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대표이사 이창규)는 지난 11월 12일 실적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21조1158억원, 영업이익 2047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1.4% 감소했지만 매출액은 약 1조원가량인 5.2% 증가한 수치다. 전 세계적으로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의 사업포트폴리오의 안정성과 외부환경에 대한 견고한 대응력이 SK네트웍스의 선전을 견인했다”고 평가한다.
SK네트웍스의 안정적 실적은 기본적으로 에너지유통과 정보통신유통, 자동차서비스, 패션, 호텔 등 내수기반이 확고한 사업과 마켓리더십을 보유한 주력사업들이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해주는 동시에 글로벌 사업 및 신규 사업들의 성과가 힘을 보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유소 수익구조 다변화
에너지유통 사업은 고유가 시대를 맞아 주유소의 수익구조 다변화에 힘쓰는 모습이다. SK네트웍스는 기존에 편의점과 결합한 형태의 주유소 외에도 ‘스피드메이트’와 같은 정비센터나 QSR(패스트푸드, 퀵서비스레스토랑), 렌터카 전문점을 결합한 복합주유소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가격 거품을 줄인 셀프주유소를 늘리는 등 달라진 고객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네트웍스의 셀프주유소는 2010년 143개에서 작년엔 216개, 올해 10월 현재는 420개로 매년 급속도로 늘어났다.
스마트폰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정보통신유통 사업의 경우 갤럭시S3 출시 효과를 톡톡히 보았고 앞으로도 신규 고성능 스마트폰 출시가 기다리고 있어 매출 신장이 기대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또한 중국 등 신흥국들의 폭발적 자원 수요에 대비해 한발 앞서 대규모 자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게 호주를 중심으로 한 석탄개발. 호주의 스프링베일, 앵구스플레이스, 샤본, 클라렌 등 4개의 생산광구에서 연간 1000만t의 석탄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SK네트웍스는 지난 2010년 브라질 철광석업체 MMX에 국내 광물자원 개발 사상 최대인 7억달러(약 7560억원)를 투자해 연간 900만t의 철광석을 향후 20년 이상 확보했다. 이는 국내 연간 철광석 소비량의 17%를 차지하는 양으로 승용차 6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올해 MMX가 생산하는 철광석을 수출할 수 있는 자체 항만시설 공사와 광구 생산시설 확장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생산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서비스 사업도 발빠른 변신
자동차서비스 사업에서의 움직임도 발 빠르다. 세계적 불황의 여파로 자동차 고객 성향이 ‘소유’보다는 ‘이용’을 중시하는 합리적 성향으로 변모하고 있는 점에 착안해 법인용 렌터카 및 개인 장기 렌터카를 출시하여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개인 장기 렌터카 서비스인 ‘베네카(Benecar)’는 SK네트웍스의 주유소와 연계하여 주유할인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베네카는 차량 할부구입과 리스의 장점을 결합한 렌터카 상품이다. 베네카를 이용하면 SK주유소에서 리터당 100원 할인, 세차 연 12회 무료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SK네트웍스의 렌터카 사업은 업계 최고 수준의 전문 상담인력을 활용한 홈쇼핑 판매채널 구축 등의 노력을 통해 전년대비 150% 이상 성장하면서 불황형 소비주인 렌터카시장의 신흥 강자로 발돋움하고 있다.
자동차 소유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인 ‘카라이프’ 유료 멤버십(해피오토멤버십) 가입고객도 국내 최대 수준인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자동차 정비와 렌터카, 신차, 멤버십에 이르기까지 토털 카라이프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패션·호텔서도 약진
패션과 호텔 사업의 약진도 돋보인다. 중국과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매년 100%에 이르는 성장세를 이어온 한국 토종 여성복 브랜드인 ‘오즈세컨’은 올해 영국과 싱가포르, 일본과 터키 등 유럽과 아시아 각국으로의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오즈세컨의 해외 진출은 패션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들의 주요 상권 내 채널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패션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기반을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국내 토종 브랜드인 오즈세컨이 브랜드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미국과 영국, 일본 등 패션 선진국 공략에 성공한 것은 한국의 작품력과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한편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 방문 외국인 수가 급증하면서 SK네트웍스도 면세점(서울 워커힐호텔)을 대폭 확장하고 도심 외식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사업 외연을 넓히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유통·자원재·산업재·소비재 등 산업과 생활에 필수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유자산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대됨에 따라 전략적인 자산운영을 하나의 사업모델로 만들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즉 가치가 정점에 있거나 역할이 제한적인 자산을 처분하여 수익을 실현하고 더욱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투자리소스로 활용하는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7년 SK네트웍스는 부도 직전의 중국 화학공장인 ‘산토우PS’를 122억원(지분 100%)에 인수했다. SK네트웍스는 이 산토우PS에 SKMS(SK그룹의 경영철학)를 도입해 3년 만에 알짜기업으로 탈바꿈시킨 후 5년 만인 올해 67%의 지분을 매각했다. 지분매각 차익 등을 고려하면 700억원의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글로벌 M&A의 성공사례일 뿐만 아니라 선순환 투자모델을 정착시킨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창립 60주년 제2도약
SK네트웍스는 내년이면 회사 창립 60주년을 맞는다. 도전과 혁신을 DNA로 삼고 이를 기업문화인 ‘PRIDE’를 통해 이어가고 있다. PRIDE는 ‘구성원 모두가 최고의 프로페셔널이 되어 비전 달성과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자긍심을 갖자’는 모토의 기업문화 혁신 운동이다. 대표적인 실행 프로그램으로 ‘해외지역전문가 과정’을 꼽을 수 있다. 해외지역전문가 과정은 라오스, 에콰도르, 케냐 등 62개 미개척 국가를 중심으로 향후 5년간 300명의 해외지역전문가를 육성하는 국내 최초의 대규모 글로벌 인재육성 프로그램이다. 해외지역전문가 과정 참가자들은 총 9개월에 걸쳐 파견국가의 언어와 문화, 법규, 제도, 인적 네트워크, 사업기회 발굴에 이르는 전략과제 수행을 통해 해당 국가의 전문가로 길러진다. 이창규 사장은 해외지역전문가 1기 출정식에서 “자신의 담당업무 분야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롭고 창조적인 시야와 더불어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미래를 개척한다는 사명감을 갖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