. 휀다 밖으로 튀어 나올듯한 옵셋 빵빵한 경량 휠대신 순정옵셋에서
크게 위배되지 않는 옵셋의 크롬휠로.
19인치 휠을 처음에 꼈는데, 이건 뭐 휠을 바꾼거 같지도 않다.
하는수 없이 20인치로 갔다. 휠하우스가 징그럽게 크다. 이크기도 좀 신통찮은데 더 큰건 너무 오바라는 생각에
그냥 장착하고 나왔다. 그리곤 미리 준비해둔 다운스프링을 가지고 아는 형님을 찾아갔다.
국내에서 어떤 튜닝업체도 이차를 작업해본 경험이 없는 터라 캐딜락을 가장 많이 만져본 사람한테 가져간 것이다.
난 이런 면에선 참 운이 좋다.
정식수입되면서도 레어한 차를 타고 싶어했고, 그런 수입차를 타게되서 겪는 메인터넌스의 걱정이 덜하기 때문이다.
위 언급한 형님은 국내에 캐딜락과 사브의 정비 기술이전을 해오신 분이고, 직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선에서 차를 항상 만져왔다. 정비상식과 실전 경험 풍부이 풍부하다. 내가 진짜 운이 좋은것은 이런분이 나한테
심적인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이다. 크크~
그래서 말한마디 없이 대뜸 찾아가 씨익~웃으면서 얘기했다.
"형님, 형님네는 일반 사업소라 튜닝용품 안만지는거 알고 있는데 형아니면
제가 맘편히 이거 작업 맡길곳이 없어요. 사실 스프링 바꾸는거 별거 아닌거 저도 잘 아는데 그래도 형이해줘요."
형님이 막 웃는다.ㅎㅎ "알았어 임마! 하하하 형이 해줄게. 일단 차좀 띄워보자 구형이랑 얼마나 달라졌는지좀 보게"
그때 처음으로 내차의 하체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난 내가 캐딜락의 CTS라는 차를 잘 선택하였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동안에 본 차량들의 하체부품들이 손가락 만한것들이 들어갔다면 이놈은 팔뚝만한 튼실한 놈들로 빈틈없이
채워졌다. 그리곤 2톤에 가까운 공차중량을 나는 납득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까지 왜 이차는 이토록 무겁게 만들었을까. 차가 무거워져서 무슨 큰 이득을 본다고 경량에 신경을 안썼을까라는
불만을 불식 시켰다.
작업을 마치고 사무실로 차를 가져오는 길이었다.
운전을 하는 내내 자꾸 힙합음악을 들어야 할것 같은 압박감이 왔다.
생전 귀담아 들어본적 없는 힙합 음악이 자꾸 땡긴다.
사무실에 들어가 웹디로 일하고 있는 막내에게(이친구 힙합 메니아임) 2기가짜리 휴대용 USB를 건내며
좀 들으면 신나는 대중적인 힙합좀 넣어달라했다. 이왕이면 흑인들이 부르는걸로.
운전할때는 음악은 고사하고 라디오조차 잘 듣지 않기때문에 이렇게 차를 가져오고 몇일이 지나서야
처음 오디오를 켜봤다.
차체에 내장되어있는 하드가 40기가 인지라 수천곡을 넣었음에도 용량은 널널하다.
직업이 음악,음향,악기쪽과 관련되어 있어 믹서기를 비롯한 수많은 앰프나 이퀄라이져의 톤조절을 해봤지만
차에 있는 오디오의 톤 조절을 하는 내 자신이 생소하고 어색했다.
'BOSE' 오디오 시스템이라...먼저 톤조절에 앞서 스피커 위치들을 확인했다. 실내를 둘러보며 소리의 파장을
예측하고 어차피 운전석에서 들을거기에
소리의 중심을 살짝 리어쪽으로 취우치게 맞춰놓은 다음, 트레블은 조금만 깎고 미들은 과감하게 죽여버렸다.
이내 베이스를 조금 올리고 소리를 키워봤다.
'괜찮네'
이차는 언제, 어떤 장소를 가던지 주변의 시선을 압도할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것참 재밌고, 흥미로운 점이다.
최근 몇년사이에 국내에도 수입차가 많은 보편화를 이루면서 요즘 어지간한 수입차를가지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힘들다.
하지만 이친구는 다르다.
S클래스나 7시리즈 옆에 있어도 당당한 모습을 드러내며, 시선을 더 많이 받는다.
난 이차를 통해 특급호텔 로비에 들어설때 도어맨이 3명이나 다가와서 문을 열어주는 경험도 할 수있었으며, 강남의 어느
고급 음식점을 가도 거의 대부분 가장 좋은 자리에 발렛을 시켜주곤 한다.
신호 대기를 하고 있으면, 옆에서 같이 달리는 운전자들은 무슨차인가 궁금해하는 표정으로 계속해서 앰블럼 확인을 하며,
처음 만나는 분들은 나에게 조심스레 무슨일을 하느냐고 묻기도 한다.
길거리에 세워놓고 있으면 내차를 발견한 중고등학생 혹은 젊은 대학생들이 폰카를 꺼내들고 사진찍는 것을 심심찮게
목격하기도 하고, 셀프세차장에서 세차를 하고 있으면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곁에 다가와 차가 참 튼튼하게 생겼다고
칭찬해주시며 차량 가격에 궁금해 하신다. 가끔 장난스레 2배 이상의 가격을 얘기해도 사람들은 고지곧대로 믿기도하고
그와중에 오히려 그 가격이 당연하다고 단정짓는 상대방의 표정을 보면 흐믓하다.
수억원을 호가하는 값비싼 외제차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무리해서 구입한 차이기에 평가절하 되는것보다
호평을 받는 것은 오너로써 기분좋은 일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중에 적지않게 이차의 퍼포먼스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혹시 그게 궁금해서 인내심을 가지고 여기까지 읽으신분도 적지 않을것이다.
구지 제원을 나열하자면 304마력에 37.9kgm토크 라는 수치를 가지고 있다.
직분사 방식의 3600cc이며, 뒷바퀴 굴림방식이다.
P.S : 단순한 제원 말고 진짜 드라이빙 감성은 2부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클래식님 정말 멋진 글인데요? 그런데 더욱 궁금해지는 것은 정말 클래식님은 뭐 하시는 분인가 하는 겁니다...2부에서 짤방으로라도 comment 해 주실 수는 없을라나요? ^-^;
저번에 들께칼국수 드시면서 보셨다시피 평범한 사람입니다. 다만 '자동차'나 '운전'에 관해서 취미를 넘어서는 호기심을 가지고 있을 뿐이죠. 다음편에서는 저의 과거에 대해서 조금 언급될지도 모르겠네요..^^
오홋~~ 기대기대~~ㅋ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휠 멋집니다..^^2부도 기대해 볼께요~레드에 김이사님이 혹시 그형님??..이 아닌가하네요~
칭찬 감사드립니다. 레드는 맞는데 김이사님과 함께 레드의 중심에 계신 다른 한분입니다.^^
장이사님이랑도 아시는구나~~ㅋㅋㅋ이거 완전 대박인데요~~ㅋㅋ
헉......추대장님.ㅋㅋㅋㅋㅋㅋ
역시.....ㅋㅋ
추대장님 다음주에 우리 면담좀 해요. 제가 찾아갈게요.ㅋㅋㅋㅋㅋㅋㅋㅋ
글잘읽었습니다. 제차를 좋아하지만 이글을 보면서 난 아직 내차를 사랑할줄모르나봐 하는의문이 드는글입니다. ^^ 2부 기대할께요~ 꼭 연재 소설 기다리는 맘이네요 ㅋ
2부가 조금더 재밌을거에요.ㅎㅎ^^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2부도 기대할께요~ㅋㅋ
넵~고맙습니다^^
(카&드라이빙)에서 많은 분들이 3부를 기대하고 계시던데!!!
헉~~~~기억해주시는 분이 계셨군요^^;;
신형 CTS의 모양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아~트죠^^
카&드라이빙 카페에 가보니 2탄이 있군요... 그런데, 새로운 2탄을 써주시리라 기대합니다. 가능하면 2부작으로 완결지어주세요 ㅋㅋㅋ
스포일러 나빠요~~ㅎㅎㅎ
멋진 글이었습니다. 프로냄새를 능가하는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구매 예정인데, 신차를 구입해야 하나요 아니면 남진닌 처럼 운을 기다리며 기다려야 하나요 ^^
중고 매물을 딱 보고 자신이 직접 판단하실 자신이 있으시면 중고도 괜찮으실것 같고, 자신 없으시면 맘편하게 새차로 구입하시는게 좋을것 같네요^^
서스도 하신건가요??
써스에 관한 내용은 추후 좀더 디테일하게 묘사 될 예정입니다^^
장문의 글 잘 읽어 보았습니다. 저도 저의 애마를 사랑으로 키워야 겠어요 ㅎㅎ ㅎ
많이 아껴주세요^^
오랫만에 들어와 이제야 읽었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멋진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