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함두릴라 .. 제발 살려주세요.
어벙벙은 사진 매니아 입니다.
좋은 사진을 찍으려고 방방곡곡 안가본 곳이 없어요
울릉도, 제주도, 산골자기 초가집, 서울 야경 등등
그러다 보니 수상한 사람(?) 으로 오인 해서 경찰서에도 여러번 다녀 왔구요.
28살때 사우디에 갔어요
가자마자 휴일(사우디휴일은 금요일) 이며 카메라 메고 근처에 사진찍으로 다녔어요
사막, 오아시스, 동네 풍경, 등등
어느날
한적한 한적한 동네를 지나다가 우연히 어린 여자아이가 집에서 걸어 나오더군요
이때다 싶어서 초점을 맞출 겨를도 없이 셔터를 눌렀어요
근데 바로 뒤이어 그애 아빠가 나오더군요
어벙벙이 자기딸 사진 찍는걸 보았어요
사우디에서 여자애 사진을 찍는 것은 금기중 금기 랍니다.
여자애 사진 을 찍으면 그애 영혼이 카메라로 들어 간다고
그애 아빠는 자기딸 영혼을 나에게 빼았겼다는 듯이 펄쩍 펄쩍 뛰는겁니다.
고래 고래 소리 지르고, 동네 사람들이 웅성 웅성 모여들고
개중에는 몽둥이를 손에들고...
애아빠는 더 욱 흥분해서 여자애를 나에게 데려와서 손을 잡으랍니다.
어휴
근데 말이 통하지 않아요
내가 할수 있는 말이라곤
알 함두릴라(알라신의 뜻대로)
아쌀라 마리꿈(안녕하세요)
슈크란(댕 큐) 요 세마디 뿐
동네 사람들 은 웅성 웅 성, 분위기가 율법대로 처형하자는 듯 험악해 집니다.
도대체 말이 통해야지..
그짧은 순간 여러 가지 생각이 지나갑니다.
고향의 가족들, 이여자애는 어떠게 되는 건지, 대충 곤장 몇대 맞으면 되는건지..
그상황에서 내가 할수 있는 것은
바디 랭귀지뿐
알 함두릴라,,, 살 려 주 세 요 흑 흑
이렇듯 1시간 정도 빌고 또빌고.. 나는 거의 죽은 목숨으로 포기 상태였지요
근데 어벙벙의 관상이조았는지, 족장 같은 분이 나타나서 쭉 훌터 보더니
용서한다는 듯 가보라고 하는 겁니다.
토끼 용궁에 다녀 온거지요..
숙소에 오자 마자 암실에서(어벙벙은 어디 가든 흑백 사진 암실을 만들었어요 ) 그사진을 현상 하였어요
위의 사진이 바로 그사진 입니다. 우측에 아빠의 손이 조금 보이네요 ..35년전 스토리 입니다. 논픽션
알 함두릴라
첫댓글 인샬라(신의 뜻대로) 아닌가요?ㅎ
서로 비슷하게 사용되는듯 합니다
슈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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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은 모르는 단어입니다.
사우디 말인가요
방근 인터넷을 검색하니까 샬롬이 나오네요
히브리어, 평화란 뜻 이라네요
슈크란
어벙벙해서 살아온거죠?
똑똑했음 촌장이 보고
곤장 백대ㅡ두들겨라 했을텐데요
지금도 사진좋아하세요?
담에 혹시 보더라도ㅡ저도 찍지마세요
영혼 뺏기기 싫거등요 ㅎ
그때 어린애 나이가 5살정도니깨 지금은 40살 중년 여성이 되었겠네요
35년의 세월이 휘리릭 하고 지나 갑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다시돌아 올수 없는 과거로 흘러 가고 있어요
슈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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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상황은 데려가란 것이었어요
손목을 나에게 건네주며 큰길을 가리키며 가라고 했거든요
그때 정말 데려왔으면 어떠게 되었을까
여권도 없는데 한국으로 데려 올수는 있었을까
가정법 과거 이네요
슈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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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나 고생보다도
어린 시절 돈주고 살수없는 경험을 한거지요
저에게는 항상 행운이 올거라고 믿고 있고 이제까지 그랬거든요
님에게도 행운이 같이하길 바랍니다
슈크란
사진에 대한 그런 열정이 지금에 와선 그 누구에게서도 나올 수 없는 귀한 추억담이 되어 나오네요~
세월이 가면 남는것은 사진뿐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하는 한장의 사진입니다.
요즘은 디카로 촬영하지만 그시절엔 필림 카메라였지요
무지 불편한 과정을 거쳐야 한장의 사진이 만들어 집니다.
정성을 들인 만큼 찍은 사진에 대한 애착도 잇어요
슈크란
생사가 달렸던 문제의 사진이군요
아이가 참 이쁩니다
어벙님의 뇌리에 평생 못잊게 새겼으니
영혼?을 절반은 뺏어왔나봐요 ㅎㅎ
지금은 생사가 다렸던 문제라고 추억하지만
그당시에는 너무 절박했지요 . 말도 안통하고 동네 사람들도 조폭 같으고 완전 공포 분위기
근데 나는 항상 운이 좋은듯 합니다.
위기의 순간이 어쩌면 별일없이 무사히 넘어가는지
앞으로도 그럴거라고 믿는 습관이 생겼어요
슈크란
알 함두릴라
만약에- 저말을 쓰지않어스면
지금쯤 예쁜 여자로 성장했을 저 어린소녀와 같이
사우디 어디에선가 살것을
참 그럼 어떠했을까 ?
궁금하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