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변소적(唯變所適)
唯 : 오직 유
變 : 변할 변
所 : 바 소
適 : 맞을 적
오직 변해갈 뿐이다.
출전 : 주역(周易) 계사하전(繫辭下傳)
주역 계사전 하(繫辭傳 下)에 나오는 구절로
'변해야 나아갈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계사전은 주역 '십익(十翼)' 중 하나로,
주역 사상의 난해안 내용을 체계적이고
철학적으로 서술한 책이다.
계사전은 구성상 '계사상전'과 계사하전'으로 나뉘는데,
'계사상전'이 형이상적이고 본체론적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면,
'계사하전'은 형이학적이며 인사적인 내용을 많이 포괄하고 있다.
易之爲書也, 不可遠.
(역지위서야, 불가원)
역이 책이 되니 멀리 할 수 없다.
爲道也屢遷, 變動不居,
(위도야루천, 변동불거)
도가 되니 자주 옮기고 바꿔 움직이니 머물지 않고
周流六虛, 上下无常,
(주류육허, 상하무상)
두루 흘러 여섯이 비며 위아래 늘 같음이 없고
剛柔相易, 不可爲曲要,
(강유상역, 불가위곡요)
굳셈 부드러움이 서로 바뀌어 꼽음을 구할 수 없어
唯變所適(유변소적).
오직 만나는바 바뀐다.
其出入以度, 外內使知懼.
(기출입이도, 외내사지구)
그 드나듦을 재니 안팎으로 두려움을 알게 한다
又明於憂患與故, 无有師保,
(우명어우환여고, 무유사보)
또 걱정함과 까닭에 밝아 스승과 보모 있음이 없으니
如臨父母(여림부모).
어버이에 다가감과 같다.
初率其辭, 而揆其方,
(초솔기사, 이규기방)
처음에 그 말을 따르고 그 방법을 헤아리니
旣有曲常(기유곡상).
이미 꼽는 법이 있다.
苟非其人, 道不虛行.
(구비기인, 도불허행)
참으로 그 사람이 아니면 道는 그냥 다님이 아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내 얼굴만 변해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얼굴도 변해간다.
얼굴이 변한다는 것은 정기와 형태가 변한다는 뜻이다.
세상의 얼굴이 변한다는 것도 마찬가지일 듯싶다.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 세계를 구성하는 공통된 제1의 요소를
동양철학에서는 기(氣)라고 불러왔다.
이 기는 여러 다양한 각도에 따라
글자와 단어가 결합되면서 그 의미가 구체화된다.
그 가운데 기후(氣候)라는 표현이 있다.
후(候)란 글자는 제후의 후(侯)와 글자의 어원이 동일하다.
예전에 봉건국가에서 천자가 제후에게
각 지역을 분할하여 다스리기 위해
그 지역의 최고 권한을 부여하였다.
그리고는 제후에게 그 지역의 상황을
정기적으로 묻고 점검하였다.
일정한 분할을 하였다는 의미에서는
일종의 마디를 만든 것이기도 하니
절후란 표현이 그런 의미이다.
우리의 생활이나 감정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날씨도 큰 틀에서 모두 기후의 변화이다.
제후국이 천년동안 조직해 놓은 마디 그대로
있지 않듯이 절후에도 변화가 생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뚜렷했던 마디가
점점 희미해지면서 봄 가을이 매우 짧아지며
1년 동안의 전체적인 기후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 천자가 순회를 하면서 각 제후국들을
방문하기도 하고 제후들이 천자에게 찾아와
조공을 바치면서 각국의 정황을 보고하였다.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알려면 자주 물어보아야 하기 때문에
후(候)라는 글자에는 염탐이나 물어본다는 뜻이 들어있다.
어릴 적 절후를 생각하면서 그저 그렇지 하면
달라지는 기후를 알아차릴 수 없다.
자주 물어보아야 한다.
기후 예측의 패러다임이 달라져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세계는 계속해서 오직 변해갈 뿐이기 때문이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