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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4월 1일 전 국민의 배고픔을 없애기 위한 농업 연구와 기술 보급을 목표로 수원시 권선구에 터를 잡은 농촌진흥청.
발족 52년 만에 수원 시대를 마무리하고 지난 7월 21일 운영지원과를 시작으로 기획조정관실, 고객지원센터, 연구정책국, 농촌지원국, 기술협력국 순으로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했다.
농업과 농촌의 역사를 바꿔놓았던 농촌진흥청이 전북혁신도시에서 열어 갈 새로운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이양호 청장에게 들어보았다.
농촌진흥청, 52년 수원시대를 마감하다
1962년에 설립된 농촌진흥청은 국가의 근간산업인 농업의 발전과 농업인의 복지 향상과 농촌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도모하고 농업과학기술의 진흥을 위한 시험연구사업·농촌지도사업, 농업인교육 훈련, 국제협력을 맡아 하는 기관이다.
출범 이후 농촌진흥청의 최우선 과제는 굶주린 국민의 배를 채우는 것. 수많은 연구와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50~60년대 전란기의 빈곤을 극복하고 70년대 녹색혁명, 80년대 백색혁명을 이끈 기술개발은 물론, 국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데 이바지했다.
농촌진흥청의 기존 부지인 수원은 조선 정조 시대 국영농장이 시범 운영된 곳으로 농업발전의 시작지였다. 북쪽에 인접한 해발 104.8m의 여기산 일대는 청동기시대 유적지를 비롯해 초기 삼국시대의 벼농사 흔적이 발견되는 등 학술 가치가 높은 곳이며, 동쪽의 서호공원에 있는 23만㎡의 서호는 정조 때 화성축성과 더불어 농경지에 물을 공급하기 위하여 설치된 저수지다.
농촌진흥청의 유래를 보면 1906년, 농사 개량을 위해 수원에 설치한 권업모범장(勸業模範場)이 농촌진흥청의 전신에 해당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농업 기술의 시험·조사·지도 등을 위해 설치된 기관이었지만 근대 농법을 우리나라에 이식하는 정도였다. 해방 이후 지속해서 농업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시대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불렸으나 1962년 이후 농촌진흥청으로 확정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양호 청장은 농촌진흥청의 지난 52년을 대표하는 성과들로 식량 자급을 달성한 통일벼 개발(녹색혁명), 비닐하우스 및 멀칭재배(덮어 가꾸기) 기술 개발로 연중 채소 생산이 가능해진 비닐하우스 도입(백색혁명), 고된 농사를 쉽게 만들어 준 벼 기계 이앙,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는 한국형 씨돼지 개발 및 보급, 전국 토양정보가 한눈에 보이는 ‘흙토람’ 시스템 구축, 누에와 꿀벌을 기능성 소재의 보배로 재탄생시켜 농가의 소득을 증대한 것,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KOPIA) 설립 및 운영, 배추 유전체 해독, 굳지않는 떡 제조 원천기술 확립, 종자산업 기반 강화를 통한 신품종 개발을 꼽았다.
전북혁신도시에서 농업연구의 새 지평을 열다
농촌진흥청 본청과 소속기관은 전주시 중동과 완주군 이서면 일대의 630만여㎡(대지 면적)에 160개 건물에 들어선다.
“농촌진흥청은 본청과 4개의 소속연구기관, 1개의 재단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4개의 소속 연구기관은 농업의 기초·기반기술을 개발하는 국립농업과학원, 식량 작물에 관한 기술을 개발하는 국립식량과학원, 원예 및 특용작물에 관한 기술을 개발하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축산에 관한 기술을 개발하는 국립축산과학원입니다. 또한, 각 연구기관에서 개발된 기술의 산업화·실용화를 촉진하는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있습니다. 현재, 본청과 국립농업과학원이 이전을 완료했고 나머지 소속 기관들은 내년 초까지 차례로 이전할 계획입니다.”
또한, 수원에서 보낸 52년의 성과와 기반을 토대로 전북혁신도시에서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새우고 있다. 특히 최근의 잦은 기상이변, FTA 확대, 인구구조의 변화, 과학기술의 급속한 변화 등 이러한 변화를 고려한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이양호 청장의 판단.
“농업이 환경친화적 생산체제로 전환되고 많은 기능성까지 갖춘 작물의 재배라는 시대적 요구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생산중심에서 효율, 형평, 국토환경보전 등 다원주의로, 경쟁력 패러다임에서 지속가능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으므로 그에 걸맞는 농업연구개발과 보급이라는 농촌진흥청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기후변화, 자원과 노동력 부족 등에 대비한 기술개발보급으로 국민에게 안전한 먹을거리의 공급을 뒷받침하고, 우리 농업환경에 적합한 한국형 수출농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 농업, 미래성장형 창조농업을 꿈꾸다
농촌진흥청은 농업인과 국민이 요구에 부응하는 연구체제로 농업지식혁신을 선도하고 농업과 농촌을 둘러싼 위기와 기회에 대비하는 맞춤형 기술개발과 보급체제 구축에 힘쓰고 있다. 다양한 대응체제 중에서도 농업과 정보통신기술(ICT : Information & Communications Technology)을 융합한 기술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 시설농업 면적은 총 경지면적의 약 5%에 불과하지만, 전체 농업생산액의 52%(축산시설 36.3%, 시설원예 15.8%)를 차지하는 농업의 주 소득원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시설원예작물 환경제어에 기본이 되는 작물 종류마다 생육단계별 최적 환경설정 모델 개발로 품질과 수량성 20% 이상 향상과 에너지 등 경영비 15% 이상 절감 등의 성과목표 달성이 가능하도록 예산 투입과 연구개발을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미래농업을 이끌어갈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IT·BT를 접목한 농업 생명공학 원천기술 개발과 실용화를 유도할 예정이며, 바이오 경제시대 생명공학 원천기술 개발 및 기능성 식의약품 개발로 농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농업분야의 창조경제 실현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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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연구와 사업을 바탕으로 이양호 청장은 “전북혁신도시 일대를 한국농업의 실리콘밸리, 즉 그린밸리로 만들어 글로벌 농업네트워크의 핵심지역과 미래성장동력 창출의 원천이 될 것을 기대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농촌진흥청의 전북혁신도시는 그 첫걸음을 한국 농업의 실리콘밸리를 일구는 것으로 시작할 것입니다.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연구와 산업이 결합한 집적단지로 전라북도와 한국 농업이 다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는 최적의 환경과 조건을 구상하고 있죠. 이를 통해 익산의 식품클러스터, 김제 육종연구단지와 정읍 미생물연구센터 등 지역의 산업 단지들과 연계함으로써 우리나라 농업 발전을 주도하고, 쌀 관세화 유예종료는 물론 다가오는 다양한 FTA 체결도 극복할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이양호 청장의 기대가 이뤄지는 날, 우리 농업은 한 단계 더 진화된 모습으로 국제사회에 당당하게 나설 수 있을 것이다.
<그린매거진 9월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