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찬입력 : 2014.02.07 09:00
11월부터 3월까지 놓쳐서는 안 될 그 맛, 바로 굴이다. 삼계탕을 먹어야 여름을 나듯이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을 먹어야 겨울을 건강하게 날 수 있다. 스태미나가 부족한 당신을 위한 입맛 돋우는 굴 요리 레시피.
찬 바람 부는 계절, 굴이 익어간다
“제 외갓집은 굴로 유명한 삼천포예요. 어린 시절 외가에 가면 썰물의 갯벌에서 굴과 조개를 캐며 놀곤 했지요. 굴 캐는 도구인 조새(끝이 고부랑한 쇠갈고리)로 돌이나 바위에 붙어 자라는 굴을 따서 껍데기를 콕콕 찍으면 굴이 입을 벌립니다. 갓 딴 굴을 맛보면 얼마나 고소하던지 캐는 재미보다 먹는 즐거움이 더 컸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처럼 큰 굴은 아니었지만 자연산 굴이어서 그 맛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11월부터 3월까지 제철인 굴에는 철분, 구리, 아연, 망간, 칼슘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고 해요. 철분과 구리는 빈혈을 예방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기 때문에 빈혈이 심한 여성들에게 좋습니다. 또 망간과 칼슘은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게다가 굴에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도 풍부해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동맥경화를 예방해줍니다.
굴은 날로 먹어도 맛있고 익혀 먹어도 좋은데 특히 굴튀김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만병의 근원이 되는 냉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답니다. 또 풍부한 미네랄과 타우린이 몸의 여러 가지 기능을 회복·향상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요즘처럼 술자리가 잦은 계절에는 남편을 위한 특별 보양식으로도 그만입니다. 또 굴을 먹을 때 무나 생강, 배추속대 등을 곁들이면 굴에 없는 섬유질과 비타민 A·C가 보충되며 굴의 비릿한 향이 감소합니다.”
굴김치솥밥
기본재료 쌀·물 2컵씩, 굴 150g, 신 김치 100g, 참기름·다진 파·다진 마늘 1큰술씩
양념장 간장 2큰술, 다진 파·참기름 1큰술씩, 다진 마늘·깨소금 ½큰술씩, 고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1 쌀은 씻어 30분 정도 불린 후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2 굴은 불순물을 골라내고 옅은 소금물에 살살 흔들어 씻은 뒤 체에 밭친다.
3 김치는 소를 털어내고 물에 헹궈 송송 썬 뒤 물기를 꼭 짠다.
4 솥에 참기름을 두르고 다진 파와 마늘, 송송 썬 김치를 넣고 볶는다.
5 ④의 김치가 말갛게 익으면 쌀을 넣고 물을 부어 센 불로 끓인다. 밥물이 끓어오르면 중불로 줄여 밥을 짓는다.
6 뜸 들이기 직전에 생굴을 넣어 약한 불에서 푹 뜸을 들여 양념장을 곁들여 낸다.
* 굴김치솥밥을 할 때는 마지막에 굴을 넣어야 밥이 비리지 않고 굴의 육질도 탱글탱글하다. 또한 뜸을 충분히 들여야 굴이 속까지 익는다.
싱싱한 맛이 일품인 석화 vs 먹기 편하고 저렴한 깐 굴
“석화는 굴이 껍데기에 싸인 채 바위에 붙은 모습이 꽃과 같다 하여 붙은 이름으로 바닷가에 가면 바위에 굴조개가 다닥다닥 무리 지어 붙어 있는 모습이 정말 꽃 같아요. 이 굴조개의 살을 굴이라 하는데, 요즘 같은 굴철에는 석화와 바닷물을 자작하게 채워서 덜어 파는 굴과 세척굴이라 하여 봉지에 파는 굴을 쉽게 구입할 수 있어요.
맛과 향은 석화가 가장 좋지만 먹고 나면 껍데기를 처리하는 문제와 보관하는 데 부피를 많이 차지한다는 불편한 점이 있어요. 껍데기를 벗겨 덜어 파는 굴은 육질이 좋고 맛도 좋지만 공기 중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다보니 위생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봉지에 들어 있는 세척굴은 구입과 보관이 편리하지만 맛과 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고요. 김치에 넣어 먹거나 굴 요리를 해 먹기에는 덜어 파는 굴이 가장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한 편입니다.
껍데기를 깐 굴을 세척할 때는 무 간 것을 넣고 휘휘 저으면 무에 굴의 이물질이 묻어나와 굴을 깨끗하게 씻을 수 있어요. 이렇게 씻은 굴을 옅은 소금물에 흔들어 씻은 다음 체에 밭쳐 물기를 쏙 뺀 뒤 먹는 것이 좋아요. 굴을 씻을 때 수돗물이나 생수에 씻으면 삼투압 작용으로 굴이 불어서 육질이 물러지고 향이 없어져요.
굴은 구입 후 바로 먹는 것이 좋지만 남았을 때는 물이 닿지 않게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으면 2~3일 정도 보관할 수 있어요. 석화도 마찬가지고요. 그 기간 안에도 못 먹을 만큼 많은 양이라면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냉동할 때는 끓는 물에 데친 뒤 냉동해야 해동 후 물이 빠지지 않아요.”
굴무생채
기본재료 굴 350g, 무 300g, 배 100g, 쪽파 3뿌리, 홍고추·풋고추 1개씩, 소금 약간
양념장 고운 고춧가루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까나리액젓·설탕 1작은술씩, 통깨 ½작은술, 생강 ¼작은술,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굴은 옅은 소금물에 흔들어 씻어 완전히 해감한 뒤 건져 물기를 뺀다.
2 무는 껍질을 벗기고 5㎝ 길이로 굵게 채썰어 물에 헹궜다가 소금을 약간 뿌려 절인다.
3 ②의 절인 무를 물기를 꼭 짠 다음 고운 고춧가루로 버무려 빨갛게 물들인다.
4 배는 껍질을 벗겨 곱게 채 썰고, 쪽파는 다듬어 씻어 5㎝ 길이로 썬다. 홍고추와 풋고추는 반 갈라 씨를 털고 송송 썬다.
5 ③의 무에 배, 쪽파, 홍고추와 풋고추, 분량의 양념장을 넣고 살살 버무린다.
6 무와 채소에 양념이 배면 굴을 넣고 살살 버무리고 나서 소금으로 간하고 통깨를 뿌려 상에 낸다.
* 굴무생채는 채소에 간이 밴 뒤 굴을 넣고 살살 버무려야 굴이 터지지 않는다. 완성된 굴무생채는 배추속대나 상추에 곁들여 먹으면 맛있다.
매생이굴국
기본재료 매생이 400g, 굴 300g, 다시마 10×10㎝ 1쪽, 물 6컵, 다진 마늘·참기름·국간장 1큰술씩,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 매생이는 체에 밭쳐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뺀다.
2 굴은 옅은 소금물에 살살 흔들어 씻어 깍지와 불순물을 골라낸다.
3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을 볶아 향을 낸 뒤 다시마와 물을 넣고 끓인다.
4 ③의 물이 끓기 시작하면 굴을 넣고 간장으로 간한 다음 한소끔 끓인다.
5 ④에 매생이를 넣고 한소끔 끓인 후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해 그릇에 담는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입맛 돋우는 굴 별미
“석화는 옅은 소금물에 살살 흔들어 씻은 뒤 레몬즙을 살짝 뿌려 먹으면 좋아요. 굴과 레몬은 영양적으로도 궁합이 좋은데 레몬에 많은 비타민 C는 굴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철분의 흡수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죠. 때문에 빈혈이 있는 분들이라면 굴에 레몬즙을 뿌려 먹는 것이 좋아요. 외국에서는 캐비아나 타바스코를 뿌려 먹기도 하지요. 서해에서는 석화를 먹을 때 천일염을 살짝 뿌려 먹기도 하는데 천일염의 감칠맛으로 굴 향이 더욱 깊어지기 때문입니다. 남해에서는 소금이 살짝 들어간 기름장에 찍어 먹어요. 초고추장은 향과 맛이 강해 굴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해요. 이렇게 생으로 먹는 것 말고도 굴소스(oyster sauce), 굴무침, 굴밥, 굴부침개, 굴국, 굴국밥, 굴찜, 굴깍두기, 굴김치, 굴장아찌, 굴전 등으로 주로 요리해 먹어요.
통영 같은 해안 지방에 가면 굴을 이용해 시원하고 달큼한 떡국을 끓여 먹기도 하는데 여기에 해독 작용이 있는 매생이를 같이 끓이면 좋아요. 매생이는 아무리 뜨거워도 김이 잘 나지 않으므로 먹을 때 조심해야 하고, 잘 풀어지기 때문에 조리 맨 마지막에 넣어야 맛과 향이 좋아요.
또 밥도둑 어리굴젓도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겨울 밥반찬입니다. 돌이나 너럭바위에 붙어 사는 자연산 굴을 보통 ‘어리굴’이라 하고 그것으로 담근 젓갈을 ‘어리굴젓’이라고 해요. 굴을 상온에서 숙성시킨 어리굴젓은 굴 고유의 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콤콤한 맛과 향이 더해져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많습니다. 입맛 없는 날에는 시원한 배와 무를 넣어 매콤하게 어리굴젓을 무쳐서 상에 내면 어른들은 밥 한 그릇 뚝딱 비워내곤 하지요.”
어리굴젓
기본재료 굴 1컵, 고운 고춧가루 5큰술, 죽염·생강채 1큰술씩, 무즙·소금 약간씩
만드는 법
1 굴은 체에 담아 무즙을 넣고 버무려 씻은 후 옅은 소금물에 흔들어 씻어 물기를 제거한다.
2 항아리에 굴을 한 켜 넣고 생강채를 뿌린 뒤 죽염과 고춧가루를 뿌리는 과정을 3~4회 반복한다.
3 ②의 굴 항아리를 서늘한 실온에 두어 숙성시킨 후 냉장고에 보관하며 먹는다.
4 ③의 굴은 조금씩 꺼내 먹을 때마다 배채와 마늘채, 무채 등을 넣고 무쳐 먹는다.
/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
진행 강부연 기자 | 사진 이종수 | 요리 및 도움말 김영빈(수랏간) | 어시스트 이정화·김은선 | 참고도서 <우리 몸에 좋은 음식궁합수첩>(그린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