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들빼기김치 의 추억
草岩 나상국
어느새 울긋불긋 하던 가을 단풍도 다 져버리고 찬바람 쌩쌩 부는 겨울이 찾아와 집집마다
서둘러 김장김치를 담느라 여념이 없다.
한국인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는 게 아마도 밥과 김치가 아닌가 싶다.
우리의 김치는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 등재가 확실시되는 우리나라의 대표 음식이다.
김치는 종류도 많고 계절별, 지역별,로 많이 다르고 또한 그 김치의 가지 수도 참 많고
지역마다 담는 방법과 이름을 다르게 부르는 것도 많다.
나에게 있어서 김치 하면은 제일 좋아하는 김치가 고들빼기김치다.
고들빼기는 국화과에 속한 두해살이 풀, 이다.
고들빼기는 논두렁 밭두렁이나 집 근처 길가 등에서도 잘 자란다.
고들빼기는 5~6월 경에 씨를 받아서 뿌려주면 가을에 김치를 담아 먹을 수 있게 자란다.
고들빼기는 맛이 써서 김치를 담을 때에는 대게 쓴맛을 빼내고 담근다 .
쓴맛을 빼내기 위해서는 깨끗이 다듬고 씻어서 큰 그릇에 담고 무거운 돌로 눌러놓고
소금을 푼 물을 부어서 1주일 정도 지난 다음에 건져서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제거한 다음에 갖은 양념을 해서 버무려서 먹는다.
지금도 고들빼기김치 생각을 하면은 입에 침이 저절로 고인다.
학교 다닐 때 도시락을 싸서 다닐 때 다른 반찬보다도 고들빼기김치를 좋아해서
도시락 아래 고들빼기김치를 깔고 그 위에 밥을 얹고 참기름이나 들기름 한 방울 떨어
뜰이고 고추장과 계란 후라이 하나 얹어서 학교에 가서 석탄 난로에 얹어서 데워서
비벼 먹으면 고들빼기김치처럼 좋은 반찬은 없었다.
고들빼기김치나 고들빼기 장아찌를 반찬으로 싸가면 친구들이 한숟가락 달라고
모여들곤 했었다.
그리고 고들빼기김치 하면은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군 졸병 시절에 어느 훈련에 대항군으로 훈련을 나갔는데 경기도 구리시 덕소 지나서
버스 종점이 있는 월문리라는 동네에서도 한참 들어가 하늘만 빼꼼히 보이는
묘적사라는 절이 있는 동네에서 야영하게 되었는데 저녁 식사 시간이 되자
고참병이 부르더니 "야 ! 나 일병 너 저 동네에 가서 김치 나 고추장 같은 반찬 좀 얻어와라"
라고 하면서 얼른 가서 얻어 오라고 채근을 하여 , 고참의 명령이니 안 갈 수도 없고
반합을 챙겨서 동네로 들어갔는데 산속의 동네라고 해 봐야 몇 집 되지도 않고 이집저집
담 넘어서 동태를 살피는데 어느 집에서 아주머니가 항아리에서 김치를 꺼내고 계셔서
집안으로 들어가 "충~~용! 아주머니 죄송한데 김치 좀 조금만 주세요 ,고참들이 동네에 가서
김치나 고추장 등의 반찬을 얻어 오라고 해서 왔습니다 ."
라고 말하였더니 물끄러미 쳐다보시더니 반합을 달라고 하여 땅속에 묻힌 항아리에서
고들빼기김치를 한가득 반합이 넘치도록 한가득 담아 주셨는데 그 고들빼기김치가
얼마나 맛이 좋았던지 다음 날 저녁에 고참이 또 부르더니
" 야! 나 일병 어제 먹은 고들빼기김치가 아주 맛있던데 어느 집인지는 잘 모르지만
네가 다시 한 번 더 가서 얻어와라 "
졸병은 늘 서럽고 약자이다 보니 하는 수 없이 다시 반합을 챙겨서 동네로 들어가서
어제 고들빼기김치를 주셨던 아주머니를 찾아가서 경례하고 "아주머니 어제 주신
고들빼기김치가 아주 맛있다고 고참들이 더 얻어 오라고 하는데 죄송하지만 조금만 더
주실 수 있으신지요."
아주머니께서 가만히 나를 쳐다보더니 "참 고생이 많네요 ."
하시더니 반합을 받아 들고 고들빼기김치를 담아 주시더니 "고들빼기김치를 많이 담았으면
좀 더 드릴 텐데 나도 서울에 살다가 당뇨에 여러 합병증이 와 몸이 아파서 이리로
요양차 들어와서 소일거리로 농사 조금 짓고 채소가 좋다 하여서 나 먹을 것만 쪼금 하다 보니
많이 드리지 못해서 미안해요 ."
"아 아닙니다 .제가 정말 죄송하네요.아주머니 잘 드시고 꼭 건강을 회복하세요.
너무 감사 합니다 . 충~용! "
인사를 하고 나오면서도 왠지 모르게 가슴이 아파서 한참 그 집 앞에서 서성이다가
돌아와 고들빼기김치를 고참들에게 갔다가 주었다 .
고들빼기김치를 간장에 양념을 해서 담았는데 정말 맛이 기가 막히게 좋았다.
훈련이 끝나 부대로 복귀해서 생활을 하다가 휴가를 얻어서 부모님이 계시는 연천 전방으로
가서 부모님께 그 아주머니 이야기를 하고 참기름을 갔다 드리고 싶은데 참기름 한 병만
달라고 해서 복귀하는 날 일찍 출발해서 아주머니를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고 그때
고들빼기김치를 주셔서 너무도 맛있게 먹어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죄송했다고 인사를 드리고
참기름을 아주머니께 드렸더니 "이렇게 찾아오지 않아도 되는데" 하시면서 참기름을 받으시더니
찾아와 줘서 아주 고맙고 참기름 맛있게 잘 드시겠다고 하셔서 "아주머니 빨리 건강을 되찾으세요"
인사를 하고 서둘러 나와 부대로 복귀를 했다 .
그때 부모님께서는 충청도 고향을 떠나 경기도 연천의 민통선 안에서 화전을 일궈 참깨농사를 대단위로 짓고 계셨다.부모님께서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정말 고마우신 분이라면서 참기름을 대병으로
한병 주시면서 갖다 드리고 꼭 감사한 마음을 전해 드리라고 당부를 하셨다.
제대를 하고 다시 한 번 찾아뵈었는데 당뇨로 고생 하시더니 많이 좋아지셔서 서울 집에도
자주 오간다 하시면서 혈색도 좋아지시고 건강한 모습을 뵈니 참 좋았다.
요즘 김장김치 담는 시기다 보니 고들빼기김치 생각이 많이 나고 지금도 고들빼기김치를 생각하면
그 아주머니가 생각난다.
고들빼기에는 좋은 약성들이 참 많다 .
해열 ,각성효과가 있고 기관지개선 ,생리현상개선,위장과소화기능개선,스트레스해소효과
항암작용 양혈 ,건위,염증성 편도선염,인후염,자궁염,성기이상출혈,유선염,종기,부스럼등에도 좋다.
첫댓글 어느 늦봄에 시골 밭에서 고들빼기 한푸대 뽑아다 집사람한테 갖다주고 김치좀 담가봐라 했더니..
일주일후에도 안나오길래 물어 봤더니 어떻게 담그는지몰라서 다버렸어요..
그래서 이따금 전라도 에 주문해서 먹는답니다...
찌푸라이터님 감사 합니다.
하하하 고들빼기김치 담으실줄 모르면 살짝 데쳐서
무쳐 드셔도 좋은데 아쉽네요.
고들빼기김치 담는법 올려 놓았습니다.
늘 건강 하세요.
우리도 고들빼기 김치 좋아하는데,,만들어 먹어야겠어요,,완죤 맛있잖아요,,급 먹고싶어졌어요,,
산녀님 감사 합니다.
잘 지내시지요.
네 고들빼기김치 맛이 좋지요.
저는 올해 여러 상황으로 산이나 들에 나가지 못해서
고들빼기를 캐오지 못했네요.
늘 건강 하세요.
군대의 추억중에 한 대목이시군요
저도 그와 비슷한 경험이 있엇는데 전 찾아 뵙지 못했네요
인제쪽에 훈련갔다가 민가에 내려가서 고추장 얻어 먹은적이 있지요
깜장고무신님 감사 합니다.
하하하 군대에서는 추억들이 참 많지요.
제가 졸병때 혹한기 훈련을 철원쪽 민통선으로 갔었는데
농번기에는 농사짓는 분들이 들어와서 거주를 하고 농한기에는
떠나서 지내다 오시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고참들이 나갔다 오더니 포도주랑 기타등을 훔쳐와서는
그 추운 겨울에 땅을 파고 들어가 군참호 속에서 지냈는데
저에게 수통에 가득든 포도주를 먹여놓고 밤새도록 경계근무를
시키더군요.
저의부모님께서 경기도 연천의 민통선에서 농사를 지으셨는데
겨울철에 훈련을 나온 군인 두명이 찾아와서 따뜻한 물좀 달라고 해서
줬더니 씻고 가더니 나중에는 한 20여명이 오더랍니다.
그리고 김
@낙낙장송 김치와 고추장을 조금 달라고 해서 줬는데 다음날 고추장 푸러 갔더니
항아리채 들어 갔더랍니다 .
전방에서는 수박농사를 지어도 바깥의 두줄은 줄을 쳐 놓는다고 하더라고요.
두줄은 군인들 따먹으라고요 .
않그러면 다 따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늘 건강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