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검, 11시간 참고인 조사
"(이상직 중진공 이사장 내정 이야기를) 청와대에서 들은 적 없습니다."
최수규 전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차관이 지난 11일 오후 9시30분쯤 전주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한 말이다.
최 전 차관은 6년 전 이상직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 이사장 임명 당시 청와대와 중기부 사이에서 이른바 '키맨' 역할을 했다고 의심받는 인물이다. 이런 의혹에 대해 최 전 차관은 "그런 위치에 있지도 않았고, 그런 일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문재인 사위였던 서모씨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전주지검은 이날 최 전 차관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11시간 동안 조사했다. 이상직을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한 경위와 이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는지 등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최수규 "외압 없었다"
최 전 차관은 이날 취재진에게 "(검찰이) 이상직 중진공 이사장 임명 과정을 물어봤다"며 "중진공 이사장은 문재인이 임명하는 자리여서 (이상직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원 추천위원회 구성, 서류 심사, 면접을 거쳐 최종적으로 인사 검증까지 마친 다음 임명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적법한 절차대로 이사장 임명이 진행됐고, 외압은 없었다는 취지다.
최 전 차관은 '이상직을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하라는 청와대 지시를 중기부에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 "6년 전 일이라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밖에서 이상직이 중진공 이사장 공모에 지원한다'는 풍문이 들리니 참고하라는 차원에서 중기부 모 과장에게 전달했다"며 "당시 국회도 많이 다니고 기자도 많이 만나 그런 얘기를 들은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전주지검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최 전 차관이 검찰에서 한 진술과 다르다"고 했다.
최 전 차관은 2017년 11월 부임한 홍종학 중기부 장관에게도 "중진공 임명 절차만 보고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2017년 7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중기부 차관을 지낸 그는 이상직이 졸업한 전주고 선배이기도 하다. 최 전 차관은 "고등학교 후배이긴 하지만 이상직과는 어떠한 교류도 없었다"며 "(중진공 이사장 임명 후에야) 산하 기관이니 행사나 회의 때 만났을 뿐"이라고 했다.
이상직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과 문재인 사위 채용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모른다"며 "최근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했다.
검찰, 당시 청와대 인사 라인 조사 예정
검찰은 2018년 3월 이상직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과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 서씨가 같은 해 7월 이상직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타이이스타젯(태국 저비용 항공사)에 전무로 취업한 것 사이에 대가 관계가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
2020년 국민의힘이 처음 의혹을 제기한 뒤 2021년 12월 시민단체 고발로 문재인과 이상직은 뇌물수수와 뇌물공여 혐의로 각각 입건됐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중기부·중진공·인사혁신처·한국벤처투자 등 6곳을 압수색했다. 두 사람 채용의 위법성과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서다.
지난 9일부턴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을 나흘째 압수수색하고 있다. 광주고등법원장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뇌물 혐의 등이 적시됐다.
검찰은 조만간 이상직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 당시 청와대·정부 인사 라인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당시 청와대에선 임종석과 조현옥 등이 근무했다.